회사원들이라면 지금 본인들이 다니고 있거나 창업한 회사를 제외한 다른 회사에 대해서 얼만큼 신경을 쓸까? 미국사람들한테 물어보면 아마 4개의 회사가 있을거다. SAGA – Starbucks, Apple, Google, Amazon. 물론 모든이들이 동의하지는 않을거지만, 그럴만한 이유들이 충분히 있으니 차근차근 내 말을 들어보길 바란다. 편의상 이 4개의 기업들을 SAGA 기업이라고 하겠다.

SAGA 기업들은 제각기 독특한 시장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그 규모 또한 다양하다. 구글의 시장 가치는 158조원이고, 스타벅스는 더 높았지만 이제 많이 떨어져서 12조원 정도이다. 애플은 소비자를 위한 가전 제품 (컴퓨터, iPod, iPhone) 및 서비스 (iTunes)를 제공하는걸 업으로 하고, 스타벅스는 커피를 판다. 어떻게 보면 SAGA 기업들의 공통점이 전혀 없어 보이지만, 다음과 같이 몇가지 주목할만한 공통점들을 가지고 있다.

1. 현대인들의 생활 방식에 미친 지대한 영향
SAGA 기업들은 모두 제 각각 속해있는 marketplace의 리더이며, 그 시장에 많은 변화를 주었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한단계 더 넘어서 현대인들의 생활 방식 자체에 큰 변화를 주고 있다. 애플은 computing과 음악, 구글은 정보 검색 및 광고, 스타벅스는 커피, 그리고 아마존은 책이라는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이러는 과정에서 각 기업은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현대인들의 팝컬쳐에 혁신 및 가치개혁이라는 변화 또한 가져왔다. 말이 조금 복잡한데 SAGA 기업 중 하나라도 만약에 오늘 망한다면 우리의 생활 자체에 조금씩 변화가 생길것이다 (북한 사람들은 빼고).

2. 도처에 존재하는 ubiquitous presence
SAGA 기업들이 모두 완전한 글로벌 기업은 아니다. Apple 컴퓨터를 사용하는 세계 인구는 아직도 PC 인구에 비하면 극소수이고 아마도 Apple 시장점유율이 우리가 사는 동안에 PC 점유율을 능가할 수는 없을것이다. 그렇지만 전세계 사람들이 iPod를 즐기고 있고, 아직도 iPhone 을 못사서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이 주위에 널려있다. 구글은 이미 극소수의 몇 나라들을 (이 중 한국도 포함) 제외하고는 web의 강자로 떠올랐다 (하루에 우리는 평균적으로 구글을 사용해서 100번의 search한다고 한다). 아마존 또한 미국외 나라에서는 전자상거래의 강자라고는 할 수 없지만, 아마존이 서비스를 하고 있는 시장에서는 경쟁자 조차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스타벅스 또한 가는 곳마다 보이고 심지어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근처에는 같은 블럭에 2개의 스타벅스가 있는 곳도 있다 (그래도 양매장에서 줄을 서서 커피를 산다).

3. 미국 신경제/경쟁력의 상징
1958년 포천 500대 기업 리스트를 보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실물을 제조하고 이동하는 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이미 맛들이 간 자동차 메이커 Big 3 GM, Ford, Chrysler 모두 탑 15위안에 있었고 나머지 순위에있는 기름, 철강 등의 제조업체들이 미국 경재를 지배하고 있었다. SAGA 기업들은 위에서 언급한 제조업체들만큼 포천 500대 기업 리스트에서 높게 랭킹되어 있지는 않지만 이 기업들보다는 훨씬 많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SAGA 기업들의 등장은 내수제조업 중심의 미국 경재가 아이디어 산업, 소비재 산업, 가치 경재로 변화를 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또한, 우연히도 SAGA 기업 4개가 모두 서부 (캘리포니아, 시애틀)에 위치하고 있다는거는 미국의 아이디어/혁신 산업의 중심이 서부로 이동하였다는 중요한 demographics의 이동을 상징한다.

4. 지속되는 혁신
나는 이 4번째 포인트를 참 좋아한다. SAGA 기업 4개 중 그 누구도 본인들이 종사하고 있는 업을 발명하거나 시작하지는 않았다. 스타벅스 전에 이미 많은 커피업체들이 즐비하였고, 아마존이 파는 물건 중 아마존이 만드는건 Kindle을 제외하고는 하나도 없다. 애플 또한 컴퓨터, MP3 플레이어, 핸드폰 중 그 하나도 최초로 발명하지 않았으며 구글 이전에 이미 야후AskJeeves같은 거대 검색 엔진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렇다. SAGA 기업들은 발명을 하는게 아니라, 이미 누가 발명해 놓은것들을 완벽하게 만든다. They don’t invent, they perfect what others have invented. 아주 중요한 포인트인거 같다. 혼다가 다른 회사들의 차를 모방한다는 비방에 대해서 혼다 회장이 전에 비슷한 말을 한거 같은데 너무나 맞는 말같다. 바퀴를 다시 발명할 필요는 없다. 이미 발명해 놓은 바퀴를 소비자들이 더 쉽게, 더 싸게,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게 현명한 비즈니스맨들이 해야할 일이다. 물론 발명하고, 이 발명품을 완벽하게 만들면 더 좋겠지만 그렇게 하는 기업들이 많지는 않은거 같다.

5. 창업자들의 가치와 혼
SAGA 기업들의 창업자 – 스타벅스의 Howard Schultz, 애플의 Steve Jobs, 아마존의 Jeff Bezos 그리고 구글의 Larry PageSergey Brin – 들은 모두 각각 다른 성격과 가치를 가지고 있는 창업자들이다. 하워드 슐츠는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nice guy이며,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나쁜 놈이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 그리고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카리스마적인 CEO의 전형적인 이미지와는 완전 반대 인물들이다. 하지만, 각 창업자들은 모두 SAGA 기업들을 아직도 리드하고 있거나 daily business에 적극적으로 관여를 하면서 처음에 회사를 창업하였던 가치를 지속적으로 직원들에게 상기시키고 주입시키고 있다.

6. 광신도가 되는 고객들
SAGA 기업들의 고객들은 단순히 충실한 고객이 아니다. 마치 종교에 미친 광신도들과 같이 열렬히 기업들을 사랑하고 있다. 올 여름에 스타벅스가 미국 전역에 600개의 스타벅스 매장 문을 닫는다고 발표하였을 당시, 미국 전역에 이를 반대하는 시위와 서명 운동이 벌어질 만큼 스타벅스에 대한 미국 사람들의 애정은 각별하다. 마치 우리집에서 가까운 스타벅스 매장에서 아침마다 커피를 사먹는게 법적인 권리인 마냥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고 다시 한번 이 위대한 회사가 단순 기호품인 커피를 가지고 이룰 수 있었던 업적에 고개를 숙인다. 애플의 iPod는 어떠한가? “I am my iPod”라고 하는 미국인들을 보면 참으로 놀랍다.

물론 SAGA 기업들이 그렇다고 항상 잘나가는건 절대 아니다. 모두들 한때는 어려운 시절이 있었고 (애플은 계속 잘나가지만, 90년대 중반에는 거의 망할뻔하다가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면서 재기에 성공하였다), 대부분 기업들이 현재 불경기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와 애플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창업자들이 다시 경영일선에 복귀하였으며, 스타벅스는 아직도 재자리 걸음을 되풀이 하면서 슬럼프에 빠져있다. 구글 또한 성장이 더디어 지고 있으며, 그 와중에 미친듯이 인수한 작은 기업들을 제대로 구글 문화에 통합하지 못한다고 유저들의 질타를 많이 받고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많은 어려움이 있어도 미국 사람들이 신문이나 TV에서 항상 읽고, 듣고, 보고 싶어하는 기업이 바로 이 4개의 기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