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영화 The Interview를 어제 드디어 봤다. 개인적으로 너무 실망했고, 이런 저질 영화가 국가안보를 위협할 정도의 소란을 일으켰다니 어이가 없었다. James Franco는 능력이 많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인데 이 영화를 통해서 완전히 이미지를 구겼다. 소니/컬럼비아 픽쳐스도 어떻게 이런 졸작을 만들 생각을 했는지 이해가 안간다. 아무리 저예산 영화였지만 말도 안되는 한국어 번역, 그리고 음원의(윤미래씨의 Pay Day) 불법사용은 소니 답지 않은 진정한 코메디였다.

북한의 위협으로 – 솔직히 아직 북한이 범인이라는 일반대중이 납득할만한 공개된 자료는 없다 – 인해 소니에서 인터뷰 상영을 취소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던 기억이 난다.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괜히 상영했다가 정말 안좋은 일이 생기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 이 말을 우리는 너무나 자주 하고, 너무나 자주 듣는다. 소니를 비롯해서 올해도 나는 이말을 주위에서 너무 많이 들었다. 물론, 나도 이 말을 습관처럼 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선택의 여지는 있지만 우리가 특정 선택을 한 것이다. 소니의 경우도 선택의 여지는 있었다. 인터뷰를 상영할수도 있었고, 상영하지 않을수도 있었는데 소니는 후자를 선택했던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 마저 소니의 결정을 비난했지만, 소니는 그렇게 결정을 했고 그 선택의 결과에 대해서는 소니가 책임을 져야 한다. 본인들이 그렇게 선택을 해 놓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라고 하는건 책임 회피를 위한 변명이다.

인생은 결정의 연속이고, 모든 결정에는 선택의 여지가 항상 있다. 쉬운 선택도 있고 어려운 선택도 있지만, 어쨋든 옵션은 있으니 신중하게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일반적으로 봤을때는(스스로를 포함) 옳지 않지만, 책임을 회피하거나 좋은게 좋은거라는걸 합리화하기 위한 변명인거 같다.

선택의 여지는 항상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