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Aug 09, 8 27 27 AM다른 지역은 잘 모르겠지만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스타벅스가 얼마전부터 무선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Powermat 이라는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는건데 나도 스타벅스에 조금 오래 있으면 항상 사용한다. 근데 커피가게에서 굳이 무선 충전까지 제공할 필요가 있을까? 이미 유선 충전할 수 있는 전기 콘센트도 있는데 말이다.

업계 분에게 물어보니 스타벅스에서 커피만 사서 가지말고 매장에서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고, 최대한 편하게 그 시간을 보내게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한다. 그동안 스타벅스에서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했겠지만, 결론은 일단 스타벅스 매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커피를 비롯한 더욱 더 많은 음료수와 음식을 구매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매장 방문 횟수 뿐만 아니라 체류시간을 늘리는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커피가 당장 필요하지 않고 커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스타벅스 매장에서 할 수 있는 여러가지 거리를 제공하면 일단은 매장으로 들어와서 시간을 보낼 것이며, 시간을 보내면 자연스럽게 구매율이 증가할거라는 이론 때문이다. 편리한 무료 무선 충전도 이러한 견인 역할을 할 수 있을거 같다.

내가 아는 많은 회사들이 이와 비슷한 전략을 갖고 있다. 정확한 비즈니스모델은 아직 없지만 일단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서 사용자 수를 늘리고, 이들을 서비스에 계속 lock 시키고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다면 언젠가는 이 많은 사용자들에게 뭔가를 팔아서 돈을 벌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가장 쉽게 팔 수 있는건 광고일 것이다.

솔직히 나는 이런 모델을 별로 안 좋아한다. 창업 첫날부터 회사가 돈을 벌 수는 없지만 투자자 돈 까먹으면서 몸집만 불리고 너무 오랫동안 돈을 벌 생각이 없는 비즈니스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는거와 돈을 많이 못 버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거랑은 다르다. 나는 개인적으로 1억 명의 유저가 있는 무료 서비스보다는 100명의 유저가 있는 유료 서비스를 선호한다.

그런데 스타벅스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쩌면, “일단은 사용자들을 엄청 끌어모으고 그 다음에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라고 하는 창업가들이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살짝 했다. 다른 분들은 이런 류의 비즈니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