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와서 느낀 점 중 하나는 – 다른 곳은 잘 모르겠고, 서울의 경우 – 길거리나 공공장소에 쓰레기통이 많이 없다는 점이다. 한 3-5 블럭 마다 휴지통이 있고, 지하철 화장실에는 아예 휴지통이 없는 곳도 많다.
사진 2015. 12. 30. 오후 6 23 58정자역 화장실에서 청소하시는 분들한테 물어보니 시민들이 공공장소의 휴지통에 쓰레기를 너무 막 버리고, 어떤 얌체같은 사람들은 심지어 개인 쓰레기를 공공 휴지통에 버리기 때문에 아예 휴지통을 없애는 극단적인 조치를 당국에서 취했다고 하는데, 오히려 일은 더 많아졌다고 하다. 왜냐하면, 휴지통이 없으니까 이제는 소변기 또는 세면대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많은 사람들이 그냥 화장실 바닥에 쓰레기를 버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청소하시는 분도 웃으시면서 “나 같아도 더러운 휴지나 쓰레기를 계속 가지고 다니라고 하면 아무래도 그냥 아무도 안 볼 때 버리지 않겠어요.” 라고까지 하시면서…

실은 나도 이와 비슷한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시도는 좋다. 그리고 국가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선택한 방법들이 오히려 역효과를 발생시키는거 같다. 휴지통이 부족해서 버려서는 안되는 곳에 시민들이 계속 쓰레기를 버려서 미적으로도 좋지 않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인력이 더 많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그런 역효과 말이다. 어떤 분들이 이런 정책을 만드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분들은 내가 항상 강조하는 ‘본질 파악‘을 제대로 못 하고 있거나, 알고 있으면서도 귀찮아서 나 몰라라 하고 있다.

휴지통을 아예 설치하지 않거나, 또는 일부러 띄엄띄엄 배치해 놓는 목적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라면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면 좋을거 같다. 서울 시민들이 모두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논리는 맞다.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고, 자기 쓰레기는 주머니나 가방에 보관하다가 집에 가서 버릴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는 반대다. 휴지통이 없으니까 몰래 길거리에 버리고 있고 이로 인해서 더 많은 손해와 역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런 광경들이 서울 시내 여기저기서 보이는거다.Processed with MOLDIV나 같으면 아예 크고 견고한 쓰레기통을 여기저기 더 많이 배치를 하든지, 아니면 정말 제대로 쓰레기 무단투기를 관리할 의지와 생각이 있다면 CCTV를 설치하고 과태료를 아주 극적으로 올리겠다. 현재 담배꽁초나 휴지를 아무데나 버리는 경우 과태료가 5만원이고, 유원지나 공원등에서 쓰레기를 무단 투기한 경우 과태료가 20만원인데 이 금액을 한 50만원으로 확 올리고 관리를 제대로 하면 시민의식이 바뀌고 서울시 예산도 많이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면, 그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본질을 파악하는 건 시간도 더 걸리고, 어쩔때는 고통스럽고 귀찮지만 문제의 뿌리를 공략하려면 그 방법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