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만난 회사들과 이야기하면서 느낀 점들을 적으려 한다. 정부과제를 몇 번 수행하면서 매출도 좀 만들었고, 개발과제를 통해서 제품도 만든 회사들 이야기다. 나는 정부과제에 대해서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아서인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딱히 할 말은 없었는데, 이런 정부 프로젝트에 선발되고 과제를 수주한 걸 너무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대표이사들이 많다는 걸 새롭게 배웠다.

이분들은 어마어마한 경쟁을 이기고 정부과제 수행 업체로 선정된 게 마치 회사의 기술력, 제품의 상품성, 그리고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 그런데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애초부터 정부만을 대상으로 B2G 비즈니스를 하지 않는다면, 정부는 시장도 아니고 고객도 아니다. 정부과제를 선정하는 심사위원이나 위원회도 시장과 고객을 대표하지 않는다. 내 경험에 의하면 시장의 현실을 전혀 모르는 분들일 확률이 더 높다. 나도 자세히 조사를 해보지 않았지만, 정부과제를 통해서 개발된 산출물 중 시장에서 제대로 먹히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과연 존재하는지 생각해보면 없는 거 같다.

정부과제가 좋냐 안 좋냐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 정부과제는 좋을 수도 있고, 안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과제 수행 업체로 선정된 그 사실 자체로 우리 회사나 기술에 대해서 자만감을 느끼거나 시장에서의 성공을 확신하는 건 좋지 않다.

정부과제가 약보다는 독이 될 수 있다는 내 의견은 전에 한번 포스팅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