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의 24가지 투자 원칙에 관해서 쓴 ‘워렌 버핏처럼 하라(How Buffett Does It)’를 최근에 읽었다. 버핏에 대해서는 나도 가끔 글을 쓰는데, 이 분 정말 원칙과 규율이 명확한 투자를 제대로 실행하는 분 같다. 버핏의 투자 철학을 요약하면 “좋은 경영진이 운영하는 좋은 비즈니스의 가격이 저평가 되었을 때 투자해서, 무조건 오랫동안 갖고 있어라.” 인데, 세계 최고 투자자의 비결이라 하기엔 너무나 평범하고 뻔한 내용이라서 누구나 다 갑부가 될 수 있다는 생각마저 하게 된다. 실은 MBA 과정에도 버핏의 투자 전략을 깊이 있게 다루는 수업은 거의 없다. 깊이 있게 다루기에는 너무나 평범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버핏의 투자 전략은 마치 “서울대학교 가려면 공부 열심히 하면 된다” , “덜 먹고 운동 열심히 하면 살 빠진다”와 같이 너무 당연하기 때문에 교수들이 이런 내용을 가지고 수업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누구나 다 워렌 버핏과 같은 위대한 투자자가 되지 못할까?

가장 단순한 원칙을 지키는 게 그만큼 어렵기 때문인 거 같다. 이는 투자뿐만이 아니라,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인 거 같다. 이 책에 소개된 버핏의 24가지 원칙은 너무나 평범한 내용이지만, 이걸 버핏처럼 체계적으로, 그리고 규율 있게 지키고 실행하는 게 비결인 거 같다. 버핏은 주로 상장회사에 대규모 투자를 하므로, 우리같이 비상장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와는 다르지만, 그의 투자 원칙은 대부분 벤처투자 또는 벤처운영에도 잘 적용될 수 있다고 느껴서, 24개 원칙 중 스타트업 투자 또는 스타트업 운영에도 적용할 수 있는 16개 원칙의 목차만 간단히 나열해 본다:
–복잡함보다는 단순함을 선택하라(Choose Simplicity over Complexity)
–남의 말을 듣지 말고 스스로 결정하라(Make Your Own Investment Decisions)
–인내심을 가져라(Be Patient)
–주식이 아니라 기업에 투자해라(Buy Businesses, not Stocks)
–진입장벽이 있는 기업을 찾아라(Look for a Company That Is a Franchise)
–분산하지 말고 몰빵해서 투자하라(Concentrate Your Stock Investments)
–과하게 투자하는 거보다 최대한 투자하지 않는 걸 연습해라(Practice Inactivity, Not Hyperactivity)
–공이 지나갈 때마다 휘두르지 마라(Don’t Swing at Every Pitch )
–매크로보다 마이크로에 집중하라(Ignore the Macro, Focus on the Micro)
–경영진을 자세히 봐라(Take a Close Look at Management)
–남의 말을 듣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라(Practice Independent Thinking)
–주제 파악을 하고, 잘할 수 있는걸 해라(Stay Within Your Circle of Competence)
–남들이 욕심을 낼 때는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땐 욕심을 내라(Be Fearful
When Others Are Greedy and Greedy When Others Are Fearful)
–읽고, 조금 더 읽고, 그리고 생각하라(Read, Read Some More, and Then Think)
–자신의 실력과 능력을 모두 발휘해라(Use All Your Horsepower)
–다른 사람이 저지른 실수를 되풀이하지 마라(Avoid the Costly Mistakes of Others)

역시 모든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건 기본과 본질인 거 같다. 잡음이 난무하는 이 세상에서 모두 본질에 집중할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