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Fred Wilson이 ‘Seeing Through The Fog‘라는 블로그 포스팅을 통해서 초기 투자자가 좋은 회사를 발견하는 건 마치 뿌연 안개 속에서 길을 찾는 거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했고, 쉽진 않지만, 안개 속에서 좋은 회사를 찾을 수 있는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서 본인이 수년 동안 해왔던 훈련방법을 공유했다.

좋은 포인트들이 있는데, 정리해보면, 공부, 집중, 직접사용해보기(개밥 먹기) 인 거 같다.
공부와 집중에 대해서는, 모든 분야에 투자하기보다는, 특정 섹터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하다 보면, 남들보다 그 분야의 많은 비즈니스를 접하게 되고 공부를 하므로, 이 시장의 원리와 특징에 대한 이해도를 훨씬 더 높일 수 있는 나만의 프레임워크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이 섹터가 너무 좁을 필요는 없다. 가령, 프레드 윌슨은 본인은 오랫동안 ‘인터넷’이라는 분야에 투자했다고 한다). 또한, 이 특정 분야에 대해서는 가능한 많은 연구와 조사를 하라고 하는데, 책보다는 논문이나 백서를 많이 보라고 권장한다. 왜냐하면, 책이 출판될 정도면, 이미 그 기술이나 제품에 투자하기엔 늦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거나, 관련된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한다.

또 다른 포인트는, 바로 투자 원칙이다. 프레드 윌슨은, 특정 분야에 투자하기 전에, 투자자들은 자신만의 원칙과 철학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한다(영어로는 주로 이걸 ‘thesis’라고 하는데, 한글로는 ‘원칙’이나 ‘철학’이 가장 적합한 번역인 거 같다). 물론, 투자 철학이란 시대, 기술, 사람이 바뀌면서 같이 변하지만, 어쨌든 모든 투자자는 항상 이런 투자 철학이 있어야 하고, 특정 분야에 대한 특정 철학을 기반으로, 앞으로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충분히 공부하고 예측을 한 후에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는 걸 강조한다.

철학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이게 명확해야지만, 잡음을 피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즉, 된장을 알아보는 자신만의 방법과 철학이 있어야지만, 똥과 된장을 구분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나도 전에 이와 비슷한 내용에 대해서 포스팅을 한 적이 있는데,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그냥 돈 될만한 회사에 투자하거나, 유행만을 좇다가는, 좋은 투자자가 되기는 힘들다는 걸 이 일을 하면 할수록 몸소 느끼고 있다. 자신만의 믿음과 철학이 확실하면, 이 믿음과 철학에 어긋나는 건 모두 다 잡음이 되며, 이렇게 하면서 자신의 focus를 더 확실하게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Fred는 새로운 기술을 직접 사용해보라고 강조한다. 비트코인을 예로 들었는데, 실은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우리가 코빗에 최초로 투자하면서,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대해서 진지하게 공부하기 시작했고, 비트코인을 직접 사고팔기 시작했는데, 이는 다양한 암호화 화폐 기술에 대한 지식을 쌓으면서, 이 분야에 대한 시각을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 세상을 바꿀 새로운 기술은 끊임없이 나올 것이다. 이런 트렌드를 어떻게 남들보다 먼저 발견하고, 여기에 투자해서 좋은 회사를 만들면서 좋은 투자자로 성장할 것인가? 운이 좋아서 성공할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준비된 사람한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