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투자사 국민도서관에서 빌린 ‘워렌버핏의 주주 서한’을 요새 읽고 있다. 1979년부터 2011년까지, 33년 동안 버핏이 직접 손수 쓴 주주 서한의 핵심을 모아 놓은 책으로, 그만의 독특한 가치투자 철학과 투자비법에 대해서 배울 기회라고 생각한다. 워낙 내가 좋아하는 분이라서, 버핏 관련 책은 많이 읽었는데, 이 책이 제일 실용적이고 어려운 내용도 많아서, 집중하면서 독서하고 있다.

버핏은 도덕성을 상당히 강조한다. 책에서 기업지배구조 부분에 대해 상당히 공감하는 내용이 있어서, 그냥 이 내용의 일부를 여기서 카피해본다. 2010년 7월 26일, 워렌 버핏이 자사의 경영자들(버핏은 이들을 ‘올스타’라고 한다)에게 보낸 메모에 있는 내용이다:

최우선 과제는 우리 모두 버크셔의 명성을 계속해서 열심히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완벽해지려고 노력할 수는 있습니다. 나는 25년 넘게 이 메모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돈을 잃을 수는 있습니다. 게다가 많은 돈을 잃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명성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단 한 치도 잃어서는 안 됩니다.”

때로는 동료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해.” 이 말이 사업활동에 대한 변명이라면, 이는 거의 틀림없이 잘못된 근거입니다. 만일 도덕적 판단을 평가할 때 나온 말이라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언제든 누군가 그런 말로 변명한다면 사실은 타당한 이유를 제시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누군가 그런 변명을 한다면 기자나 판사에게도 그렇게 변명해보라고 말씀하십니다.

정당성이나 적법성 때문에 주저하는 일이 있으면 내게 꼭 전화하십시오. 그러나 그렇게 주저할 정도라면 십중팔구 경계선에 매우 근접했다는 뜻이므로 포기해야 합니다. 경계선 근처에 가지 않고서도 돈은 얼마든지 벌 수 있습니다. 어떤 사업 활동이 경계선에 접근했는지 의심스럽다면 그냥 경계선을 벗어났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리십시오.

그 당연한 결과로 나쁜 소식이 발생했다면 즉시 내게 알려주십시오. 나는 나쁜 소식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곪아 터진 다음에는 다루고 싶지 않습니다. Salomon은 즉각적으로 대처했으면 쉽게 해결할 수 있었던 나쁜 소식을 외면한 탓에 8,000명이나 되는 직원과 함께 몰락하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알면 화낼 일을, 오늘도 누군가 버크셔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이제 종업원 수가 25만 명을 넘어가므로 이들의 부당 행위가 발생하지 않는 날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당 행위의 기미가 조금만 나타나도 즉시 비난한다면, 이런 행위를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부당 행위에 대해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여러분의 태도가 우리 기업문화 발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나는 이 부분을 주말 내내 여러 번 읽고 생각해봤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해.”라는 말을 그동안 나도 얼마큼 했는지, 그리고 문제가 있는 줄 알면서도, 문제가 곪아 터질 때까지 가만히 보고 있던 적은 없었는지 생각하면서 반성을 했다.

최근 tech 분야만 봐도, 불미스러운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버핏의 서한은 실은 너무나 당연한 내용이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잘 지키지 못한다. 인생을 사는 방법은 너무 다양하고, 비즈니스를 하는 방법도 너무 다양하지만, 명확한 right or wrong은 존재하고, 이 기준은 세월이 바뀌어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Do the right t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