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도 여러 번 읽었고, 나도 살면서 배운 건데, 이 세상에서 절대로 바꿀 수 없는 게 두 가지 있는 거 같다. 하나는 과거이고, 다른 하나는 남이다. 과거를 바꿀 수 없다는 건 잘 이해 갔지만, 남을 바꿀 수 없다는 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잘 이해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원하면 남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해본 경험이 있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생/비즈니스 경험이 더 쌓이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남을 마음을 내가 어떻게 할 수 없고, 남을 내가 바꿀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절대로. 투자사 대표들이 뭔가 잘 못 하고 있다고 느낄 때, 과거에는 나는 이들을 어떻게든 설득해서, 내가 바르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끌고 오려는 노력을 엄청 했던 거 같다. “내가 보기에는 이렇게 하는 게 맞는데, 왜 저렇게 할까?” , “도대체 저 팀은 무슨 생각으로 이걸 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엄청 많이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지금도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처음 투자할 때는 우리가 투자한 회사의 대표들이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반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걸 보면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거 같다. 그리고 나는 이 모든 걸 하나씩 다 바꾸려고 시도했다.
이야기도 하고, 밥도 먹고, 술도 사주면서 설득을 했지만, 결국 내가 원하는 결과를 한 번도 얻지 못 했던 거 같다. 결국엔 본인들이 생각하는 방향대로 비즈니스를 했고, 내 예상대로 잘 안 된 사례도 있었지만, 내 예상과는 완전히 반대로 굉장히 잘 된 사례도 많은 걸 보면 내가 맞기보다는 틀렸던 거 같다. 이렇게 하면서 나는 점점 내가 원하는 대로 남의 마음을 돌릴 수도 없고, 이들의 행동을 바꿀 수도 없다는 걸 배웠다.
그런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하나 있었다. 바로 나 자신을 바꾸는 거였다. 나를 위해서 남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지만, 남을 위해서 나를 바꾸는 건 가능하고 오히려 쉬웠다. 처음에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이젠 시각을 이렇게 바꾸니까 더 편해지고, 더 긍정의 마인드를 갖게 되고, 실은 이로 인해서 모든 일의 결과도 좋아진다는 걸 경험하고 있다.
뭔가 마음에 안 든다면, 그 원인을 남한테 찾아서 그를 바꾸려고 하지 말고, 그냥 원인을 나한테서 찾고, 나를 바꾸려고 해라.
나귀현
안녕하세요. 배기홍 대표님 나귀현 예비창업가입니다.
블로그 글로 많은 영감 얻고 갑니다. 작년 6월달에 처음 디캠프 와서 스타트업 대표들과 많은 참가원들한테 심금을 울리는 심사평을 해 주었는데, 정말 단 1가지라도 완벽하게 잘하는 서비스를 출시한다면 고객이 좋아할 것이고 엄청난 성장을 할 수 있을 거고, 만약에 성장을 못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그런 사업성을 통해 매각을 할 수 있다고 해 주셨던 심사평이 10개월이 지난 지금도 저에게는 이러한 스타트업을 만들어야 겠다는 동기부여와 행동을 심어주었습니다. 저도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사업계획서를 만들고 좋은 팀원을 구해서 투자는 못 받더라도 그때 해 주셨던 감동적인 심사평 한번 또 듣고 싶습니다. 항상 좋은 글 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Kihong Bae
“심금을 울리는 심사평” 이라고 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ovaerenu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의 사상이 말씀하신 내용과 일맥상통하는것 같습니다. 예전에 여러가지로 힘든 시기에 아들러의 사상을 다룬 ‘미움받을 용기’를 읽었는데요,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내가 가진걸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라는 말에 큰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마음이 힘들어서 본 책이였는데, 사업에서도 큰 깨달음을 얻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동안 배기홍 대표님 글을 메일로만 받아봤는데, 너무 공감이 가는 글이라 댓글 남깁니다! 항상 너무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Kihong Bae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도움이 된다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