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우버 IPO 관련 포스팅에 이어서, 또 우버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IPO 관련 자료를 보면서, 내가 우버에 대해서 잘 몰랐던 사실이 매우 많은데, 이 중 처음엔 좀 놀랐고, 그리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맞다고 생각한 몇 가지가 있다.

일단 우버가 돈을 버냐 못 버냐를 떠나, 내부적으로 회사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바로 contribution margin(=공헌이익)이라는 수치인데, 매출에서 변동비용을 뺀 숫자다. ‘공헌’이란 용어가 붙은 이유는 여기서 발생하는 이익이 변동비가 아닌 고정비를 회수하는 데 공헌하고, 또 남으면 이익 창출에 공헌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18년 매출이 1,000억 원이고, 변동비가 500억 원이면, 공헌이익은 500억 원이다. 고정비가 400억 원이면, 영업이익은 100억 원이 되는 거다. 우버의 경우 지역확장이 비즈니스의 성공에 아주 중요한 요소인데, 다른 지역으로의 확장과 연관된 비용이 대부분 변동비용과 관련 있기 때문에, 다른 지표보다 이 contribution margin을 상당히 강조하고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걸 대부분의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우버와 같은 회사는 아마도 고정비용은 스케일이 만들어지면서 아주 천천히 증가하거나, 어느 시점을 지나면 거의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미래의 수익을 측정하는 좋은 지표로 contribution margin을 선택한 거 같다. 2015년도의 자료를 보면, 샌프란시스코나 런던과 같은 도시의 공헌이익률은 10%로 플러스였지만, 상해의 경우 -160%였고, 결국 중국 시장에서 우버는 철수하면서 경쟁사 디디추싱에 중국 비즈니스를 팔았다. 실은, 우버는 마이너스가 어마무시하게 나는 회사지만, contribution margin으로만 따진다면 수익이 나는 회사라고 주장한다(=contribution margin profitable).

또 한가지 재미있었던 건, 우버의 contribution margin이 가장 높은 도시 순위였다. 2015년도에 실수로 공개된 우버의 자료에 의하면, 우버가 서비스되는 나라에서 공헌이익이 가장 높은 도시 순서는 스웨덴의 스톡홀름,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 샌프란시스코, 런던 등 이었다. 샌프란시스코와 런던은 그냥 직관적으로 이해가 갔지만, 스톡홀름과 요하네스버그는? 특히 요하네스버그의 도시 특성을 보면 몇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일단 이 도시의 실업률은 거의 30%에 육박하는데, 실업률이 높다 보니 우버 드라이버 공급풀이 상당히 크다. 또한, 이 도시는 서울과 같이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다. 불편하고, 규칙적이지 않은 미니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수단을 대체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에, 우버가 상당히 인기가 많다고 한다. 그리고 요하네스버그는 도시가 꽤 크기 때문에 자동차를 이용해야 하는 필요성이 높다고 한다. 이런 3가지 특성으로 인해서, 우버가 요하네스버그에서 지불한 변동비용이 상당히 낮다고 한다.

세 번째로 재미있었던 건, 바로 churn(=이탈) 관련 내용인데, 우버는 net negative churn을 자랑하는 서비스라고 주장한다. 우버 고객의 패턴을 분석해보면, 우버 앱을 설치하고 지우지 않는 이상, 우버를 더욱더 많이,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한 고객으로부터 더 많은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한다. Negative churn이라는 말로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데, 이 현상은 우버의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으로부터 벌어들이는 매출이 우버 앱을 지워서 더 이상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거나, 아니면 이 서비스를 덜 사용하는 고객들 때문에 경험하는 매출 손실보다 더 클 때 발생한다. 즉, negative churn의 성질을 갖는 비즈니스는 단순히 신규 고객을 획득하는 걸 넘어, 기존 고객이 더욱더 많은 돈을 사용하게 만들고, 시간이 흐르면서 신규 고객 획득 속도에 따라 매출이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게 아니라, 복리로 증가한다. 이렇게 되면, 기존 고객이 충분히 돈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신규 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고객획득비용(CAC)은 지속적으로 낮아지는데, 실은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는 회사라면, 모두 다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이기도 하다.

물론, 이런 자료의 내용은 약간의 내부 사탕발림이 되어 있고, 우버가 어마어마한 적자가 발생하는 비즈니스임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가 없다. 하지만, 위의 내용을 조금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적용해보면, 어쩌면 역사상 최고의 마켓플레이스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우버의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는 없을 거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