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生生MBA리포트] 투자은행과 MBA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제가 와튼 MBA에 입학했던 것은 2007년의 일 입니다. 7년이 지난 지금, 그때와 비교할 때 비즈니스 스쿨 현장에서 가장 달라진 점이라면 투자은행의 위상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닌데, 제가 학교를 다니던 때만 해도 투자은행은 ‘MBA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컨설팅보다 더 많은 졸업생들이 선망하는 분야였던 투자은행에는 와튼에서만 매년 전체 학생의 1/4에서 1/3에 달하는 인원이 입사했습니다. 골드만 삭스, 모건스탠리, UBS, 시티처럼 지금까지 남아있는 은행들도 있지만, 리만 브러더스나 베어스턴스처럼 이제는 역사속의 이름이 되어버린 은행들도 있습니다. 전체 학생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투자은행에서 일자리를 찾기위해 매주 금요일마다 뉴욕행 Amtrak을 탔습니다. 비록 살인적인 야근과 업무 스트레스를 감내할 지언정, 연봉, 특히 보너스는 만족스럽게 받을 수 있는 인기 최고의 직종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학교를 다니시는 분들에게 들어보면 이제는 소수 특히 관심있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투자은행 설명회에 아예 나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시들해진 관심은 수치로도 나타납니다. 2007년, 하버드 MBA 졸업생의 무려 44%가 금융계를 택했고 그 중 12%가 투자은행으로 들어간 데 비해, 2013년에는 단 27%만이 금융계로 진출했고, 투자은행을 선택한 비율은 단 5%에 불과합니다. 시카고의 경우, 2007년에는 30%가 투자은행을 선택한 반면, 2013년에는 단 16%로 거의 반토막이 났습니다. 다른 학교들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왜 단 7년만에 이렇게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물론 이렇게 된 계기는 금융위기 때문이었습니다. 2008년 3월에는 베어스턴스가, 8월에는 리먼브라더스와 메릴린치가 주저앉으면서 MBA Class of 2009, 2010은 ‘저주받은 세대’라고 불릴 정도로 취업에 경기불황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특히 그 당시만 하더라도 많은 학생들이 금융계 진출을 염두에 두고 비즈니스 스쿨에 진학한 상황에서 특히 금융쪽 경기가 얼어붙다보니 파장의 강도는 더 거셌습니다. 이미 있는 사람들도 대규모로 감원하는데 신규 인력을 채용할 리도 없는 데다가, 리크루팅 관련 예산도 모두 감액되어 뉴욕에서 단 2시간 거리인 와튼스쿨의 설명회조차 취소되곤 했습니다. 당연하게도 은행들은 MBA 채용 규모를 줄였고 그 이후로 크게 늘리지 않고 있습니다. 투자은행 일자리의 공급이 줄었을 뿐 아니라, 인기도 시들해졌습니다. 이유는 첫번째, 불황과 신규 규제로 인하여 투자은행 최고의 메리트였던 보너스가 크게 줄었습니다. 두번째, 이제는 은행들이 ‘이 사람이 얼마나 오래 우리 조직에서 함께할 지’를 신중하게 고르는 모습입니다. 과거에 투자은행으로 진출하던 MBA들의 경우에는 대체로 그곳에서 뼈를 묻겠다는 의향보다는 나중에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정도로 삼겠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투자은행들의 변화가 부담스럽게 느껴졌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하는 발걸음들이 줄어들었습니다.

사람들을 MBA의 덫(?)으로 이끄는 투자은행의 인기가 시들해졌는데 MBA 입학하기는 왜 여전히 어려울까요? 투자은행 대신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두 개의 분야가 있습니다. 우선 투자은행과 함께 MBA 취업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웠던 컨설팅의 인기는 이전보다 더 꾸준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런던비즈니스스쿨의 경우, 컨설팅에 취직하는 인원은 2007년의 23%에서 2013년의 29%로 늘었고 시카고 역시 같은 시기간동안 24%에서 31%로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작년 시카고를 졸업한 472명 중 맥킨지, 베인, BCG, A.T. Kearney 단 네 회사에서 뽑아간 인원은 무려 19%에 달합니다. 컨설팅은 투자은행이나 기타 다른 금융권 업무에 비해 더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문제해결능력을 기초로 다양한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데다가, 나중에 다른 분야로 이직하기에도 강점이 있기 때문에 MBA 후 경력을 쌓기에는 최적의 분야로 여겨집니다. 게다가 투자은행의 보너스가 대폭 삭감된 이상, 급여 부분에 있어서도 투자은행보다 빠질 게 없는 상황입니다.

두번째로 투자은행의 빈자리를 빠르게 메꾸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테크놀로지 분야입니다. 2007년만 해도 대부분의 비즈니스 스쿨에서 테크나 스타트업은 소수 학생들의 관심사였을 뿐, 학교 쪽에서 이를 지원해주는 대규모 자원은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학교들마다 테크놀로지와 entrepreneurship 쪽에 큰 관심을 두고 서로 경쟁하다시피 육성하고 있습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등의 테크놀로지 회사들의 MBA 채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변화와 맞아떨어져서, 컬럼비아, 와튼, 시카고처럼 과거에는 금융에 특히 강점을 나타내는 것으로 여겨졌던 학교들에서도 테크놀로지 쪽 회사에 취직하거나 창업을 하는 학생들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시카고의 경우 해당 업종으로 진출하는 학생이 2007년에는 단 6%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12%로 두 배로 뛰었으며, 인시아드의 경우에도 가장 많은 학생을 채용한 8개의 회사 중 4개는 컨설팅이었고, 나머지 4개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및 구글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의 밑바탕에는 보다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즉, MBA 학생이나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다양한 설문조사 결과들을 보면, 이제는 과거보다 많은 사람들이 근시안적인 금전적인 보상이나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한단계 더 발전시키는 것이나 본인이 가진 열정을 발휘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입니다. 요즘 급증하는 창업 붐도 이러한 변화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어쨋든 간에 금융이냐, 테크놀로지냐, 안정이냐, 도전이냐, 사실 이런 것들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회생활하면서, 비즈니스 스쿨에서 끊임없이 확인했듯이, 뛰어난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 못 따라가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좋아서 하는 사람 못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1회부터 거듭 말씀드렸지만, MBA에 진학하겠다, 라는 마음을 먹으셨다면 최소한 내가 좋아하는 분야는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알고 계셔야 합니다. 그것이 유행이나 연봉 같은 부차적인 요소에 휩쓸리지 않고 본인의 비전을 가장 효율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生生MBA리포트] MBA for PE, VC and Entrepreneurs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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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입학을 목표로 MBA 지원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요즘 상당히 바쁘시겠죠? 몇일 전 하버드(9/9)를 시작으로 1라운드 마감일이 다가옵니다. 올해는 9월 17일의 듀크(얼리), 23일의 MIT, 25일의 시카고 등 꽤 많은 학교들이 작년보다 일찍 1라운드를 마감합니다. 사실 박쌤도 그래서 한동안 업데이트를 못했는데, 오늘은 “PE, VC, 창업가를 위한 최고의 비즈니스 스쿨”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정확히는, 미래에 창업이라는 목표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학교가 되겠죠. 과연 MBA에서의 교육이 창업에 어떠한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 주는가, 차라리 거기에 들어가는 돈을 실탄으로 투자하는 것이 낫지 않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고, 결과 중심적으로 PE, VC 종사자 및 창업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는 학교들은 어떤 곳인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를 전문으로 조사하는 Pitchbook이라는 리서치 회사가 가장 큰 200개의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에서 조사한 결과를 요약한 다음의 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탈 모두에서 하버드가 1위로 각각 26.1%와 24.4%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사모펀드의 경우에는 와튼-스탠포드-시카고-켈로그의 순서로, 벤처캐피탈의 경우에는 스탠포드-와튼-시카고-켈로그의 순서입니다. (Pitchbook에서 공개한 자료에는 컬럼비아나 MIT, Haas가 없었습니다).

MBA for PE, VC, Entrepreneurs1

창업가들은 어떨까요? 아무 창업가가 아니라 VC의 펀딩을 받는데 성공한 사람들 말입니다. 이 경우에도 1위는 하버드가 차지했습니다. 352명의 창업가 312개의 회사를 열어 VC들로부터 4.23조 달러의 펀딩을 받았고, 여기에는 Arava Power, Linio, Kolltan Pharma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위는 Stanford로 226명의 창업가가 201개의 회사를 창업하여 2.9조 달러를 유치했습니다. 3위는 Wharton으로 Warby Parker등을 창업했는데 194명이 2.15조 달러를 받았습니다. 4위는 MIT로 131명이 8억 6백만달러를, 5위는 켈로그를 졸업한 111명이 1.5조 달러를, 6위는 컬럼비아로 110명이 1조 달러를 투자받았습니다. 7위는 프랑스의 인시아드로 99명이 1.2조달러를 받았고, 8위는 시카고, 9위는 Haas, 그리고 10위는 UCLA가 차지했습니다.

1위부터 25위까지의 정보는 다음의 표에 있습니다:
MBA for PE, VC, Entrepreneurs2

우리가 흔히 참조하는 MBA 랭킹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따라서 미래의 커리어 골로 창업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계신 분이라면, 다른 학교보다 오히려 이 리스트의 상위권에 있는 학교들을 중점적으로 고려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창업 골을 가진 사람이라면, 여기 리스트에 오르지 못한 Darden 에 가기 위해서 애쓰는 것보다는 전체적으로 랭킹과 경쟁률은 조금 낮지만 이 리스트에 위치한 Michigan이나 Texas 에서 공부하는 것도 아주 좋은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창업이라는 길은 비슷한 성향의 커뮤니티에서 보고 듣고 배우는 부분이 크다보니,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많이 배출한 학교인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직종에 진출한 동문들이 많을수록 내가 그 분야에 대하여 정보를 얻고 인맥을 쌓기가 당연히 쉬워집니다 (미국은 오히려 한국보다 더 그런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따라서 지원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학교를 선정하실 때 위의 내용도 충분히 고려하여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生生MBA리포트] 최신 MBA 지원 트렌드 – 줄어드는 에세이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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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 입학 과정에서 대학들이 요구하는 에세이의 트렌드에 분명한 변화가 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왜 일어나고 있으며 지원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제가 지원하던 2006년에는 학교들이 기본적으로 4-5개의 에세이를 요구했고, 그중 하나는 1000단어, 나머지는 500단어 정도의 단어 제한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학교마다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총 2500-3000 단어 정도를 제출해야 했습니다. 반면 올해 미국 학교 중 그렇게 많은 에세이를 물어보는 학교는 거의 없습니다. 단어 수도 많이 줄어들어서 많아야 500단어 하나, 나머지는 250-300 단어정도밖에 안됩니다. 학교들이 요구하는 12포인트 더블 스페이스로 300단어가 고작 반 페이지 가량임을 고려하면, 정말 적은 양입니다. 물어보는 양 뿐 아니라 내용에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골에세이는 기본이고, 여기에 성취, 실패, 강점, 약점, 팀워크나 리더십 등 다양한 면을 물어보는 질문들이 각각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3년전 다든에서 에세이를 단 1개만 물어보기 시작하면서 (그것도 골에세이가 아니었습니다), 이제는 점차 대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하버드는 에세이를 단 하나 물어보면서 주제도 자유 주제입니다 – resume나 직장경력, 점수, 추천서에 나와있는 것 말고, 스스로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쓰라는 뜻입니다. 심지어 내용 뿐만 아니라 글자수의 제한도 없습니다. 쓰기 싫으면 안 써도 됩니다.또 한 가지 특징은 이제는 골을 에세이 형식으로 물어보는 학교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몇년 전 다든에서 골에세이를 묻지 않기로 결정하였을 때 즈음, 듀크에서도 커리어골을 에세이 형식이 아니라 짧은 문장 형식으로 application system에 입력하도록 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 컬럼비아는 골을 75캐릭터터로 요약하여 쓰라고 하고 있습니다.

MBA 어드미션에서 이러한 변화가 감지된 것은 금융위기 이후임을 미루어볼 때, 학교들은 점차 구구절절 물어보는 것이 취업 잘 하는 학생을 뽑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쓸데없는 건 물어보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특히 골에 있어서 별다른 설명의 여지를 주지 않는 것을 볼 때 특히 그러합니다. 예전에는 지원자의 경력과 즉각적으로 연결이 되지 않는 골이라도 해도, 골에세이에서 이를 논리적으로 잘 설명하면 받아들여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골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임의적인 판단의 여지를 주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전에는 과거 경력과의 연결성이 조금 떨어지는 커리어골을 가진 학생도 본인의 노력에 따라 나중에 원하는 골을 잡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글자수를 줄이는 것 또한, 구구절절 길게 들어볼 필요도 없다는 학교들의 의중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의 길이가 현저히 짧아진 (이메일이 중심이다보니) 이런 시대에 짧은 글 속에 핵심을 제대로 담을 줄 아는 능력이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에세이 질문 (리더십, 성취, 실패 등)이 해당 지원자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제공하기 보다는 결국 다른 학교에 썼던 에세이를 재활용하는 경우만 많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학교에 쓰지 않았던 고유한 내용을 원하는 학교들이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점차 창의적인 질문들과 형식 (글 뿐 아니라 ppt, 비디오, 그 외 미디어나 그림을 제출해도 좋은 학교도 있습니다등)을 요구합니다. 요즘 탑스쿨들 에세이를 보면 거의 겹치는 질문이 없을 정도입니다.

에세이의 숫자와 절대적인 양은 줄어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들이 에세이를 완전히 없앨 가능성은 낮습니다. 비즈니스 스쿨은 로스쿨이 아니기 때문에 점수와 간판만 좋은 지원자를 뽑을 수는 없고, 지원자가 스스로의 언어로서 공유하는 그의 경험에 대해 들어볼 분명한 필요가 있습니다. 경험 자체도 중요할 수 있지만 지원자가 건전한 상식의 소유자인지, MBA에 대한 그의 기대가 비합리적이지는 않은지, 사회성이나 타인에 대한 배려가 떨어지는 사람은 아닌지 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에세이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커리어를 크게 전환하고자 하는 지원자들 (컨설팅 이외에 관련없는 업종이나 직종으로 변화를 도모하는 경우)에게는 나쁜 소식일 수 있지만, 나머지 대부분의 지원자들에게는 좋은 면도 있습니다. 사실 사회생활 3-5년정도밖에 하지 않은 젊은 지원자가 리더십, 실패, 성공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꼭 들어맞는 에피소드를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내가 가장 자신있고, 할 이야기가 많은 에피소드 하나를 선택하여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5가지의 각자 다른 에세이를 이야기할 때는 4개의 에세이를 잘써도 약한 하나의 에세이가 지원자의 매력을 반감시킬 수도 있었기 때문에 이런 면에서는 좋은 소식입니다. 대신 하나를 쓰되 제대로 잘 쓰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합니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무엇인지 미리 결정하고, 핵심과 그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설득력있게 전달해야 합니다. 다른 학교에서 다룬 에세이를 생각없이 재활용하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성의없는’ 에세이야말로 지원자의 어드미션 확률을 극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그와 발맞추어 ‘왜 이 학교에 오고 싶은가’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의미있는 이유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학교들이 에세이 수와 글자 수를 대부분 줄이고 있지만, 아직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왜 우리 학교에 오고 싶은가’는 예전과 다름없이 물어보고 있습니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이 이야기해도 이상할 것 없는 뻔한 이유말고, 정말 나에게 의미있는 이유들을 진정성있게 열거해야 합니다.

의사결정도 커뮤니케이션도 빠른 효율성의 시대. MBA 지원 트렌드도 이런 흐름에 발맞추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염두에 두시고 성공적인 지원을 하시길 바랍니다.

[生生MBA리포트] 이중학위 프로그램과 MBA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MBA과정에서 다루는 경영이란 상당히 폭넓은 분야입니다. 경영에도 회계, 재무, 전략, 생산관리 등 굵직굵직한 분과가 여럿 있기 때문입니다. 실질적으로 이러한 MBA과정에서는 학부에서 다양한 전공을 마친 학생들이 공부하러 오기 때문에 이 중 어느 한 분과만을 깊게 들어가기 보다는, 이 다양한 분야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이론만 소개하는 정도에서 마치게 되니다. 따라서 이 시간동안 더욱 더 깊은 지식을 쌓고 싶다는 분들은, 이중학위 프로그램을 고려하게 됩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MBA 학생들 중 약 10%는 이중학위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있다는 비공식적인 보고도 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이중학위 프로그램 중 어떤 것들이 인기가 많은지, 그리고 그 장점과 단점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에서 MBA를 포함하는 이중학위 과정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세 가지는 MBA/MD, MBA/JD, 그리고 MBA/MPH입니다. 아시겠지만, MBA/MD는 의대 (대학원) 과정과 MBA를 같이 마치는 프로그램이지만 미국 시민권자가 아닌 이상 한국 사람이 미국에서 의사가 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MBA/JD는 MBA와 미국 로스쿨을 함께 하는 과정으로, 대부분의 탑스쿨에는 이미 이러한 과정이 존재합니다. 다만 비즈니스 스쿨과 로스쿨 양쪽에서 어드미션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GMAT 뿐 아니라 LSAT (그리고 좋은 학부 학점)도 필수입니다. 그러나 Kellogg의 경우는 예외로, 비즈니스 스쿨에만 지원하면 되고, 이 과정에서 LSAT은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지원하기가 훨씬 용이합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경쟁이 매우 치열한 과정이긴 하지만, 합격만 한다면 3년만에 탑스쿨에서 MBA는 물론 로스쿨까지 마칠 수 있는 매우 유리한 프로그램입니다. 이중학위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MBA/MPH는 MBA와 공중보건석사 (Master’s in Public Health)를 같이 받는 프로그램으로 보통 헬스케어 쪽에 뜻이 있는 분들이 이수하게 됩니다. MBA/MPH 역시 좋은 학교에서는 대부분 이러한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버클리, 예일, (비즈니스 스쿨은 유명하지 않지만 의학/보건 쪽에서는 최고인) 존스홉킨스 등이 있습니다. 이렇게 전통적으로 인기가 많았던 의학, 법학, 공중보건학 이외에도 새로운 이중학위 프로그램이 점점 생기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마다, 프로그램마다 다르지만, 일단 둘 중 더 어려운 학교에 합격하고 나면 차후에 선택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운영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유펜 로스쿨의 학생은 1학년 때 MBA도 함께 할 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탑스쿨들이 운영하는 이중학위 프로그램의 예는 다음과 같습니다. (학교마다 매년 변화가 생기는 경우가 있으므로 정확한 정보는 항상 학교의 웹페이지에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MBA/Computer Science : UCLA
MBA/Drama : Yale
MBA/경제학 : LBS와의 파트너십 하에 HEC에서 제공
MBA/영화연출 : NYU Stern
MBA/환경자원 : Stanford
MBA/환경법(MELP) : Dartmouth Tuck
MBA/보건정책 석사 : 카네기 멜론 Tepper
MBA/Information Systems : 멜버른 비즈니스 스쿨
MBA/MILR (Industrial and Labor Relations) : 코넬 Johnson
MBA/Urban Planning : 컬럼비아
MBA/수의학 : Wharton
MBA/Biomedical Enterprise Program : MIT
MBA/Manufacturing Engineering : Michigan Ross
MBA/MMM (Management+Manufacturing) : Kellogg
MBA/생명공학 : Wharton, Stanford
MBA/International Studies : Columbia, Harvard(MPA-ID), Yale, Tuck

그렇다면 이중학위의 장단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가장 큰 장점은 두 가지 다른 분야에서 보다 깊은 지식을 쌓고 석사를 받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대로 켈로그의 JD/MBA 프로그램의 경우 3년만에 MBA와 로스쿨이 끝납니다 (와튼스쿨도 3년, 하버드의 경우 4년). 각각을 따로 하려면 MBA 2년, 로스쿨 3년이 걸리므로 총 5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므로 2년이나 아낄 수 있습니다. 또한 취업 가능한 영역도 넓어지게 되고 단기적으로는 연봉 협상 등에서, 장기적으로 볼 때도 조금 더 유리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중학위를 추구할 때는 해당 전공이 진정 내 향후 커리어를 위해 필요한 절실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또 그만큼의 증거가 뒷받침되어 줘야 하므로 실제로 이중학위에 합격할 수 있는 지원자는 소수입니다. 석사로 입학한 학생이 해당 분과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고 제대로 수업도 따라가지 못한다면 이러한 이중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단점으로는 지원하는데 아무래도 노력이 많이 들고 (켈로그를 제외한 JD/MBA 프로그램에서는 반드시 LSAT 점수를 제출해야 하듯이), 당연히 일반 MBA 보다는 긴 시간과 많은 학비가 지출된다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MBA 생활에서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1학년 여름 인턴 자리잡기가 조금 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다음 해에 풀타임으로 채용할 수 있을만한 인재를 인턴으로 들이기 때문에, 졸업이 2년 이상 남은 이들은 기피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중학위를 이수한 학생들이 추구하는 커리어가 보통 MBA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이라면, 학교의 Career Management Office에서도 힘이 되어주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학생 자신이 알아서 네트워킹을 하고 일자리를 알아봐야 하는데, 그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중학위 과정이 일견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지원을 하기 전에 본인이 이제까지 걸어온 길에서 커리어 목표에 도달하는데 과연 이중학위가 도움이 되는 지를 심사숙고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MBA 중퇴 – 7년 후

지난 번 한국에서 부모님이랑 식사를 하는데, 우리 어머니가 갑자기 질문하셨다. “기홍아 넌 다시 MBA 가고 싶지 않니?”

정확하게 7년 전 나는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워튼 스쿨 MBA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리고 시작하자마자 6개월 후에 휴학계를 던졌고 결국 학교로는 다시 돌아가지 않았으며 2년 전에 공식적으로 MBA 중퇴생이 되었다. 그동안 바빴고 학교나 학벌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업계에 – 상대적으로 – 있어서 그런지 MBA나 워튼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어머니의 이 질문을 받고 오랜만에 생각을 해봤다.

남들은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워튼 MBA를 그만두고 지금 이 일을 하는 거에 대해서 내 마음속 깊이 정말 솔직하게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을까. 솔직히 내가 선택하고 결정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오히려 학교를 그만두면서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 자체가, “이 기회를 pass하고 그냥 계속 학교를 다녀서 졸업하고 나중에 나이 들었을때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였고 나는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MBA를 무사히 졸업하고 취업을 했으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다면 아쉬움도 있긴 있다. 특히, 워튼 선후배들이나 동기들을 만나거나 소위 ‘잘나가는’ 동문들 소식을 들을때는 – 참고로, 잘나가는 워튼 동문들 엄청 많다 – 더욱 그렇다. 물론 졸업하고 빌빌거리면서 살고 있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워튼에서 MBA 학위를 취득하면 어디를 가든 억대 연봉 받으면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솔직히 나쁘지 않은 삶이다. 특히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다면. 크게 개판만 치지 않으면 – 그리고 워튼 정도 나온 한국분 이라면 직장에서 크게 개판 치는 일은 거의 없다 – 회사에서 짤리지 않을 것이고 그냥 열심히 일하면서 안정적인 연봉을 받고, 이 돈으로 편안하게 살고 있을 것이다. 경기가 좋으면 1년에 2번 정도 보너스도 받고, 여름 휴가도 좋은 곳으로 가면서, 생계에 대해서 심각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나도 가끔씩은 이런 삶을 상상 해본다. 그리고 지금의 내 삶과 비교를 해본다. 우리같은 투자자들은 투자한 회사들이 대박이 나면 나도 같이 잘 되겠지만 아직까지 그렇지 않다. 그리고 내 회사이기 때문에 내가 돈을 벌어서 스스로 먹고 살아야 된다. 가만히 있는다고 회사가 나한테 억대 연봉을 주면서 먹여 살려 주지 않는다. 보너스? 없다. 여름 휴가? 뭐, 가면 되지만 휴가 가서도 회사 걱정을 해야 한다. 내가 빠지면 회사의 50%만 가동하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Strong Ventures는 아직 다른 유명한 VC 같이 큰 성공을 거둔 투자사가 아니다. 오히려 이제 막 시작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발악하면서 hustle 하고 있다. 나랑 John 한테는 하루 하루가 전쟁같고 오늘 살아남았으면 고맙게 생각하고 내일도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물론, 언젠가는 상황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리라 굳게 믿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일하고 있다. 학교를 중퇴하는 것도 내가 스스로 결정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내 미래에 대한 결정 또한 100% 나 스스로 해야 한다. 남의 도움을 받기도 싫지만, 남이 나를 도와 줄 수도 없다.

그렇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나는 워튼을 떠난 선택을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다. 학교를 떠난 후 몇년 동안 hustling을 하면서 인생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것들을 몸으로 체험했고 이를 내 것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립적 인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본인은 자립적이라고 생각하지만 큰 조직에 속함으로써 따라오는 여러가지 요소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는 다른 결정을 한다. 그리고 많은 결정들을 남한테 미루고 본인이 한 결정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자기가 원하는 결정을 했을때 감당할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걸 스스로 극복하는게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한 결정이지만 굳이 내가 책임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학교를 떠난 후 7년 동안 나의 하루하루는 이런 결정의 연속이었던 거 같다 (지금도 그렇다).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면서 스스로 해결하는 걸 반복함으로써 나는 정말로 자립적인 사람이 되었다. 자립심과 함께 어떠한 상황이 와도 도망가지 않고 정면돌파할 수 있는 자신감이 (=무식함?) 생겼다.

그리고 이제 나는 남한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예상치 못했던 일이 생겨서 생계를 잃어도 별로 당황하지 않을거 같다. 그냥 또 다른 방법을 찾아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솔직히 이게 말만큼 쉬운 건 아니다. 큰 조직에서 갑자기 명퇴를 당한 내 주위분들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좋은 학교 나왔고 머리도 좋은 분들이지만 갑자기 혼자서 뭔가를 새로 시작하려고 하면 두려움과 자존심 때문에 막상 뭘 시작도 못하는 걸 많이 봤다. 난 이런 상황에 처하면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을 거 같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경영대학원 중 하나인 워튼을 제발로 차고 나와서 지금도 성공하기 위해서 바둥거리는 내가 학교를 때려치운 걸 후회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제서야 내가 내 인생의 진정한 주인이 되었다는 점이다. 솔직히 그 전에는 내가 내 인생에 대한 full control을 가지고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남의 앞에서는 “내가 내 인생의 주인 입니다.”라는 말을 멋지게 하고는 다녔지만 많은 생각, 결정 그리고 행동이 내가 아닌 내 주위 사람들과 환경에 의해서 지배되었다. 40년을 살았고, 그리고 MBA를 중퇴한지 7년 되는 이 시점에서 나는 내 인생의 진정한 주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뭐, 그렇다고 워튼같이 좋은 학교를 중퇴한게 자랑스럽거나 다른 분들한테 학교를 그만두라고 권유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중퇴한 걸 후회하는 건 더더욱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