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의지, 그리고 1 운

얼마 전에 내가 샌프란시스코 Creator 식당에 대해서 짧게 트윗한 적이 있다. 수제버거 식당인데, 다른 버거 식당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사람이 햄버거를 만드는 게 아니라, 로봇이 햄버거를 만든다는 점이다. 나는 아직 이 식당에 가보지는 못했지만, 주변에 여기서 버거를 먹어 본 분들의 말에 의하면, 인생 최고의 버거는 아니지만, 사람이 만든 꽤 맛있는 수제 버거랑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얼마 전에 Creator 식당과 이 식당에서 사용하는 로봇 셰프를 만든 Momentum Machines에 대한 기사를 읽었는데, 근래 읽었던 기사 중 가장 인상적이었다. 관심 있는 분은 직접 기사를 읽길 권하는데, 어릴 적부터 뭔가에 깊은 관심이 있는 젊은이가 비전문 분야에 대해서 깊게 독학하고, 차고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가능성이 많은 사업을 만들고, 투자를 받고, 실제 그가 갖고 있던 비전을 실현하는 전형적인 창업가의 이야기다. 그리스 이민자의 아들 Alex Vardakostas의 부모님은 캘리포니아에서 햄버거 가게를 성공적으로 운영하였고, 알렉스는 부모님 가게에서 어릴 적부터 열심히 알바를 했다. 이 영향 때문인지, 크면서 햄버거를 만드는 로봇 셰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주위의 반응이 모두 냉담했기 때문에, 그냥 본인이 직접 한 번 만들어보기로 했다.

부모님 집 차고에서 알렉스는 다양한 전문 서적을 직접 읽고, 싸구려 부품을 사서 책에서 읽은 걸 구현해보고, 잘 안되면 다시 관련 서적을 보면서, 본인이 만든 프로토타입을 계속 개선해나갔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우연한 만남과 기회를 통해서 하드웨어 전문가들을 만날 수 있었고, 이들의 도움으로 계속 로봇셰프를 만들었다. 그리고 2년 후 실제로 작동되는 로봇을 스스로 만들었다. 이제 실제 양산을 하고, 이걸 비즈니스로 만들려면 펀딩이 필요해서 실리콘밸리의 하드웨어 악셀러레이터 중 하나인 Lemnos Labs와 미팅을 했는데, 그 미팅에 대해서 Lemnos의 파트너는 “첫 프로토타입은 싸구려 부품을 여기저기 붙여 만들어서 볼품없었지만, 노트북에서 햄버거 주문 버튼을 누르자, 이 기계가 실제로 작동했고, 로봇이 만든 햄버거가 포장되어 나왔다. 차고에서 한 명이 이걸 만들었다는 건 놀랄만한 공학의 위업이라고 생각했다”라고 기억한다. 그가 5천만 원의 시드펀딩을 했고, 이후 알렉스는 기계를 더욱더 정교하게 만들어서 상용화했고, 그 이후에는 Google Ventures와 Khosla Ventures의 후속 투자를 받았다.

대단한 의지의 승리라고 생각한다. 로봇 공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공학 박사학위가 있는 창업가도 아니지만, 뭔가 파고 들어가서 만들어야겠다는 의지 하나로 남들이 다 힘들다고 생각하는 수제 햄버거를 만드는 로봇을 혼자 만들었다. 그것도 독학으로. 또 한 가지는, 알렉스는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한 그림을 갖고 투자를 받은 후에, 프로토타입을 만든 게 아니다. 없는 살림에 어떻게 해서든지 외부 투자 없이 프로토타입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가능성을 증명하고, 그 이후에 투자를 받아서 사업을 했다. 실은, 요새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창업가를 찾긴 쉽지 않다. 일단 투자를 받아서 뭔가를 만들려고 하지, 그 전에 본인의 아이디어를 증명하는 경우는 많이 보지 못했다.

항상 느끼지만, 역시 사업의 99는 의지인 거 같다. 머리는 의지를 절대로 이기지 못한다. 그리고, 이걸 잘하면, 나머지 1인 운은 그냥 따라서 오는 것 같다.

좋은 경쟁

얼마 전에 아마존과 월마트가 만든, 비슷한 분야지만 성격은 다른, 두 개의 특허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하나는 아마존의 ‘스마트 냉장고’ 특허다. 여러 가지 화학 센서를 이용해서, 냉장고가 음식의 신선도나 곰팡이 레벨을 감지하고, 만약에 상한 냄새가 나면, 이를 주인한테 자동으로 알려주는 그런 특허다. 냉장고에 항상 음식을 꽉꽉 채워둔다면, 이 상한 음식이 어디에 있는지 자세한 위치와 이미지까지 자동으로 전송해 줄 수 있고, 아마도 이 사용자의 과거 구매 이력을 기반으로 같은 제품을 아마존에서 자동 주문할 수도 있을 거 같다.
월마트의 특허는 ‘드론 미니바’ 관련 기술인데, 월마트가 일반 가정에 작은 매대를 설치하고 이 가정에서 필요할 만한 물건들을 예측한 후, 드론을 활용해서 매대에 물건을 자동으로 배달하는 시스템이다. 호텔 미니바와 같이 이 매대에 있는 물건을 누가 사용하면, 그때 자동으로 과금이 되며, 너무 오랫동안 구매되지 않으면, 다시 드론이 자동으로 반품 처리한다.

실은, 두 개 다 미래지향적인 특허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기술의 역사를 봤을 때 위의 특허가 적용된 기술이 상용화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 같다. 몇 년 전에 우리가 상상만 하던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으니까. 근데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게 아니고, 아마존과 월마트가 10년, 20년 후에도 살아남기 위해서 정말 치열하게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 회사는 오랫동안 독보적인 위치를 즐기면서 조금 방심했고, 이로 인해 시장 점유를 많이 잃었기 때문에 더는 미끄러지지 않고, 시장을 다시 탈환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다른 회사는 인터넷 서점으로 시작했지만, 이젠 플랫폼 사업의 도사가 되어, 전 세계를 다 먹을 기세로 기존 플레이어들의 시장을 뺏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시장을 빼앗는 회사나, 뺏기지 않으려는 회사나, 똑같이 정말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두 회사에는 생존이 걸린 박 터지는 전쟁과도 같겠지만, 우리 같은 소비자가 밖에서 보기엔 좋은 경쟁이다. 어쨌든 이런 전쟁을 통해서 결국 이득 보는 건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스마트 냉장고를 만들면, 월마트도 비슷한 제품을 만들 것이고, 이 두 회사는 더 좋은 제품을, 더 싸게 만들기 위해서 엄청난 경쟁을 할 것이다. 결국, 소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하지 못했던 좋은 제품을, 아마존과 월마트의 경쟁 때문에 저렴하게 구매해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월마트가 드론 미니바를 만들면, 아마존도 비슷한 걸 만들거나, 또는 이보다 더 편리한 서비스를 만들 것이다. 그러면, 월마트나 구글이 더 상상하기 어려웠던, 기발한 제품을 출시할 것이다. 회사들에는 전쟁이지만, 소비자한테는 너무나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나는 크고 작든 간에, 모든 회사가 이렇게 경쟁하면서 없던 시장을 새로 만들어서 키우고, 이미 있는 시장을 더 키우는 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경쟁에 지면 없어지는 회사도 생기겠지만, 이렇게 해서 시장을 만들고 키우면, 이 시장에서 또 새로운 회사들이 생겨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이런 과정이 계속 되풀이되면서 세상이 바뀐다고 생각한다.

유료 POC

정확한 시기는 기억이 안 나는데, 2011년도였던 거 같다. 뮤직쉐이크의 랜덤 음악 작곡 기능을 하드웨어에 장착해서 조금 고급 장난감으로 만들면 재미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했었고, 이 컨셉이 시장에서 통할지 궁금해서 장난감 박람회에 몇 번 나갔다. 여기서 장난감 관련 회사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중에 디즈니에서 연구개발(R&D)를 담당하고 있는 Disney Imagineering 분들을 만났다. 실은 이 부서의 주 업무는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월드 테마파크의 시설과 기구를 디자인하고 만드는 건데, 디즈니 지적재산권을 이용해서 장난감 만드는 업무도 같이 하고 있었다.

같은 LA에 있었고, 마침 디즈니도 자사 애니메이션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을 다양한 방면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던 차였다. 우리는 간단한 키보드가 장착되고, 이 키보드를 이용해서 다양한 디즈니 음악 리믹스 버전을 자동으로 또는 쉽게 만들 수 있는 장난감에 관해서 이야기 했다. 그리고, 실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POC(Proof of Concept) 제작인데, 하드웨어는 디즈니의 협력사가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는 우리가 만들어서 제공하기로 했다.

한국도 스타트업들이 대기업과 POC를 많이 진행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은 본인들이 만들고 있는 제품이 정말 현업에서 필요한 제품인지, 그리고 창업할 때 예상했던 것 만큼 시장이 존재하는지를 테스트해보기 위해서이다. 물론, 잘 되면, 그 대기업이 우리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대량으로 구매할 기회도 있고, 운이 조금 더 좋으면, 회사를 통째로 인수해버릴 수도 있다. 또한, 우리보다 경험도 많고, 시장을 잘 알고 있는 대기업 담당자들의 현실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아서 우리 제품에 잘 녹일 기회이기도 하고, 회사 연혁에 “S 기업과 POC 진행” 한 줄을 더 추가할 수도 있다. 우리한테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대부분 무료로 진행을 한다.

그런데 이렇게 무료로 진행하는 게 정말 맞는 방법일까? 위에서 말한 디즈니와의 POC는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디즈니에서 먼저 견적을 요청해왔다. 그리고 같은 LA에 있었지만, Disney Imagineering 사무실과 하드웨어를 프로토타이핑 해주는 협력사까지 차로 이동하는 주유비, 만약에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가야 한다면 비행기 표와 호텔체재비까지 다 제공해주는 조건이었다. 그리고 이게 우리만을 위한 예외사항이 아니라, 그냥 회사에서 POC를 진행하는 스탠다드한 프로세스였다. 실은, 최종 견적은 우리가 처음 제시한 견적보다는 깎였지만, 소중한 회사의 자원을 이 POC에 할애하면서 뮤직쉐이크에 최대한 손해가 가지 않게 하는 우리의 의지이자, 디즈니의 배려였다고 생각한다. 결국 POC만 하고, 실제 제품에 적용되진 않았는데, 만약에 이걸 무료로 진행했다면 정말 회사에는 시간 낭비로 끝났을 것이다.

한국도 POC를 요청하는 기업들이 비용을 기꺼이 지급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삼성이나 LG 같은 대기업이 앞장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이들한테는 1년에 하는 수백 개 POC 중 하나겠지만, 이 POC를 하는 스타트업은 여기에 회사의 모든 자원, 피, 땀, 그리고 꿈을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볍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이게 잘 되면 대기업과 계약을 맺고, 크게 성장할 기회가 주어지겠지만, 그건 그때 까서 고민하고 기뻐할 일이다. 그리고 내 경험에 의하면, 본인의 실적을 만들고 회사 내에서 인정받기 위해서 대기업 담당자는 스타트업한테 말도 안 되는 장밋빛 그림을 팔고, 무료POC를 진행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정말로 진지하게 스타트업의 기술을 검토하고 있고, POC를 하고 싶으면, 시키는 사람도 어느 정도 의지와 책임감을 보여야 하는데, 그 최소한의 성의는 유료 POC에서 시작한다. 스타트업 대표들도 POC를 진행하게 되면, 당당하게 비용을 요구해야 한다.

일을 하는 시스템 만들기

우리는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앱 중 하나인 개인 간 직거래 마켓플레이스 당근마켓의 투자자다. 스트롱이 항상 그랬듯이, 당근마켓도 시장과 제품을 보고 투자했다기보단, 이 팀의 공동창업자 김용현, 김재현 님을 보고 투자했는데, 아주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두 분이 local 시장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도 높고, 성향과 스킬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상호보완하는 팀플레이가 매우 좋다.

내가 항상 이 회사에 대해 놀라는 건, 다른 회사들이 사용하는 자원의 절반으로 2배 이상의 성과를 만드는 lean 한 팀을 운영하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일당백을 할 수 있는 좋은 인력이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회사의 많은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는 점인 거 같다. 얼마 전에 당근마켓 김재현 대표님이 이런 이야기를 나한테 했다. “우리 회사 직원이 모두 무인도에 6개월 동안 갇혀서, 그 동안 누구도 회사 일을 할 수 없어도 당근마켓 서비스의 성장이나 매출, 그리고 모든 수치는 전혀 영향받지 않고 자동으로 돌아갈 수 있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실은, 당근마켓 뿐만 아니라, 적은 인력으로 항상 더 많은 걸 해야 하는 모든 스타트업이 고민해야 하는 중요한 주제이다. 우리 투자사를 하나씩 비교분석해보지 않았지만, 매우 많은 회사가 사람이 – 특히, 대표이사가 – 직접 개입해서 모든 걸 처리해야 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시작은 모두 이런 노가다로 시작하지만,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느 순간부터 사람이 하는 일을 줄이면서 시스템이 일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 전환이 참 쉽지 않은 거 같다. 현실은, 아직도 대표이사나 담당 직원이 아파서 하루만 회사를 비우면 회사 지표에 큰 타격을 받는다. 담당자 아니면, 그 업무에 대해 회사 내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에, 누가 잠깐 휴가를 간 동안 회사 업무가 마비되는 것도 나는 여러 번 봤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을 시스템이 할 수 있도록 자동화 해야 하고, 여기에서 그 스타트업의 개발력이 크게 기여한다.

물론, 모든 스타트업이 이게 가능한 건 아니다. 개발력이 약한 회사는 항상 노가다 모드로 일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하면 성장에 명확한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팀이 모두 자고 있을 때도 회사는 성장을 해야 하는데, 시스템으로 일하지 않고 몸으로 하면 하루에 24시간 이상 일을 못 하기 때문이다. 이런 회사는 대표이사의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필요하다. 시작할 때는 돈도 없고, 시스템을 만드는 거보다 그냥 전 직원이 직접 몸으로 뛰는 게 더 쉽겠지만, 어느 순간이 오면 시스템을 만들고,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좋은 개발팀에 어느 정도의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어떤 비즈니스는 직접 물건을 만들거나, 포장하거나, 배달해야 하는, 오프라인 프로세스 위주라서 시스템을 만들 수 없다고 하는데, 이런 비즈니스도 최대한 많은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시스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 회사의 성장은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비용 위에서 이루어지고, 이런 구조의 비즈니스는 큰 기업가치를 만들 수가 없다.

모든 창업팀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보면 좋을 거 같다.
“우리 회사가 단체 해외 워크숍을 가는데, 비행기가 무인도로 추락해서, 여기에 3개월 동안 고립된다면, 우리 회사의 매출과 성장에 얼만큼의 지장이 있을까?”

물론, 모든 회사가 타격을 입을 것이지만, 어떤 회사는 그 타격의 강도가 그나마 견딜만하고, 어떤 회사는 무인도에서 탈출하면 다시 돌아갈 회사 자체가 없을 것이다.

좋은 대마초

마리화나 시장의 성장이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만큼 재미있고 빠르다는 생각을 요새 하고 있다. 껌 하나로 왕국을 만든 리글리 가문의 William Wrigley Jr. II가 최근에 의료용 마리화나 제조업체 Surterra Wellness라는 회사에 700억 원 규모의 펀딩을 lead 하면서, 이 회사의 의장직을 맡았는데, 껌을 팔면서 갈고 닦은 유통과 브랜딩 경험을 기반으로 회사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했다. 어쩌면 마리화나 맛 껌이 곧 팔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한다.

마리화나(=대마초, cannabis) 시장의 크기에 대해서는 기관마다 발표하는 수치가 아주 다르다. 어떤 시장조사 기관은 2030년까지 80조 원이 넘을 거라고 하고, 어떤 수치는 20조 원 안팎이 될 거라고 하는데, 아마 모두 동의하는 건, 이 시장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거다. 마리화나는 의료용과 레저용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의료용은 미국 30개 주, 레저용은 9개 주에서 합법화되어 있다. 아직 미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합법화 전이라서 은행이나 큰 기관은 이 시장에 투자를 자제하고 있지만, 이건 시간 문제 일 거 같다. 특히, 올해 10월 캐나다에서는 대마가 연방정부 차원에서 합법화될 예정이라서, 미국에서 캐나다 시장으로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이 시장의 전문가도 아니고, 한국은 이 시장 자체가 아직 없기 때문에 경험은 없지만, 많은 VC가 이 시장에 돈을 투자하고 있고, 젊고 똑똑한 창업가들이 다양한 실험을 하는 걸 보면, 꽤 크고 재미있는 시장이 앞으로 형성되지 않겠냐고 생각한다. 대마초에 대해서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은 술이나 담배보다 중독성이 훨씬 떨어진다는 것이다. 미국의 많은 소비자가 술과 마리화나 모두 경험해봤는데, 아주 높은 수의 알코올 유경험자는 반복적으로 술을 먹지만, 마리화나 경험자는 이 반복률이 현저하게 낮다고 한다(마리화나 판매하는 사업자한테는 customer retention rate가 낮기 때문에 좋지 않겠지만…). 또한, 2016년 기반의 데이터에 의하면, 이미 마리화나를 합법화 한 주에서는 주민의 폭음률이 전국 평균보다 9%, 마리화나 비합법화 주보다 11%나 떨어졌다고 한다. 이런 트렌드를 보면, 더 많은 주가 마리화나를 합법화할수록 미국 전역의 폭음률은 떨어질 거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실은, 이런 데이터는 연방정부가 레저용 대마초를 합법화하기 위해서 필요한 좋은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음주는 중독성도 강하고, 이로 인해 인사사고가 해마다 자주 발생하는데, 중독성도 약한 대마초를 통해서 폭음률을 떨어뜨리는 건 왠지 정부가 해야만 하는 일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 글 초반에서 언급한 리글리 씨의 마리화나 회사 투자도 재밌는데, 얼마 전에 세계 7대 맥주 제조회사 몰슨쿠어스가 캐나다 시장을 대상으로 마리화나 맛의 무알코올 음료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코로나 맥주를 만드는 Constellation사도 얼마 전에 Canopy Growth라는 상장된 캐나다 대마초 제조업체에 4조 원 이상을 추가 투자하면서, 마리화나 맛 음료에 대한 강한 믿음을 발표했다. 이런 시장의 움직임을 보면 앞으로 마리화나 맛 과자, 음료, 스낵 등이 개발되면서 포화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한국은 아직 멀었다. 별거 아닌 것도 이상할 만큼 규제가 강한데, 마리화나가 한국에서 합법화? 잘 모르겠다.

<이미지 출처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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