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coin

암호화 화폐의 미래

지난 한 달 동안 비트코인을 비롯한 모든 암호화 화폐의 시가총액이 80% 이상 상승했다. 현금으로 환산하면 한 달 동안 거의 22조 원 이상이 암호화 화폐 시장에 투자되었다.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 화폐의 시총은 50조 원을 돌파했는데, 이 중 절반이 최근 몇 주 동안에 만들어졌다. 주목할만한 점은, 비트코인이 아닌 다른 화폐에 대부분의 투자가 집행되었고, 이를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들이 이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비트코인도 곧 $2,000을 돌파할 기세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이더 또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이쯤에서 거품론이 다시 나오고 있다. 나 같은 암호화 화폐 낙관론자들은 이제 시작이고, 아직 충분히 더 커질 거라고 주장하고, 비관론자들은 이 시장이 곧 무너질 거라고 한다. 그리고 각자의 주장을 뒷받침할 논리를 과거의 데이터와 혼합해서 전개하고 있는데, 실은 그렇게 하는 동안 이 시장의 시총은 계속 변하고 있다.

어떻게 될까? 내가 주장하는 대로 비트코인 가격이 정말 1억 원을 돌파할까? 아니면 곧 1만 원 이하로 추락할까? 다른 건 알 수 없지만, 내가 확실하게 주장할 수 있는 건, 암호화 화폐 시장의 미래에 대한 예측은 모두 틀렸다는 것이다. 그 누구도 이 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계속 올라갔으면 하지만, 한 달 안에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원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암호화 화폐 가격이 오르든 내리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다. 시총은 계속 변하겠지만, 암호화 화폐/블록체인/비트코인 시장은 계속 성장하면서 진화할 것이다. 2000년 초, 닷컴 버블이 터지면서 주가는 폭락하고, 대부분 전문가가 웹은 이제 죽었다는 주장을 한 걸 많은 분이 기억할 것이다. 웹은 죽지 않았다. 오히려, 진화를 통해서 Web 2.0의 시대가 펼쳐졌고, 지금도 인터넷과 웹은 발전하면서 세상을 더 좋게 만들고 있다(mostly). 비트코인, 암호화 화폐, 블록체인도 비슷한 절차를 밟지 않을까 싶다. 더 많은 인력이 블록체인 개발에 뛰어들면서 개발자 네트워크가 계속 강화되면서, 과거에는 상상도 못 했던 ‘Internet of Money’를 만들고 있는데, 여기서 끝날 거 같지는 않다. 앞으로 블록체인과 암호화 화폐는 ‘Internet of Everything’을 가능케 할 것이고, 어쩌면 인터넷보다 더 큰 변화와 혁명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요샌 자주 한다.

Polychain Capital

AVC.com을 운영하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VC인 Fred Wilson과 Marc Andreessen이 투자한 Polychain Capital에 대해서 요새 공부를 많이 하고 있는데, 최근에 내가 본 비즈니스 중 이 회사가 하는 게 가장 재미있다는 생각을 한다. 웹사이트에는 다음과 같은 설명만 있다.

“The emergence of bitcoin and subsequent blockchain technologies has generated a new digital asset class in which scarcity is based on mathematical properties. Through cryptographic verification and game-theoretic equilibrium, blockchain-based digital assets can be created, issued, and transmitted using software. Polychain Capital manages a hedge fund committed to exceptional returns for investors through an actively managed portfolio of these blockchain assets.”

Polychain Capital은 회사가 아니라, 헤지펀드이고, 상장 또는 비상장 회사가 아닌 블록체인 기반의 자산에만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펀드이다. 요새 내가 개인적으로 관심을 두는 분야이고, 이 펀드가 하는 일이 흥미로워서 여기 창업자 Olaf Carlson-Wee한테 직접 연락을 해봤고, 그동안 몇 번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Polychain에 대해 조금 더 잘 알게 되었다. 참고로, Olaf는 Coinbase의 초기 멤버였고, 리스크관리팀을 담당했던 똑똑한 친구이다.

대부분 이 회사의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 – 실은 나도 계속 공부를 하고 있다 – 폴리체인이 하는게 왜 흥미로운지를 조금 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기본적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자산에 투자한다는 건 애플리케이션 단이 아니라, 프로토콜 단에 투자하는 것이다. 아마도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대해서 좀 아는 분들이 “블록체인은 인터넷과는 달리 대부분 가치와 부가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프로토콜 단에서 생성될 것이다”라는 이야기하는 걸 많이 들었을 것이다. 많은 전문가가 블록체인을 인터넷에 비교한다. 나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하는데, 투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다른 점이 있다. TCP/IP, SMTP, HTTP나 SSL과 같은 인터넷 프로토콜에는 직접 투자를 할 수도 없고, 여기에 투자해서 돈을 벌 방법이 없었다. 인터넷으로 생성된 대부분 가치와 돈은, 인터넷 프로토콜 위에서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에서 만들어졌다. 즉, 인터넷 프로토콜 위에서 아마존, 구글 또는 페이스북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었고, 모든 투자는 이 애플리케이션 단에 집행된다.

여기서 블록체인과 인터넷이 달라진다. 블록체인의 경우, 애플리케이션 단에서도 가치가 창출되지만, 프로토콜 단에서도 이게 가능하다. 우리 투자사 코빗은 비트코인 프로토콜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고, 우리는 이 회사에 투자를 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비트코인도 구매하면서 비트코인이라는 프로토콜 일부를 구매할 수가 있다. 이렇게 투자자들이 프로토콜 자체에 투자할 수 있다는 건 상당히 흥미롭고 혁신적인 개념이다. Polychain이 하는 건 프로토콜 단에 투자해서 블록체인 기반의 자산을 확보하는 것인데, 인터넷과는 다르게 블록체인 프로토콜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회사에 투자하는 투자자보다 어쩌면 더 많은 부가 블록체인 기반의 자산을 가진 투자자들한테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답은 비트코인

Meet-Bitcoin-Unlimited-Developer-Andrew-Stone가상암호화화폐의 춘추전국시대이다. 이 열풍은 비트코인으로 시작했고, 이더를 통해서 다시 뜨거워졌고, ICO를 통해서 워낙 많은 화폐가 신규생성되어서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현재 대략 1,000개 이상의 암호화화폐가 거래 가능한 거 같다.

비트코인이 가장 먼저 생겼기 때문에, first mover의 장점이 있지만, 이후에 생긴 화폐들이 오히려 기술적으로 더 발전했고, 보안 면에서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더가 그 대표적인 사례인 거 같다. 그리고 비트코인에 관심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요새 비트코인의 forking 때문에 이 동네가 매우 어수선해서, 장래가 어둡다는 의견을 비치는 분들도 꽤 있다. 최근 몇 개월 동안의 비트코인과 이더의 가격변화만 보더라도, 이더가 시장의 신뢰를 더 많이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비트코인, 이더, 모네로, 스팀 등 꽤 다양한 암호화화폐를 사고팔고 있지만, 그래도 역시 비트코인을 가장 좋아하고, 믿고 있다. 위에서 말한 대로, 비트코인은 암호화화폐의 선두주자로 가장 강력한 브랜드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고, 이로 인한 엄청난 네트워크효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많은 화폐가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암호화화폐’ 또는 ‘가상화폐’ 하면 비트코인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는 건 상당한 강점이다. 실은, 그동안 Mt.Gox와 같은 사고가 터지고,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갈등으로 인해서 개발자들이 떠나기도 했지만, 아직도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에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고 있는 개발자 네트워크는 상당히 강력하고, 실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이렇게 능력 있는 개발자 네트워크가 계속 커지고 있다는 건,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뒷받침해주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화폐들도 브랜드가 있고, 개발자 네트워크가 존재하지만, 비트코인에 비하면 많이 약하기 때문에 나는 비트코인의 장래가 가장 밝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새로운 개발자 그룹이 제안한 Bitcoin Unlimited는 기존 Bitcoin Core 프로토콜 보다 블록의 규모 자체가 커서, 비트코인의 고질적인 문제인 거래량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 hard fork를 제안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현재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어서, 가격이 계속 왔다 갔다 하는 걸로 추측된다. Unlimited가 제안하는 블록 자체를 크게 만드는 건, 마치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도로 자체를 크게 만드는 거와 비슷하고, Core 쪽에서 주장하는 방법은,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현재의 도로 인프라 기반에서 차량 흐름 자체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인데, 솔직히 어떤 게 더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런 싸움 자체가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을 더욱더 탄탄하게 만들 수 있는 건설적인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 Bitcoin.com>

Storj

storj나는 드롭박스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일하면서 구글 드라이브나 드롭박스 같은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디바이스에서도 내 파일에 접속할 수 있는 건 큰 장점이기 때문에 나도 1년에 $99를 내면서 드롭박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완벽한 제품은 아니다. 특히 프라이버시나 보안에 민감한 분들한테는 – 나는 그렇게 민감한 편은 아니다 – 드롭박스라는 업체가 내 모든 정보를 관리하고 소유한다는 생각 자체가 끔찍할 것이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만약에 드롭박스가 나쁜 맘을 먹는다면, 큰 사고가 발생할 것이고, 이미 해킹된 사례가 있으므로 불안하면서도 계속 사용하기도 한다.

2014년 4월, Storj라는 블록체인 기반의 프로젝트가 Storjcoin X(SJCX)라는 자체 코인 발행을 통해서(=ICO) 분산 저장 서비스를 시작했다. 드롭박스와 같은 중앙집권형이 아닌, 블록체인을 활용한 분산된 P2P 저장 서비스인 Storj는 나 같은 일반인이 PC나 클라우드의 남는 공간을 블록체인 기반의 자동화된 네트워크를 통해서 불특정 다수한테 빌려주고, 이에 대한 비용을 암호화화폐로(비트코인 또는 SJCX) 받을 수 있는 플랫폼/네트워크이다. 블록체인과 이더리움 기반의 네트워크라서, 드롭박스와 같이 해킹당할 확률도 낮고, Storj가 이 네트워크를 소유하지 않기 때문에 내 아이디와 암호를 중앙 DB에 저장하지 않고, 비용 또한 매우 저렴하다.

나도 아직 Storj를 제대로 사용해보지 않아서, 완전한 경험에 대해서는 직접 말할 수는 없지만, Storj에저 자체적으로 드롭박스와 비교한 자료를 보면,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된 네트워크에서 공간을 사고파는 게 드롭박스와 같은 중앙집권형 서비스보다 10배~100배 더 저렴하다고 한다

그리고, 드롭박스 API를 사용해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방법과 같이, Storj API를 사용한 재미있는 분산 애플리케이션들이 개발되고 있다. 블록체인 클라우드에 저장된 파일을 위한 PDF 뷰어나, 음악재생을 위한 뮤직플레이어가 그 대표적인 예인데, 나도 Storj를 좀 사용해보고 계속 블로그를 통해서 그 경험을 공유할 계획이다.

ICO(Initial Coin Offering)와 코인경제

ICOvsCrowdfunding가상암호화화폐 분야에서 요새 활발한 활동이 일어나는 쪽이 ICO(Initial Coin Offering) 이다. 비트코인 거래를 위해 만들어진 블록체인이 이제는 비트코인 자체보다 더 커지면서, 수많은 분야에 적용될 가능성을 보이며, 이는 투자와 크라우드펀딩 분야도 해당한다.

ICO는 블록체인 기반의 프로젝트를 위한 투자금을 모집하는 방법인데, 일반 벤처투자같이 회사 지분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이 프로젝트가 발행하는 암호화화폐(토큰)를 얼리어답터와 초기 지지자들한테 판매한다. ICO를 통한 투자금은 주로 비트코인으로 받는데,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한 개발비용으로 사용되며, 투자자들은 이 프로젝트의 ‘주주’가 된다. ICO라는 말이 좀 낯설지만, 실은 우리가 잘 아는 이더리움은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ICO이다. 이더리움이라는 블록체인 기반의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해서, 이 프로젝트가 발행하는 암호화화폐인 이더를 판매하면서 약 2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현재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5조 원이 넘는다.

실은 ICO는 IPO, 또는 크라우드펀딩과 유사하다. 특정 프로젝트의 일부를 판매하면서 투자를 유치하고, 현재의 리스크에 투자하는 대신, 투자자들에게 미래의 성공을(또는 실패)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IPO와 비슷하다. 하지만, 전문 투자자가 아닌, 열정과 관심을 두는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얼리어답터들의 지지를 받는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크라우드펀딩과 비슷하다(다만, 킥스타터나 텀블벅과 같은 중개인은 없다). 또한, ICO는 그 어떤 금융기관에 등록되거나 규제받지 않고,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는 없기 때문에, 아마도 많은 사람이 ICO는 실제 IPO와 크라우드펀딩의 중간 정도라고 보는 거 같다.

나는 주로 여기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ICO 리스트를 보는데,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를 창업할 계획이 있으면 초기 자금을 모집하는데 ICO만큼 빠르고 편리한 방법은 없는 거 같다. 이더리움만큼 성공하는 건 어렵겠지만, VC 초기투자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금을 더 빠르고, 더 저렴하게 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 대로, 크라우드펀딩의 성격도 어느 정도 있으므로, 투자자보다는 고객들한테 직접 투자받을 수 있고,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와 비슷하게, 과연 우리가 하려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초기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ICO는 스스로 코인을 발행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코인 경제라는 용어로 설명되기도 하는데, 코인 경제가 만드는 네트워크 효과에 대해서는 한 번 깊게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네트워크 효과를 모르는 분은 없겠지만, 조금 쉽게 설명해보면 혼자 사용하는 거보다 여러 명이 사용을 하면, 그 서비스의 효용성이 증가하는 효과이다. 전화, 이메일, 페이스북이 네트워크 효과를 잘 보여주는 전형적인 서비스인데, 새로운 사용자가 네트워크에 추가될 때마다 기존 사용자들은 이 서비스를 훨씬 더 잘 사용할 수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과 같은 네트워크도, 새로운 사용자가 이 네트워크에 가입하게 되면, 기존 사용자들이 네트워크로부터 얻는 효용이 증가한다. 이는, 위에서 말한 페이스북의 네트워크 효과랑 같다. 하지만, 페이스북과 크게 다른 점은,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사용자들은 단순한 사용자가 아니라, 이 네트워크의 지분을(=비트코인) 보유하는 오너이기 때문에, 네트워크 오너십에 대한 가치도 증가하게 된다. 즉, 비트코인이라는 네트워크가 더 커지고, 많이 사용될수록, 비트코인의 가치(=가격)도 올라간다. 단순 네트워크 효과보다 더 강한, 코인 경제의 주축을 이루는 이런 네트워크 오너십 효과 때문에 ICO의 미래는 상당히 재미있어질 거 같다.

<이미지 출처 = CoinTelegr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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