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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대화

open_minded_comic-a궁금한 걸 물어보고, 그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기업 총수들과의 청문회를 보고 많은 걸 느꼈다. 여당, 야당을 막론한 수준 이하의 질문과 발언, 그리고 무조건 모르고 미안하다고 하는 기업인들을 보고 역시 결국 손해 보는 건 국민이라는 생각을 많은 분이 하셨을 거 같다.

특히 나를 좀 거슬리게 했던 건 기본적으로 상대방과의 대화의 준비가 되지도 않고, 그럴 자질이 없던 몇몇 국회의원, 그리고 생산적인 대화를 할 마음이 아예 없던 기업인들이었다. 도대체 이럴 거면 바쁜 사람들 불러서 왜 청문회를 했겠느냐는 질문을, 그리고 결국 하나의 거대한 쇼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이런 일이 청문회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한국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사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서로의 처지가 다를 수 있다는 태도에 근거해서 열린 대화를 하는 걸 나는 많이 못 본 거 같다. 솔직히 내가 일하고 있고, 그나마 다른 분야보다는 열려있다는 이 스타트업 세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많이 했다. 창업가들과 미팅을 하다 보면, 어떤 투자자들은 이미 자기만의 생각이 너무 굳건해서,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해도 자기 생각만 주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마도 이런 경험을 해본 창업가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투자자가 질문을 해서, 대답을 하려고 하면, 중간에 말을 끊어버리고 본인 하고 싶은 말만 하거나, 아니면 내가 말한 걸 임의로 해석하면서, “아, 그래서 이렇단 말이죠?”라는 식으로 넘어가는 투자자들과 미팅을 해봤을 것이다. 이런 사람과 대화라는 걸 할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본인은 맞고, 상대방은 틀렸다는 틀 안에서 모든 생각과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랑 어떻게 열린 대화를 할 수 있는가? 실은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이랬던 적이 몇 번 있는데, 앞으로는 조심해야겠다는 다짐을 여러 번 할 수 있었다.
참고로, 꼭 투자자가 아니라, 나는 이런 식으로 대화하는 창업가도 만나본 적이 있는데, 내가 엄청 화를 내고 미팅을 끝냈던 기억이 난다. 투자자인 나는 이렇게 했지만, 돈이 필요해서 여기저기 피칭하러 다니는 창업가들은 이렇게 화를 내지는 못한다. 그냥 꾹 참을 뿐이다.

이런 열린 대화를 하는 게 한국이 더 힘든 이유는 능력보다는 나이나 사회적 지위로 결정되는 불평등한 발언권 구조, 그리고 쌍방향이 아닌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 시스템 등이 있는 거 같다. 단기간 내에 바뀔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들이고, 한국 사회가 과연 미국과 같은 수평적 사고 시스템을 얼마만큼 도입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조금씩 바뀌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미지 출처 = http://www.occasionalplanet.org/2013/04/23/are-democrats-more-open-minded-than-republicans/>

학생 창업에 대해서

famous-student-entrepreneurs우리가 지금까지 투자한 약 70개 스타트업 중 (대)학생들이 창업한 회사는 6개이다. 모두 분야도 다르고, 재학생도 있고, 휴학생도 있다. 어떤 창업가한테는 첫 번째 창업이지만, 짧은 기간 동안 창업 비슷한 걸 몇 번 해본 경험자들도 있다. 그러므로 학생 창업가를 일반화하는 건 적절치 않지만, 이 중 몇 회사와는 내가 꽤 가까이 일을 하므로 그동안 학생 창업팀에 대해서 느낀 점을 나열해보려고 한다. 실은 이 내용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본엔젤스 박은우 님의 “대학생 창업자들의 흔한 오해” 라는 재미있고 통찰력 있는 포스팅을 보고 나도 생각난 김에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이야기해본다.

일단, 학생 창업가를 보면 모든 걸 떠나서 나는 너무 부럽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20대 초반에는 상상도 못 하던 사업이라는걸 이 젊은 친구들은 거침없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 성공과 실패와는 상관없이. 학생창업의 장점과 이를 가능케 하는 몇 가지 공통적인 요소가 있는데 일단 물리적으로 젊다는 건 온몸으로 창업에 뛰어들 수 있는 에너지가 충분하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나서 도전하거나, 또는 창업이 아닌 다른 길을 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 세대에 비하면 요새 학생들은 걱정이 많다. 대학 입학하자마자 취업 걱정을 해야 하고, 계속 복잡해지는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인생 계획을 학창시절에 세워야 하는데, 이건 우리가 학생일 때는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이다. 그래도 가정이 있는 직장인들에 비하면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돈에 대한 걱정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창업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요즘 대학생들 공부 많이 해야 하지만, 그래도 내가 학생 창업가들과 일을 해본 경험에 의하면, 학창시절만큼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기는 인생에서 없는 거 같다. 시간이 많으므로 일을 더 오래, 그리고 열심히 할 수 있고, 젊으므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체력적으로 더 오래 버틸 수 있다. 물론, 아직은 인생에 대한 걱정이 없으므로 이 모든 게 가능하다.

또 다른 장점은 대학교만큼 전 세계 또는 전국의 인재들이 한 공간에 4년이라는 시간 동안 강제적으로 집합되어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4년을 지내다 보면, 스타트업을 돌아가게 하는 가장 중요한 자양분인 사람을 – 그것도 다양한 스킬을 가진 – 만나고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실은, 학교에 다니면 이런 좋은 기회가 매일 생기기 때문에 아무래도 학교가 아닌 사회보다는 팀을 만들어서 창업하는 게 상당히 수월하다.

그런데도 대학생 창업이 우리 주변에 아직도 흔하지 않다. 그리고 창업한 학생팀 중 잘 성장해서 성공하는 팀들도 별로 찾아볼 수 없다. 왜 그럴까? 이것도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학생팀의 성장을 방해하는 단점도 매우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단 내가 생각하는 학생 창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한국의 부모님이다. 실은 부모님이 문제라기보다는 성인이 되어도 스스로 생각하거나 독립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학생들이 더 문제지만, 하여튼 한국의 학부모들은 좀 심할 정도로 자식들의 인생에 관여를 많이 한다. 믿기지 않겠지만, 창업 관련 과목을 가르치는 대학교 교수님한테 학부모가 연락해서 불평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취업해야 하는 자식한테 왜 자꾸 창업하라고 교수가 부추기냐는 내용의 항의 전화인데, 이게 한국 부모들의 현실인 거 같다. 심지어는 우리가 투자한 회사의 대표는 팀원의 부모님을 찾아가서 설득하고 허락을 받은 경우도 있다.

위에서, 학생들은 젊고, 시간적 여유가 많아서 창업을 결정하는 게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했는데, 실은 이건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젊고 시간이 많아서 학생들한테는 여러 가지 옵션이 있다. 소위 말하는 Plan B, C, D, E이다. 창업해서 열심히 하지만, 만약에 실패하더라도 다른 회사에 취직할 수도 있고, 아니면 대학원에 가서 공부를 더 할 수도 있는 옵션이 있으므로 내가 봤던 꽤 많은 학생팀이 진지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모든 것을 걸고 스타트업에 올인하지 않았던 경우도 많이 봤다. 이들한테는 ‘창업’이 단지 이력서에 추가할 수 있는 한 줄짜리 경험이 된다. 그래서인지 학생팀을 만나면 내가 요새 가장 먼저 물어보는 질문은 “이 사업 정말 제대로 할 마음 있나요?” 이다.

많은 대학교가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면서 교내 벤처기업에 사무공간과 혜택을 제공한다. 가난한 학생 스타트업한테는 좋은 제안이고 그 취지는 고귀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학교를 사무실로 사용하면 장점보다는 단점들이 더 많은 거 같다. 일만 죽어라 해도 잘 안 되는 게 벤처인데, 학교 안에 있으면 일을 방해하는 잡음이 많다. 학교라는 상아탑 안에 있다 보니, 눈에 레이저를 키고 일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힘들 수도 있고, 학생 친구들이 들락날락하면서 분위기를 망치는 것도 몇 번 봤다. 실은 학교 안에 있으면 아르바이트생이나 인턴들을 채용하는 게 상대적으로 수월한데 – 어떤 학교들은 교내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하면 학점을 주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 이럴 경우 소위 말하는 ‘뜨내기’들이 너무 많아지고, 사무실이 휴학생이나 복학생들이 잠시 들렀다 가는 휴식공간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리고, 학교에서 무료 또는 매우 저렴하게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필요한 여러 가지 홍보활동과 행사에 참석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또한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군 복무를 아직 하지 않은 남자 학생들에게는 군대가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잘 결심해서 창업했고, 열심히 일하다 보니까 재미도 있고 사업도 성장을 해서, 제대로 해보려고 휴학을 하면 덜컥 영장이 나오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옵션이 별로 없다. 우리가 투자한 몇 학생팀도 군 복무 문제 때문에 병역특례 지정업체 신청부터 대학원 진학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데 이런 행위는 어쩔 수 없이 사업의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어쨌든 나는 우리가 투자한 학생팀들을 좋아하고 응원한다. 내 나이의 절반인 이 젊은 친구들이 자신만의 목소리가 있다는 건 매우 멋지고 즐거운 일이다.

<이미지 출처 = http://getentrepreneurial.com/archives/famous-student-entrepreneurs/>

새로운 제2외국어

programming-languages얼마 전에 초등학교 아이의 아빠인 내 친구한테 연락이 왔다. 아이한테 본격적인 제2외국어 교육을 하려고 하는데 메인으로 배워야 하는 게 영어인가 중국어인가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나는 중국은 잘 모르지만, 미국은 좀 안다. 그리고 내가 아는 지식이나 한정된 경험에 의하면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으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무조건 영어를 메인으로 하라고 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 지금부터 코딩을 가르치라고 했다.

전 세계 12억 명이 중국어를 사용하고, 비슷한 인구수가 영어를 사용한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는 ‘코딩’이라고 생각한다. 프로그래밍이나 코딩이라고 하면 아직도 너무 많은 사람이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이나 학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코딩을 단순하게 보면 사람과 기계를 연결해 주는 일종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세상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지만, 앞으로는 기계들이 더욱더 많은 분야에서 인간을 대체할 것이다. 과거에는 고도의 판단력이 필요하지 않고 반복적인 일들을 수행하면서 로봇과 같은 기계들이 사람을 대체했지만, 앞으로는 고도의 사고력과 결정력이 필요한 업무 또한 기계들이 대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인공지능, 로보틱스, 자율주행 자동차 등…. 이 모든 기술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으며, 페이스북,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세계 최고의 기술 회사들이 수조 원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기계들이 우리 삶의 일부가 될수록 우리는 이 기계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데, 기계와 소통할 수 있는 언어가 코딩이다.

미국 못지않게 한국도 이러한 추세를 잘 파악하고 있는 거 같다. 최근에 검토한 많은 회사가 이 분야에 있는데, 언어교육과 마찬가지로 코딩도 어릴 때 시작하는 게 좋으므로 어린이들을 위한 코딩 교육 게임이나 학원 비즈니스를 생각하고 있는 창업가들이 많은 거 같다. 내 또래 분 중 80년 후반 – 90년 후반에 유명했던 비트 컴퓨터 학원과 같은 물리적인 코딩 학원에 다니면서 실력을 키운 분들도 있을 것이다. 당시에는 ‘코딩’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고, ‘프로그래밍’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나도 C++를 배우러 컴퓨터 학원에 몇 달 다녔던 기억이 나는데, 자리마다 컴퓨터가 한 대씩 있었고 교실 앞에서 선생님이 수업하고 과제를 시켰던 전형적인 강의실 포맷으로 강의가 진행되었다. 5.25″ 나 3.5″ 플로피 디스크에 과제를 담아서 제출했었던 기억도 난다.

이후 물리적인 학원은 없어지고 Codecademy나 Lynda와 같은 인터넷 강의의 시대가 왔다. 더는 칙칙한 학원에 직접 가지 않아도 집이나 사무실 또는 내가 편한 그 어느 곳에서 내 페이스대로 코딩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런 인터넷 동영상 강의는 아직도 인기가 많다. 하지만, 인터넷 강의를 통해 100% 자율적으로 학습하다 보니까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진도와 실력의 향상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발견되었다. 그래서 새로 등장한 포맷이 물리적 학원의 강제성과 인터넷 동영상 강의의 자율성을 잘 혼합한 하이브리드 코딩 학원이다. 한국도 이미 이런 비즈니스들이 창업되어서 잘 운영되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몇 군데 있다.

애가 있는 친구들한테 나는 항상 제2외국어로써 코딩 교육을 권장한다. 국어·영어도 중요하고, 그 이후의 토익이나 토플 시험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가장 많은 세계인이 사용할 언어는 코딩이 될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내 주변에 엄마와 아빠가 모두 개발자인 많은 가족조차 애들한테는 코딩을 절대로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직도 한국에서 개발자의 삶은 배고프고 대우를 못 받는다고 하면서, 아이들한테는 변호사나 의사의 길을 권장하고 있다. 이분들이 코딩을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이 아닌, 사람과 기계가 소통할 수 있는 언어로 본다면 조금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미지 출처 = http://www.serendipity35.net/index.php?/archives/3278-Coding-as-a-second-Language.html>

[生生MBA리포트]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줄 수 있는 MBA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씨는 와튼스쿨(Wharton School) 졸업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고, 할 수도 없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할 당시에는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직장과 직종이 만족스럽지 않을 때, 천직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애초의 기대와는 너무나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막상 사회에 나와 보니, 대학 다닐 때 조금만 더 발품을 팔고 멀리 봤더라면 찾을 수도 있었던 더 좋은 커리어 기회가 뒤늦게 눈에 보이기도 합니다. 아니면 괜찮았던 업종이, 경제의 소용돌이 가운데에서 부정적인 암운이 드리우면서 전망이 급격히 나빠지는 일도 있고, 맞벌이하고 자녀를 키우면서도 별 희망이 없는 삶에 한탄하기도 합니다. 물론 the grass is always greener on the other side of the fence(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라는 의미)라는 말도 있지만, 냉정하게 현재와 미래를 고려해 봤을 때 더 늦기 전에 다른 길을 찾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들 때는 어떻게 할까요? 일부 사람들은 로스쿨이나 의전원에 가기도 하지만, 이미 그렇게까지 극단적인 변화나 긴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거나, 법이나 의료분야와는 적성에 맞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럴때, MBA는 분명 커리어를 바꾸면서 한번 더 점프할 수 있는 second chance가 되기도 합니다.

제가 MBA 를 하면서, 혹은 MBA Admission Consultant로 일하면서 만났던 많은 분들은 이러한 커리어 점프에 성공하신 경우들 입니다. 재계 26위 기업 재무팀에 다니다가 MBA 이후 국내 사모펀드에서 일하시는 분도 계시고, 모 대기업 상사에 근무하다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모펀드 중 하나에서 일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회계사로 일하다가 MBA를 거쳐 지금은 맨하탄의 글로벌 금융회사에서 MBA 이전의 몇 배의 연봉을 받고 승승장구하시는 분들도 여럿 있습니다. 국내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시다가 지금은 빅3 컨설팅사의 서울 오피스에서 컨설턴트로 일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물론 해외취업, 혹은 커리어 전환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왠지 ‘이미 닫혀버린 것 같은’ 커리어 점프의 기회를 MBA가 다시 한번 제공해 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MBA가 모든 업종에, 모든 사람에게 제2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합리적인 지원자라면, MBA를 거치면 어떠한 기회를 잡기가 쉬워지는 것인지, 그것이 ‘나’에게도 해당되는 지에 대해서 심사숙고해 봐야 합니다. 우선, MBA에서 커리어 전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출발점에서 너무 멀리 오지 않았어야 합니다. 즉, 가능하면 젊은 지원자가 유리합니다. 물론 유관산업 및 유사한 function으로 전환하는 것은, 보다 긴 경력으로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아예 다른 업종이나 function으로 전환하는 경우의 커리어 체인지는 다릅니다. 하나의 산업/직종에 들어가서 일한 지 3년, 혹은 길어도 5년 이내인 편이 좋다는 의미입니다. 회사들은 커리어 체인저를 평가할 때, 해당 지원자가 좋은 MBA 과정에 합격했다는 것 자체를 일종의 screening 절차로 보지만, 사실 MBA 이전에 쌓은 네트워크나 업무상 스킬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컨설팅으로 전환하는 많은 이들은 비영리법인부터 광고회사까지 다양한 경력을 가진 경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MBA 이전의 회사에서 아주 긴 시간 일을 했다면, 그 시간과 경험을 무시하고 새로 시작하는 것은 지원자 본인에게도 큰 낭비일 뿐더러, 회사 입장에사 보는 learning potential 면에 있어서도 좋지 않습니다. 동일한 학교에서 같은 회사에 지원하는 두 사람이 있을 때, 한 명은 3년의 경력(30세), 다른 한 명은 8년의 경력(35세)이라면,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전자가 더 유리합니다. 게다가 요즘은 좋은 학교들을 중심으로 나이가 적은 지원자를 선호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길이 아니다 싶으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방향을 트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번째로는, 해당 커리어의 문이 넓으면 넓을수록 유리합니다. 즉, 애초에 들어가기가 어려운 곳은 커리어 전환도 하기 어렵습니다. 유관경력이 없는 지원자에게는 더구나 그렇습니다. MBA에 가서 커리어 전환의 가능성이 확실히 높은 곳은 McKinsey, BCG, Bain과 같은 글로벌 컨설팅 사나 은행(투자은행 뿐 아니라 일반은행도 포함)처럼 MBA 를 많이 뽑는 곳 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문득 주변을 돌아보니, 학교다닐 때는 조용하던 동기 몇몇이 높은 연봉을 주는 컨설팅사나 외국계 금융회사에 취직한 것을 보고 뒤늦은 후회를 하신 분들이라면 분명 MBA가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세번째로는, 특히 미국내 취업을 염두에 두신 분들의 경우에는, 단순히 영어 뿐만 아니라 미국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과 친화력이 높을수록 유리합니다. 최근 썸머인턴 인터뷰를 하시던 1학년 재학생 분이 마이크로소프트사 인터뷰에서 특정 콘솔게임에 대해서 이해하는 문화적 인지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했다고 하신 적이 있어서 깊이 공감한 적이 있습니다. 본인에게 편하지 않은 것, 익숙하지 않은 것을 배우고자 하는 자세, 먼저 손을 내밀고 자기를 낮추어 다가가려는 자세가 있는 분일수록 새로운 커리어 체인지의 문은 열리게 됩니다.

불만족스럽거나 정체된 커리어, 불안한 미래의 대안으로 MBA를 고려하고 계시다면 정말로 하시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해 보세요. MBA를 통한 커리어 전환의 가능성이 얼마나 될 지를 냉정하게 판단해 보시길 권합니다. 직접 상담을 원하신다면 mbaparkssam@gmail.com 으로 이메일을 주시길 바랍니다.

*블로그 주인장 의견 – 저는 영어 구사나 에세이 작성에 있어 큰 어려움이 없어서 MBA 지원할 때 학원 또는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직접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지원하는 많은 분들은 도움이 필요하고, MBA 어드미션의 경쟁률이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능력있는 컨설턴트와 함께 지원 작업을 하면 합격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저도 많은 MBA 컨설턴트들을 알고 있지만, 박은정 선생님 만큼 학생들의 합격에 대해서 고민하고 집착하는 분은 별로 보지 못 했습니다. 혼자 준비하면 모르겠지만, 컨설턴트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한 번 연락해보세요.

교육, 질문, 그리고 창업

전에 내가 쓴 글에서 나는 한국 창업가들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는 바로 영어가 우리의 모국어가 아니라고 했고, 일을 하면 할수록 이걸 실감하고 있다. 그런데 또 한가지의 약점을 집으라고 하면 바로 한국의 ‘교육’ 이라고 하고 싶다. (이 또한 전에 말한 적이 있는데) 한국은 문제점들이 많이 존재하는 나라이다. 이런 문제들은 창업가들한테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이런 각도에서 보면 한국은 창업하기에는 매우 좋은 조건 또한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을 조금 더 깊게 들어가서 보면 미국과 표면적으로는 비슷할지라도 그 정도가 한국이 조금 더 심각하고 해결하기가 어렵다는걸 많이 느낀다.

비슷한 문제라도 그 어려움의 정도가 더 심하다면 그 해결방안도 더 정교해야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창업가들은 그냥 미국의 방식을 맹목적으로 카피하거나, 문제점들의 표면만 긁고 있다는 걸 요새 많이 느끼고 있다. 이런 1차원적인 사고가 실행으로 옮겨지면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반쪽자리 제품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런 제품들은 절대로 오래 살아남을 수가 없다. 고객이 아무리 멍청해도 몇 번 사용해보면 크게 도움이 되지 못 한다는걸 금방 알아채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국의 모든 스타트업이 이런 후진 제품을 만드는건 아니다. 아주 뛰어난 회사들과 창업가들도 많고, 이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환경이 조성되려면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아무리 복잡해도 그 문제를 여러개의 작고 덜 복잡한 문제들로 쪼개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면 가장 중요한게 질문을 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공교롭게도 ‘질문’ 분야에 있어서는 한국은 전세계 꼴등이다. 그 누구도 “왜?” , “어떻게?” 와 같은 기본적인 질문도 하지 않고, 하면 괜히 사람 귀찮게 한다고 뭐라고 하는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왜 우리는 질문을 하지 않을까?

학자들이 더 잘 알겠지만 한국의 교육, 학교 그리고 선생들의 문제가 크다고 본다.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우리의 교육은 사회의 모든 현상을 각자의 시각에서 독창적으로 해석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고, 누군가 만들어 놓은 해석을 암기하고 이와 다른 해석은 틀렸다고 생각하게 주입한다. 15년 이상 이런 방식으로 교육을 받다보면 당연히 질문을 할 수도 없고, 해도 안되는 그런 사고방식을 키우게 된다. 그러다보니 문제가 보이면 뭐가 틀렸는지 스스로 질문하면서 정확한 해결책을 찾기 보다는 기존에 내가 배우고 알던 범위 내에서 계속 그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고 그렇게 해서 찾은 해결책은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답을 제공할 수가 없다.

며칠 전에 우연히 EBS 수능 강의를 잠깐 봤다. 물리학이었고 오목/볼록 렌즈에 대한 강의였는데 정말로 까무라치게 놀랐던 건 내가 고등학교 3학년 때 – 그러니까 23년 전 – 배웠던 수업 내용과 동일하는 점이었다. 뭐, 물리학이라는게 변하는 건 아니지만 23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자연의 현상을 주입식으로만 가르치는 걸 보니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선생의 말도 거의 똑같았다. “자, 다른 건 다 필요없고 렌즈에 대해서는 이 그림만 외우면 끝!” 선생이 이렇게 마무리를 하는데…그림 하나만 외우면 끝이라는데…누가 질문을 할 것인가.

알파고 때문에 한국이 난리인데, 알파고를 만든 데미스 하사비스같은 인물이 한국에서 나오려면 어릴적부터 질문을 많이 하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교육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다행히 내가 일하는 스타트업 분야의 창업가들은 그나마 질문들을 좀 하는 편인데 앞으로 더욱 더 많은 질문들을 하면서 문제의 본질을 더 잘 파악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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