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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

6월 30일 프라이머 11기 데모데이에서 메가스터디의 창업자 손주은 회장님이 키노트 연설을 하셨다. 실은 당연히 파워포인트나 PDF 자료 기반으로 발표하실 줄 알았는데, 본인은 자료 같은 거 사용하지 않고 그냥 화이트보드에 직접 쓰신다고 해서, 내부적으로는 좀 당황하긴 했다. 그리고 행사당일, 800명 이상이 모인 큰 장소의 무대 위에 아주 작은 보드에 마커로 이것저것 쓰시면서 시작할 때만 해도 난 솔직히 좀 불안했다. 또한, 손 회장님이 과거 어떤 행사에서 30분이 배당됐는데, 한 시간 이상 이야기하셨다는 소문이 청중에서 나오자 더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내 걱정과는 반대로, 손주은 회장님의 연설은 프라이머 데모데이에서 들었던 그 어떤 키노트보다 더 값지고 찰졌다. 그리고, 사람의 냄새가 폴폴 날 정도로 매우 인간적이었다. 시간은 조금 오버하셨지만, 내용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청중이 경청해서 들었다. 실은 나는 이 분을 개인적으로 잘 모르지만, 맨손으로 상장 회사를 만드신 패기와 그 비즈니스를 계속 잘 운영하시는 스킬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 본받고 싶었던 건 이 분의 소명의식과 사회에 많은 걸 환원하고 싶어하는 책임감이었다. 나도 돈 많이 벌면, 저렇게 잘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인데(이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이냐 하면 ‘착한 사람’이라고 하시면서 키노트를 마쳤다. 이 ‘착한 사람’에 대해서는 나도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면서 의견이 계속 바뀐다. 실은, 착한 사람은 그냥 착하지, 비즈니스는 잘못 한다는 게 일반론인 거 같다. 일을 하다 보면, 힘든 결정을 해야 하고, 사람도 해고해야 하고, 남한테 싫은 소리를 더 많이 해야 하는데, 이런 일들을 잘하려면 나쁜 놈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인 거 같다.

우리도 착한 CEO한테 투자해봤고, 내가 봐도 아주 싸가지 없는 못 된 CEO한테 투자도 해봤다. 아직 판단하려면 시간이 걸릴 텐데,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천성이 착한 사람들이 승리하는 방향으로 대세가 기울어지는 거 같다. 단기적으로는 차갑고, 남들한테 욕 많이 먹는 사장들이 비즈니스를 잘하지만, 장사 수준을 벗어나서, 실제 비즈니스를 만들고, 더 좋은 사람들을 채용하고, 제대로 된 비즈니스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요소인 회사의 ‘문화’를 만드는 건 착한 사람들인 거 같다.

실은, 나는 착한 사람에 대해서 한동안 생각을 안 하다가, 데모데이 이후 다시 한번 깊게 고민하게 됐고, 이제 창업자들 만나면, “스스로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라고 꼭 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生生MBA리포트] MBA와 스타트업 part.2 – MBA 졸업 후 스타트업에 join한다면?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씨는 와튼스쿨(Wharton School) 졸업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고, 할 수도 없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MBA와 스타트업 1부에서는 MBA 졸업생들이 스타트업 업계에서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료를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2부에서는 스스로 창업하는 경우가 아니라 존재하는 스타트업에 합류하는 경우 스타트업들이 MBA 출신들에게 연봉을 얼마나 지급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독립적인 외부기관인 Transparent Career에서 MBA 졸업 직후에 미국의 스타트업에 취업한 15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내용입니다. 그러므로 한국 스타트업 시장에 적용하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스타트업은 대기업에 비해서 아무래도 취업 비자 지원이 어렵다는 점도 사실입니다. 이 두 가지 점을 기억하시고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MBA 출신들의 위상이 어느 정도이고, 어느 정도의 대우를 받고 있는지 참고하시는 정도로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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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 조인하는 MBA 졸업생들은 평균 $104,000, 최저 $35,000부터 최고 $232,000의 패키지(현금성 salary와 기타 주식보상을 포함한 패키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저와 최고가 무려 7배 이상의 차이가 나고 있죠. 그중 Salary(돈으로 주는 금액)는 최저 $32,200부터 최고 $152,438까지 분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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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 조인하는 MBA 졸업생들은 평균 $91,000, 최저 $35,000부터 최고 $232,000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저와 최고가 무려 7배 이상의 차이가 나고 있죠. 우선 회사들이 “pre-seed”벤처부터 Uber나 Airbnb 같은 유니콘까지 다양합니다. 우선 funding 단계에 따라 나눈 구분을 보면, “pre-seed”(seed 투자를 받기 전)의 단계에 있는 회사들은 평균 $84,255(한화 약 9600만 원)의 연봉을 지급했습니다. Series A 투자 단계에 있는 회사들은 $96,600(한화 1억1천만 원)을, Series B는 $99,083(한화 약 1억1300만 원)을 평균 연봉으로 지급했습니다. Series B에는 Yelp, Commonbond, BaubleBar같은 회사가 포함되었습니다. 그리고 Airbnb, CreditKarma, SoFi나 Uber 같은 “late-stage” 스타트업은 $114,759(한화 약 1억 3100만 원)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기에서 환율은 제가 임의로 1,140원/달러를 적용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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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이야기지만, 초기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일수록 stock compensation(스톡옵션 등의 형태로 돈 대신 주식으로 보상하는 것)의 비중이 큰 경향을 보였습니다. 평균적으로 $24,000 정도, 최저 $1,713부터 최고 $87,222까지 분포가 무척 넓었습니다. 물론 late-stage 회사들은 이미 주식 가치가 상당한 경우들이 있어서 이들의 평균적으로 가장 컸습니다. 우선 pre-seed 스타트업들은 평균 $8,750을 지급했고, 이는 Series B의 경우 $3,750으로 줄어들다가, late-stage로 가면 평균 $19,804로 증가했습니다.

전체 compensation 패키지의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Pre-seed – Seed – Series A – Series B – Late Stage로 갈수록 월급(salary)은 분명 늘어나지만, 기타 보너스, 사이닝 보너스(연봉계약서에 사인할 때 주는 보너스로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반납해야 함), stock compensation은 꼭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Late stage 이전까지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가장 적은 게 Seed 단계의 $108,389, 가장 높은 것은 Series B의 $115,508 정도로 약 700만 원 차이밖에 나지 않죠. 그러다가 Late stage 벤처들은 $149,072로 확 뛰어오르는 모습을 보입니다. 연봉도 증가했고 주식보상도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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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은 대기업처럼 1년이나 반년 전에 채용계획을 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표준화된 연봉을 제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말 그대로 케바케로 회사의 그때그때 사정에 따라 인력을 충원하고, 지급 가능한 액수를 제시합니다. 힘든 과정을 거쳐서 회사의 오퍼를 받아도,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연봉협상을 시작해야 할지 깜깜하기가 일쑤입니다. 그래서 Transparent Career의 정보는 그럴 때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되어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참고로 보시길 바랍니다.

스케치웨어

sketchware_meta_en우리 투자사 스케치웨어는 모바일 앱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나같이 코딩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모바일 앱을 만드는 건 쉽지 않지만, Scratch 기반의 스케치웨어를 사용하면, 큰 학습곡선 없이 간단한 모바일 앱을 만들고, 이걸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가 있다.

비 개발자에게도 많은 돈과 시간의 투입 없이,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기 때문에 이런 부류의 제품을 흔히 empowerment tool이라고도 하는데, 최근에 이를 증명해주는 재미있는 사례가 생겼다. 시현수라는 한국 여고생이 스케치웨어를 사용해서 만든 앱이 한 달 만에 10만 번 이상 다운되면서 구글플레이스토어 엔터테인먼트 분야 1위에 올라간 것이다. 한국의 인기 보이그룹 EXO 콘서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EXO-LIGHT 라는 앱인데, 물리적인 EXO 라이트스틱은 가격이 4만 원 이상이라서 학생이 사기에는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이 학생이 방법을 찾다가 직접 안드로이드 앱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콘서트 시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EXO 라이트스틱이 출시되기 때문에, 이걸 앱으로 만들어서 적절히 업데이트만 하면, 현수양같은 고등학생들이 비용부담 없이 EXO를 응원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어서 – 실은, 고등학교에서 기본적인 코딩 수업을 듣긴 들었지만, 학교 수업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걸로 모바일 앱을 직접 만든다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 앱을 만들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플레이스토어에서 여러 가지 앱을 시도해본 후, 가장 직관적으로 앱을 만들 수 있는 스케치웨어를 선택했다. 큰 기대 없이 만든 EXO-LIGHT는 첫날 22,000번 설치되었고, 현재 110,000번 다운로드, 3,500개의 리뷰, 평점 4.9를 받는 인기 앱으로 급부상했다. 지금은 순위가 떨어졌지만, 한때 인도네시아 플레이스토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9위, 그리고 중국에서는 6위까지 올라갔다.

코딩 지식이 없는 여고생이 며칠 만에 인기 앱을 직접 개발한 것도 대단하지만, 이 과정을 계기로 이 학생은 코딩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앞으로 조금 더 복잡하고 다양한 제품을 만들 계획을 하고 있다. 창업에도 관심이 있다고 하니,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시현수 학생의 꿈을 실현하는데 스케치웨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스케치웨어팀에서 현수 학생을 직접 인터뷰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고, 누구나 다 스케치웨어앱을 다운받아서(안드로이드 only) 자기만의 모바일 앱을 만들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스케치웨어 홈페이지>

직업은 직업일 뿐

통계적으로, 한국에서 대기업 공채 준비하는데 드는 평균 비용은 4,300만 원이라고 한다. 이 비용에는 취업을 위한 9가지 스펙이 – 학교, 학점, (각종) 영어점수, 어학연수, 자격증, 공모전 입상, 인턴십, 동아리 활동(자원봉사), 그리고 성형수술 – 포함된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과제 중 하나는 취업문제 해결이고, 여기에 앞으로 한국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TV만 켜면, 학교 졸업하고 취직 못 해서 방황하는 청년들과 위에서 언급한 9개의 스펙을 갈고 닦는 졸업반 학생과 취준생들이 나오고, 바늘구멍보다 더 좁은 취업 지옥에 대한 다큐멘터리들이 날이 갈수록 더 많이 제작되고 있는 거 같다. 이런 프로만 보면 한국에서 젊은이들이 취직하는 건 이제 불가능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된다.

그런데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는, 젊은이들을 필요로 하는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은 사람을 못 뽑아서 쩔쩔매고 있는 현상도 보인다. 직원 4명인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내 친구랑 얼마 전에 식사하다가 들었는데, 사람 좀 뽑으려고 면접 약속까지 잡았는데,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노쇼’하는 면접생들이 너무 많다고 한다. 그렇다고 회사가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평균 연봉에 4대 보험까지 제공하는데, 이렇게 나타나지도 않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고 한다. 왜 그럴까 물어보니, 뭐 개인적인 사정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졸업생이 작은 벤처나 중소기업보다는 남들이 들으면 알만한 대기업을 선호하기 때문에, 만약에 대기업 면접 약속이랑 중첩되면, 무조건 그쪽으로 가거나, 아니면 면접 날짜가 다가올수록, “나는 삼성이나 현대에 취업을 해야 하는데, 무슨 벤처기업은….”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내가 아는 경기도에 위치한 꽤 건실한 중소기업 오너도 비슷한 말을 하는 걸 들었다. 아무리 회사가 건실하고, 대기업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아도, 2년제든 4년제든 대학 졸업생들을 채용하는 게 너무나 어렵다고 한다. 연봉도 나쁘지 않고, 혜택도 나쁘지 않지만, 지방에 위치한 회사고, 남들이 잘 모르는 회사라는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한다. 물론, 대우나 혜택이 대기업만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취업을 해야 하는 사람이 거들떠 보지 않을 정도로 택도 없는 건 절대 아니다.

나 자신보다는 남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가 더 중요한 사회, 그리고 직업에는 귀천이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 문화가 이런 현상의 원인 중 하나인 거 같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아니, 없어야 한다. 내 생각에 직업은 그냥 직업이다. 좋은 직업도 없고, 나쁜 직업도 없다. 그냥 내가 열심히 일해서, 일한 만큼의 보람을 얻고, 이에 대한 보상을 받아가는 곳이 직장이다. 서울 한복판 대기업에서 양복 입고 일하는 게 지방의 중소기업에서 작업복을 입고 일하는 것보다 좋다는 게 한국이 직업을 보는 일반적인 시각인데, 실은 그냥 두 개의 다른 직업일 뿐이다.

얼마 전에 서울에 있는 꽤 괜찮은 대학교에서 학생들 대상으로 강연한 적이 있는데, 아직도 대부분의 대학생이 졸업 후 현대나 삼성 취업을 목표로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선배인 교수한테 물어보니, “이게 참…웃긴 현실인데, 남학생들이 중소기업에 취직하지 않는 큰 이유 중 하나가, 나중에 결혼할 때 불리하거든…미래 장인, 장모가 듣도 보도 못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일하는 사람한테는 딸 시집 안 보내더라고…. 이게 한국의 현실이다…. 아직은”

연봉이 높은 직업이 있고, 낮은 직업도 있다. 사무실에서 내근하는 직업이 있고, 계속 밖에서 외근하는 직업도 있다. 출퇴근이 자유로운 직업이 있고, 그렇지 못한 직업도 있고, 야근을 밥 먹듯이 하는 직업도 있다. 하지만, 모두 다 그냥 직업일 뿐이다. 좋은 직업과 나쁜 직업을 구분하는 시각이나 편견은 서서히 없어졌으면 좋겠다.

[生生MBA리포트] MBA와 스타트업 part.1 – 스타트업을 하려고 MBA 를 간다?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씨는 와튼스쿨(Wharton School) 졸업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고, 할 수도 없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마음에 스타트업을 향한 열망을 품고 계신 분 중에 MBA를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 주제에 대해서는 찬반이 크게 갈립니다. 사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그것도 세상에 없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전략을 세워 상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투자를 받는다는 일련의 과정에는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있기 마련이라 도저히 교실에 앉아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MBA 과정을 이수하는데 적게 잡아도 20만 불 가까이 드는데 차라리 이를 창업비용으로 활용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반면에 MBA를 통해서 경영에 필수적인 지식을 쌓으면서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와 마음이 맞는 파트너들을 찾고 그들과 함께 스타트업의 구상에 집중할 수 있다, 요즘은 학교들이 스타트업에 굉장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만큼 그러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MBA 네트워크를 통해서 스타트업 생태계의 VC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들을 포함한 다양한 주체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찬성의견도 있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비자의 문제가 존재하는 이상, 영주권자나 시민권자가 아닌 한국인이 학교를 졸업한 후에 미국에서 스타트업에 취업하거나 계속 운영하기는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그런 지엽(이라고는 하나 가끔은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적인 문제를 차치하고, 오늘은 MBA들이 정말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08년 경제위기로 MBA의 가장 큰 feeder(비즈니스 스쿨로 진학하는 이들이 기존에 일했던 곳)이자 employer(MBA들이 졸업 후 일하는 곳)였던 finance가 시들해진 이후로, 그 빈자리를 무섭게 꿰찬 것은 tech industry와 스타트업 붐이었습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tech가 강한 학교들 – Stanford, Haas, MIT – 등은 이 때문에 인기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많은 학생이 ‘미래에 스타트업을 하겠다’라는 커리어 골을 에세이에 적고 MBA에 진학했습니다. 학교들은 앞다투어 Entrepreneurship Center를 만들고 학생들을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MBA 학생 혹은 졸업생들은 창업할까요? 처음에는 창업할 생각으로 갔다고 해도, 졸업 후 남들처럼 큰 회사에 취직하면 받을 수 있는 평균 15만 불(한화로 거의 1.8억 원에 육박하는 액수)이라는 연봉을 보면 흔들리지 않을까요? 혹은 창업을 한다고 한들, MBA 샌님들은 필드에서 구르고 넘어지면서 온몸으로 배운 경쟁자들보다 아무래도 실전 전투력이 약해서 금방 포기하지는 않을까요?

‘MBA가 정말 창업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궁금증과 ‘MBA에서만 얻을 수 있는, 창업에서 성공하는 데 필수적인 어떠한 요소가 있는가?’라는 질문은 조금은 다를 것 같습니다. 창업자와 스타트업은 다르고, 제반 상황과 여건도 다르기에, 아무리 성공적인 창업자라도 그의 성공에 결정적인 요소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각기 다른 대답을 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MBA가 도움이 되었는가, 혹은 시간 낭비 돈 낭비일 뿐인가를 확인하기 위해서 실제 MBA 재학생/졸업생들이 창업들을 하는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검토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비 MBA들과 비교를 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 같고요. 어쨌든 우리처럼 궁금한 사람들이 많기에, MBA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다루는 Poets & Quants에서는 2013년부터 Top 100 MBA Startups of the Year라는 랭킹을 발표합니다. 지난 5년간(2012.1.1 이후) MBA 재학생이나 졸업생이(역시 직전 5년 내) 이 founder로 설립한 스타트업 중에 가장 VC-backed capital을 많이 끌어온 100개의 회사를 모아서 발표하는 거죠. 올해도 해당 자료가 발표되었습니다. 여기에는 1위부터 25위까지의 표를 붙여두었습니다.(전체 100개 회사를 다룬 표는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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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특징을 이야기하자면, 첫째, 탑스쿨 출신들이 대부분입니다. 작년만 해도 전체 100개 업체 중 42개가 HBS 동문이 만든 학교였고, 스탠포드, 와튼 이 세 학교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습니다. 올해는 HBS 출신들은 100개 중 24개에 이름을 올렸고, 이 24개 업체가 총 $618 million을 끌어모았습니다. 반면 스탠포드는 올해 24개로 HBS와 동률을 보였고, 투자금액에서는 $958 million을 조달했습니다. HBS/Stanford가 줄어든 만큼 다른 학교들의 약진도 두드러졌습니다. 작년까지는 이 두 학교가 모두 71개를 차지해서 거의 리스트를 점령했다고 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단 42개에 그치는 대신, 와튼이 작년의 5개에서 12개로, 컬럼비아는 7개에서 11개로, 그리고 켈로그는 4개에서 8개로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1위를 차지한 회사는 Deliveroo라는 이름의 회사이며, 2012년에 Wharton을 졸업한 William Shu가 친구와 함께 창업한 스타트업입니다. 2013년 이후 현재까지 이 회사는 $474 million을 조달했고, 작년 4월에는 $190 million 의 Series E funding을 발표했습니다. 2위는 Linio(NYU, MIT, HBS 친구들이 함께 만든 회사)가 $230 million을 발표하며 전년도의 7위에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3위 역시 음식배달 회사인 DoorDash(스탠포드, $186 million)가 차지했습니다. 4 위는 NuBank(Stanford, $178million), 5위는 또 다른 음식배달 업체인 Grofers(Columbia)가 차지했습니다. 올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100개 회사 중에서 70개 업체가 2016년 한 해에만 조달한 금액은 $1.3 billion으로 100개 전체 회사가 5년간 총 조달한 금액인 $2.9 billion의 거의 절반에 육박합니다.

외부조사기관인 Pitchbook이 2006년부터 2016년 여름까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이제까지 6,600명 이상의 MBA들이 6,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시작했고, 거의 $100 billion에 이르는 VC 펀딩을 일구어냈습니다. 이 6,000명은 탑 25개 학교만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가장 많은 창업자를 배출한 것은 하버드로, 961명의 창업자가 $22.4 billion을 끌어왔고, 스탠포드는 720명이 600개가 넘는 회사를 만들어 $14.4 billion을, 그리고 와튼에서는 577명의 창업자가 506개의 회사를 만들어 $10.6 billion을 조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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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여전히 West Coast의 지리적 이점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00개 중 35개 회사가 서부에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서부 중에서도 31개 회사는 Bay Area에 있습니다. 여기에는 2016년에 상당한 펀딩을 조달하여 여러 계단 뛰어오른 Augmedix(스탠포드), Branch(스탠포드), Capital Float(스탠포드) 등이 있습니다.

세 번째, minimum cutoff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작년에 100위를 차지한 기업의 조달액수가 $2.65 million이었던 반면, 올해 100위를 차지한 Totspot(스트롱 벤쳐스의 투자사 중 하나이며, Poshmark에 인수되었죠)은 $4.3 million을 기록했습니다. 인정을 받은 스타트업들은 과거보다 좀 더 많은 액수를 조달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네 번째, 졸업 후 바로 창업으로 들어가는 학생들은 완만한 감소추세라고 합니다. 2016년 하버드 졸업생 중 7%는 바로 창업의 길로 들어섰는데, 이는 전년도의 9%로부터 조금 감소한 수치이고 2012년 이래 가장 낮은 숫자입니다. 스탠포드도 마찬가지로 올해는 15%가 창업을 한다고 보고했는데, 2013년의 18%부터 완만하게 조금씩 내려오고 있는 추세입니다. 와튼의 경우에는 작년의 4%와 비교할 때 올해는 6%로 증가하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2012, 2013, 2014의 숫자보다는 약간 감소한 정도라고 하는군요. 이 ‘감소’ 부분에 대해서는 학교 담당자들의 말은 엇갈리는 데가 있습니다. 우선 와튼의 Clare Lainweber(Penn Wharton Entrepreneurship의 managing director)는 MBA 학생들이 startup에 대해 갖는 관심은 계속 뜨거워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Stanford의 Entrepreneurship Center의 director인 Deb Whitman은 관심은 증가할지 모르나, 벤처캐피털의 자금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대신, 비즈니스 스쿨에서 2년간 실패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고 창업에 몰두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며, 특히 실리콘 밸리에서는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누구든 만날 수 있으므로 여전히 매력이 크다고 설명합니다. 컬럼비아의 Vince Ponzo(Eugene Lang Entrepreneurship Center의 Director)는 이런 견해에 반대합니다. “There’s still plenty of money to invest(투자할 돈은 여전히 아주 많습니다). 펀드들은 계속 펀딩을 받고 있고, 나눠줄 자금은 충분해요.” 반면 그의 주장은 VC들이 한층 더 깐깐해진 눈으로 스타트업들을 평가한다는 겁니다. 이미 몇 개 크게 성공적인 모델이 나온 이상, 그 정도 pitch로는 VC들의 마음에 흡족하기 어렵다는 거죠.

MBA가 창업하기에 최적의 환경인 것처럼 보이지만, 창업이란 엄청난 집중과 헌신을 해야 하는 일임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이 블로그의 주인장분도 학교를 떠나 집중하신 거고, 이 기사에 소개된 스탠포드의 Branch 팀 역시 이 목표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Branch 는 앱 개발자들에게 deep technology linkage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Alex Austin, Mada Seghete, Mike Mokinet and Dmitris Gaskin이 설립하였습니다. 앞의 세 명은 2014년에 스탠포드에서 MBA를 받았고, Dmitris Gaskin은 이 팀에 조인하기 위해서 스탠포드 학부를 중퇴하였습니다. 앞의 세명은 스탠포드의 유명한 Launchpad 수업 중에 처음으로 만나서 의기투합한 케이스입니다. 이들은 월 $10,000씩 받을 수 있는 여름 인턴십을 포기했고, Molinet은 실리콘 밸리의 월세를 감당할 수 없어서 그때그때 문을 열어준 친구 집의 소파에서 살았습니다. 지금은 Seghete의 차고에서 살며, 다운타운 팔로 알토에 있는 Branch의 사무실을 위한 가구를 직접 만들기도 합니다(사무실에서 살면 될 텐데 그렇게는 안 하네요). 컨설팅과 같은 취업의 기회를 포기해야 했고, MBA 친구들이 즐기는 파티나 이벤트들도 포기하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그러한 헌신과 노력에는 성과가 있어서, 총투자금액 $53 million으로 올해 리스트의 1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가 당부하는 말이 있습니다. “정말 정말 창업을 하고 싶다면, 여기에 100%를 바치세요. 파티 같은 이벤트나 재미있는 활동들이나 남들이 받는 인턴십이나 돈을 많이 주는 취업의 기회 따위에 정신이 팔리면 안 됩니다. 그리고 당신이 정말 열정을 갖고 있어서 당신의 비즈니스를 세워가는 데 온전히 집중하고 있다면, 이러한 잡다한 것들은 전혀 신경 쓰이지 않을 겁니다.”

(제가 참조한 기사 원문은 여기에 있습니다. 2부에는 MBA를 졸업하고 스타트업에 조인하는 경우 연봉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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