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ral

에센스(본질)

내 나이 또래 중 ‘배가본드’라는 일본 만화를 아시는 분이 많을 거다. 슬램덩크로 유명한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또 다른 명작인데, 1582년~1645년 실존했던 일본의 전설적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의 일대기가 펼쳐지는 만화이다. 무사시는 29세가 되기 전 60번의 목숨을 건 싸움에서 승리한 이후, 방랑 생활을 하다가 말년에 ‘오륜서’라는 병법서를 썼다. 1643년도에 쓴 책이지만, 전 세계 사업가들이 즐겨 읽는 책이라고 알고 있는데, 목숨을 걸고 싸우는 사무라이와 목숨을 걸고 경쟁하는 비즈니스맨 사이에는 시대를 초월하는 공통점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인 거 같다.

나도 이 오륜서 관련 다른 책을 몇 권 읽어봤는데, 무사시가 강조하는 건 본질이다. 기교나 잔꾀를 부리면 한 두 번은 싸움에서 이길 수 있지만, 결국엔 남의 검에 베이기 때문에, 무사는 항상 본질을 추구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가 되는 책이다. “검술의 진정한 도는 적과 싸워 이기는 것이요, 이것을 빼면 아무것도 있을 수 없다”라는 무사시의 명언은 실은 370년이 지난 오늘의 비즈니스 세계와 우리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명쾌한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투자도 나는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나한테 많은 분이 물어보는 게 요새 실리콘밸리의 투자 트렌드 또는 한국과 실리콘밸리 투자의 차이점인데,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고민을 많이 한다. 왜냐하면, 이분들이 생각하는 거와 같이 실리콘밸리와 한국의 투자 환경이나 트렌드가 그렇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는 솔직히 단순하다. 한국이든 실리콘밸리든 그냥 좋은 회사에 투자하는 게 성공적인 투자이기 때문에 무슨 투자 트렌드에 관해서 이야기하라고 하면 딱히 할 말은 없다. 물론, 그때마다 유행인 분야나 산업은 있지만, 결국 투자의 본질은 그냥 좋은 회사를 찾아서 돈을 투입하는 거다.

얼마 전에 이 기사를 읽었다. 내년에 1조 원 규모의 돈이 벤처시장에 풀리기 때문에, 벤처투자의 판이 커지고, VC 판도와 트렌드 자체가 바뀔 것이라는 내용이다. 과연 그럴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판이 아무리 커져도, 투자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칼싸움의 본질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적이 나를 베기 전에 적을 베어 죽이는 것이다. 투자의 본질도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남들보다 빨리) 좋은 회사를 찾아서 투자하는 것이다.

좋은 회사는 시장에 돈이 풀리든 안 풀리든 좋은 투자를 받을 것이고, 후진 회사는 시장에 아무리 많은 돈이 흘러도 투자받지 못 할 것이다. 후진 제품을 만들면서 내년에 돈이 넘쳐흐르기 때문에 혹시나 투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창업가들이 생각보다 많은데, 그런 꿈은 빨리 깨는 게 좋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VC들이 그렇게 멍청하진 않다.

옷 벗는건 무책임

10월 말에 열린 국내 여자골프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 대회가 골프선수들의 반발로 1라운드가 완전히 취소되는 아주 이상한 사태가 벌어진 적이 있다. 여기서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겠지만….조금만 설명을 하면…그린 옆 프린지의 잔디가 그린과 쉽게 구별이 안 될 만큼 짧게 깎아놓아서, 일부 선수들이 프린지를 그린으로 착각했다. 그래서, 여기에 떨어진 공을 집어 들어서 벌타를 받는 사태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선수들의 불만이 터지자, 경기위원회는 그린과 프린지가 구별이 안 된다는 걸 인정하고 이로 인한 선수들의 벌타를 모두 면제해줬는데, 이게 벌타를 받지 않은 다른 선수들의 엄청난 반발을 산 것이다. 그리고, 선수들은 형평성 문제를 들어 1라운드 결과를 무효로 처리하라며 대회 출전을 거부했다.

사태가 이렇게 되니, 위원회는 공식 사과와 함께 1라운드 자체를 아예 취소해버리고 원래 4라운드 경기를 3라운드로 축소를 했다. 상당히 미숙한 운영이고, 이렇게 1라운드를 취소한 것도 이상하지만, 내가 가장 이해하지 못했던 건, 경기위원장의 사임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습니다”라면서, 90도 인사하고 사임하는 게 과연 책임을 지는 것인가?

실은, 우리는 이와 비슷한 현상을 주변에서 너무 자주 본다. 큰 사건이 터지면, 담당 장관이 옷을 벗고, 기업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엄밀히 말해서 그 사건과 직접적으로는 관련 없는 고위간부가 ‘책임을 지고’ 회사를 그만둔다. “그거 잘못되면 내가 책임지고 그만두면 되잖아.”라는 말이 난무하는 사회이다. 아주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사임하는 건 책임 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책임을 지고 싶다면, 그전에 잘못한 거를 깨끗하게 인정하되, 그 잘못된 걸 올바르게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똥은 왕창 싸놓고, 그냥 옷 벗으면, 이걸 누가 처리하란 말인가?

나는 그래서 문제가 발생하면, 가끔 사임하지 않고 끝까지 남아서 책임을 지겠다고 하는 정치인들을 오히려 좋게 볼 때가 있다. 어떤 이들은 수치심도 없는 부끄러운 인간들이라고 하지만, 나는 오히려 잘못했으면, 그 잘못을 가장 잘 고칠 수 있는 건 그 사람 본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태도가 더 좋다는 생각을 한다. 그냥 단지 사임하는 건, 오히려 더 비겁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의지의 문제

세상은 사기꾼투성이다. 지난주에 부모님이랑 저녁을 먹는데, 어머니가 “너 비트코인 그거 사기 아니야?”라고 대뜸 물어보셔서, 내용을 좀 파악하니, 요새 비트코인에 투자해서 원금+최소 5배 수익을 보장해준다고 사람들한테 투자받아서 사기 치는 놈들이 판친다는 뉴스를 보시고 걱정을 하시는 거였다. 비트코인이 뭔지,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왜 사기꾼인지, 완벽하게 설명은 못 드렸지만, 일단 안심은 시켜드렸다.

실은 이렇게 크게, 수십억 원 또는 수백억 원 단위의 사기행각은 뉴스에 나오지만, 이 외에 아주 소소한 사기도 내 주변에는 많다. 실은, 나는 친구나 지인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이걸 갚지 않는 것도 사기와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금액이 그렇게 크지 않고, 내가 아는 사람한테 못 받은 돈에 대해서는 한국 사람들은 특히 관대한 편이다. “언젠가 갚겠지” , “못 갚는 사정이 있겠지” , “금액 얼마 되지도 않는데, 문제를 크게 해서 괜히 관계를 악화시키고 싶지 않다” 등을 말하면서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는 많다.

내가 사회 초년생일 때, 친구들과 술을 먹었다. 4명이 술을 먹고, 각각 사분의 일씩 내기로 했는데, 막상 계산하려고 하니까, 한 놈이 – 실은, 나랑 완전 친한 친구는 아니고, 친구의 친구였다 – 카드가 정지됐다면서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실은, 내 인생 원칙 중 하나가 친한 사람들한테는 금액과 상관없이 돈을 빌리지도 말고, 빌려주지도 말자는 건데, 공교롭게 나만 현금이 있어서, 어색한 상황이라서 그냥 빌려줬다. 몇십 만원 수준이었는데, 솔직히 엄청 큰돈은 아니지만, 힘들게 번 돈이라서 나한테는 큰돈이었다. 물론, 그다음 날 바로 갚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나는 돈 관계는 꽤 철저한 편이라서, 다음날 바로 돈 달라고 전화를 했다. 곧 입금해주겠다는 말만 하고, 며칠이 지나도 소식이 없었다. 그리고 이후 3개월이 지나도 나는 돈을 못 받았다. 갑자기 누가 다쳐서 돈을 급하게 썼다니, 더 급한 부채가 있어서 일단 그걸 갚고 다음 달 월급 받으면 바로 주겠다는 등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면서 나를 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계속 독촉하자, 몇 달만 있으면 돈이 들어올 게 있는데, 그때 바로 다 갚겠다면서 그 전에는 돈이 없으니까 괴롭히지 좀 말라면서 적반하장으로 화를 내기 시작했다.

이 친구가 잘 몰랐던 거는, 나한테는 좋은게 좋은거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 돈 못 받을 확률이 크다는 사태를 파악한 후에, 나는 바로 이놈 집으로 밤에 찾아가서 그 친구의 아버지한테 상황을 설명하고 돈을 받았다. 그리고 이후 우린 다시는 연락을 하지 않았다.

살다 보면, 돈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직장생활 하면 몇십만 원은 있어야 하겠지만, 각자의 사정이 있기 때문에 당장 내 돈을 못 갚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남한테 무이자로 돈을 빌렸으면, 그리고 한 번에 그 돈을 다 갚을 능력이 되지 않더라도, 의지만 있다면 상대방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다. 40만 원을 한 번에 못 갚는다면, 한 달에 4만 원씩, 10개월 동안 갚는 방법도 있고, 그것도 능력이 안 되면, 한 달에 1만 원씩 갚다가 형편이 좋아지면, 나머지를 상환하면 된다. 이건 솔직히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 신뢰나 신용, 그리고 의지가 이놈한테는 안 보였기 때문에 나로서는 그냥 그 집으로 쳐들어간 거다.

일 할 때도 이런 상황에 자주 부딪힌다.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갑자기 상황이 바뀌어서 예정대로 일을 진행 못 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의지만 있다면, 방법은 달라지더라도, 그리고 일정에는 차질이 생겨도, 일 자체의 진행에는 차질이 없어야 한다.

버핏의 기업지배구조

우리 투자사 국민도서관에서 빌린 ‘워렌버핏의 주주 서한’을 요새 읽고 있다. 1979년부터 2011년까지, 33년 동안 버핏이 직접 손수 쓴 주주 서한의 핵심을 모아 놓은 책으로, 그만의 독특한 가치투자 철학과 투자비법에 대해서 배울 기회라고 생각한다. 워낙 내가 좋아하는 분이라서, 버핏 관련 책은 많이 읽었는데, 이 책이 제일 실용적이고 어려운 내용도 많아서, 집중하면서 독서하고 있다.

버핏은 도덕성을 상당히 강조한다. 책에서 기업지배구조 부분에 대해 상당히 공감하는 내용이 있어서, 그냥 이 내용의 일부를 여기서 카피해본다. 2010년 7월 26일, 워렌 버핏이 자사의 경영자들(버핏은 이들을 ‘올스타’라고 한다)에게 보낸 메모에 있는 내용이다:

최우선 과제는 우리 모두 버크셔의 명성을 계속해서 열심히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완벽해지려고 노력할 수는 있습니다. 나는 25년 넘게 이 메모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돈을 잃을 수는 있습니다. 게다가 많은 돈을 잃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명성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단 한 치도 잃어서는 안 됩니다.”

때로는 동료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해.” 이 말이 사업활동에 대한 변명이라면, 이는 거의 틀림없이 잘못된 근거입니다. 만일 도덕적 판단을 평가할 때 나온 말이라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언제든 누군가 그런 말로 변명한다면 사실은 타당한 이유를 제시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누군가 그런 변명을 한다면 기자나 판사에게도 그렇게 변명해보라고 말씀하십니다.

정당성이나 적법성 때문에 주저하는 일이 있으면 내게 꼭 전화하십시오. 그러나 그렇게 주저할 정도라면 십중팔구 경계선에 매우 근접했다는 뜻이므로 포기해야 합니다. 경계선 근처에 가지 않고서도 돈은 얼마든지 벌 수 있습니다. 어떤 사업 활동이 경계선에 접근했는지 의심스럽다면 그냥 경계선을 벗어났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리십시오.

그 당연한 결과로 나쁜 소식이 발생했다면 즉시 내게 알려주십시오. 나는 나쁜 소식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곪아 터진 다음에는 다루고 싶지 않습니다. Salomon은 즉각적으로 대처했으면 쉽게 해결할 수 있었던 나쁜 소식을 외면한 탓에 8,000명이나 되는 직원과 함께 몰락하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알면 화낼 일을, 오늘도 누군가 버크셔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이제 종업원 수가 25만 명을 넘어가므로 이들의 부당 행위가 발생하지 않는 날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당 행위의 기미가 조금만 나타나도 즉시 비난한다면, 이런 행위를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부당 행위에 대해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여러분의 태도가 우리 기업문화 발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나는 이 부분을 주말 내내 여러 번 읽고 생각해봤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해.”라는 말을 그동안 나도 얼마큼 했는지, 그리고 문제가 있는 줄 알면서도, 문제가 곪아 터질 때까지 가만히 보고 있던 적은 없었는지 생각하면서 반성을 했다.

최근 tech 분야만 봐도, 불미스러운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버핏의 서한은 실은 너무나 당연한 내용이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잘 지키지 못한다. 인생을 사는 방법은 너무 다양하고, 비즈니스를 하는 방법도 너무 다양하지만, 명확한 right or wrong은 존재하고, 이 기준은 세월이 바뀌어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Do the right thing.

베타 테스트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라면 – 특히, 소프트웨어 – 정식 출시 전에 누구나 다 테스트를 한다. 베타, 알파, 클로즈베타 등등, 이름은 다르지만, 결국엔 정식 출시해서 전 세계의 잠재고객들에게 우리 서비스를 알리기 전에 사용자 경험을 해칠 수 있는 큰 버그나 문제점들을 사전에 발견해서 고치기 위한 과정이다. 우리 포트폴리오 회사의 90% 이상이 소프트웨어 또는,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하므로, 이런 베타 테스트는 나도 좀 익숙한 편이다.

제품이 아무리 간단하고, 화면이 몇 개 없고, 기능이 한정되어 있더라도, 개발의 완료가 버그가 없는 완벽한 제품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나는 본적이 없다. 실은 페이스북과 같이 전 세계인이 매일 사용하는 제품도 버그가 있고, 스카이프도 출시 후 수년 동안 ‘beta’ 딱지를 달면서 통화 품질을 개선한 걸 보면, 아마도 완벽한 제품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거 같다. 또한, 지속적인 iteration과 시행착오를 통해서 제품을 개선하는 그 과정 자체가 스타트업의 전부라고 할 수도 있을 거 같다. 하지만, 완벽한 제품을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제품이 회사에서 시장으로 출시되면, 이 제품의 핵심 기능을 사용자들이 사욤함에 있어서는, 큰 문제가 없어야 한다. 자잘한 문제는 발생할 수 있더라도, 핵심 기능 자체는 잘 돌아가야 한다는 말인데, 결제 API를 제공하는 회사라면, 이 API를 적용한 쇼핑몰은 고객들한테 다양한 결제수단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하며, 결제 기능 자체는 문제없이 작동해야 한다는 말이다.

내가 요새 느끼는 건데, 완벽할 수는 없지만, 완벽을 추구하는 그 자세와 태도가 많이 약해졌다고 생각한다.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새로운 업데이트를 했을 때, 대부분 회사는 그냥 주변에 있는 몇 분한테 “한 번 사용해보고 피드백 좀 주세요”라고 하는데, 실은 이렇게 너무 추상적으로 “피드백 주세요”라고 하면, 대부분 피드백을 주지 않거나, 정제되지 않은 피드백을 제공한다. 나는 우리 투자사들에, 제품을 테스트하고 구체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는 QA/QC 리스트를 제공하라고 항상 권장한다. 이 리스트는 매우 구체적이고, 모든 테스터들한테 같은 게 배포되어야 한다. 그래야지만, 같은 기능이라도 다양한 OS나 환경에서 문제없이 잘 돌아가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디와 패스워드로 로그인’ , ‘페이스북으로 로그인(모바일과 데스크톱)’ , ‘특수문자가 없는 패스워드로 회원 가입하기’ , ‘특정 페이지에서 로그인했을 때, 초기 화면에서 다시 시작하는지, 그 특정 페이지에서 시작하는지’ , 뭐 이런 내용으로 구성된 구체적인 리스트면 더욱 좋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아서, 어떤 이커머스 사이트는 특정 화면크기에서 이미지가 비율이 맞지 않고, 특정 OS에서만 결제가 되고, 뭐,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실은, 현대인들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많이 사용하긴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더 이런 버그에 민감해지고, 짜증을 낸다. 워낙 바쁜 사람들이고, 이 사람들한테 새로운 제품을 설치하게 하는 거 자체가 너무 어렵고, 거기에다가 회원 가입 시키는 건 거의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다. 이렇게 어렵게 우리 제품을 사용하게 했는데, 제대로 테스팅이 되지 않아서, 화면이 얼어버리거나, 결제가 안 되거나, 로그인이 잘 안 되면, 이 제품은 고객의 화면에서 즉시 지워지고, 이 고객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물론, shipping 데드라인의 압박이 공포스럽지만, 제대로 테스팅 되지 않은 제품을 출시하는 건, 먹으면 식중독 걸릴 게 뻔한, 잘 익히지 않은 음식을 서빙하는거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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