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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여자들

*이 글에는 우리 투자사에 대한 홍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2년~2000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나이로 말하자면 19세~37세라서 어떻게 보면 10/20/30대를 모두 포함해서 너무 광범위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밀레니얼이라는 말이 주는 느낌은 아마도 20대와 30대 초반이라고 하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투자하는 창업가의 90% 이상이 이 밀레니얼 세대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나도 이 세대와 생각보다 많이 교류하는데, 한 세대를 싸잡아서 일반화하는 건 좀 멍청한 짓이긴 하지만, 밀레니얼들은 꽤 독특한 세대이긴 하다.

내가 최근에 가장 많이 느끼는 점은, 이분들은 – 특히 20대가 그런 거 같다 – 일단 뭐를 해도 무조건 편하고 재미있지 않으면 잘 안 한다는 것이다. 나는 뭔가를 구매하거나, 특정 액티비티를 하기 전에 다양한 각도에서 고민한 후에 의사결정을 하는데, 밀레니얼들도 이런 고민을 하겠지만, 이들의 의사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재미와 편리함인 것 같다. 아주 단편적인 사례지만, 월급 150만 원 받는 20대가 한 달 택시비를 50만 원 이상 쓴다는 건 우리 세대로써는 상상도 못 하지만, 그냥 편하니까 그렇게 한다고 한다. 그리고 2시간 이상 식당 앞에 줄 서는 이유가 맛있는 음식을 먹기보단, 사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위해서라는 세대와 한 시대를 같이 산 다는 건 참으로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 보면 밀레니얼은 정신 나간 세대이지만, 또 어떤 사람이 보면 굉장히 신선하고 재미있는,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세대이기도 하다. 어쨌든 우리는 밀레니얼 창업가들한테 주로 투자하고, 이들이 만드는 많은 제품 또한 밀레니얼을 위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이 시장의 트렌드에 항상 주목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내가 들어왔던 게 바로 이 신세대들은 더는 책도 안 보고, 공부도 안 하고, 뭔가 유용한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는다는 이야긴데, 실제로는 이들이 좋아하고 읽을만한 콘텐츠가 요새 별로 없고, 있더라도 이들한테 익숙한 포맷으로 포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오는 거 같다.

특히 한국같이 남성 위주로 돌아가는 사회에서는 밀레니얼 여성을 위한 콘텐츠가 많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서 우리는 ‘더핀치‘라는 밀레니얼 여성을 위한 온라인/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에 투자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고, 훨씬 더 많은 콘텐츠가 필요한 서비스이지만, 나도 더핀치의 콘텐츠를 가끔 보면서 새로운 사실을 많이 배우고 있다. 가끔은 너무 과격한 내용도 올라오지만, 이 또한 나한테 새롭고, 이런 콘텐츠를 즐기는 새로운 세대가 있다는 사실도 나한테는 흥미롭다.

핀치에서 최근에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여성들을 위한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버티는 여자가 이긴다”라는 밀레니얼 여성 창업가 4명의 토크쇼가 7월 10일 구글캠퍼스에서 열린다. 창업 3개월 차부터 5년 차까지, 각기 다른 여성 창업가 네 명의 이야기를 한 자리에서 들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이벤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밀레니얼들의 또 다른 특징은 행동과 말에 거침이 없다는 점인데, 이 여성 창업가들의 기탄없는 한바탕 토크가 기대된다. 표는 여기서 구매할 수 있다.

2019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 – 서울과 부산

global startup econsystem rank스타트업 생태계를 조금은 다른 눈으로 보면서, 항상 이색적인 연구와 조사를 하는 Startup Genome에서 얼마 전에 Global Startup Ecosystem Report 2019를 발행했다. 전 세계 어떤 나라, 어떤 도시에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얼마나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는지 자체적인 기준을 활용해서 평가하고 정리했는데, 뭐 완전히 맞진 않지만, 그래도 대략 큰 그림을 이해하기에는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도 살짝 커버됐고, 신기하게도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에도 지면이 할당됐는데, 그냥 몇 가지를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전체 점수를 합산해보면, 실리콘밸리가 세계 1등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뭐, 이건 전혀 놀랍지 않은 결과다.
2/ 2위는 뉴욕, 그리고 공동 3위에 런던과 베이징이 올라와 있다.
3/ 아쉽게도 서울은 글로벌 top 30위에는 못 들었지만, 급부상하고 있는 “Challenger(앞으로 5년 안으로 top 30 진입 가능)” 분야에 선정되었고, 중국의 선전과 일본의 동경도 나란히 이 분야에 있다.
4/ 서울은 이제 글로벌화가 시작되고 있는 “Early Globalization 단계”로 분류되었는데, 상대적으로 펀딩과 exit 지표가 좀 낮은 거 같다. 재미있는 내용이 있는데, 왜 당신의 스타트업을 서울에서 해야 하냐에 대한 이유로, 정부의 공격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과 투자, 그리고 한국이 전 세계에서 R&D에 5번째로 많은 투자를 하는 나라(약 80조 원)라는 점이 강조된다.
5/ 부산은 이제 막 생태계가 시작하고 있는 “Activation 단계”로 분류되었는데, 서울과 비슷하게 역시 펀딩과 exit 지표가 아주 낮지만, 스타트업 들의 output 지표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아마도, 투자 대비 아웃풋을 말하는 거 같다. 왜 당신의 스타트업을 부산에서 해야 하냐에 대한 이유로는, 다양한 세금혜택과 좋은 인프라를 강조하는데, 이건 좀 갸우뚱이다.

앞으로 5년 안으로 서울이 글로벌 top 30 스타트업 생태계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모두 열심히 노력했으면 좋겠다. 분명히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이미지 출처 = Startup Genome>

같이 성장하기

우리 투자사 중 온라인 취미 클래스를 모바일로 제공하는 클래스101이 얼마 전에 꽤 큰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했다. 내가 항상 강조하는 게 투자를 많이 받은 거와 회사가 성공하는 거랑은 상관관계는 약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큰 투자를 받으면 두 가지 측면에서는 확실히 도움이 된다. 일단, 직원들의 사기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내부 자신감이 강해진다. 그동안은 스스로 열심히 한다고 모니터만 보고,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누군가 외부에서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건, 이렇게 열심히 일 하는 게 헛짓은 아니라는걸 인정하는 거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다른 건, 이렇게 큰 투자를 받은 내용이 보도되면, 좋은 인재를 채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아무래도 경험이 많은 인재들은 몸값이 비싼데, 큰 투자를 받은 회사에 입사 지원 할 확률이 더 크기 때문이다.

클래스101은 내가 직접적으로 알고 경험한 스타트업의 컴백 스토리 중 가장 드라마틱하고 재미있다. 아니,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재미있고, 술 먹으면서 즐겁게 안줏거리 삼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당시 힘들었을 때는 정말 절망적이었다. 이 컴백 이야기에 대해서는 내가 전에 잠깐 적이 있다. 클래스101 투자 소식이 발표되자마자 나는 미국에 있는 강광욱 교수님한테 카톡으로 감사하다는 문자를 전했는데, 오늘은 강교수님과의 인연, 유니스트와의 인연, 그리고 클래스101 투자에 대해서 좀 써보고 싶다.

2015년 2월 나는 한국에 잠깐 출장 나와 있었는데, 여기서부턴 강광욱 교수님이 페이스북에 쓴 내용을 그대로 공유한다:

당시 한국을 출장차 방문 중이셨던 Kihong Bae 대표님은 바로 답장으로 (2월 11일 밤 11시경) 유진과 나에게 이메일을 주셨다. 마지막 문장이 “I am actually in Korea right now but leaving on 15th back to LA. Would love to talk / email with you.”
방학이었던 나는 메일을 받고 바로 전화를 했는데 미팅중이었던 터라, 다음날 (2월 12일 밤 11시경)에 답변을 쓴다. “배기홍 선생님..”으로 시작하는..

그리고 일정이 맞지 않아 고민하던 차에 2월 15일 인천공항에서 출국하는 2층 어느 한식 집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하고 한 시간 여의 짧은 만남을 하게 된다. 창업교육센터를 시작하면서 답답한 마음에 처음 읽었던 책이 ‘스타트업 바이블’이었는데 당시 배대표님의 첫 소개 말씀이 ‘스타트업 바이블’이라는 책을 썼다 하셔서, 아 그럼 혹시 중앙대 출신 아니시냐며 여쭙다가 동문 선배님임을 알게 되었다. 그날 UNIST의 특강을 요청드리고 다음에 한국 나오실때 (당시에 LA에서 거주 하셨음) 울산에 와주십사 요청을 드렸는데 공항까지 쫓아나와준 수고로움 탓인지 기꺼이 응해 주셨고, 다음달인 3월 9일 UNIST에서 학생들 대상으로 처음 강의를 해주셨다.

그날 공항에서 짧은 시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중 하나가 내가 잘은 모르지만, 뭔가 실속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데 도와주시라! 였다. 기계연에서 일하면서 정부 프로그램 들의 보여주기식을 좀 알던터라 그리 말씀드렸는데, 당시 Strong Ventures는 초초기 투자를 하고 있었고 남들이 서울할 때 지방의 가능성을 보고 계셨다.

아마도 ‘스타트업 바이블’ 책에서 그 고충과 치열함을 봤었기 때문인가 아니면 학교라는 인연이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짧은 만남의 강렬한 인상때문일까.. 나 역시 자연스레 의지한 부분이 있었고,
서울에서 beGlobal 서울 컨퍼런스가 있는데 학생들과 와보면 어떻겠냐는 배대표님 말씀에 버스 한대를 이끌고 울산에서 DDP까지 가서 보면서 그 치열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이 무모함이 아마 배대표님께도 조금은 믿음을 주었던지 그 이후 계속 Skype 통화를 하면서 UNISTRONG이라는 프로그램이 탄생하게 되었다.

학생들 선발, 지원금, 숙소 선정, 비행기 등 한번도 대규모로 학생들에게 지원을 해준적도 없고 무모 했는데, 우한균 교수님은 뭐 해보지뭐, 내가 알아서 할께 해봐! 라고 하셨던것 같고 배대표님과 나의 실험은 그렇게 한발작씩 나가게 된다. 그 첫해 프로그램에 뽑힌 팀이 페달링, NPC, 그리고 Nspoons. 페달링과 엔스푼즈는 이미 교내에서 두각을 날리던 팀이라 이 팀이 해외연수(학생들에게는 그렇게 보였던것 같다. 해외연수로)가 아닌 Incubating을 가는데 상당히 반발이 있었던 것 같다.

여튼 그렇게 인연을 맺게되어 아마 학생들도 Strong Ventures의 배기홍 존남 대표님께서도 처음 프로그램이라 더욱더 많은 시간을 쏟으셨던것 같다. 4주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 직접 내가 LA에 가서 보고 학생들과의 1:1 면담, 문제점 등을 물어보았고, 다들 힘들지만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때 LA의 한 소주방에서 노래방 기기(?)를 앞에 두고 소주와 김치찌게가 놓인 긴 방에서 한국/미국인 투자자를 모시고 Pitching하던 장면도 잊을수가 없다. 배대표님께서 조금 웃기죠? 하시며 민망해 하셨던것 같은데 아무렴 어떠냐, 다들 저렇게 진지한데 라고 답변 했던것 같다. 다음날 아마 Strong Ventures와 StudyMode에서 페달링과 엔스푼즈에 5천만원 정도로 투자할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위의 강교수님 이야기를 내 버전으로 다시 해석을 좀 해보면…실은 한국 출장 나오면 엄청나게 바빠서, 원래 계획에 없던 미팅은 웬만하면 하지 않는 게 내 원칙이다. 주로 5일 한국 출장 나오면, 오찬 미팅부터 시작해서, 저녁 1차, 2차 까지 하면 하루에 미팅을 7개 정도를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한 3일 차 정도 되면 빨리 마무리하고 집에 가고 싶을 정도로 바쁘고 정신이 없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유니스트라는 학교의 교수가 시간을 내달라고 하니까 당연히 귀찮기도 하고, 몸도 피곤하니까, 다음에 한국 다시 나올 때 그때 보자고 한 거다.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 사람은 그냥 포기하는데, 강교수님은 좀 집요했다. 결국, 이분은 이번에 만나지 않으면 LA까지 쫓아오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출국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잠깐 보기로 했고, 그 만남으로 인해서 유니스트와의 인연이 생겼고, 좋은 유니스트 창업가 회사들에 투자하게 됐다(클래스101, 엔스푼즈/헤이마일로, 10B/씀).

클래스101 후속 투자로 인해 스트롱벤처스 투자사의 기업가치가 올라간 건 투자자로서 당연히 너무 좋다. 그런데 이런 밸류에이션을 떠나서,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행복하고 고맙게 생각하는 건, 바로 2015년 2월 강광욱 교수님과의 첫 만남 이후, 4년 동안 우리 모두 같이 성장했다는 점이다. 클래스101 창업멤버들은 우리가 처음 투자할 때는 사업에 대해서는 잘 모르던 순진한 학생들이었는데, 이젠 기업의 미션과 가치에 대해서 나랑 이야기하고, 직원들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모티베이트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그 4년 동안 진흙밭에서 구르면서 학생에서 사업가로 멋지게 성장한 것인데, 실은 나는 개인적으로 이게 너무너무 감동적이다. 뭐, 그렇다고 내가 뭘 해준 건 없지만, 그냥 옆에서 이 여정을 같이 한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강광욱 교수님은 이제 한국을 떠나 미국의 Salisbury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는데, 한국-미국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가장 좋은 네트워크와 산지식/산경험을 확보한 한국 교수님이 된 거 같다. 교편을 잡고 있는 교수님이지만, 내 눈에는 이미 본인은 entrepreneur로 성장하셨다.

나는? 나 또한 클래스101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일단, 사람의 힘은 대단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누가 봐도 망한 회사를 이렇게 멋지게 컴백시킬 수 있었던 건 타이밍과 운이 중요한 역할을 하긴 했지만, 결국엔 이 젊은 친구들이 만든 작품이다. 그리고, 끝나기 전에는 끝나지 않았다는 다소 상투적인 이 말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남이 끝났다고 해도, 내가 끝나지 않았다고 하면, 아직은 끝나지 않은 것이고, 이런 자세와 마음가짐에서 변화는 시작되는 거 같다.

우리 모두 앞으로 같이 더욱더 성장하길.

방해받지 않는 경험

3/4월은 전미 대학 농구 선수권 토너먼트 때문에 즐겁다. 이 시합은 March Madness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와이프가 학부를 나온 미시간주립대학은 농구와 미식축구를 아주 잘하는 학교라서 항상 상위에 랭킹 되어 있다. 우승 후보였던 듀크대학을 8강에서 아슬아슬하게 이기고 4강에 올라갔는데, 내가 나온 학교는 아니지만, 둘이 아주 열심히 응원하면서 경기를 봤다. 문제는, 한국에서는 NCAA 농구를 보여주는 채널이 없어서 경기 하나를 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꼼수를 시도해야 한다. 전에는 이런 운동경기를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는 사이트들을 왔다 갔다 하면서 봤는데, 저작권 문제가 좀 애매해서 몇 분 보다 보면 스트리밍이 끊기고, 계속 사이트/방을 바꾸는데 에너지 소모가 심해서 다른 대안을 찾았다.

March Madness를 가장 깔끔하게 보는 방법은 NCAA March Madness 앱 또는 유투브TV를 통해서인데, 아쉽게도 저작권 문제 때문에 한국에서는 둘 다 제대로 볼 수가 없다. 그래도 경기를 보겠다는 의지 하나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봤다. 일단 앱스토 세팅을 미국 앱스토로 바꾼 후, 한국에서는 다운받을 수 없는 이 두 앱을 설치하고, VPN 앱을 깔아야 한다(일주일 무료 사용 가능한 ExpressVPN 추천). NCAA March Madness는 광고를 좀 많이 봐야 하지만, 이렇게 세팅을 해 놓으면, 무료로 전 경기를 볼 수 있고, 유투브TV는 월 $39.99를 내면 시청할 수 있다. 이렇게 세팅한 후 스트리밍되는 경기를 Chromecast를 이용해서 TV로 쏘면 꽤 품질이 좋은 경기 시청이 가능하다. 이론적으로는. 그런데 막상 해보면, 여기저기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일단 마치매드니스앱은 폰에서는 잘 돌아가는데, 크롬캐스트로 쏘기만 하면 먹통이 돼서 큰 화면에서는 도저히 볼 수가 없다. 이건 내가 정말 다양한 실험을 해봤고, 인터넷을 다 뒤지면서 검색을 해봤는데, 그냥 어떤 경우에만 발생하는 알려진 문제점인거 같다. 유투브TV는 요새 저작권 문제 때문에 지역 관리를 더욱더 철저히 하기 시작한거 같다. VPN을 통해도 위치를 확인하는 과정이 최근에 하나 더 생긴거 같고, 이걸 무시하면 시청을 못 하고, 이걸 하면 위치가 노출되서 시청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유투브TV의 경우, 돈만 내고 시청을 전혀 못 하고 있다.

결론은, 그 재미있는 경기를 작은 아이폰으로 둘이서 봤다. 아이패드로 보면 조금 더 큰 화면이지만, 우리 집 아이패드는 초기 버전이라서 이 iOS에는 아예 이 앱들을 깔 수가 없었다. 이런 과정을 경험하면서 느낀 건,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고 전 세계 어디 가도 인터넷으로 연결된다고 해도, 아직 모든 일상생활에서 방해받지 않은 경험을 한다는 건 쉽지 않고 더 많은 장벽이 허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저작권 문제는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단, 정책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이것도 더 쉽게 만들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즉, 아직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시장의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계속 좋은 서비스가 생길 수 있는 룸이 충분히 있는 거 같다.

결국 나는 노트북에 VPN 설치, 그리고 fuboTV라는 서비스로 노트북으로 – Chromecast가 중간에 계속 끊겨서 – March Madness 4강을 재미있게 봤다 :)

텀블벅 2018년 정리

tumblbug 2018우리 투자사 텀블벅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가 후원되고 있다. 작년에는 보상형 크라우드펀딩 누적 후원금이 550억 원을 넘었고, 펀딩에 성공한 프로젝트가 9,000개가 넘었다. 이렇게 많은 프로젝트가 진행되다 보니, 어떤 트렌드가 유행했는지를 데이터를 통해서 어느 정도 객관적으로 분석해볼 수 있는데, 다음은 2018년도 텀블벅에서 가장 유행했던 10대 트렌드이다. 텀블벅이 대한민국 유행을 반영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방향성은 제시해 줄 수 있다고 난 생각한다. 텀블벅 2018년도 결산은 여기서 볼 수 있다.

1/ 북펀딩 – 687건이 출간 성공으로 이어졌다. 괄목할만한 프로젝트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인데, 백세희 작가는 이 책으로 서점가 에세이 열풍을 이끌며 독립출판 최대 성공 사례가 되었다
2/ 팬과함께 – 크라잉넛, 미미시스터즈 같은 유명 밴드의 컴백, 또는 인기 유투버 대도서관의 굿즈 판매 등이 대표적인 프로젝트였다
3/ 패션붐 – 1,394 건의 패션 펀딩이 성공으로 이어졌다. 옷, 신발 등의 프로젝트를 통해 대량생산에 도입하기 전에 시장의 반응을 살피는 동시에 고객을 사전 확보하는 좋은 플랫폼으로 텀블벅이 사용된다
4/ 셀프케어 –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점점 ‘나’한테 투자하는 사회 트렌드를 잘 반영한다
5/ 지구생각 – 친환경, 업사이클링, 비건 등이 굉장히 hot 했던 이슈였고, 아마도 올해는 더욱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6/ 우리집막내 – 반려동물을 ‘키운다’에서 반려동물과 ‘같이 산다’로 인식의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는 트렌드를 잘 반영하듯이 다양한 프로젝트가 펀딩에 성공했다
7/ 밀레니얼 저널리즘 – ‘미투’와 같은 남들이 잘 말하지 않는 사회적 이슈를 공론화하려는 밀레니얼 창작자들의 프로젝트가 돋보였다
8/ 작은 영웅 –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하지만, 생활 속에서 발휘하는 용기로 감동을 주는 분들의 이야기가 많은 사랑을 받은 한 해였다
9/ 동네의 재발견 – 우리한테 익숙한 동네와 골목이 갖고 있는 오래된 이야기와 문화의 가치를 많은 창작자들이 선보였다
10/ 창작길잡이 – 누구나 창작에 도전해서 나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 주는 가이드가 인기가 있었던 걸 보면, 앞으로는 1인 창작의 시대가 활짝 열릴 것이라는 트렌드가 보인다

나는 위의 10대 트렌드에 속하는 모든 프로젝트를 펀딩 하진 않았지만, 이 중 몇 개는 했다. 텀블벅 존재의 기반이 되는 철학은 “천 명의 진정한 팬만 있으면 모든 창작자들이 굶지 않고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인데, 이 철학이 모든 프로젝트에 그대로 반영되는 거 같다. 다들 유행에 따라 모두 비슷한 것을 좋아하던 시대는 지고, 모두 나만의 창작자를 발굴하고 이들을 후원함으로써 나만의 프로젝트를 함께 만들어가는 시대가 왔다는 트렌드를 2018년의 텀블벅 프로젝트가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트렌드는 앞으로 더욱더 가속화될 것이다.

<이미지 출처 = 텀블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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