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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 블록체인과 Private 블록체인

public-private-blockchain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에 관심이 있다면, 최근 2년 동안 비트코인보다는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도가 훨씬 더 높아졌다는 걸 잘 알 것이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금융기관 중 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 한두 개 안 하는 곳이 없을 정도로 그 열기는 대단하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은행에서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지만, 대부분 실체가 없는 파일럿 테스트들이고 필요성이 아닌 “남들도 다 하는데, 우리도 뭔가 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FOMO 때문인 거 같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 me too 테스트들이 me only 혁신으로 이어질 거라는 건 확신하고 있다.

내가 아는 모든 은행의 프로젝트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반인데, 많은 분이 나한테 private과 public 블록체인에 대해 문의를 해서 오늘은 이와 관련 몇 자 적어보려고 한다. 남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어서 permissionless 라고도 하는 퍼블릭 블록체인은 말 그대로 인터넷만 있으면 누구나 다 사용할 수 있다. 비트코인을 사용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게 블록체인이고, 비트코인은 특성상 다른 사람한테 돈을 보내기 위해서 은행 같은 제삼자한테 허락을 받을 필요도 없고, 특정 기관에 등록하거나 인증을 받을 필요도 없다. 말 그대로 누구한테나 열려있기 때문에, 아무나 비트코인 주소를 만들어서 다른 주소로 돈을 보낼 수 있고, 받을 수도 있다. 또한, 누구나 하드웨어를 구매하면 (기술적 지식이 있으면)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마이너가 되어 블록을 생성하고 네트워크에 참여하여 기여할 수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의 코드는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누구나 다 전체 블록체인을 내려받고 설치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지갑이나 결제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고, 다른 블록체인을 개발할 수도 있다.

서로를 모르고, 그리고 서로를 신뢰할 수 없는 네트워크인 퍼블릭 블록체인은 몇 가지 태생적인 리스크를 갖고 있다:
-그 누구도 컨트롤 하지 않고, 허락받을 필요가 없으므로, 돈세탁이나 밀수품 거래에 사용될 수 있다. 이는 이미 문제가 되고 있다
-그 누구도 소유하지 않기 때문에, 블록체인을 유지하려면 경제적인 인센티브가 필요하다(=채굴)
-모두가 주인인 민주주의로 운영되기 때문에, 블록체인 프로토콜을 변경하는 게 쉽지 않다. 네트워크 5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런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은행과 같은 기관에서는 블록체인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위에서 언급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선호한다. 네트워크에 가입하고,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허락을 받아야 하므로 흔히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permissioned 블록체인이라고도 한다. 아마도 가장 잘 알려진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R3 컨소시엄 은행들이 사용하는 Ripple일 것이다.

대부분의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하나가 아닌 다수의 업체가 파트너쉽이나 컨소시엄을 통해서 만든다. 컨소시엄 회원 업체들의 상호 승인과 허락을 통해서만 블록체인에 가입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퍼블릭 블록체인과 같이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국도 특정 은행 또는 정부 주도로 여러 은행이 컨소시엄을 형성하고, 이 연합체에 속한 기관들끼리만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많이 수행하는데, 이게 모두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개념상, 이 네트워크의 회원들은 어느 수준까지는 백그라운드 체크를 통해 선정되었기 때문에, 서로를 신뢰할 수 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
-테러범이나 밀수범은 네트워크에서 제외할 수 있다(사전 스크리닝을 통해서)
-컨소시엄 회원들이 동의한 특정 목적만을 위해서 블록체인 프로토콜을 최적화할 수 있다(위에서 언급한 Ripple은 글로벌 금융 거래만을 위한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다)
-퍼블릭 블록체인같이 여기저기 분산된 불특정 다수의 채굴자가 거래를 증명하는 모델이 아니고, 신뢰할 수 있는 기관/사용자들이 거래를 증명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 즉, 거래를 증명하기 위한 인센티브가 필요 없기 때문에 ‘채굴’이 필요 없다
-프로토콜을 변경하거나 업데이트 하는 게 훨씬 쉽다. 민주주의 방식이 아니라, 그냥 컨소시엄에서 하자고 하면 하는 거다
-폐쇄형 블록체인이기 때문에 프라이버시가 어느 정도 보장된다

이런 특징 때문에 은행이나 정부기관같이 역사가 있고, 보수적인 조직에서는 공개보다는 비공개 블록체인을 채택할 확률이 훨씬 더 높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컨소시엄에서 블록체인을 통제할 수 있으므로, 혹시나 어디서 문제가 발생하면 적절한 조치를 인위적으로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은, 나는 개인적으로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존재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비트코인 자체가 서로 전혀 모르는 수 천, 수 만 명의 사용자들이 랜덤하게 참여하는 공개 네트워크인데, 이는 여기에 참여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허락을 받고, 누군가의 통제를 받는다는 개념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블록체인에서 이런 개방적 특성이 제거되면, 굳이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이유가 없다고 본다. 그냥 은행들이 과거에 하던 방식대로, 인허가를 받은 사용자만이 참여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면 굳이 블록체인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이 블록체인을 인터넷과 비교하고 나도 이에 동의한다. 블록체인이 인터넷과 같이 단기간 안에 혁신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개방되어야 한다. 닫혀있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Bitcoin vs. Ethereum

비트코인에 관심을 두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더리움에도 관심을 두게 된다. 나도 얼마 전부터 이더를 꾸준히 사고는 있지만, 우리 부모님이 비트코인과 이더의 차이에 관해서 물어본다면, 이분들이 이해할 정도로 쉽고 간단하게 정리해서 설명할 수 있는 능력과 지식은 나에게 없다. 얼마 전에 Coinbase의 프로덕트매니저 Linda Xie가 이더리움을 쉽게 설명한 글을 블로그에 올렸는데, 굉장히 명확해서 여기서 공유한다. 그대로 번역만 한 부분도 있지만, 내가 다시 정리한 부분도 있다.

Ethereum 웹사이트는 이더리움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스마트 계약을 가능케 하는 분산된 플랫폼이다(Ethereum is a decentralized platform that runs smart contracts)” 실은 이게 맞는 설명이고, 각 단어를 하나씩 읽어보면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계속 “그래서 이더리움이 뭔데?”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비트코인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으면, 실은 아무리 설명해도 소용없지만, 비트코인을 이해하고 있다면, 이더리움을 비트코인에 비교해서 설명하면 이해하는 게 더 수월해진다.

출처: Coinbase 공식 블로그

출처: Coinbase 공식 블로그

아주 간단하고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비트코인은 디지털암호화화폐이다.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나카모토의 논문 ‘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에서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듯이, 비트코인은 사람들이 서로 전자화폐를 보내고 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탄생했고,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이 용도로 비트코인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세상에 나온 지 이제 8년 된 비트코인은 송금보다는 단순 투기 목적으로 더 많이 사용되고 있긴 하다. 하지만, 비트코인, 그리고 함께 탄생하고 성장한 블록체인 덕분에 인류는 분산화된 시스템 기반의 디지털 화폐에 눈을 뜨게 되었고, 이는 ‘프로그램할 수 있는 돈/자산’이라는 새로운 혁명을 가져왔다.

이더리움을 통해서 디지털 화폐를 더 유연하고 다양하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고, 이는 스마트계약을 가능케 한다. 위의 표에서 설명한 대로,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철수로부터 영희한테 돈이 송금되는 시나리오는, 이더리움이 없으면 중간에 여러 중개인이 개입되어야 하며, 이는 거래 자체를 더 복잡하고, 더 느리고, 더 비싸게 만든다. 서로 모르는 개인들이 거래를 할 때 – 예를 들면, 집이나 자동차를 사고 팔 때 – 신뢰의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개인들이 개입되는데, 이 자체가 거래를 더 복잡하고 위험하게 만든다. 이더리움을 활용하면, 이런 복잡한 구조를 코드 몇 줄로 해결할 수 있다. 거래하는 사람들이 합의에 도달하고, 특정 조건들이 충족되면, 집이나 자동차의 소유권이 이전되도록 계약 자체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과 이더리움같이 분산된 시스템은 신뢰할 수 없는 네트워크에서 안전하게 거래를 할 수 있는 근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스마트계약을 가능케 하는 이더리움이 상용화되면, 이 위에서 운영될 수 있는 서비스의 종류와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진다.

거품, 겨울, 그리고 흑조(Black Swan)

blizzard얼마 전에 구글캠퍼스의 2017년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어떤 기자분께서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 업계에 겨울이 올 거라는 소식이 있는데, 이에 대한 내 의견을 물어봤다. 시간이 많지 않아서 그 자리에서는 간단하게 답변을 드렸는데, 이에 대한 나의 조금 긴 의견은 다음과 같다.

이 분야에 있다 보면, 거품과 겨울 이야기가 거론되지 않았던 적이 없었던 거 같다. 작년에도 마찬가지였고, 2017년 초에도 – 즉, 2개월 전 만 해도 – 투자와 밸류에이션 과열 현상으로 인해 거품이 곧 터질 것이고, 이와 함께 핵겨울이 올 것이니,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회사들은 빨리 돈 벌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야 하고, 돈이 없는 회사들은 빨리 펀드레이징을 하라는 이야기를 투자자, 창업가, 애널리스트 모두한테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거품이 터졌나? 그리고 겨울이 왔나? 지난주 Snap의 성공적인 IPO를 보면서 아직 거품도 아니고, 겨울도 오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실은 거품과 겨울은 내가 자주 언급하는 전형적인 블랙스완이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교수는 저서 ‘Black Swan’에서 ‘흑조’는 다음 3가지의 특성이 있다고 했다:
1/예측할 수가 없다
2/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진다
3/후에 곰곰이 생각하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었다고 분석된다

현재 tech 시장에 거품이 껴있는지, 또는 겨울이 임박한 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가 없다. 거품이 터져야지만, 그리고 추워져야지만 비로소 우리는 거품과 겨울이 현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이고, 거품이 터지고, 추워서 업계가 얼어버리면, 그제야 우리는 “그럴 줄 알았어” 라는 말을 하면서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분석하고, 서로한테 손가락질할 것이다.

그렇다고 tech의 호황이 평생 가지는 않을 것이다. 과거가 미래를 반영하는 게 맞는다면, 10년 단위로 거품이 터지고 겨울이 올 것이고, 약 10년 전,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한 겨울을 경험한 창업가와 투자자는 모두 준비는 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를 예측하는건 불가능하므로 곧 겨울이 닥칠 것인지, 거품이 터질 것인지를 물어보고 걱정하기보다는, 갑자기 추워지면 우리 조직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옷을 준비해놓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혹한기를 위해서 조직의 지방을 제거하고, 항상 최상의 체력을 유지해야지만 건강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여기서 따뜻한 옷은 불황 때도 살아남을 수 있는 탄탄한 비즈니스모델, 체력은 지출을 최대한 줄인 ‘린’한 비즈니스를 말한다.

이 분야에 오래 계셨던 분은, 겨울이 오고 거품이 터지면, 하루아침에 시장의 유동성이 빠지는 것을 경험했을 텐데 – 나는 2000년도 초반과 말에 두 번 경험했다 – 시장에 널려있는 벤처투자금이 순식간에 마른다. 엄밀히 말하면, 돈이 없어지는 건 아니고, 대부분 돈이 극소수의 잘 되는 스타트업에 몰리기 때문에, 이제 시작하는 초기 스타트업한테까지는 흘러내려 오지 않는다. 유동성이 사라지면 VC에 의지할 수 없으므로, 스스로 수익성을 만들고 이를 계속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외주나 정부 프로젝트보다는 우리 제품의 코어 서비스로 매출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것이 아닌 건, 상황이 악화되면 모두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리 호황이고 회사가 잘 되어도, 항상 지출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매출이 없거나, 외형적인 매출은 있지만, 이 매출의 질이 상당히 좋지 않기 때문에(=돈이 안 남는다) 까먹는 돈을 최소화 해야 한다. 가능하면 인력은 채용하지 말고, 만약 채용을 과하게 했다고 느끼면 정기적으로 해고해야 한다. 사무실도 가능하면 작고 저렴한 곳으로 옮겨라. 대표이사는 매일 비용구조를 감시하면서,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면서 burn rate를 낮춰서 runway를 최대한 연장해야 한다.

스타트업계에 겨울이 곧 올까? 거품이 곧 터질까? 잘 모르겠다. 터져야지만 이게 거품이었다는걸 알게 되고, 추워져야지만 겨울이 온 것이다. 블랙스완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이를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패닉할 필요는 없지만 돈 없고, 비즈니스 모델 없고, 매출 없는 스타트업들은 최소한 준비는 하고 있어야 한다.

<이미지 출처 = http://www.allclip.net/td_d_slug_9/page/26/>

Bitcoin & Blockchain Startup Market Map

사진 2017. 2. 24. 오전 9 36 19CB Insights에서 얼마 전에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분야에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투자도 받은 전 세계 스타트업 95개를 10개의 카테고리로 나눠서 시장 지도를 만들었다. 이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분이라면 한 번 정도는 보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에 여기서 간단히 공유해본다. 개인적으로는 우리가 투자한 한국의 코빗과 미국의 Purse, 그리고 한국의 다른 스타트업인 코인플러그, 스트리미, 그리고 블로코도 이 지도에 포함되어서 반가웠다. 95개 스타트업 중 4%인 4개가 한국의 비트코인/블록체인 관련 회사인데, 다양한 분야에서 더 많은 한국 스타트업이 등장했으면 좋겠다.

10개의 카테고리는 다음과 같다:
–Wallets & Money Services: 비트코인 지갑과 송금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서비스들이다. 한국의 코인플러그와 스트리미가 이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Exchanges & Cryptocurrency Trading: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양한 암호화 화폐를 사고팔 수 있는 거래소를 제공하는 회사들이다. 우리 투자사 코빗을 비롯한 많은 스타트업들이 이 분야에 있다.
–P2P Marketplaces & P2P Lending: 중개인이 제거된 모델을 기반으로 P2P 거래를 가능케 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서비스들이다. OpenBazaar라는 유명한 플랫폼이 이 분야에 속한다.
–Merchant Services: 우리 투자사 Purse가 이 분야에 있는데, 마켓플레이스의 판매자들을 위한 결제와 판매 서비스를 제공한다.
–Enterprise Services & Currencies: 다양한 산업군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 OS나 API를 개발해주는 업체들이 이 분야에 속한다.
–Social & Browsers: 나도 자주 사용하는 Brave라는 브라우저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개발되었고, 브라우저상에서 비트코인으로 소액결제를 가능케 한다. 블록체인 기반의 소셜네트워크는 나도 좀 생소한데, 하여튼 이 분야에는 아직 스타트업이 별로 없다.
–Storage, Security & Regulatory: 막강한 보안을 자랑하는 블록체인이니, 앞으로 커질 분야라고 생각한다.
–Cryptocurrency Mining: 가상화폐 채굴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이 분야에 있다. 채굴을 위한 기본적인 조건은 값싼 전기와 하드웨어인데, 그래서인지 중국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IoT, Identity & Content Management: 사물인터넷 시장이 정말 커진다면, 블록체인만큼 사물 간의 통신과 인증을 위한 좋은 플랫폼은 없다고 생각한다. 블록체인상에서 발행되는 전자서명을 사물에 부여하면, 이 사물들이 보안을 유지하면서 서로 통신할 수 있는 안전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Capital Markets & Financial Services: 수많은 은행에서 시도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네트워크와 솔루션이 이 분야에 있다. 실은, 블록체인이 가장 먼저 대중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분야라고는 하지만, 그래서 많은 스타트업이 이 분야에서 창업되었지만, 보수적인 금융권이라서 그런지 아직도 실사례를 본적은 없다.

실은 이 지도에는 재미있고, 혁신적이고, 성장 가능성이 많은 비즈니스와 기술이 있어서 흥미로웠지만, 내 눈길을 가장 많이 끌었던 건 다음 문구이다: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은 유행어의 단계를 넘어서 어쩌면 주류로 편입되는 거 같다(Bitcoin and blockchain may be moving beyond buzzword status)”

<이미지 출처 = https://www.cbinsights.com/blog/bitcoin-blockchain-startup-market-map/>

유료화냐 아니냐

paid-vs-free유료화. 이 말이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는 창업가마다 다를 것이지만, 종류를 막론하고 모든 회사가 생존하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거에 대해서는 전원 동의할 것이다. 힘들게 팀을 만들었고, 더 힘들게 서비스를 만들었지만, 실은 이걸 고객한테 돈을 받고 판매하는 게 가장 힘들다. 많은 인터넷 회사들이 무형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주로 초반에는 무상으로 서비스하다가 어느 시점에는 유료화 전환을 한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는 ‘어떻게’ 보다는 ‘언제’ 인 거 같다.

언제부터 우리 서비스를 유료화 전환해야 할까? 실은 나도 잘 모르겠고, 많은 우리 투자사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다양한 고민과 실험을 하고 있다. 작년에 나도 이 부분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고, 이 분야에 대해서 잘 아는 분들과 이야기도 해봤는데, 여기에 대한 내 생각을 한번 정리해본다.

솔직히 물리적인 제품을 고객한테 판매하고 배달해주는 전형적인 이커머스 비즈니스는 첫날부터 유료화를 시작하면 된다. 이는 돈을 받고 물건을 판매하는 기본적으로 간단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하지만, 손으로 만질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이런 회사들이 돈을 벌 방법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사용료 과금, 또는 광고로 인한 수익, 이 정도인 거 같다(물론, 깊게 들어가 보면 굉장히 다양해진다). 서비스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스타트업의 대표적인 사례는 B2B 소프트웨어 회사, 드롭박스나 에버노트와 같은 삶을 더 생산적으로 만들어주는 B2C 서비스, 또는 게임업체 정도가 있을 거 같다. 실은 이런 스타트업도 제품을 출시하고 바로 유료전환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초반에는 무료로 시장에 풀고, 이를 미끼로 사용자들을 lock-in 시킨 후에 유료화를 시작하는 방법도 우리한테 너무나 익숙한 전략이다.

“BM을 붙인다”라는 말을 한국에서는 많이 하는데, 이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의 유료화 이야기다. 예를 들면, 음식, 화장품, 패션 커뮤니티로 시작한 컨텐츠 스타트업들이 엄청난 바이럴 효과를 유발하면서 사용자층을 확보한 후에, 비즈니스모델을 붙여서 이커머스 플레이 또는 광고 노출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이 회사들도 과연 그 유료화 시점이 언제냐에 대해서는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하는 걸 옆에서 봤다. 회원이 1백만 명일 때가 그 시점인지, 회원들이 포스팅하는 컨텐츠가 하루에 1만 개가 되었을 때 인지, 평균 체류 시간이 7분 이상일 때인지, 비즈니스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결정하기 쉽지 않은, 회사의 사활이 걸린, 큰일이다.

유료화 시점은 정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만약에 내가 소셜미디어와 같은, 광고가 거의 유일한 비즈니스모델인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면 기본적으로 엄청난 트래픽, 높은 체류 시간, 많은 인당 방문 페이지수가 있어야지만 의미 있는 광고 수익을 만들 수 있다. 특히 모바일 광고 단가는 아직 낮으므로, 모바일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면 더욱더 그렇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부류의 비즈니스는 당분간 돈 벌 생각은 하지 말고, 가장 빨리 스케일 할 수 있는 전략에 회사의 모든 자원을 투자하는 게 바르다고 생각한다. 괜히 어중간한 수치에 도달했을 때 광고를 노출하다 보면, 회사는 상상 이상의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어중간한 트래픽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 매출은 실은 굉장히 낮은데, 그동안 짜증 나는 광고를 보지 않고도 재미있는 서비스를 이용하던 기존 사용자들을 화나게 해서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돈도 못 벌고, 고객도 떠나가는 이중 위기가 회사 닥칠 수 있다. 계속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면서, 광고도 노출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게 말같이 쉽지는 않다. 일단 광고를 보여주기 시작하면, 나같이 광고를 싫어하는 사용자들을 획득하는 게 쉽지 않고, 절대적인 고객 수가 모자라면, 의미 있는 광고수익이 나올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인력과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작은 회사가 사용자 확보와 수익 창출이라는, 어떻게 보면 초기에는 상반된 개념의 두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매출이 없는 거 보다는 조금이라도 매출이 있는 스타트업이 ‘갑’이라는 건 나도 100% 동의한다. 그렇지만, 섣부른 유료화 정책으로 빠른 성장이 예상되지 않는 몇백만 원 수준의 월 매출을 발생시키면서, 훨씬 더 중요한 스케일에 타격을 주는 건 회사가 망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실은 이 고민을 하는 스트롱 투자사도 많다. 모두 비즈니스 모델도 다르고, 처해있는 상황도 다르지만, 유료화 관련해서는 나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광고로 돈을 버는 서비스는 일단 스케일에 무조건 집중하고, 매출은 조금 나중에 걱정하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먼저 스케일하고, 매출은 나중에 걱정’하는 모델을 믿는 투자자들을 찾아서, 성장해서 돈 벌기 전까지는 계속 투자를 유치하라고 한다. 괜히 어정쩡한 시점에 광고를 노출해서 돈도 못 벌고, 성장도 못 하는 상황에 갇혀버리면, 이 비즈니스는 정말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와 반면에 고객이 기꺼이 돈을 내면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들은 스케일도 중요하지만, 고객당 매출에 더 집중하면서 유료화 정책을 일찍 시작하는 것도 좋다고 말한다.

<이미지 출처 = https://spinbackup.com/blog/free-vs-paid-why-move-to-paid-acco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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