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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라이어 VC, 아웃라이어 창업가

얼마 전에 Crunchbase에서 다음과 같은 기사를 읽었다. 의사가 되려면 의대를 가야 하고, 변호사가 되려면 로스쿨을 가야 하는데, VC가 되고 싶으면 어떤 전공을 공부해야 할지에 대한 답변을 구하기 위해서 미국과 캐나다의 투자자 4,500명의 학력을 분석한 내용이다.

요약하자면, 하버드, 스탠포드, 유펜, MIT 등의 소위 말하는 ‘탑스쿨’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은 VC들이 많고, 학사 학위만 있는 VC보다 석사와 박사 출신 VC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학사 – 28%; 석사 – 57%; 박사 – 16%). 나를 포함한, 내 주변에 있는 VC들만 봐도 대부분 MBA가 있는 석사 출신이 많은 걸 보면, 맞는 분석인 거 같다. 그리고 기사를 조금 더 읽어보면, 57% 석사 학위 중 80%가 MBA라고 한다. MBA 학위가 VC가 되기 위한, 소위 말하는 ‘골든 티켓’인 셈이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일반 학교 MBA보다는 하버드, 스탠포드나 워튼같은 탑 MBA 학위의 VC가 많은 걸 봐서는, 한국이랑 비슷하게 미국도 뭘 공부했냐 보다는, 어디서 공부했냐가 더 중요한 거 같다. 다른 분야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VC 분야에서는. 내가 보기에는 VC의 절대다수를 상징하는, 이렇게 적당히 많이 공부한 VC들은 비슷한 성향과 시각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다. 그리고 이런 비슷한 성향과 시각을 가진 VC들이 투자하는 회사들도 정규분포곡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거 같다. 투자 실적은 나쁘진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좋지도 않고, 그냥 평범하다.

그냥 이렇게 결론이 나면 좀 재미없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고, 주위를 둘러보면, 실은 다른 패턴들이 보인다. 간혹 만루홈런을 치는 VC들이 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회사에 투자해서 수천, 또는 수만 퍼센트의 exit을 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 VC들은 위에서 언급한 평균적인 VC와는 조금 다른 길을 걸었고, 학교도 아이비리그나 서울대 나오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MBA도 없다. 아웃라이어 VC라고 할 수 있다. 창업가를 봐도 비슷한 패턴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잘 하는 창업가들을 보면, 평균적으로 좋은 학교 나왔고, 좋은 직장 경험이 있다. 좋은 회사를 만들고 운영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엄청난 유니콘 스타트업이 되진 않는다. 그냥 적당히 좋은 회사가 된다. 유니콘 기업을 만드는 창업가를 보면, 좋은 학교 출신이 아니거나, 아예 대학을 안 나온 사람들도 많다. 아웃라이어 창업가라고 할 수 있다.

왜 그럴까? 이건 아주 개인적인 의견인데, 좋은 학벌이나 좋은 직장 경험과 같은 골든 티켓이 없으면, 스스로 더 노력하기 때문인 거 같다. 남들이 5천 시간 일 할 때, 이들은 1만 시간 일한다. 물론, 이들 모두 기본적으로는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들이고, 자신이 하는 업에 대한 깊은 지식이 있지만, 더 열심히 하므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볼 수 있고, 모든 사람이 오른쪽으로 갈 때, 이들은 왼쪽으로 갈 수 있는 소신이 있다고 생각한다.

[生生MBA리포트] MBA와 스타트업 part.2 – MBA 졸업 후 스타트업에 join한다면?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씨는 와튼스쿨(Wharton School) 졸업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고, 할 수도 없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MBA와 스타트업 1부에서는 MBA 졸업생들이 스타트업 업계에서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료를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2부에서는 스스로 창업하는 경우가 아니라 존재하는 스타트업에 합류하는 경우 스타트업들이 MBA 출신들에게 연봉을 얼마나 지급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독립적인 외부기관인 Transparent Career에서 MBA 졸업 직후에 미국의 스타트업에 취업한 15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내용입니다. 그러므로 한국 스타트업 시장에 적용하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또한, 스타트업은 대기업에 비해서 아무래도 취업 비자 지원이 어렵다는 점도 사실입니다. 이 두 가지 점을 기억하시고 미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MBA 출신들의 위상이 어느 정도이고, 어느 정도의 대우를 받고 있는지 참고하시는 정도로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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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 조인하는 MBA 졸업생들은 평균 $104,000, 최저 $35,000부터 최고 $232,000의 패키지(현금성 salary와 기타 주식보상을 포함한 패키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저와 최고가 무려 7배 이상의 차이가 나고 있죠. 그중 Salary(돈으로 주는 금액)는 최저 $32,200부터 최고 $152,438까지 분포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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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 조인하는 MBA 졸업생들은 평균 $91,000, 최저 $35,000부터 최고 $232,000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저와 최고가 무려 7배 이상의 차이가 나고 있죠. 우선 회사들이 “pre-seed”벤처부터 Uber나 Airbnb 같은 유니콘까지 다양합니다. 우선 funding 단계에 따라 나눈 구분을 보면, “pre-seed”(seed 투자를 받기 전)의 단계에 있는 회사들은 평균 $84,255(한화 약 9600만 원)의 연봉을 지급했습니다. Series A 투자 단계에 있는 회사들은 $96,600(한화 1억1천만 원)을, Series B는 $99,083(한화 약 1억1300만 원)을 평균 연봉으로 지급했습니다. Series B에는 Yelp, Commonbond, BaubleBar같은 회사가 포함되었습니다. 그리고 Airbnb, CreditKarma, SoFi나 Uber 같은 “late-stage” 스타트업은 $114,759(한화 약 1억 3100만 원)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여기에서 환율은 제가 임의로 1,140원/달러를 적용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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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이야기지만, 초기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일수록 stock compensation(스톡옵션 등의 형태로 돈 대신 주식으로 보상하는 것)의 비중이 큰 경향을 보였습니다. 평균적으로 $24,000 정도, 최저 $1,713부터 최고 $87,222까지 분포가 무척 넓었습니다. 물론 late-stage 회사들은 이미 주식 가치가 상당한 경우들이 있어서 이들의 평균적으로 가장 컸습니다. 우선 pre-seed 스타트업들은 평균 $8,750을 지급했고, 이는 Series B의 경우 $3,750으로 줄어들다가, late-stage로 가면 평균 $19,804로 증가했습니다.

전체 compensation 패키지의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Pre-seed – Seed – Series A – Series B – Late Stage로 갈수록 월급(salary)은 분명 늘어나지만, 기타 보너스, 사이닝 보너스(연봉계약서에 사인할 때 주는 보너스로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반납해야 함), stock compensation은 꼭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Late stage 이전까지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가장 적은 게 Seed 단계의 $108,389, 가장 높은 것은 Series B의 $115,508 정도로 약 700만 원 차이밖에 나지 않죠. 그러다가 Late stage 벤처들은 $149,072로 확 뛰어오르는 모습을 보입니다. 연봉도 증가했고 주식보상도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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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은 대기업처럼 1년이나 반년 전에 채용계획을 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표준화된 연봉을 제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말 그대로 케바케로 회사의 그때그때 사정에 따라 인력을 충원하고, 지급 가능한 액수를 제시합니다. 힘든 과정을 거쳐서 회사의 오퍼를 받아도,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연봉협상을 시작해야 할지 깜깜하기가 일쑤입니다. 그래서 Transparent Career의 정보는 그럴 때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되어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참고로 보시길 바랍니다.

[生生MBA리포트] MBA와 스타트업 part.1 – 스타트업을 하려고 MBA 를 간다?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씨는 와튼스쿨(Wharton School) 졸업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고, 할 수도 없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마음에 스타트업을 향한 열망을 품고 계신 분 중에 MBA를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 주제에 대해서는 찬반이 크게 갈립니다. 사업을 경영한다는 것은, 그것도 세상에 없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전략을 세워 상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투자를 받는다는 일련의 과정에는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있기 마련이라 도저히 교실에 앉아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MBA 과정을 이수하는데 적게 잡아도 20만 불 가까이 드는데 차라리 이를 창업비용으로 활용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반면에 MBA를 통해서 경영에 필수적인 지식을 쌓으면서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와 마음이 맞는 파트너들을 찾고 그들과 함께 스타트업의 구상에 집중할 수 있다, 요즘은 학교들이 스타트업에 굉장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만큼 그러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MBA 네트워크를 통해서 스타트업 생태계의 VC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들을 포함한 다양한 주체들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찬성의견도 있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비자의 문제가 존재하는 이상, 영주권자나 시민권자가 아닌 한국인이 학교를 졸업한 후에 미국에서 스타트업에 취업하거나 계속 운영하기는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그런 지엽(이라고는 하나 가끔은 가장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적인 문제를 차치하고, 오늘은 MBA들이 정말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08년 경제위기로 MBA의 가장 큰 feeder(비즈니스 스쿨로 진학하는 이들이 기존에 일했던 곳)이자 employer(MBA들이 졸업 후 일하는 곳)였던 finance가 시들해진 이후로, 그 빈자리를 무섭게 꿰찬 것은 tech industry와 스타트업 붐이었습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tech가 강한 학교들 – Stanford, Haas, MIT – 등은 이 때문에 인기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많은 학생이 ‘미래에 스타트업을 하겠다’라는 커리어 골을 에세이에 적고 MBA에 진학했습니다. 학교들은 앞다투어 Entrepreneurship Center를 만들고 학생들을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MBA 학생 혹은 졸업생들은 창업할까요? 처음에는 창업할 생각으로 갔다고 해도, 졸업 후 남들처럼 큰 회사에 취직하면 받을 수 있는 평균 15만 불(한화로 거의 1.8억 원에 육박하는 액수)이라는 연봉을 보면 흔들리지 않을까요? 혹은 창업을 한다고 한들, MBA 샌님들은 필드에서 구르고 넘어지면서 온몸으로 배운 경쟁자들보다 아무래도 실전 전투력이 약해서 금방 포기하지는 않을까요?

‘MBA가 정말 창업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궁금증과 ‘MBA에서만 얻을 수 있는, 창업에서 성공하는 데 필수적인 어떠한 요소가 있는가?’라는 질문은 조금은 다를 것 같습니다. 창업자와 스타트업은 다르고, 제반 상황과 여건도 다르기에, 아무리 성공적인 창업자라도 그의 성공에 결정적인 요소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각기 다른 대답을 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MBA가 도움이 되었는가, 혹은 시간 낭비 돈 낭비일 뿐인가를 확인하기 위해서 실제 MBA 재학생/졸업생들이 창업들을 하는지,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검토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비 MBA들과 비교를 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 같고요. 어쨌든 우리처럼 궁금한 사람들이 많기에, MBA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다루는 Poets & Quants에서는 2013년부터 Top 100 MBA Startups of the Year라는 랭킹을 발표합니다. 지난 5년간(2012.1.1 이후) MBA 재학생이나 졸업생이(역시 직전 5년 내) 이 founder로 설립한 스타트업 중에 가장 VC-backed capital을 많이 끌어온 100개의 회사를 모아서 발표하는 거죠. 올해도 해당 자료가 발표되었습니다. 여기에는 1위부터 25위까지의 표를 붙여두었습니다.(전체 100개 회사를 다룬 표는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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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특징을 이야기하자면, 첫째, 탑스쿨 출신들이 대부분입니다. 작년만 해도 전체 100개 업체 중 42개가 HBS 동문이 만든 학교였고, 스탠포드, 와튼 이 세 학교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습니다. 올해는 HBS 출신들은 100개 중 24개에 이름을 올렸고, 이 24개 업체가 총 $618 million을 끌어모았습니다. 반면 스탠포드는 올해 24개로 HBS와 동률을 보였고, 투자금액에서는 $958 million을 조달했습니다. HBS/Stanford가 줄어든 만큼 다른 학교들의 약진도 두드러졌습니다. 작년까지는 이 두 학교가 모두 71개를 차지해서 거의 리스트를 점령했다고 볼 수 있었는데 올해는 단 42개에 그치는 대신, 와튼이 작년의 5개에서 12개로, 컬럼비아는 7개에서 11개로, 그리고 켈로그는 4개에서 8개로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1위를 차지한 회사는 Deliveroo라는 이름의 회사이며, 2012년에 Wharton을 졸업한 William Shu가 친구와 함께 창업한 스타트업입니다. 2013년 이후 현재까지 이 회사는 $474 million을 조달했고, 작년 4월에는 $190 million 의 Series E funding을 발표했습니다. 2위는 Linio(NYU, MIT, HBS 친구들이 함께 만든 회사)가 $230 million을 발표하며 전년도의 7위에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3위 역시 음식배달 회사인 DoorDash(스탠포드, $186 million)가 차지했습니다. 4 위는 NuBank(Stanford, $178million), 5위는 또 다른 음식배달 업체인 Grofers(Columbia)가 차지했습니다. 올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100개 회사 중에서 70개 업체가 2016년 한 해에만 조달한 금액은 $1.3 billion으로 100개 전체 회사가 5년간 총 조달한 금액인 $2.9 billion의 거의 절반에 육박합니다.

외부조사기관인 Pitchbook이 2006년부터 2016년 여름까지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이제까지 6,600명 이상의 MBA들이 6,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시작했고, 거의 $100 billion에 이르는 VC 펀딩을 일구어냈습니다. 이 6,000명은 탑 25개 학교만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가장 많은 창업자를 배출한 것은 하버드로, 961명의 창업자가 $22.4 billion을 끌어왔고, 스탠포드는 720명이 600개가 넘는 회사를 만들어 $14.4 billion을, 그리고 와튼에서는 577명의 창업자가 506개의 회사를 만들어 $10.6 billion을 조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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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여전히 West Coast의 지리적 이점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00개 중 35개 회사가 서부에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서부 중에서도 31개 회사는 Bay Area에 있습니다. 여기에는 2016년에 상당한 펀딩을 조달하여 여러 계단 뛰어오른 Augmedix(스탠포드), Branch(스탠포드), Capital Float(스탠포드) 등이 있습니다.

세 번째, minimum cutoff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작년에 100위를 차지한 기업의 조달액수가 $2.65 million이었던 반면, 올해 100위를 차지한 Totspot(스트롱 벤쳐스의 투자사 중 하나이며, Poshmark에 인수되었죠)은 $4.3 million을 기록했습니다. 인정을 받은 스타트업들은 과거보다 좀 더 많은 액수를 조달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네 번째, 졸업 후 바로 창업으로 들어가는 학생들은 완만한 감소추세라고 합니다. 2016년 하버드 졸업생 중 7%는 바로 창업의 길로 들어섰는데, 이는 전년도의 9%로부터 조금 감소한 수치이고 2012년 이래 가장 낮은 숫자입니다. 스탠포드도 마찬가지로 올해는 15%가 창업을 한다고 보고했는데, 2013년의 18%부터 완만하게 조금씩 내려오고 있는 추세입니다. 와튼의 경우에는 작년의 4%와 비교할 때 올해는 6%로 증가하였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2012, 2013, 2014의 숫자보다는 약간 감소한 정도라고 하는군요. 이 ‘감소’ 부분에 대해서는 학교 담당자들의 말은 엇갈리는 데가 있습니다. 우선 와튼의 Clare Lainweber(Penn Wharton Entrepreneurship의 managing director)는 MBA 학생들이 startup에 대해 갖는 관심은 계속 뜨거워지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Stanford의 Entrepreneurship Center의 director인 Deb Whitman은 관심은 증가할지 모르나, 벤처캐피털의 자금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대신, 비즈니스 스쿨에서 2년간 실패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고 창업에 몰두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며, 특히 실리콘 밸리에서는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누구든 만날 수 있으므로 여전히 매력이 크다고 설명합니다. 컬럼비아의 Vince Ponzo(Eugene Lang Entrepreneurship Center의 Director)는 이런 견해에 반대합니다. “There’s still plenty of money to invest(투자할 돈은 여전히 아주 많습니다). 펀드들은 계속 펀딩을 받고 있고, 나눠줄 자금은 충분해요.” 반면 그의 주장은 VC들이 한층 더 깐깐해진 눈으로 스타트업들을 평가한다는 겁니다. 이미 몇 개 크게 성공적인 모델이 나온 이상, 그 정도 pitch로는 VC들의 마음에 흡족하기 어렵다는 거죠.

MBA가 창업하기에 최적의 환경인 것처럼 보이지만, 창업이란 엄청난 집중과 헌신을 해야 하는 일임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이 블로그의 주인장분도 학교를 떠나 집중하신 거고, 이 기사에 소개된 스탠포드의 Branch 팀 역시 이 목표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Branch 는 앱 개발자들에게 deep technology linkage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회사로, Alex Austin, Mada Seghete, Mike Mokinet and Dmitris Gaskin이 설립하였습니다. 앞의 세 명은 2014년에 스탠포드에서 MBA를 받았고, Dmitris Gaskin은 이 팀에 조인하기 위해서 스탠포드 학부를 중퇴하였습니다. 앞의 세명은 스탠포드의 유명한 Launchpad 수업 중에 처음으로 만나서 의기투합한 케이스입니다. 이들은 월 $10,000씩 받을 수 있는 여름 인턴십을 포기했고, Molinet은 실리콘 밸리의 월세를 감당할 수 없어서 그때그때 문을 열어준 친구 집의 소파에서 살았습니다. 지금은 Seghete의 차고에서 살며, 다운타운 팔로 알토에 있는 Branch의 사무실을 위한 가구를 직접 만들기도 합니다(사무실에서 살면 될 텐데 그렇게는 안 하네요). 컨설팅과 같은 취업의 기회를 포기해야 했고, MBA 친구들이 즐기는 파티나 이벤트들도 포기하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그러한 헌신과 노력에는 성과가 있어서, 총투자금액 $53 million으로 올해 리스트의 12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가 당부하는 말이 있습니다. “정말 정말 창업을 하고 싶다면, 여기에 100%를 바치세요. 파티 같은 이벤트나 재미있는 활동들이나 남들이 받는 인턴십이나 돈을 많이 주는 취업의 기회 따위에 정신이 팔리면 안 됩니다. 그리고 당신이 정말 열정을 갖고 있어서 당신의 비즈니스를 세워가는 데 온전히 집중하고 있다면, 이러한 잡다한 것들은 전혀 신경 쓰이지 않을 겁니다.”

(제가 참조한 기사 원문은 여기에 있습니다. 2부에는 MBA를 졸업하고 스타트업에 조인하는 경우 연봉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내 탓

나는 학부 때 기계공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졸업은 다른 과로 했지만, 스탠포드 대학원 입학도 기계공학으로 했다. 그래서 스탠포드 기계과 동문이 많고, 이 중 많은 분이 한국의 대학에서 기계공학과 교수님으로 교편을 잡고 있다. 선배 중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님이 계시는데, 이 분의 요청으로 얼마 전에 학생들한테 창업에 대해서 강연할 기회가 있었다. 끝나고 어떤 학생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미국에서 뮤직쉐이크라는 인터넷 비즈니스를 5년 동안 운영하셨는데, 지금 돌이켜보시면 잘 안 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짧은 시간 동안, 머릿속에서 많은 생각이 요동쳤다. 이렇게 많은 회사에 투자했고, 투자사 대표들한테 마치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 듯이, 이래라저래라 훈수도 두고, 학생들 앞에서 잘난척하면서 강연까지 하는데, 왜 나는 내가 했던 비즈니스는 성공시키지 못했을까?

실은, 이 질문에 대해서 내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다. 워튼을 중퇴하고 야심 차게 LA로 이사해서 거의 5년 동안 내가 생각할 수 있던 모든 걸 시도해봐서 후회는 없지만, 그래도 뮤직쉐이크를 더 잘 성장시키지 못한 건 마음이 아프다. 내가 이 비즈니스를 지금 다시 처음부터 한다면, 뭘 어떻게, 다르게 할 수 있을까? 다양한 상상을 하면서,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방법들을 떠올리면서, “다시 한다면 이건 이렇게 해야지”라고 다짐을 하곤 한다. 2008년 말 금융위기만 없었다면, 중간에 사업이 꺾이지 않아서, 뮤직쉐이크는 지금쯤 큰 사용자제작음악 서비스가 됐을 것이다. Flash 기술이 더 발전했다면, 웹 버전을 더 빨리 출시해서, 애플리케이션을 PC에 설치하는 걸 싫어하는 미국 사용자들이 그냥 bounce 돼서 떠나는 걸 속수무책 바라만 보고 있지 않았을 텐데. 미국과 한국, 양쪽에 팀을 운영하는 어려움을 미리 알았다면, 그냥 한쪽에만 집중했을 텐데. 비즈니스가 더 크고, 매출이 거의 100% 발생하는 미국 시장에 제대로 된 개발팀을 만들어서 사용자들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듣고 반영하면서 product iteration을 했으면, 진짜로 좋은 서비스를 만들었을 텐데. 음원 라이센싱에 대해서 잘 아는 인력을 초반에 채용했으면, 이 바닥에 대해서 공부하는데 1년이라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CAC와 LTV 개념을 더 빨리 배우고, 최적화할 방법을 더 많이 시도했으면, 마케팅을 더 잘 했을 텐데. 더 열심히 할 걸, 더 허리띠를 졸라맬걸, 더 많은 이메일을 쓸 걸, 더 많은 투자자를 만날 걸 등등….

실은, 위에서 언급한 것 하나하나에 모두 변명과 핑계를 갖다 붙일 수 있다. 나는 잘못한 거 하나도 없고, 경기, 파트너, 투자자, 기술 등 남 탓만 하면 내 속은 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뮤직쉐이크를 성장시키지 못한 이유는 100% 다 내가 잘 못 했기 때문이다. 모두 다 힘든 시기였고,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생각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지만, 이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다. 내가 고전하고 있던 2008년~2012년, 이 기간 동안 대박 난 스타트업도 많다. 왜 이들은 잘 됐고, 우리는 못 했을까. 내가 잘 못 했기 때문이다.

위의 학생이 질문하고 한 3초 동안 이 모든 생각이 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그리고 그 학생한테 나는 “잘 안 된 이유는 간단하죠. 사업을 하고 있던 제가 잘 못 했기 때문이에요. 영어로 하면 ‘I fucked up’이죠.”라고 대답했다. 내 사업이나 인생이 잘 안 풀리면, 그건 부모님 탓도, 나라 탓도, 그 누구의 탓도 아니다. 내 탓이다.

재미있는 인연

우리 투자사 중 오라이츠라는 스타트업이 있다. 출판과 책 분야의 비즈니스인데, 글로벌 출판 시장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고 업데이트해주는 서비스이다. 일반인들한테는 크게 와 닿지 않는 분야이지만, 꽤 의미 있는 규모의 돈을 쓸 준비가 되어 있는 명확한 고객들이 존재하는 시장이다. 이 회사의 공동 창업가는 김혜원 대표와 이정도 이사인데, 오늘은 이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고 한다.

2009년도 뮤직쉐이크 시절, 콜드 이메일을 받았다. ‘파이카’라는 한국의 신생 출판사인데, 내가 쓰는 블로그 내용을 기반으로 책을 만들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예상치 못했던 이메일이고, 당시 굉장히 바빴던 시기라서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출판사이길래 나같이 못 나가는 사람한테 책을 쓰자고 할까 궁금했고, 출판사 김혜원 대표가 워튼스쿨 후배라서 한 번 이야기는 해보자는 생각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책 출판 의도 자체가 벤처로 성공한 선배 창업가가 후배들한테 “이렇게 하니까 성공하더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아니라, 같이 바닥에서 구르고 있는 동료 창업가가 “나도 같이 구르고 있는데, 미국에서 남들보다 약간 먼저 구르다 보니 이런 경험을 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라서 책을 써보기로 했고, 그 책이 ‘스타트업 바이블(1권)‘이다. 실은 책 내용도 나쁘지는 않지만, 책 제목을 워낙 잘 지었는데, ‘스타트업 바이블’이라는 제목은 파이카 김혜원 대표의 작품이다.

책 출간 몇 개월 후, 파이카에서 연락이 왔다. LA에서 남미 아르헨티나까지 오토바이 종단 여행을 떠난 이정도 씨와 용현석 씨에 대한 소개였는데, 종단을 마친 후에 파이카에서 책을 만들 계획이었다. LA에서 나는 이 젊은 친구들을 만나서 같이 식사도 하고 좋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후 친분을 유지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종단은 성공했지만, 책은 만들어지지 않았고, 얼마 후 파이카의 김혜원 대표와 오토바이 청년 이정도 씨는 스타트업을 공동창업했다. 에브리클래스라는 미국의 Skillshare와 비슷한 비즈니스였는데, 이 회사는 프라이머의 투자를 받았다(Strong이 프라이머 활동하기 전).

에브리클래스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후, 이 팀은 글로벌 출판 정보 플랫폼인 Frontlist를 운영하는 오라이츠라는 새로운 서비스로 피봇을 했고, 우리는 이 회사에 투자했다. 그리고 에브리클래스에서 오라이츠로 서비스가 피봇하는 기간 중 김혜원 대표와 이정도 씨는 결혼을 해서 스트롱벤처스가 투자한 3번째 부부창업 스타트업이 되었다. 참고로 에브리클래스에서 오늘의 오라이츠가 탄생하기까지는 거의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는데, 김혜원 대표와 이정도 이사가 스스로 코딩을 공부해서 개발자로 다시 탄생하는데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오라이츠팀과 미팅을 하고, 우리가 어떻게 만났는가에 대해 생각하다가 참 재미있는 인연이어서 혼자 씩 웃었다. 우리가 투자한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오래 알고 지낸 분들이고, 그만큼 인간적으로 신뢰가 형성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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