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말에 LA는 Jody Sherman이라는 유능한 창업가를 잃었다. Jody는 2009년도에 어린이들을 위한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는 Ecomom이라는 스타트업을 시작했고, LA와 남가주 쪽에서는 꽤 유명하고 평판이 좋은 사람이었다. 47살에 그는 권총으로 자살했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수년 동안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

자살은 한국인들한테는 낯선 단어가 아니다. Wikipedia에 의하면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이며, 40살 이하의 사망 원인 중 1위가 자살이다. 자살하는 사람 중에는 우리가 아는 창업가들도 있고, 모르는 사람들도 분명히 많이 있을 것이다.
나도 여러 번 말한 적이 있지만, 월급쟁이들이 받는 직장의 스트레스와 owner들의 스트레스는 아주 다르다. 뭐가 다른지는 여기서 굳이 설명하지 않겠다. 창업을 했고 이 짓을 오래 한 사람들이라면 너무나 잘 알고 있을 테니까. 스트레스의 레벨이 다르므로 창업가들이 극한 상황에 몰리면 그에 대한 반응 또한 샐러리맨들과는 달리 극을 달릴 수 있다. 만약에 이 글을 읽고 있는 분 중 현재 너무 힘들어서 이상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러지 말고 이걸 끝까지 읽어 달라고 부탁한다.

나도 이 짓을 몇 년 해왔다.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거나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없지만, 성공의 확률이 높지 않은 스타트업 industry에서 일하면서 이 바닥의 ups and downs를 매일 경험하고 있다. 육체적으로도 힘들지만, 정신적인 소모가 많은 게 스타트업 운영이라는 걸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안하지만 창업을 했고 스타트업을 평생 운영할 계획이라면 이 정신적 스트레스는 더하면 더했지 줄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단단히 각오해라. 하지만, 좋은 소식은 바로 인생이 고달플 때 우리에게 위안을 주고 우리가 기댈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창업가들이 명심해야 하는 사실은 바로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많은 창업가가 있고 분명히 겉으로는 웃으면서 모든 게 잘 되고 있다고 연기를 하고 있지만 모두 다 힘들어하고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을 것이다.

힘들어하는 창업가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이제 더 희망이 없고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할 때 – 아직 경험하지 못했으면 분명히 이런 순간이 올 것이다 – 주위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도움을 구해라. 가족, 친구, 동료, 투자자, 변호사, 회계사 심지어는 경쟁자도 상관없다. 아주 당당하고 직설적으로 도움을 구해라. 힘들 때 도와달라고 하는 건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니다. 가끔 난 창업이라는 게 거대한 압력밥솥 속에 발가벗은 채 들어가 있는 거와 같다는 생각을 한다. 시간이 갈수록 압박은 더욱더 심해진다. 이런 압박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다 보면 몸과 마음에 당연히 영향이 미친다. 그러니까 힘들면 괜히 자신을 자책하면서 겉으로 웃지 말고 솔직하게 도움을 구해라.

Jody가 앓던 우울증이나 최근 한국의 연예인들이 경험하는 공황장애는 미국에서는 더 이상 ‘병’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으로 분류할 정도로 흔한 현대인들이 경험할 수 있는 현상이다. 혹시, 주위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색안경을 쓰고 보지 말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서 도움을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