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ight_Shooter-outline__3__1286990852우리가 앞으로 몇십 개 또는 몇백 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할지는 모르겠지만, 확률적으로 확실한 건 이 중 절반 이상은 망할 것이라는 거다. 재수 없으면 이 회사 중 90%는 몇 년 후에는 없어질 것이다. 안타깝지만 이게 바로 현실이며 현실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건 스타트업이 성공할 확률보다는 그렇지 못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더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이나 사업이나 잘될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중요한 건 이런 인정하기 싫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동료들과 투자자들 그리고 비즈니스와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가끔 우린 창업가들이 상황이 좋을 때는 좋은 소식들을 굉장히 많이 공유하는 걸 보지만, 반대로 잘 안될 때는 잠수를 타버리거나 그냥 모든 게 괜찮다고 거짓말을 하는 걸 볼 수 있다. 물론, 나쁜 의도가 있어서 그런 건 절대로 아니라는 걸 잘 안다. 투자자들이 걱정할까 봐, 그리고 일시적인 어려움이며 곧 시간이 지나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굳이 공유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투자한 모든 회사들에 오히려 좋은 소식은 공유하지 않아도 되지만 어려운 일이 생기거나 상황이 좋지 않다면 되도록 빨리 알려달라고 한다. 그래야지만 문제가 아직 크지 않을 때 상의하면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작은 문제라도 가만히 놔두면 곪아서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고민거리가 되어 버린다.

우리 같은 투자자의 처지에서 봤을 때 투자한 회사가 잘 안 되거나 망하는 건 항상 있는 일이다. 이런 게 대수롭지 않은 건 절대로 아니지만, 이 사업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항상 경험하는 일이다. 솔직히 말해서 그냥 재무제표상 손실로 처리하고 다른 회사들에 집중하면 된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유가 만약에 투자사가 우리한테 솔직하게 문제점들을 적시에 공유하지 않아서라면 이건 굉장히 사적인 문제가 되어버릴 수 있다. 서로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팀은 앞으로 절대로 다시 투자하거나 비즈니스를 같이 하지 않을 것이다.

이 바닥에서 가장 중요한 건 투명성과 신뢰이다. 스타트업이야 하다 보면 안 될 수도 있고, 망하면 훌훌 털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 하지만 다시 시작하려고 할 때 주위에서 나를 믿어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면 정말 힘들다. 신뢰는 한번 잃으면 절대로 – 특히 스타트업 같이 좁은 커뮤니티에서는 – 회복하기 힘들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reverbnation.com/straightshoo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