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이 해마다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미국시각으로 오늘 아침에 공개되었다. 나도 아직 다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여기저기서 요약해 놓은 버전들을 봤고 역시 버핏 회장의 유머, 위트,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 그리고 투자 관련 경험은 정말 최고인 거 같다. 내가 죽은 후 다음 세대에 과연 버핏만큼 훌륭한 투자자가 이 세상에 나타날지는 아주 큰 미지수로 남을 거 같다.

2013년은 워렌 버핏의 회사 Berkshire Hathaway에 아주 좋은 한 해였다. 워낙 투자를 잘하고, 변함없는 자기만의 원칙과 철학이 있고, 작년 한 해는 미국 경기와 주식 시장이 그의 투자를 도와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오전에 이와 관련된 기사들을 읽으면서 버핏 회장이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 내용 중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고 주말 내내 계속 생각했던 내용이 있다. 워렌 버핏은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장기적인 관점이라고 하면서, 그가 과거에 했던 부동산 투자들을 예로 들면서 이런 그의 투자 기본 원칙을 강조한다. 그는 투자를 업으로 하지 않는 일반인들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건 바로 시장의 잡음과 소위 ‘투자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의 말이라고 한다 – 이들이 하는 말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귀가 얇아지는 것에 대해서 경고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한다:

“You don’t need to be an expert in order to achieve satisfactory investment returns. But if you aren’t, you must recognize your limitations and follow a course certain to work reasonably well. Keep things simple and don’t swing for the fences(만족할만한 이익을 얻기 위해서 꼭 전문 투자자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보통 투자자도 충분히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전문 투자자가 아니라면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인정해야 하며, 동시에 과거에 대체로 잘 맞아떨어진 몇 가지 기본 투자 공식에 충실해야 합니다. 이 기본 투자 공식이 무엇이냐 하면, 최대한 심플하게 가면서 무조건 대박만을 노리지 않는 것입니다).”

이 조언은 주식 투자자뿐만 아니라 창업가들에게도 아주 잘 적용되는 거 같다. 나는 버핏 회장의 이 조언을 창업가들에게 다음과 같이 재포장해서 말해주고 싶다:

“과거에 성공한 창업가나 경험이 많은 창업가가 항상 성공하는 건 아니다. 누구나 다 창업해서 성공할 가능성은 있다. 내가 아는 성공한 창업가들은 가지각색이지만 몇 가지 공통점은 다 가지고 있는 거 같다. 모두 다 비즈니스를 최대한 심플하게 유지하면서 (=너무 많은 걸 하지 않고 한 가지만 집중) 대박만을 노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지속적인 시행착오와 실험을 통해서 오랜 기간을 걸쳐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실은 나도 항상 이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버핏 회장님이 이런 생각들을 공개적으로 confirm 해 주셔서 기분이 좋은 주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