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Apr 08, 7 37 02 AM약 한 달 전에 나도 개인적으로 조금 아는 TechCrunch 기자 Rip Empson의 Whistle이라는 기기에 대한 기사를 읽고 바로 구매 해봤다. Whistle은 심플하게 설명하면 개들을 위한 Fitbit과 같은 기기이다. 솔직히 현재 버전은 Fitbit이라기 보다는 만보기에 더 가깝지만 발전 가능성은 상당히 많다고 생각한다. 동그란 기기를 개 목걸이에 부착하고 Whistle이라는 앱을 설치하면 우리 개의 산책량 (walk), 휴식량 (rest) 그리고 노는양 (play)을 시간으로 환산해서 매 시간 단위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반려견을 위한 소셜 미디어 시도의 흔적도 약간 보이며, 비슷한 종/크기/나이의 다른 개들에 비해서 우리 개가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있는지, 운동은 충분히 하고 있는지를 비교할 수 있도록 비주얼하게 보여준다.

Photo Apr 05, 10 10 12 PM처음에는 그냥 단순한 호기심 때문에 Whistle를 구매해서 약 한 달 정도 이제 사용해 봤는데 이젠 이 data를 보면서 마일로의 운동량과 휴식량을 수동적으로 조절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 있다. 솔직히 어떻게 생각해보면 참으로 피곤한 짓이다. 안 그래도 데이터가 넘쳐 머리아픈 이 현대 사회에서 이젠 개새끼의 행동을 수치화 시켜서 컨트롤 하려고 하다니. 그냥 좋은게 좋은거라고 편하게 살 수 없을까?
맞는 말이다. 지속적으로 폰을 보면서 마일로가 오늘 20분 산책했는지 30분 산책했는지 확인하고 있는 나 자신이 좀 한심하다. 하지만, 이걸 다른 각도로 보면 철저한 관리를 통해서 우리 개의 건강을 지켜주고 수명을 연장시키는 아주 과학적이고 규칙적인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매일 목표로 설정한 시간보다 운동이 모자라면 아무리 늦은 밤이라도 개를 산책시키고, 반대로 활동이 너무 많고 상대적으로 휴식이 적은 날은 그냥 집에서 쉬게 놔둔다. 그리고 평균적으로 운동량이나 휴식량이 너무 크게 다르다면 약간 더 신경써서 개의 상태를 모니터링 한다. 무슨 개 운동 선수 키우냐고?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정확한 수치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의 건강을 향상시키고 유지할 수 있다는 면에서는 이런 기기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Photo Apr 06, 8 39 18 AM일을 함에 있어서도 똑같은 철학을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바일 게임을 만들어서 출시를 하는데 이 게임의 성공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전에 과연 이 ‘성공’을 내가 어떻게 정의 하냐가 매우 중요하다. 일주일에 1,000만 번 설치되면 성공인가? 아니면 100번 설치되면 성공인가? 사용자 당 매출이 1,000원이면 성공? 아니면 10,000원이면 성공? 아주 구체적인 데이터를 정의해 놓아야 한다. 그리고 모든 걸 객관적으로 그 수치를 기반으로 판단해야 한다. 정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우리 회사가 잘 가고 있는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한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는지 또한 여러가지 실험을 통해서 얻은 데이터를 보면서 고민해 봐야 한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You can’t manage what you can’t measure(정량화 해서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라는 말을 했는데 일을 하면 할 수록 몸소 느끼는 명언이다. 무조건 ‘감’으로 비즈니스를 하려고 하지 말고, 명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현상 파악 및 개선책을 찾을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고 ‘감’의 중요성을 무조건 깎아 내리려는 건 아니다. 같은 일을 계속 하다보면 나름 ‘감’이라는게 생기고 이 또한 무시할 수 없지만 이러한 ‘감’이라는 것도 하루아침에 생기는게 아니라 데이터를 보면서 오랫동안 이런저런 실험을 했을때 생기는 거라는 걸 나는 일을 하면 할수록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