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oot-of-the-problem지난 주에 급한 일들 때문에 아주 짧게 한국에 갔다 왔다. 짧은 기간 동안에 미팅은 엄청 많이 했고, 이동 시간과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 서울에서는 주로 택시를 타고 다녔는데 참 좋지 않은 경험들을 많이 했다. 워낙 한국 택시들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서인지 일단 택시를 타면 택시 등록증이랑 기사분 얼굴을 비교해 보는데 – 범죄자들이 택시 훔쳐서 이상한 짓들 많이 한다고 해서 – 절반은 택시 등록증의 사진과는 다른 분들이 운전을 하고 있었다. 나는 한국의 택시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모르는데 이렇게 남의 택시를 막 운전해도 되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운전을 ‘업’으로 하시는 분들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대부분의 기사들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고, 차 안에서 담배를 피고, 운전하면서 드라마 보고, 교통법규를 아예 지키지도 않았다. 급정차와 급출발은 (예측 출발 포함) 기본이고 밤 12시가 넘으니까 신호등은 아예 무시하고 그냥 음주운전 하듯이 – 어쩌면 술을 먹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질주를 했다. 정말 답답한거는 나같이 까칠한 사람도 찍소리 못하고 뒷자석에서 식은땀만 흘리면서 약속 장소에 무사히 도착하기를 기도하고 있었다는 거다. 괜히 싫은 소리했다가 택시 기사가 해꼬지라도 하거나 어디 박아 버리는게 무서웠기 때문이다. 남자도 이런데 힘없는 여성이 술이라도 먹고 택시를 타면 정말로 정신 바짝 차리고 조심해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내 택시 경험을 일반화하면 안되겠지만, 서울의 택시 관련해서는 내 주위 모든 분들이 나랑 동의 하는 걸 보면 이게 서울 택시의 안타깝고 짜증나는 현실이다 (한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이번에 택시를 안 타봐서 모르겠는데 비슷하다고 들었다).

주제를 조금 바꿔서 우버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해보자. 한국에서는 우버에 대한 말들이 많다. 서울시 교통당국에서는 공식적으로 우버는 불법이라고 발표한거 같고 서울시에서는 우버와 비슷한 앱을 자체적으로 출시한다는 말도 있고, 하여튼 우리 아버지도 우버가 뭔지 알고 있으니 매스컴 엄청 많이 탄 거 같다 (어쨌든 우버한테는 공짜 PR이다). 그런데 나는 서울시한테 딱 한가지만 부탁하고 싶은게 있다. 스스로에게 다음의 질문을 해보시길 바란다.

서울시에는 더 싸고, 더 잡기 쉬운 일반 택시들이 넘쳐 흐르는데 서울 사람들은 굳이 교통당국에서 불법이라고 규정한 우버를 계속 이용할까?

내 짧은 생각으로는 바로 내가 위에서 언급한 서울 택시의 개판오분전 현실 때문인거 같다. 우버도 이런 사실을 알기 때문에 한국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계속 한국에서 확장을 시도하는거다. 서울시에서 우버가 불법이라면 불법이다. 이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우버를 불법으로 규정하는게 법적으로 약간 애매한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서울시 교통당국 담당자라면 우버를 규제하기 이전에 “서울에 더 싼 택시들이 이렇게 많은데 왜 사람들이 우버를 사용할까? 서울의 택시 시스템에 문제가 있나?”를 먼저 물어보겠다. 그래서 이 택시 논쟁의 근본적인 문제점의 뿌리를 찾아서 그 뿌리를 뽑아버리는데 초점을 맞추겠다. 현재 교통당국이 우버와 싸우는걸 보면 교통법을 재해석하고, 기존 법에 새로운 규정을 추가하는 소위 말하는 탁상공론에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거 같다. 이럴 시간과 에너지를 교통법규 준수를 강화하고, 벌금을 강화하고, 경찰에 힘을 주고, 택시 운전사들 교육을 강화하는데 사용하면 오히려 서울시와 서울시민 모두를 위한 좋은 해결책이 만들어 질 수 있을거 같다 (감히 말씀드리지만 택시요금을 올리는 것도 고려해 볼만한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생활수준에 비해서 교통비가 너무 싸다는 의견도 많이 들었다).

우버를 한국에서 사용해본 분들 소감은 비슷한다. (더 비싸지만) 앱을 완전 편리하게 만들었고, 안전하고, 운전사 신용이 어느정도 확인되고, 교통법규 잘 지키고, 운전사들이 전반적으로 인간적으로 친절하고, 택시를 탄 후에 운전사를 평가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한다. 뭐 이 정도이다. 별거 아닌거 같지만 내가 타본 서울의 택시들이 모두 절대적으로 부족한 부분들이다. 이렇기 때문에 비싸지만 우버를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이다. 서울의 택시들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더 비싼 우버를 굳이 이용할까?

핵심은 여기에 있는거 같은데 교통당국 분들은 다른 곳에서 해답을 찾으려고 하는거 같다 – 뭐, 그렇기 때문에 공무원들이기도 하겠지만…..잡초를 영구제거 하려면 뿌리를 잘 찾아서 뽑아야 한다. 잡초의 뿌리를 찾는 건 어렵고 귀찮지만, 이렇게 하면 잡초가 다시 나지 않는다. 법과 로비를 통해서 우버를 불법화하고 한국에서 쫓아낼 수는 있겠지만 서울의 택시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으면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더 걸리고 귀찮을 수도 있겠지만 뿌리를 찾길 바란다. 그래서 개같은 택시들이 서울에서 빨리 사라지고 내가 돈을 내는만큼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택시를 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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