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얼마 전 Shark Tank를 보고 있었는데, 집에서 살림하는 아줌마가 신개념의 KaZAM 이라는 어린이 자전거를 가지고 출현했다. 학습효과와 muscle memory를 이용해서 어린이들이 금방, 그리고 안전하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수 있게 하는 페달이 없는 자전거였다. Shark들의 반응은 매우 싸늘했다. 특히 독설가로 유명한 ‘핏속에 돈이 흐르는’ 샤크 Kevin O’Leary는 “그래서 어쩌라고? 슈퍼에 가면 싸구려 자전거들이 넘쳐흐르는데 적지 않은 웃돈을 주고 이 자전거를 굳이 왜 사야 할까?” 라면서 본인은 절대로 투자하지 않겠다고 했다.

누군가 습관처럼 “지금까지 몇 개나 팔았어요?” 라는 질문을 했다. 그런데 의외의 답변이었다. “지난 3년 동안 15억 원 정도 팔았습니다.” 분위기는 갑자기 매우 엄숙해지고, 모두 놀란 눈치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예상치 못했던 높은 수치가 모두를 입 다물게 만든 것이다. 그 이후에 주도권은 아줌마 창업가가 쭉 잡으면서 샤크들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중요한 게 많다. 아이디어도 중요하고, 제품도 중요하고, 비전도 중요하고, 전략도 중요하고, 실은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하지만, 역시 현금이 왕이다. 특히, 고객한테 물건을 팔아서 발생하는 매출로 인한 현금흐름은 비즈니스의 최고봉이다. 매출은 모든 지표를 대체한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고, 비전이 좋고, 제품이 좋아도 유료 고객이 존재하고 돈을 벌고 있는 회사 앞에서는 찍소리 못한다. 우리도 직업상 많은 스타트업들을 검토하고 많은 pitch를 접한다. 아직 매출이 없는 회사들은 시장, 팀, 비전, 비즈니스 등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서 투자자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돈을 내는 고객이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는 회사의 발표자료는 매우 간단하다. 숫자가 모든 것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아, 그렇다고 매출 외에 다른 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다. 왜냐하면, 돈을 내는 고객이 생기려면 제품이 무조건 좋아야 하기 때문이다. 전에 내가 제품의 갑이라는 글을 썼는데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쓴 글이다. 그리고 좋은 제품을 만드는 건 좋은 팀이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http://www.smeadvisor.com/2012/01/cash-is-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