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외래어표기법에 의하면 San Jose 지명을 표시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산호세’랑 ‘새너제이’인데 코스타리카의 수도는 산호세라고 쓰고, 실리콘밸리의 도시는 새너제이라고 쓴다. 둘 다 알파벳 표기는 같고, 어차피 스페인어이기 때문에 원어나 영문 발음은 거의 동일하게 ‘산호세’ 이다. 많이 헷갈린다.

외국어라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거지만, 굳이 같은 단어를 이렇게 다르게 표시하고, 이 표기법에 어긋나면 공식적으로는 틀렸다고 하는 건 좀 구시대적인 발상 같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한글 표기법과 원어의 발음을 비교했을 때 차이가 너무 크게 나는 경우가 많아서, 이 부분은 다시 한번 전면 재검토를 하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도 한다. 얼마 전에 마케팅 관련 책을 읽었는데, 화려한 컬러와 스타일을 자랑하는 신개념 주방용품 Joseph Joseph사를 한글로 ‘조셉조셉’ 이라고 표기했지만, 같은 책에서 이 회사의 설립자 Anthony Joseph와 Richard Joseph는 ‘조지프’라고 표기한 걸 봤다. 국립국어원 외래어표기법을 찾아보니, 사람 이름 Joseph의 올바른 표기법은 조지프이지만, 미국 회사이니 회사 이름은 미국인들이 발음하는 조셉 조셉이라고 표기를 하는 게 맞는 거 같다. 같은 이름을 성경에서는 ‘요셉’이라고 표기하는 걸 봤다. 참 복잡하고, 이상하다.

사진 2017. 3. 16. 오후 1 09 01

시대에 따라 새로운 용어들이 많이 만들어지는데, 웹스터 사전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서 해마다 개정판을 새로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말이 아닌 이상 외국어 표기법의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의 의견도 이해하지만, 이 가이드라인은 한번 만들어 놓고 평생 사용하기보다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계속 바꿔야 할 필요가 있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