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었다. 읽고 싶은 책 중 상위 랭킹된 책은 아닌데, 최근에 읽은 몇몇 다른 책에서 명상록이 자주 인용되었고, 공감 가는 내용이 꽤 많아서 한 번 읽어보기로 했다. 실은, 책이 좀 오래됐고(1,800년 전), 그래서 번역이 좀 쉽지 않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난해한 내용이 좀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많이 공감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원어 제목은 “Ta eis heauton”인데, “자기 자신에게 전하는”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일기와 비슷하게 틈틈이 생각하고 있는 내용을 순서 없이 자유롭게 쓴 내용인데, 12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되는 게, 인생은 짧고 누구나 다 죽으니까 너무 집착 말고, 나만 정의롭게 행동하고 살면 남이 뭐라 하든 상관 말라, 뭐 이런 내용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랑은 완전히 다른 시대를 살고 있지만,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도 절실하게 필요한 내용이 많아서, 중간 중간에 인상 깊었던 문구를 몇 개 적어본다:

-현재의 운명에 불만을 품거나 미래에 대해 위축 되지 말라.
-다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고 무슨 일을 하며 무엇을 생각하는가에 대해서는 공공의 이익과 관련 되지 않는 한 거의 생각하지도 않게 된다. 그는 자기가 해야 할 일만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어떠한 행동이든 목적이 없거나 그 기술의 완전한 원리에 따르는 것이 아니면 행하지 말라.
-만 년이나 살 것처럼 행동 하지 말라. 죽음이 닥쳐 오고 있다. 살아있는 동안에 능력이 있는 동안에 착한 일을 하라.
-우리가 말하고 행하는 것은 대부분 불필요한 것이며, 이런 것들을 제거 한다면 우리는 더 많은 여가를 갖고 불안은 줄어들 것이다.
-최선의 복수는 악행을 한 사람과 같은 사람이 되지 않는 것이다.
-이 세상에 살면서 육신은 굴복 하지 않았는데 영혼이 먼저 굴복한다면 그것은 수치다.
-의연하라. 아니면 남의 힘을 빌려서 라도 의연해져라.
-당신은 머지않아 만사를 망각하게 되리라. 모든 사람은 머지않아 당신을 잊으리라.
-남들이 당신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생각은 버리고 남은 생애를 당신의 본성이 바라는 대로 사는 것으로 만족하라.
-어떤 행동을 할 때만이 아니라 아무 행동도 하지 않을 때도 부정을 저지르는 경우가 흔히 있다.
-외부적 원인에 의해 야기되는 일에 대해서는 동요하지 말라. 내부적 원인에 의해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정의에 따라 대처하라.
-과오를 저지르는 사람이 있으면 친절히 타이르고 그의 잘못을 지적해 주라. 그러나 이렇게 할 수 없을 때에는 당신 자신을 탓하거나, 아니면 아무도 탓하지 말라.
-그는 남들이 자신에 대해 어떤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가, 또는 어떤 비난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는 현재 하는 일이 정의에 어긋나지 않고 또 현재 자기에게 부여 되어 있는 일에 만족하면 이 두가지로 충분 하다고 생각한다.
-읽고 쓰는 데 대해서 당신 자신이 숙달되기 전에는 남을 가르치지 말라. 인생에 대해서 이 말은 훨씬 더 타당하다.
-도저히 달성될 수 없다고 생각되는 일이라도 연습을 게을리하지 말라. 연습부족 때문에 다른 일은 감당하지 못하는 왼손도 말 굴레만은 바른손보다 더 힘차게 붙잡지 않는가. 왼손은 이 일만은 늘 연습해 왔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