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이제 3개의 펀드를 통해서 8년 동안 한국과 미국에 있는 120개 이상의 회사에 투자했다. 아직 멀었지만, 100개 넘는 회사에 투자하면 그래도 꽤 재미있는 데이터와 패턴이 보이는데, 얼마 전에 다음과 같은 데이터를 정리해봤다.

몇몇 대표 포트폴리오 회사에 대해서 스트롱이 투자했던 시점의 월매출/연매출과 2019년 6월의 매출과 2019년 예상 연 매출을 비교해봤다. 이 회사들 모두 우리 투자사 중 잘하는 회사들이지만, 실제로 숫자를 비교해보니까 어마어마한 성장이 보였다. 이 회사 중 절반 이상은 우리가 투자할 때 월매출이 하나도 없었고, 시작점이 “0”이기 때문에 이런 회사 중 몇 개는 월매출이 수십억 배 증가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평균을 내보면, 우리가 처음 투자할 때 대비 현재 월매출이 15배는 증가한 거 같다. 나도 이렇게 숫자를 뽑아보니까 상당히 놀랍고 기뻤다.

그런데 실은 이 데이터를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여기엔 한가지 함정이 있다. 바로 우리가 처음 투자한 시점이다. 위에서 말한 매출 성장이 1~2년 만에 일어난 거라면 정말로 대단한 거지만 – 실제로 어떤 투자사는 1년도 안 되어서 이런 비약적인 성장을 했지만 – 이런 성장을 한 평균 기간은 4년이다. 즉, 시작과 끝을 비교해보면 큰 성장이었지만, 4년이라는 기간의 성장 곡선을 보면 수많은 up과 down이 있었다. 우리도 매달 투자사들의 수치를 보는데, 올라가고 잘하는 것보단 내려가고 못 하는 게 더 많으니 이런 성장하는 수치를 봤을 때 더 놀랐던 거 같다. 실은 가장 비약적인 성장을 한 회사 중 절반 이상이 여러 번의 망할 위기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어떻게든 꾸역꾸역 버티면서 계속 전진했고, 이런 땀과 노력이 인제야 열매가 맺어지기 시작하는 거 같다. 5년이 걸렸다.

전에 어떤 트레이너로부터, 근육운동을 계속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한계에 부딪히는데, 이때 계속하다 보면 섬유질이 파괴되고 찢어지고, 그때 새로운 근육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오랜 시간 동안 바닥을 쳤다 올라오기를 반복한 우리 투자사의 좋은 성장을 봤을 때 이 근육이 찢어지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한계에 도달해서 더는 못 하겠다고 느끼는 그 시점에, “한 번만 더” , “조금만 더”를 다짐하면서 팀원들을 이끌고 계속 한 대표들의 회사가 이렇게 4~5년 후에 엄청난 성장을 한 거 같다.

이 회사들의 대표들이 공통으로 했던 말이 이제 기억난다. “죽지만 말자” 였던거 같다. 죽지 않으면, 더 강해지고, 더 강해지면, 죽지 않고 계속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