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5679876803얼마 전에 쿠팡에서 골프 드라이버를 열심히 검색했다. 구매는 안 했지만, 같은 드라이버 중에서도 다른 종류의 샤프트 제품을 꽤 오랫동안 보다가 몇 개는 장바구니에 담아 놓기만 했다. 그리고 몇 시간 후에 페이스북을 보고 있는데, 내 타임라인에 이 드라이버랑 다른 골프용품 광고가 떴고, 나는 결국 드라이버도 샀고, 아이언 세트까지 새로 구매했다. 실은, 골프는 아니더라도, 이런 경험을 안 해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온라인 광고와 타게팅 기술은 매우 고도화됐고, 고객의 행동을 구매로 이어지게 하기 위한 기술과 제품의 진화는 멈추지 않고 있다.

온라인 세상에서는 고객의 행동과 여행 과정을(고객의 검색 이력, 구매 이력, 구매 채널, 구매 이후의 행동 등) 꽤 정확하게 트래킹하고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과 기술이 존재하고, 이걸 기반으로 엄청난 규모의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그런데, 전 세계 모든 구매의 80%는 아직도 오프라인에서 일어나고 있고, 오프라인 세상에서는 특정 고객이 어디서, 뭘, 어떻게 구매하는지 분석하고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술이나 서비스가 아직도 없는 게 현실이다. 이 문제가 우리 투자사 로플랫의 창업 배경이다. 구매의 대부분이 일어나고 있는 오프라인 세상에서 고객의 동선과 행동 패턴을 분석할 수만 있다면, 나의 쿠팡과 페이스북의 온라인 경험보다 훨씬 더 정확한 경험을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고, 회사의 입장에서도 더욱 정확하고 비용 효율적인 타게팅이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서 현대자동차를 검색하고, 현대자동차 사이트를 방문하고, 페이스북에서 자동차 관련 그룹에 가입을 하면, 차에 관심 있고, 차를 구매할 잠재 고객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현대자동차 또는 다른 자동차 회사에서 차 관련 온라인 광고를 계속 노출시킨다. 하지만, 이 사람이 당장 자동차를 구매할 계획을 갖고 있는지, 1년 후에 구매할 계획을 갖고 있는지, 아니면 그냥 차를 좋아하는 건지 파악하기가 힘들다. 그런데, 만약 이 고객이 실제로 현대자동차 매장을 방문하고, 주말마다 자동차 매장에 간다면, 차를 조만간 구매할 확률이 높다고 더 정확하게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자동차 광고를 푸시하거나, 아니면 금융회사에서 자동차 리싱 상품을 광고할 수가 있다.

얼마 전에 로플랫에서 발행한 에는 굉장히 재미있고 유용한 정보가 많다. 요새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고, 일본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된 유니클로 매장 방문객이 현저하게 줄면서 이로 인해서 유니클로의 한국 매출이 급격하게 줄고 있다는 기사나 방송을 많이 봤을 것이다. 유니클로한테는 큰 타격이겠지만, 반대로 유니클로의 국산 경쟁 브랜드에게는 이번 이슈는 고객과 매출을 늘리기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유니클로의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 수에 변화가 있었는지, 그리고 기사에 많이 언급되는 유니클로의 경쟁사 10개의 매장 방문객 수에는 같은 기간 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분석해본다. 예상대로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오프라인 매장 트래픽의 변화가 눈에 띄게 보이는데, 사용자들의 실제 매장 방문 기록으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경쟁사는 조금 더 추적 가능하고 비용 효율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실은 로플랫이 사용하는 와이파이 핑거프린팅 방법 외에 물리적인 비콘, 자기장, 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혼합해서 사용하는, 오프라인 트래픽을 데이터화 하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는데, 특정 고객의 온라인 행동 패턴과 오프라인 행동 패턴을 모두 취합할 수 있다면 상당히 깊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미 이걸 오래전부터 해오는 회사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구글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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