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이나 친구들은 잘 알 텐데, 나는 신년 계획이나 결심같은걸 아주 오래전부터 아예 세우지 않고 있다. 한 해, 두 해라는 시간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연의 순리대로 그냥 흘러가는데, 사람들은 여기에 너무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계획에 시간을 맞춰야 하는데, 이렇게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시간에 본인의 계획을 억지로 맞춘다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어차피 1년 동안 뭔가를 완성하기에는 인생은 너무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에 그냥 나는 신년 계획을 아예 안 세우고, 항상 하던 것을, 항상 하던대로 하는 편이다.

그래도 새 해가 되면, “올 해에는 이걸 조금 더 잘 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는 게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운동이랑 독서다. 작년 초에도 이 생각을 했고, 실은 2019년에 운동이나 독서나 어느 정도 잘 실천하긴 했지만, 년초에 목표했던 독서량 50권에 많이 못 미친 39권으로 작년을 마감했다. 매주 1권을 읽으면, 대략 1년에 50권을 읽을 수 있는데, 작년에 나는 월평균 3.3권, 총 39권의 12,116 페이지를 읽었다. 이건 플라이북 앱의 2019년 내 독서량 페이지 화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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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내가 독서에 대해서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이 프로세스가 이젠 습관화가 됐다. 그때그때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우리 투자사 플라이북 앱에서 “읽고싶은책”으로 등록해놓고, 또 다른 우리 투자사 국민도서관에서 이 책들을 빌려 본 후에, 다시 책에 대한 서평과 내가 기록해놓고 싶은 내용을 플라이북에 남긴다. 한가지 바뀐 습관이 있다면, 과거에는 국민도서관에 없는 책이라면, 입고될 때까지 기다렸는데, 이젠 동네 도서관에도 가끔 가서 책을 빌리고 있다. 실은, 귀찮아서 물리적인 도서관에는 이젠 안 가야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직접 가서 책장에 차곡차곡 쌓인 책들을 보고, 책들을 냄새 맡고,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찾는 재미를 다시 발견하게 된 후로는, 오히려 시간을 내서 도서관을 찾아가고 있다. 글로 구체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종이책이 삶에 주는 재미가 상당히 쏠쏠하다.

작년에 읽은 39권의 책은 특정 장르나 작가와는 상관없이 그냥 잡식성으로 읽었다. 어느 순간 부터 비즈니스 관련 책들 보단, 소설이나 에세이와 같은 말랑말랑한 내용을 읽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여러 가지 면에서 나한테 도움이 된다는 경험을 해서 이젠 가능하면 5권 중 1권 만 비즈니스 관련 책을 읽고 나머지는 조금 더 다양한 내용의 책을 읽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측정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는 말이 있는데, 그래서 올 해도 나는 독서 목표량을 50권으로 설정했다. 한국이 망한다면, 인구절벽이 오기 훨씬 전에, 국민들이 책을 너무 안 읽어서 나라가 무식해져서 망할 거라는 말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는 하는데, 이게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매일 들고 있다. 모두 책을 읽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