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팬들에겐 지난주에 충격적인 소식이 있었다. 개인마다 취향은 다르지만, 나에겐 역사상 가장 위대한(GOAT=Greatest of All Time) 테니스 선수인 로저 페더러가 은퇴 선언을 했다. 솔직히 이미 40대이기 때문에 테니스 같이 격렬한 스포츠를 업으로 하기엔 이미 은퇴할 나이가 훨씬 지나긴 해서 예상을 못 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워낙 몸 관리를 잘하고 부상이 상대적으로 적은 선수라서 나는 한 5년 정도는 더 뛸 수 있지 않겠느냐고 내심 바랬다. 페더러 선수는 본인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41살이 될 때까지 1,500 경기 이상을 뛰었는데, 상상했던 것 보다 부상 없이 건강하게 운동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프로 선수 생활을 인제 그만 둬야 한다는 걸 인정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발표했다.

솔직히 페더러보다 더 부상이 잦고, 심한 수술을 여러 번 한 선수들도 다시 코트로 복귀하는 걸 봤기 때문에, 내심 페더러도 계속 선수생활을 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었지만, 역시 아직 살아야 할 날이 더 많고, 테니스 외에도 자선사업이나 다른 비즈니스에도 관심이 있는 걸 알기 때문에, 이번 은퇴도 현명한 결정이다. 그래도 다시는 이 선수의 우아한 교과서 같은 움직임을 테니스 코트에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면 정말 슬프다.

로저 페더러가 35살에 호주오픈 결승전을 이겼는데, 그 호주 오픈 준결승 승리 이후 했던 인터뷰의 내용이 아직 내 머릿속에 남아 있다.

“제 나이 올해 35살입니다. 실은 이 스포츠에서는 이제 은퇴할 나이죠. 저랑 같이 테니스에 입문한 대부분의 동료 선수들은 이제 은퇴해서 다른 삶을 살고 있고, 실은 저랑 개인적으로도 친하고, 같이 프로 테니스를 시작한 앤디 로딕 선수는 얼마 전에 명예의 전당에 들어갔죠. 나 혼자서 계속 테니스를 하고 있다는 게 기분이 좀 묘했어요. 좀 외롭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런데 저는 테니스 선수이고, 이 스포츠를 정말 사랑합니다. 다행히 부상이 별로 없어서 앞으로 계속 오래 할 수 있을 거 같고요,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 공을 칠 겁니다.”

이젠 그의 몸이 더 이상 프로 테니스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은퇴한다고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짠하다. 그동안 진정한 프로페셔널 운동선수의 자랑스러운 모습만 보여준 로저 페더러에게 감사와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Good bye 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