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o나는 싫어하는 용어가 매우 많은데 요새 가장 듣기 싫은 게 FOMO 라는 단어이다. FOMO는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인데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정도가 적절한 번역인 거 같다. 정확히 번역하자면 “남들은 다 기회를 잡았는데 나 혼자만 이 기회를 놓칠까에 대한 두려움”이다.

Tech 분야의 투자자들이라면 이 말을 들어봤거나 아니면 스스로 이 말을 많이 할 것이다. 정작 본인은 큰 관심은 없지만 여기저기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기술이나 회사가 있다면 분명히 한 번 정도는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어, 나는 이게 별로인 거 같고 관심도 없는데 유명한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는 거 보면 뭔가 있을 것도 같은데…그래도 내가 잘 아는 분야도 아니고 내 투자 전략과는 맞지 않으니까 그냥 패스해야지…그런데 혹시 남들은 다 투자했는데 나만 투자 안 하면 나중에 혼자 바보 되는 게 아닐까?” 그래서 정작 본인은 투자에 대해서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은 분야이고 창업팀을 한 번도 만나보지도 않은 회사에 투자하는 경우가 있다. 거의 묻지마 투자 수준인데 요새 미국에서는 이런 경우를 꽤 많이 볼 수 있다.

나는 FOMO 멘탈리티를 정말 싫어한다. 남의 돈을 가지고 투자하는 투자자인 만큼 더욱더 신중해야 하는데 이성적인 판단이 아닌 ‘혹시 나만 돈을 못 벌지 않을까?’라는 두려움 때문에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투자하는 분위기가 계속 형성되면서 쓸데없이 밸류에이션만 높아지고 회사의 질이 떨어진다. FOMO 때문에 투자한 투자자들을 보면, 두려움 때문에 투자는 급하게 했는데 시간이 흐르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할수록 과연 이게 올바른 투자 결정이었는지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제대로 생각을 하고 확신이 들 때 투자를 했다면 이렇게 흔들리는 경우가 거의 없다. FOMO는 기본적으로 나만 빼고 남들이 다 잘되면 어떡하나에 대한 두려움인데, 잘 생각해보면 정말 좋은 투자는 나만 알고 나만 투자해서 나만 잘되는 거다. 외부의 잡음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나만의 투자철학과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게 매우 중요하고, 아무리 남들이 열광하는 회사라도 내가 잘 모르고 나의 원칙에 어긋난다면 과감하게 pass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두려움 때문에 과열되는 시장은 분위기가 조금만 바뀌면 바로 냉각되기 때문이다.

만약에 내가 과감하게 pass 해서 투자하지 않았는데, 대박 터져서 다른 VC들은 모두 돈을 벌었다면? Good for them이다. 상관없다. 모든 VC는 자신만의 투자 프레임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 이 철학이 없다면, 내가 투자하지 않은 회사가 잘되면 멘탈이 붕괴하고, 내가 투자한 회사가 잘 안돼도 멘탈이 붕괴한다. 내가 투자한 회사가 잘되면 당연히 좋지만, 투자를 해보면 알겠지만, 이럴 확률이 높진 않다.

<이미지 출처 = https://thepassionproject.wordpress.com/2012/03/24/3-more-sleeps-and-say-no-to-fo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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