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08년도 거의 막바지에 다다른 이 시점에 한해를 뒤돌아볼 여유조차 최근에는 별로 없었다. 지난 주에는 매우 뜻깊은 일이 있었는데 정말로 오랫동안 기다리던 뮤직쉐이크 미국 사이트 대대적인 리뉴얼이 끝나고 launch를 했다. 이 관계로 그동안 다른일에는 거의 신경을 못 썼는데 이제서야 약간 짬이 나서 이런저런 책도 보고 생각도 하면서 주말을 보내고 있다. 요새 내가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사람’이다. 어떤 사람을 채용해야하며, 좋은 사람을 보면 어떻게 내 편으로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서 틈틈이 생각하고 있는데 참으로 어려운 이슈인거 같다. 채용에 대해서 Garage Technology Venutres의 Guy Kawasaki가 우리에게 9가지 포인트를 알려주는데 공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거 같아서 여기서 소개한다.
1. 나보다 낫은 사람들을 채용해라 – A급 사람들을 같은 A급 사람들을 채용하고, B급 사람들은 C급 사람들을 채용한다 (이 논리로 쭈욱 가다보면 Z급 사람들이 채용하는 사람들은 바로 해고된다). 즉, 좋은 사람들은 자신들과 같은 좋은 사람들을 데려오고, 어정쩡한 사람들은 절대로 본인들보다 똑똑한 사람들을 채용하려고 하지는 않는다는 말인데 너무나 자주 인용되고 너무나 맞는 말이다.
2. 미친 사람들을 채용해라 – 대부분의 조직에서 사람을 채용할때 보는건 이력서에 나와 있는 경력과 학력이다. 물론, 이 두가지가 전혀 중요하지 않은거는 아니지만 여기에 한가지 조건을 더 추가하고 싶은데 바로 우리 회사와 우리가 파는 제품에 미치도록 사랑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채용하라는 점이다.
3. 불필요한거는 신경쓰지마라 – 학력과 경력은 이력서 상에서는 중요하지만, 실제 일할때는 그다지 중요하지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대기업의 간부급 인력이 뮤직쉐이크와 같은 startup에서 일 할 수 있을까? 아침마다 일어나서 경쟁사보다는 법무부의 동향을 더 걱정하는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은 아마도 벤처기업에서 오래 일하지는 못할거라고 생각한다. 대단한 학력이나 경력 보다는 실제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봐라.
4. ‘感’을 너무 믿지 마라 – 인터뷰할때는 최고의 후보였던 사람이 일을 못해서 채용하였던거를 후회한 이야기는 누구나 다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거다. 대부분의 founder들은 스스로의 ‘感’에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객관적인 인터뷰 보다는 주관적인 느낌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렇게 할 경우 대부분 후회 한다는걸 명심해라.
5. Reference check은 확실히 – reference check은 모든 사람들이 한다. 그런데 대부분 interviewee가 전화해 보라고 주는 사람들 한테만 전화를 하는데 이건 너무 허술하지 않나? 솔직히 나 같아도 나에 대해서 좋은 소리만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reference check으로 줄텐데, job을 절실히 필요로하는 candidate은 오죽하겠나. 당연히 짜고치는 고스톱이겠지. 가능하면 interviewee가 제공한 reference check 외의 다른 사람들을 알아봐라. 전에 같이 일하였던 매니저/동료/부하 직원 이렇게 3명과 이야기를 해보면 대략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림이 그려질것이다.
6. Shopping Center Test를 적용해라 – 이건 나도 처음 들어본건데 shopping center test란 다음과 같은거란다. 주말에 쇼핑 센터를 갔는데 저 앞에 이번에 인터뷰를 한 후보를 봤다고 가정한다. 물론 그쪽에서는 나를 못 봤다. 이럴때 3가지 초이스가 있다. a) 찾아가서 인사를 한다. b) “혹시 가다가 만나면 인사를 해야지” 라고 생각한다. c) 그냥 눈을 마주치지 않도록 쇼핑 센터에서 몰래 도망나온다. 망설임 없이 a)를 선택한다면 그 사람을 채용하고, b)나 c)가 답이라면 과감하게 머리속에서 밀쳐버려라.
7. 좋은 사람을 채용하기 위해서는 모든 히든카드를 다 사용해라 –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그 사람을 대려와라. 물론 조건 (연봉, benefit 등)도 중요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회사의 비전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story telling을 아주 잘해야지만 성공할 수 있을것이다.
8. Offer letter는 마지막 순간에 – offer letter는 채용 프로세스의 마지막 절차인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offer letter를 주고 채용 프로세스를 시작한다. 이러면 서로한테 상당히 불리하고 곤란한 상황들이 많이 생길 것이다. Offer letter는 마지막에 전달하도록.
9.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노력해라 – 맘에 드는 사람과 연봉 협상을 무사히 끝내고, 계약서에 sign을 했다고 맘 놓지 마라. 막상 회사에 출근했는데 맘에 안 들어서 다른 직장을 찾아서 가는 경우를 Guy는 무수히 많이 봤다고 한다. 지속적으로 직원들한테 신경을 써야하며, 그들과 같이 일하게 되어서 정말 행복하다는 점을 하루에도 몇번씩 대놓고 표현해라. 그렇지 않으면 오늘 퇴근한 직원을 다시는 보지 못할 수도 있다.
자, 여기까지가 Guy Kwawsaki가 주는 채용과 관련된 교훈 (lesson)이다. 9가지가 있는데, 배기홍의 교훈 한가지만 더 추가하고 이 글을 마무리 하였으면 한다. 물론 나는 Guy 만큼 노련한 entrepreneur도 아니고, startup을 성공적으로 exit한 경험을 가지고 있지도 않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비춰보았을때, 마지막 포인트 또한 매우 맞는 말이다.
10.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짤라라 – 힘들게 인터뷰를 해서 너무나 맘에 드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막상 같이 일을 해 보니 이건 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면, 일단 2번의 경고를 줘라. 내 경험으로 보면 이런 느낌이 드는 사람들은 경고를 아무리 해도 바뀌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2번의 경고를 주었는데도 변화가 보이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한치의 망설임 없이 짤라라. Leader들 중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하나는 나같이 이렇게 맘에 안들면 그 자리에서 사람을 해고하는 스타일이 있고, 다른 하나는 어떻게 던지 끝까지 같이 데리고 가려는 리더들이 있다. The truth is 시간도 없고 resource도 없고 빨리빨리 나아가야 하는 startup들은 이렇게 한명 한명씩 이끌어 주고 토닥거려주고 할 여유가 없다. 스스로 알아서 잘 해야하는 사람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GET REAL OR GO HOME!
Ejang
글 잘 읽고 갑니다.
저한테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글에 있는 링크들이http://www.blogger.com 주소를 모두 앞에 포함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KB
안녕하세요^^ 저도 Art of Start는 매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전에 학교 다닐때 Guy를 여러번 개인적인 자리에서 만나봤는데 참으로 유쾌하고 시원시원한 분인거 같습니다. 한국에도 이런 사람들이 많이 나와야할텐데요 🙂
Dotty
Guy Kawasaki씨의 글들은 참 진솔하면서 straight-forward한 것 같습니다. 요즘은 Reality Check을 읽고 있는데, 기존의 Art of the Start와 중복되는 내용도 많지만, 여전히 재미있더군요. ^^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