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Beans We Trust‘라는 커피 예찬을 할 정도로 나는 커피를 즐긴다. 향도 즐기고 맛도 즐기고 분위기도 즐기고 다 좋아한다. 대신 맛은 좋아야 한다. 살짝 맛만 보거나, 아니면 향만 맡아도 그 커피의 원산지를 정확히 맞출 정도의 실력은 절대 아니지만 그래도 맛이 없는 커피랑 맛있는 커피 정도는 구분을 할 수 있다.
지난 2년 동안 한국을 왔다갔다 하면서 느낀게 있는데 바로 한국의 커피샾에는 ‘오늘의 커피’를 찾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까페 베네, 탐앤탐스, 파스쿠치와 같은 국내 커피샾에서 “오늘의 커피 주세요”라고 하면 “그건 없고 아메리카노 있습니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막상 아메리카노는 drip brewed 커피랑은 완전히 다른건데도 바리스타들은 계속 아메리카노만을 고집한다. 오늘의 커피는 그날 그날 커피를 정해서 계속 내려놓고 손님들이 찾을때마다 부어서 서빙하는 커피고,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를 뜨거운 물에 탄 커피다. 결과는 주로 아메리카노가 물탄 맛의 연한 커피고 오늘의 커피는 조금 더 진한 맛의 커피다. 미국의 경우 아메리카노가 주로 더 비싸고 에스프레소를 내려야하기 때문에 제조 시간도 더 걸린다. 물론, 아메리카노에 샷을 추가해서 먹으면 더 진해지지만 에스프레소에 물을 탄거랑 커피를 drip brew한거랑은 맛 자체가 매우 다르다.
스타벅스나 커피빈과 같은 미국계 커피샾에 가면 메뉴에는 ‘오늘의 커피’가 있긴 있다. 그런데 아무도 찾지 않아서 그런지 주문하면 항상 3분을 기다리라고 한다. 왜 기다려야하냐 물어보면 주문을 받을때마다 커피를 내려기 때문이라고 한다. 기다리지 않고 빨리 커피 한잔 사가려고 하는 ‘오늘의 커피’의 의미를 무색하게 만든다. 그리고, 다른 분들은 모르겠지만 내가 제일 싫어하는 커피가 the first and the last brew이다. 가장 첫번째 커피는 맛이 좀 밍밍하고 마지막 커피는 너무 독하고 커피 가루가 항상 섞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시킬때마다 내리면 내 오늘의 커피는 항상 first brew가 된다.
뭐, 이게 잘못되었다는건 아니고….하지만 최소한 바리스타들은 이런 차이점을 좀 알았으면 한다. 서울에서 제대로 된 ‘오늘의 커피’를 먹을 수 있는 곳은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던킨 도넛 밖에 없었다.
Zealot
괜히 딴소리: 저는 In Google We trust 라고…
Anonymous
맥도날드도 있어요~~~~
KB
아 좋은 tip 고맙습니다 🙂 제가 건대쪽으로 갈일이 많이 없는데 다음에 한국 들어가면 꼭 시간내서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꼭 사장님한테 드립해달라고 할께요 ㅎㅎ
Shin Edward. D
안녕하세요 Kihong님, 굉장히 좋은 글들을 잘 읽다가, 혹시나 작은 답례라도 될까하여 덧글 남깁니다.
저도 커피를 좋아하고 특히 드립커피를 참 좋아하는 편이라 서울 시내에서 맛있는 커피를 찾으려고 많이도 돌아다녔었는데, 그 중 한곳을 추천드릴까 합니다.^^
혹시 다시 서울에 들를 일이 있으시면, '건대입구역' 근처의 '최가커피'라는 곳을 한번 찾아가 보시길 권합니다. 'Drip brew'로는 자타공인 '한국 최고'라고 평가받는 곳 입니다.
물론 '커피'라는 음료의 특성상 기호에 따라 조금씩 평가가 갈리기는 하지만, 전문가분들과 주위의 커피 애호가 분들에게는 '와인 같은 커피를 내리는 곳'이라는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Tip. 들르셨을 때 '안경쓰고 고집스러워 보이는 남자 사장님'이 안계시면, 돌아오실때까지 기다리신 후 꼭 사장님께서 '눈앞에서 드립 하시는 장면'을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달인'의 손길과 갓 갈아낸 원두의 향기를 동시에 즐기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점은, 다른 직원분들이 내리실때와 사장님께서 내리실때의 '맛과 향'이 굉장히 틀립니다.^^)
Shin Edward. D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UK Jung
던킨도너츠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았네요.
언젠가 던킨이 기업공개와 함께 커피사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던 게 있어 그런지
포지셔닝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그것도 불모지(?!) 한국에서도 ㅎㄷㄷ;
Hoojung Chung
바리스타들이 아메리카노와 드립커피의 차이를 모르는 게 아니라 드립커피가 없기 때문에 우유가 들어가지 않는 다른 커피를 권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Hoojung Chung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Anonymous
저도 인턴할 때 던킨커피 많이 마셨어요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