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예능프로 ‘복면가왕’을 즐겨 보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시간 날때마다 다시보기 기능으로 그동안 못 봤던 편들을 와이프랑 거의 다 봤다. 내가 즐겨 듣던 옛날 노래들을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좋고, 이젠 흐린기억속에만 존재하는 가수나 연예인들이 가면을 벗고 나타나면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다. 더 이상 TV에서 활동하지 않는 가수들 또는 오랜 공백을 깨고 다시 컴백을 준비하는 가수들이 가면을 벗으면서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는데 “저라는 가수는 모르셔도 됩니다. 하지만, 제 노래는 기억해 주시면 좋겠어요. ‘아 저런 노래가 있었지’ 정도만 기억해 주시면 죽을때까지 행복할 거예요” 인거 같다.

내 주변의 좋은 창업가들도 대부분 이 복면가수들과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위대한 창업가로서 자신들의 이름을 널리 알리거나 기억에 남기기 위해서 인생을 살고 있다기 보다는, 시대를 초월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 열심히 일 하고 있다. 내가 아는 이들은 분명히 후세에 사람들이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기 보다는 이들이 만들어 놓은 기업을 기억해주길 바랄것이다.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싶다. 솔직히 20년, 30년 후에 나는 뭘하고 있을지 또는 그때까지 스트롱벤처스가 살아 있을지 나도 모른다. 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가 투자한 회사들이 잘 되서 그때까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면 좋겠다. 현재 우리 계획대로라면 20년 후에는 우리가 투자한 회사들이 400개가 넘을 것이다. 이 중 많은 회사들이 크게 성장해서 앞으로 스트롱벤처스나 배기홍은 기억하지 못해도, “아, 그런 좋은 회사에 투자한 VC 구나” 정도는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기억해 주면 완전 땡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