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를 하다보면 – 특히, 신기술이 많이 적용되는 IT 분야 – 우리는 ‘진입장벽’이라는 말을 많이 접한다. 진입장벽 (entry barrier)의 사전적인 의미는 “기업이 어떤 산업에 진입하고자 할 때 또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판매하고자 할 때 부딪치는 장애” 인데 간단하게 설명하면 내가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진입장벽이 높으면 그만큼 남들이 비슷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가 힘들다는 뜻이다. 기술적으로 매우 복잡하거나 또는 비즈니스 모델이 매우 창의적이라서 아무리 남들이 배끼려고 해도 단시간안에 그렇게 못할때 우리는 진입장벽이 높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할때 – IT던 전통 산업이던 – 진입장벽을 높게 만드는게 항상 유리하다.

Airbnb라는 서비스를 아는 분들도 있고 처음 들어보는 분들도 있을거다. 요즘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잘나가는 – 그러면서도 많은 논쟁이 있는 – 스타트업 중 하나인데 간단하게 설명하면 일반 가정이나 오피스텔 등의 주거용 매물을 등록, 검색, 임대할 수 있는 peer to peer 마켓플레이스이다. 내가 서울의 작은 오피스텔에 살고 있는데, 지방으로 2개월 동안 파견 근무를 가면 오피스텔을 그냥 놀리지 말고 Airbnb에 매물로 올려서 서울로 출장오는 타지방 사람들이나 외국인들한테 단기 임대할 수 있는 사이트이다. 사이트에 직접 가보면 이미 한국에서도 많은 유저들이 매물을 올려놓았다. 얼마전에 Airbnb를 통해서 집을 임대했다가 매우 안 좋은 경험을 한 유저 (프리랜서 작가)의 후기가 인터넷을 후끈 달아오르게 한 사건이 있다. 모르는 Airbnb 회원한테 주말 동안 빌려준 집이 완전히 초토화 되었고 이로 인해서 Airbnb 경영진과 투자자들 모두 진땀을 뺀 에피소드였다.

우리가 모두 잘 알고 있는 Groupon 또한 최근 IPO 신청 서류 관련해서 자신들만의 ‘창조적인’ 회계 방식 때문에 미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몇일전에 읽은 기사들에 의하면 중국 비즈니스를 대거 축소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어제 peHUB의 Connie Loizos가 쓴 기사를 보면 그루폰이 현재 수중에 가지고 있는 현금은 2,500억원 정도인데, 문제는 소상인들한테 아직 지급하지 못한 금액이 5,400억원이라고 한다. 그리고 IPO 없이 현상태로 가다가는 앞으로 6개월 후면 현금이 바닥난다는 좋지 않은 소문들이 들려오고 있다. 

이 모든 어려움 때문에 현재 가장 주가가 높은 스타트업들인 Airbnb와 Groupon이 주춤하고 있는데,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이제 단지 시작인거 같다. 그 이유는 바로 이 두 비즈니스 공히 앞서 말한 명확한 ‘진입장벽’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두 스타트업들 모두 각각의 분야에서 남들보다 훨씬 일찍 시작했으며 단기간 동안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유저 base를 확보하면서 엄청난 규모의 성장을 했다. 나름대로 각 분야에서는 선구자들이고 획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처음 – 또는 남들보다 일찍 – 적용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는 없다.
하지만 이 두 비즈니스의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은 그렇게 복잡한게 아니며, 서비스의 내용이나 작동 방식이 인터넷에 매우 구체적으로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솔직히 맘만 먹으면 누구나 다 비슷한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이런 진입장벽이 낮은 인터넷 비즈니스의 가장 큰 약점인거 같다.

그루폰의 예를 한번 보자. 그루폰은 어떻게 보면 인터넷 비즈니스의 근간이 되는 철학을 – 적은 비용과 인력으로 더 많은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 위배하는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그루폰의 시작은 매우 좋았다. 5억 미만의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이 만들어졌고, 매출이 발생하는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시작되었다. 당시 그 개념 자체는 매우 파격적이었지만 서비스를 뒷받침하는 기술에는 진입장벽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다른 경쟁사들도 5억 미만의 비용으로 똑같은 클론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 내가 알기로는 미국 동부 보스톤 지역만해도 그루폰과 비슷한 서비스가 15개 이상 되는걸로 알고 있다. 그만큼 베끼기 쉽다는 것이다.
이렇게 매일 몇개씩 똑같은 copycat들이 발생하게되면 선두주자가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모든 돈을 R&D;가 아닌 – 어차피 연구개발을 많이 할 정도의 기술적 진입장벽이 없는 관계로 – 영업과 마케팅에 쏟아붓는 것이다.
Groupon, LinkedIn, Zynga 3사가 2009년 3월 부터 2011년 3월 2년 동안 신규 채용한 인력은 자그마치 11,143명이라고 한다. 또한, Airbnb의 사장은 현재 직원이 130명 정도 되지만 앞으로 1,000명 정도 더 채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영업과 마케팅 인력을 대거 채용해야하는 점이 더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사상에 위배된다는걸 말하고 싶었다.

아마도 위와 같은 social discount shopping 비즈니스의 특성 때문에 그루폰도 계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며 (2010년 4,500억원 적자), 얼마전에 Living Social한테 팔린 우리나라의 티켓몬스터 또한 쿠팡이나 데일리픽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사용하는 바람에 적자에 허덕였던 것이다 – 200억원이 넘는 월 매출에도 불구하고.

이제 갖 3년 된 Airbnb의 1조원 밸류에이션과 그보다 역사가 짧은 Groupon의 20조원 밸류에이션. 과연 이 정도 밸류에이션을 받을만한 가치가 있을까? 나한테 묻는다면 나는 개인적으로 절대로 그렇지 않으며, 일시적인 유행일 뿐이고 앞으로 몇 년 후면 거품이 빠질 비즈니스다라고 대답을 하겠다. 하지만,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내가 정하는게 아니라 말그대로 시장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수조원의 가치를 인정한다면 그 밸류에이션은 정당화 되는 것이다.
물론, 오해는 말기 바란다. Airbnb와 Groupon이 나쁜 비즈니스라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그들이 이룩한 성공의 백만분의 일도 못 이룬 내가 이 두 회사를 평가할 자격조차 있겠는가.

하지만, 인터넷 비즈니스를 포함한 모든 비즈니스는 어떠한 형태이던 ‘진입장벽’이 필요하다라는 점에 대한 나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기술 또는 비즈니스 모델의 높은 진입장벽 없이는 누구나 다 따라할 수 있는 비즈니스로 변질될 위험이 있으며, 이 후 회사의 운명은 누가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을 써서 계속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지의 싸움이 될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만큼 수익을 발생시키지 못하는 스타트업은 투자금을 계속 까먹으면서 결국엔 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할 것이다.

참고:
-peHUB 2011.08.31. “Groupon’s August Gets Worse, as Analysts Call Valuation ‘Colossally Absurd’”
-Wall Street Journal 2011.08.24. “Groupon Stumbles in China, Closes Some Offices”
-peHUB 2011.07.29 “Revenue Up, Profits Down: Why Barriers to Entry Still Matter” 
-TechCrunch 2011.07.27. “The Moment Of Truth For Airbnb As User’s Home Is Utterly Trashed”  
-블로터닷넷 2011.07.15. “신현성 티몬 대표 – 마케팅은 투자, 수익 돌아올 것 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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