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에 다시 필라델피아로 돌아왔다. 추웠지만 객지에서 집으로 와서 그런지 기분은 좋다. 내일이면 와튼에서의 2학기가 시작된다. 2번째 학기 (semester)의 첫째 quarter에는 재미있고 다양한 과목을 많이 들을 예정인데 앞으로 차차 한과목 한과목씩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작년 말에 잠깐 시간이 남았을때 스탠포드 대학 앞에 있는 Borders 책방에서 오래간만에 책을 한권 샀다. 그러고보니, 미국에 와서 학교 공부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너무 안 읽은거 같다. 한국에서는 그래도 한달에 2권 정도는 읽었는데 생각해 보니 미국에 와서는 제대로 된 책을 한권도 보지 않았다. 하여튼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데 블로그를 통해서 잠시 소개를 하고 싶다.
불가능하다고 하였던 HP-Compaq deal을 가능케 하였으며, 인수 후 모든 작업을 매끄럽게 처리한 전설적인 여성 CEO Carly Fiorina가 쓴 자서전 “Tough Chioces – A Memoir“라는 책이다. Carly Fiorina는 이 거대한 인수작업 후 얼마 안되어서 HP의 이사회로부터 갑작스래 해고 당하였으며, 지금은 사회봉사 관련된 활동 및 강의를 하면서 인생을 보내고 있는걸로 알고 있다. 난 Carly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지금까지 매스컴을 통해서 좋은 쪽 보다는 나쁜 쪽으로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Carly Fiorina와의 유일한 interaction은 2001년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때 감명깊은 졸업연사를 하였는데, 이 때 본 기억밖에 없다 (몇 년 뒤인 2006년도에 Steve Jobs가 10배 더 감동깊은 졸업 연사를 하는 바람에 Fiorina 여사의 졸업 연사는 사람들 기억 속에서 사라졌을거다…Jobs의 “Stay hungry, stay foolish” 기억나나?). 책에 있는 내용이 100% 맞다고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50% 이상은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을 보면서 나는 서서히 Fiorina 여사의 팬이 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여성으로써 남성 호르몬으로 중무장한 type A 남성들이 득실거리는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최고의 IT 회사 중 하나인 HP의 CEO가 되기까지의 처절한 노력에 존경을 표시하며, 그 이후의 성과에 경외심마저 표시를 하고 싶다.
Fiorina는 하느님이 자신에게 주신 보잘것없는 능력보다는 후천성 노력을 항상 강조 하는데, 나는 여기에 많이 공감 하였으며, 인간의 의지가 얼마나 중요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서 본인의 생생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특히 내 눈을 catch하였던 문구가 있는데,
“If we cannot choose our circumstances, we can always choose our responses to them. If we cannot choose who we are, we can always choose to become something more.”
많이 와 닿는 말이었다…인생을 살면서 내 앞에 닥친 장애물이나 시련을 내가 고를 수는 없지만, 그 장애물이나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스스로 고를 수 있다. To stop choosing is to start dying. 우리는 주위에 이런 사람들을 너무나 많이 볼 수 있다. 구두닦이 소년이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대학교에 진학하는 이야기, 소녀 가장이 열심히 일해서 일가족을 먹여 살리면서 재벌이 되는 이야기….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훌륭한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는 너무나 많지만 아직도 나약한 젊은이 들이 더 많은게 현실이다. 공포를 극복하는 법을 배우자. 나약해지지 말자. 강해 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