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회사 다닐때는 약 3년 동안 매일 아침 새벽 5시반에 일어나서 2시간 정도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고 출근하면서 나름대로 아침형 인간의 습관이 몸에 배었는데, 미국와서 긴장이 풀려서인지 아니면 나이를 먹어서인지 운동을 많이 못하다가 최근에 다시 웨이트를 시작하였다. 새벽 대신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한시간 정도 운동 후 샤워하고 사무실에 다시 오는데 한국 같으면 점심시간에 눈치보이고 여유가 없어서 상상도 못할텐데 미국이니 가능한거 같다. 이렇게 1시간 30분 or 길게는 2시간 동안 long lunch hour를 보내도 전혀 일하는데 지장이 없을 뿐더러 어떻게 보면 일하는 효율이나 업무 자체는 더 늘어난거 같다. 그리고 주말에는 왠만하면 하루는 아주 일찍 일어나서 책을 보던지, 운동을 하던지 하는데 어제 오늘 이틀 내내 새벽 5시반에 일어나서 그런지 계속 소파에 앉아서 주말 내내 꾸벅꾸벅 졸고있다 ㅋ. 오늘은 아침 일찍 동네 친구 Richard Chen이랑 테니스를 쳤는데 아주 오랜만에 깨끗하게 set score 2-0으로 이겨서 기분이 참 좋네.

오늘은 내가 직접 들은 내용은 아니고 남한테 들은 내용이지만, 상당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라서 공유하고자 한다. 세계 3대 사모펀드를 꼽으라고하면 아마 대부분 TPG (Texas Pacific Group), Carlyle GroupKKR (Kohlberg Kravis Roberts)을 말할텐데 지난 주 수요일 두바이에서 열렸던 Super Return Conference에서 KKR의 창업자이신 Henry Kravis 선생께서 아주 고마운 말씀을 하셨다. KKR의 대빵 아저씨는:

“이 업에 종사하고 있는 우리 모두 다 현재 금융권 위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합니다. 부실 기업을 인수한 후 바로 경쟁력없는 경영진들을 해고하고 새로운 사람들도 교체해야하는데 어떤 경우에는 이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좀 기다려보면 잘 하겠지라는 말도 안되는 희망을 가지고 계속 기다리기도 하였는데 잘 안된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항상 short-term value에만 집중을 하였지, 모든 이해관계자들한테 집중해서 long term value를 만들지는 못하였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정신을 조금 차렸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물을 볼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Long term value는 한 기업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득을 볼 수 있을때만이 달성 가능합니다. 주주, 직원, 사회, 정부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가치획득에 집중을 해야합니다. 또한, 우리와 같은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기업의 이해관계자 뿐만 아니라 열심히 일해서 땀으로 이 사회를 만든 성실한 사람들과 우리 펀드에 투자하는 대학교들의 수탁자라는 사실을 절대로 잊으면 안됩니다. 이 돈으로 우리가 정확히 뭐를 하는지 일반인들은 잘 모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충분히 설명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투자자들은 우리가 그들에게 벌어다 주는 수익에 매우 행복해 하지만 솔직히 우리가 정확히 그들의 돈으로 뭘 하는지는 모르고 있습니다.”

라는 말을 하였다. 번역이 약간 매끄럽지 못하였는데 (이런 사람들 말을 번역하는건 참 힘들다 ㅎㅎ. 특히 영문에서 한글로는 너무 힘들다..) 대략적인 내용은 현재 경제위기에 대해서 정부나 전통적인 금융권에서만 책임이 있는게 아니라 사모펀드와 같은 private fund도 지대한 잘못이 있다고 인정을 하는 것이다. 또한, 먹물같이 불투명한 사모펀드 industry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투명해져야 한다는 말을 한것이다. 좀처럼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머리좋은 인간들로 소문난 집단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 치고는 굉장히 솔직한 말이다. 그리고 아마도 처음 한 말인거 같다. 물론 showing을 위해서 한 말일 수도 있지만 어찌되었던간에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첫번째로 할일은 그 문제를 인식하고 인정하는건데 Henry Kravis는 쪽팔림을 무릎쓰고 이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였다.

금융업계, 특히 private market에 종사하시는 다른 분들도 “나는 아무 잘못없고 전반적인 시장이 개판이라서 어쩔 수 없다”라는 무책임한 생각을 하지 마시고 다덜 반성하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