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워낙 많은 블로그나 뉴스를 읽고, 여러 서비스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매체랑 서비스들로부터 정기 메일을 많이 받는다. 내 동의하에 메일을 구독한 경우도 있지만, 내가 모르고 동의했거나 동의하지 않았는데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마도 고객 정보를 여러 서비스들이 공유하거나, 계정을 만들면 자동으로 뉴스레터에 가입되는 거 같다.

어떤 사람들은 이런 이메일이 올때마다 하나하나 지워버리지만 나는 하나씩 다 수신거부 (unsubscribe)하거나 block을 시킨다. 별거 아니지만 이 수신거부 과정을 겪으면서 깔끔한 서비스와 그렇지 못한 서비스를 경험하게 되며, 더 나아가서는 그 회사의 성향까지 파악을 할 수 있다. 깔끔한 서비스들은 수신거부하는 프로세스도 깔끔하다 (참고로, 대부분 Mailchimp와 같은 뉴스레터 서비스를 사용한다).

가장 깔끔한 서비스들은 그냥 메일 하단의 ‘수신거부’ 버튼을 누르면 수신이 거부된다. 그냥 one-click 프로세스이며 그 이상 해야할 건 없다. 가끔 수신이 거부되었다는 마지막 이메일이 온다.

이보다는 약간 귀찮지만, 메일 하단의 ‘수신거부’를 누르면 새로운 브라우저가 열리면서 수신거부할 이메일을 입력하라고 한다. 입력하면 끝난다.

어떤 서비스들은 그 서비스로부터 받고 싶지 않은 이메일 내용들을 선택하라고 한다. 좀 귀찮지만 이 정도까지는 해줄만 하다.

여기까지가 내 인내심의 한계이다. 이 이상 다른 액션을 취해야 하면 그냥 이메일 자체를 block 해버린다. 혹시 현재 서비스를 운영하거나 준비하고 있다면 정기메일 수신거부는 위와같이 간단하게 하는 걸 권장한다.

미국에는 거의 없는데 내가 접한 많은 한국 서비스들은 수신거부를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몇일 전에도 한국의 온라인 서점이랑 전자상거래 업체 정기메일을 수신거부하려다 포기하고 그냥 Hotmail에서 block을 시켜버렸다. 많은 한국 서비스들은 수신거부 버튼을 누르면 그 사이트에 로그인을 해서 메일 수신을 재설정하게 만든다. 그런데 참 웃긴건 – 나같은 경우 – 내가 수신 동의 한 기억이 없거나 거의 사용하지 않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수신을 거부하려고 하는데 그 사이트 ID랑 비번을 기억할리가? 로그인을 못하니 수신거부도 못한다. 어떤 서비스들은 그 회사에 수신거부한다는 이메일을 보내라고 한다. 수신동의는 쉽게 하지만, 수신거부는 하지 말라는 소리로 들린다. 더 웃긴건 이렇게 힘들게 로그인해서 수신거부했는데 계속 정기메일이 오는 경우도 많다는 점.

참, 요샌 별로 없지만 수신거부 옵션이 아예 없는 서비스들도 있다.

Unhappy subscribers are worse than no subscribers. An easy way to unsubscribe is a way to make subscribers happy.
화난 메일 구독자들보다는 구독자가 아예 없는게 낫다. 쉬운 수신거부 기능은 메일 구독자들을 행복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