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MBA는 직간접적으로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 비해, 로스쿨이나 메디컬 스쿨처럼 확실한 진로를 보장해 주는 학위는 아닙니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과연 MBA라는 게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에 대해 종종 뜨거운 토론이 벌어지곤 합니다. 크게 뛰어나지 않아 보였던 사람이 MBA를 마친 후 잘나가는 경우가 있는 가 하면, 큰 경제적인 희생을 하고 MBA에 다녀왔는데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해 좌절하는 케이스도 많습니다. 따라서 生生 MBA 리포트에서는 MBA의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MBA의 가치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과 MBA 학위를 가진 CEO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다음 번에는, 반대의 시각을 가진 이들의 주장을 소개하고 제 의견을 첨언하도록 하겠습니다.

‘MBA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라는 질문은 ‘결국 MBA에 투자했을 때, 그렇게 하지 않은 것보다 더 나은 결과(outcome)을 얻었는가’로 귀결됩니다. MBA에 드는 투자란, ‘$$$ of MBA‘ 에서 살펴 보았듯이 직접 비용 $20만(싱글 기준)~ $30만불에, 그 시간동안 받지 못하는 월급의 기회비용 및 2년이라는 귀중한 시간의 합계가 될 것입니다. 이 막대한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MBA 출신이 정말 잘 나가기는 하는 걸까요?

통계에 의하면 포춘 100 대 기업의 CEO중 42명이 비즈니스 스쿨에서 MBA 나 다른 석사 학위(경제 혹은 재무) 를 받았다고 합니다. 하버드의 경우,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 JP Morgan Chase의 제이미 디몬 뿐 아니라, 프레디맥, 보잉, 메트라이프, Sunoco(정유사), 시어스 등 미국의 대표 기업들의 CEO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MBA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컬럼비아는 워렌 버핏(경제학 석사), Citi 그룹의 비크람 팬디트 회장, 록히드마틴 사의 로버트 스티븐스, 모건 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등을 배출했습니다. 그 외에도 듀퐁 사의 엘렌 컬맨(켈로그), 크래프트 푸드의 아이린 로젠펠드(코넬 존슨), 애벗 사의 마일스 화이트(스탠포드)도 MBA를 가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또한 스탠포드 MBA를 하다가 중도에 그만뒀다고 합니다). 비즈니스위크 지의 또다른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기업들로부터 가장 연봉을 많이 받는 50명의 임원들을 선정해 놓고 보니 약 절반이 MBA 학위 소지자였습니다. MBA를 소지한 이 25명의 평균 연봉은 2,285만 달러(약 245억원)였고, 주식이나 다른 지원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집에 가져간 연봉만 해도 1,444만 달러(약 154억원)에 달했습니다. 이 중 탑10 MBA 출신은 9명으로, 하버드가 3명, 컬럼비아가 3명을 배출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워낙 똑똑해서 MBA를 하지 않았더라도 성공할 수 밖에 없었던 이들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많은 CEO들은 본인의 성공에 MBA 경험이 필수적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몇몇은 MBA에서 가르치는 문제해결 능력에서 그 가치를 찾습니다. 1974년 버클리에서 MBA를 마친 인텔 사의 CEO인 폴 오텔리니는 “MBA 학위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케이스 스터디가 없어서 대신 데이타로 접근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분석적인 방법을 철저하게 배웠는데, 이것이 하이테크 산업에서 그가 승승장구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을 줬다고 말입니다. 또한 시카고 MBA 출신인 Chevron (시총 240조원에 달하는 미국의 초대형 정유사)의 CEO 존 왓슨은 학교를 졸업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학교에서 배운 기본적인 경제 원칙이 그가 기업을 운영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이슈에 접근하는 데 길잡이가 되어 준다고 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MBA에서 가르치는 리더십과 팀웍이야말로 그들이 조직 세계에서 승승장구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타겟(월마트 다음으로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대형할인점, 시총 40조원에 달함)의 CEO인 그렉 슈타인하펠은 1979년에 켈로그에서 받은 MBA가 그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인터뷰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켈로그MBA에서 배운 협동의 가치야말로 그가 리더로서 성장하는 데 매우 중요했다”라고 말입니다. 1980년에 예일대에서 MBA를 마친 펩시의 CEO 인드라 누이는 인도 마드라스에서 온 23살의 유학생이었습니다. 그녀는 매일 새벽 시간 당 $3.35불에 기숙사 데스크를 지키며 생활비를 벌어야 했고, 썸머 인턴 인터뷰를 보러 갈 때 정장 한 벌 살 돈이 없어서 사리를 입고 가야할 정도로 가난했습니다. 그랬던 그녀가 BCG의 컨설턴트로, 훗날 펩시의 수석전략가로, 결국은 연매출이 4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의 회장으로 성공하게 된 데는 MBA에서의 배운 팀웍과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문제 분석능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회고한 바 있습니다.

인드라 누이에게 MBA가 엄청난 도약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해서 꼭 나에게도 그러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사람들마다 가지고 있는 장점과 능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MBA가 분명히 그러한 발판이 되어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에게도 MBA가 그런 스프링보드가 되어 줄까요? 우선 내가 정의하는 성공(커리어 골)과 내가 가진 능력을 철저히 분석하고, MBA에서 무엇을 얻어 내 무기로 쓸 수 있을 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다음 번에는 MBA의 가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다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