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rton

배움의 네트워크

나는 지금까지 대기업에서 일 한 적이 한 번 있는데, 2년 반 정도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영업, 마케팅 업무를 했다. 좋은 분들 많이 만났고, 많은 걸 배웠던 값진 시간이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한 2년 정도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니, 더 이상의 배움은 없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새로움과 배움이 익숙함과 반복으로 바뀌면서 일 자체에 대한 흥미는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이후엔 이미 2년 동안 하고 있는 업무를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하고, 어떻게 하면 내가 좀 더 편하게 일하고, 어떻게 하면 회사생활을 더 편하게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렇다고 회사 생활이 지루하거나, 쓸모없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 회사 가는 것 자체는 항상 즐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즐거움은 매일 매일 뭔가 새로운 걸 배우는 긴장감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회사 사람들을 만나서 이들과 어울리고 즐기는 교류와 커뮤니케이션에서 나오는 게 더 컸다.

나보다 직장 생활을 더 오래 한 친구들에게 이런 고민을 공유하면서 이야기를 해보니, 다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고, 이미 이런 경험을 했거나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원래 직장 생활이 그렇다면서 혼자 까칠하게 굴지 말고 그냥 회사 잘 다니라는 충고가 대부분이었다. “회사 생활은 즐기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배우는 것도 없다. 그냥 다니는 거다.”라는 말을 대부분의 친구들이 해줬다. 실은 틀린 말은 아니다. 2년 정도 일하면 업무는 익숙해지고, 전 세계 샐러리맨들이 그 이후에는 그냥 회사에 다니는데, 이게 직장 생활의 정의가 아닐까 싶다.

실은 나도 전적으로 이런 이유로 퇴사한 건 아니다. 결혼도 하고, 바로 MBA 하러 미국으로 갈 계획이라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2년 반 일하고 퇴사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갈수록 줄어드는 배움의 기회 또한 퇴사에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내가 하는 벤처투자는 1년 365일 새로운 걸 배울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우리 투자사 대표들은 – 너무 고맙게도 – 우리에게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이다. 오히려 우리가 창업가들이 굉장한 일을 하는 걸 옆에서 가까이 보면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어서 좋다. 새로운 사업, 시장, 산업,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에 대해 항상 뭔가를 배울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투자금은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배움을 경험하기 위한 수업료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걸 배운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창업가의 입장에서는 투자자에게 많은 걸 배우고, 이런 스타트업에 자금을 제공하는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창업가에게 많은 걸 배운다.

그래서 나는 스타트업과 투자업은 배움의 네트워크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서로에게 배우면서, 이 배움을 확산시켜서 큰 learning network 효과를 지속해서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아무도 투자하지 않는 비즈니스

회사들을 만나다 보면, 1년 이상 펀딩을 하고 있는데, 투자를 못 받는 회사도 자주 본다. 내가 보기엔 대표나 팀은 괜찮은데, 하려고 하는 사업이나 아이디어가 시장이 너무 작거나, 일반적으로 봤을 때 안 될 것 같은 아이템이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력도가 많이 떨어져서 투자를 못 받는 것 같다. 안타깝게도 본인들도 그 사실을 잘 안다. 어떤 대표랑 조금 더 친해져서, 이야기해보니, “아무도 투자하고 싶어 하지 않은 비즈니스”를 1년 넘게 했는데, 자신감도 떨어지고 스스로에 대한 의문이 생겨서 포기할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실은, 이분들의 마음과 고충을 나는 정말 잘 이해한다. 나도 뮤직쉐이크를 할 때 비슷한 생각을 너무 많이 했기 때문이다. 너무 좋은 아이디어와 사업이라고 생각해서, MBA도 그만뒀는데, 막상 투자받으러 다녀보니, 나만 좋다고 생각하는, 하지만, 아무도 투자하지 않는 비즈니스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실은, 아무도 투자하지 않는 비즈니스가 아니고 내가 잘 못 하고 있었던 것이었는데, 당시 절박했던 순간들을 생각해보면, 이런 고민을 참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포기하고 싶어 하는 대표들에게 그래도 나는 이런 긍정적인 생각을 해보라고 제안한다. 현재 하고 있는 비즈니스가 그 어떤 VC도 투자하지 않을 게 확실하지만, 이 사업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팀이 우리 팀인지 한 번 스스로 물어보라고 한다. 그리고 이게 확실하다면, 그냥 계속해보라고 응원한다. 왜냐하면, 아무도 투자하지 않으면 웬만한 다른 좋은 창업가(=경쟁사)도 이 아이디어로 창업을 하지 않을 확률이 높고, 같은 아이디어로 창업을 해도 투자받기 위해서 VC를 만나면, 결국 그 어떤 VC도 투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경쟁사가 나올 수 없는 구조가 이미 만들어진 것이다.

남들이 같은 아이디어로 창업해도 투자를 못 받기 때문에 돈이 없다. 나랑 같은 상황이다. 하지만, 내가 이 사업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창업가라면, 만약에 성공하면 내가 무조건 이기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쉬운? 게임이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투자하지 않을 것 같은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면, 좌절하고 포기하기 전에 스스로 한 가지만 물어보자. “이 사업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나인가?”. 이게 맞는다면 그냥 시작하고 버텨라. 분명히 성공할 것이다.

같이 성장하는 기쁨

2012년도에 스트롱을 시작했을 때, 왜 투자를 시작하냐고 나에게 물어봤다면 여러 가지 대답을 했겠지만, 그중 하나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였다. 당시에는 VC는 남의 돈으로 투자하고, 운 좋으면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나에게는 꽤 쉬워 보이는 그런 직업이었고, 왠지 돈을 모으는 것도 그렇게 어렵진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로 순진하고 바보 같은 생각이었고, 당시 내가 갖고 있던 가설과 환상은 이미 박살 난 지 꽤 오래됐다.

그래도 나는 이 업을 좋아한다. 그리고 실은 지금도 이 업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잘하고, 운이 좀 따르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점이다. 이걸 부인하진 않겠다. 하지만, 그만큼 어렵고 스트레스가 많이 따르는 직업이고, 다른 모든 창업가나 직장인처럼 나도 가끔은 이 일이 너무 힘들고, 내 힘과 능력이 따라주지 않아서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지 스스로 물을 때가 있다. 그래도 이 일을 계속하고, keep going 하는 이유는 너무나 큰 보람과 만족감을 꽤 자주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 보람 중 하나는 나만 혼자 성장하는 게 아니라 같이 성장하는 즐거움이다.

주로, 우리가 투자한 분들이 초보 창업가에서 근사한 기업인/리더로 성장하는 걸 옆에서 볼 때 이런 보람을 많이 느낀다. 생각해보면, 처음 스트롱 시작할 때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보면 나이만 먹은 건 아니고, 투자자로서 훨씬 더 많이 성장하고 스마트해졌다고 생각한다. 과거에는 단편적으로 모든 걸 봤다면, 이젠 조금 더 느긋하고 여유롭게 특정 상황을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경험과 인내심이 생겼는데, 이는 우리가 투자하는 창업가들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학생 때 창업했거나, 직장 경험 없이 졸업 후 바로 창업한 대표들은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밸류에이션이 뭔지도 몰랐을 때 우리가 투자했는데, 이젠 100명 이상의 직원이 있는 조직을 리드하고 있는 어엿한 비즈니스맨이 됐고, 회사의 문화와 리더십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는걸 보면, 이렇게 초짜 VC와 초짜 창업가가 만나서 좌충우돌하면서 같이 성장한 보람을 온몸으로 느낀다.

우리한테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을 주는, LP라고 하는 펀드 출자자분들과 같이 성장하는 보람도 자주 느낄 수 있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이, 한 번 만나서 투자가 성사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우리도 수년 동안 알던 창업가분들한테 투자하는 걸 선호하는데, LP들도 비슷하다. 우리 LP들을 보면, 우리한테 바로 돈을 준 분들이 거의 없다. 스트롱이라는 회사와 나랑 존이라는 파트너를 최소 1년 이상 옆에서 지켜본 후에, 믿을 만한 투자자라는 확신이 들 때, 그때 비로소 투자했고, 어떤 LP들은 우리를 5년 이상 지켜보다가 투자했다. 그중 어떤 분들은 나랑 5년 전에 대화를 시작했을 때는 그 조직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었다. 회사에서 입지가 없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힘이 없었고, 스트롱에 투자를 하고 싶어도 부장이나 팀장님한테 자신 있게 큰 소리를 내지 못 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회사에서 승진했고, 그동안 우리랑 계속 이야기하면서 우리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됐고, 본인이 힘이 어느 정도 생겼기 때문에 자신 있게 우리한테 투자 한 경우도 있다. 우리도 펀드레이징을 어느 정도 하다 보니, 이런 경험을 계속하게 되는데, 이것도 같이 성장하고 있다는 큰 보람을 선사한다. 이분들이 만약 계속 회사에 남는다면, 그 조직의 리더가 되고 사장이 될 텐데, 스트롱과 같이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할 수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또 다른 특별한 개인적인 사례 하나를 여기서 공유하고 싶다. 내가 2008년도 미국에서 뮤직쉐이크 할 때 DCM Ventures라는 꽤 유명한 VC에게 피칭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때 우리 담당자가 Osuke Honda 라는 일본계 심사역이었다. 당시 이 분은 DCM에 조인한 지 얼마 안 되는 신입 심사역이었고, 본인도 회사에서의 입지를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서 열심히 발로 뛰어다니면서 좋은 회사를 발굴하고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DCM 파트너쉽 단에서 투자는 결렬됐지만, 오스케는 우리를 엄청 많이 도와줬고, 내부에서 셀링해줬고, 이 딜을 잘 되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때 우린 투자는 못 받았지만, 이 주니어 심사역에게 엄청 고마운 마음이 있었고, 그 이후로도 계속 가끔 소식을 전하곤 했다. 이제 10년 이상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오스케는 DCM의 메인 파트너가 됐다. 스트롱은 훨씬 규모가 작지만, 어쨌든 나도 작은 펀드를 운용하는 파트너가 됐고, 우리는 아직도 가끔 연락하면서 딜을 공유하고 웃으면서 당시 이야기를 하곤 한다. 내가 일본에 가면 만나고, 오스케가 한국에 와도 만나는데, 그땐 아무것도 모르던 초짜 창업가와 심사역이었는데, 이렇게 둘이 같이 성장한걸 보면 상당히 뿌듯하다.

혼자 잘나가도 좋고, 혼자 성장하는 것도 좋지만, 같이 성장하면 그 기쁨은 두 배 이상이 된다.

침묵은 금

얼마 전에 이발을 했다. 내가 다니는 이발소는 shop in shop 개념으로, 원래 가게는 미용실인데, 이 미용실의 3칸 중 한 칸을 젊은 친구가 개조해서 이발소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2 칸은 여자 미용사 고객들이고, 한 칸은 나 같은 이 젊은 바버의 고객들이 사용한다. 나는 원래 이발사나 이런 서비스 해주시는 분들과 크게 말을 섞지 않고 인사 정도만 하고 그냥 가만히 머리만 하는데, 많은 분들이 사적인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 공간이 미용실이기도 하다.

바로 옆이다 보니 실은 귀를 닫고 있어도 어쩔 수 없이 옆 사람이 하는 말이 다 들리는데, 이 날 이후 나는 절대로 이런 공공장소에서 내 개인적인 이야기, 또는 내 친구들 이야기, 또는 내가 하는 일이나 회사 이야기는 절대로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내 옆에 어떤 젊은 남자분이 머리를 하는데, 미용사분이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계속 본인 개인사와 회사 이야기를 너무 세세하게 말하는 바람에 나는 이 분의 얼굴도 모르지만, 이 사람이 외국 어떤 지역의 학교 출신인지 알게 됐고, 외국이 본사인데 최근에 여의도에 한국 지사를 만든 작은 투자사에서 일 하는 사실까지 알게 됐다. 그리고 원래 다른 미용실에서 6만 원짜리 컷을 하는데, 미용사가 마음에 안 들어서 이번에 우리 동네 미용실로 바꾼 사실까지 알게 됐다. 내가 이 사람의 보스였다면, 공공장소에서, 일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들한테 회사의 준기밀 내용까지 다 발설했다는 이유로 해고했을지도 모를, 그런 이야기를 동네 미용실에서 하고 다니는 것이다.

실은, 이런 경험이 과거에도 몇 번 있긴 하다. 목욕탕 안의 마사지 샵에서 마사지 받고 있는데, 옆 칸 아저씨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가 당시에 다니고 있던 회사와 경쟁 입찰이 붙은 경쟁사의 영업 담당자였던 적도 있고, 신사동 고깃집에서 식사하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 내 MBA 동기에 대해서 험담하는 그룹에 한마디 했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을 다 종합해보면, 결국엔 모든 게 자기 과시와 자랑을 하기 위한 이빨까기다. 원래 이런 곳에서 사적인 이야기를 잘 안 하지만, 이 경험 이후에는 그냥 무조건 입 닥치고 있고, 사적인 내용을 물어봐도 그냥 대답을 안 하고 있다.

웅변이 은이라면, 침묵은 금이다. 말을 많이 해서 패가망신 한 사람은 여러 명 있지만, 입 닥치고 있어서 손해 본 사람은 역사상 한 명도 없다.

일생일대의 기회

1593990736558나이가 들수록, 체력도 서서히 약해지는 걸 내가 계속 몸소 느끼고 있다. 헬스장에서 무거운걸 들때도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 많이 반복해도 예전같이 근육이 잘 안 붙는다는 것도 눈에 띄게 보인다. 그래서 더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는데, 전에 몇 번 포스팅 했듯이, 난 요새 영화 록키 음악을 항상 들으면서 자신을 모티베이션 하면서 운동한다.

록키 1에서, 록키는 헤비웨이트 챔피언 아폴로 크리드와 운 좋게 대타로 시합상대가 된다. 동네 체육관에서 훈련하는 완전 무명복서에게는 너무나 좋은 기회였고, 이 내용을 프로모터가 록키한테 전달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He picked you up. It’s a chance of a lifetime. Can’t pass it by. (아폴로가 너를 시합상대로 지명했어. 일생일대의 기회야. 절대로 놓치면 안돼).” 물론, 록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시합에서 지긴했지만, 인상적인 경기를 하면서 완전 스타가 됐고, 그 이후는 우리가 아는 그 록키 이야기다.

어떤 인생을 살든, 누구에게나 이런 일생일대의 기회가 한 번 정도는 온다. 나도 아직 살 날이 더 많지만, 내 짧은 경험에 비춰보면, 한 번이 아니라 몇 번은 오는 것 같다. 이런 기회가 왔을 때, 두 가지가 중요하다. 일단 이 기회가 정말 일생일대의 기회인지 알아차리는 게 중요하고, 더욱 중요한 건 록키가 이 기회를 안 놓친 것처럼, 우리도 기회를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실은 누구나 다 알지만, 이게 말만큼 쉬운 건 아니다.

전에도 여러 번 내가 관련해서 글을 쓴 적이 있어서 내 이야기를 아는 분들은 잘 알 텐데, 나는 2008년 초에 MBA를 그만두고 LA로 와서 뮤직쉐이크 사업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학교를 그만두고 사업을 한 게 정말 잘 한 결정이지만, 당시에는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며칠 동안 혼자서 끙끙거리면서 고민 엄청 했고, 결국 와이프한테 속마음을 털어놨고, 둘이 상의하면서 또 고민 엄청 많이 한 후에, 결국엔 학교를 떠나기로 했다. 실은, 13년 전 그때는 이게 내가 잘하는 결정인지 아닌지 판단이 잘 안 섰고, 내 기억으로는 그때도, “일단 해보자. 몇 년 후에 시간만이 이 결정이 잘 한 건지 아닌지 판단해 줄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한테는 이게 일생일대의 기회였고, 다행히도 – 정말 다행히도 –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좋은 학교를 그만두고, 위험한 사업을 했는데, 실은 그 사업의 결과는 그렇게 좋진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스타트업 분야에 발을 담그고, 아주 깊게 관여하면서 나는 지금까지 정말 운 좋게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스트롱벤처스를 할 수 있었던 것도, 당시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와튼을 그만뒀고, 뮤직쉐이크를 하기 위해서 LA로 왔고, 그러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더 다양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그게 없었으면,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이 일을 지금 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지금 힘들게 사업을 하는 창업가들도 창업을 결심하기 전에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월급 꼬박 잘 나오는 편안한 직장을 그만둔 분들이 있고, 명문 대학을 그만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창업이라는 길을 선택했을 때 주위 분들이 말렸을 것이고, 심지어는 가족들한테도 욕 먹었을 텐데, 어쩌면 이렇게 힘든 길을 선택한 걸 지금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반대로, 나의 경우와 같이, 어쩌면 시간이 좀 흐르면 이게 일생일대의 기회였을지도 모르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여러분의 선택에 감사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아니, 이럴 확률이 훨씬 더 크다고 나는 생각한다.

모두 일생일대의 이 기회를 즐기시길.

<이미지 출처 = 크라우드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