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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生MBA리포트] 최신 MBA 트렌드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2014 – 2015년 지원 시즌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인터뷰도 거의 마무리되어 가고, 3월의 결과 발표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올해 지원하신 분들은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MBA에 지원한 해가 2006년이었으니 거의 강산이 한번 변할 만한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기간동안 MBA 어드미션의 트렌드에도 상당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물론 전체적인 틀이나 과정은 크게 변하지 않았고, 트렌드라는 것이 결정적인 요소는 아니지만, 지원을 고려하시는 분이라면 염두에 둘 만한 요소들입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어드미션 뿐 아니라 비즈니스 스쿨들이 중점을 두는 요소 혹은 발전하고자 하는 방향 또한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우선 첫번째 트렌드 – 금융은 지고 테크는 뜨고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지원자의 최소 절반은 금융계 종사자 혹은 나중에 금융계로 진출하고자 하는 이들이었습니다. 요즘은 그 숫자가 1/3 혹은 그 이하로 감소하였고, 반면 예전에는 10% 남짓 혹은 그 이하였던 테크놀로지 쪽 인원이 급증하였습니다. 이는 크게 달라진 MBA 취업시장을 반영하는데, 2008 – 2009년 금융위기로 인해 많은 투자은행들의 취업 자리가 사라지고 대신 페이스북, 구글 등이 신흥 강자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또한 실리콘밸리발 스타트업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 역시 테크 쪽 종사자들로 하여금 MBA에 지원하게 하는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로 인해 서부 쪽 학교(스탠포드, 버클리, UCLA)들의 인기가 급증하게 되었고, 이에 맞서기 위해 동부 쪽 학교들도 테크놀로지 혹은 Entrepreneurship 부분을 크게 보강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단, 금융계 종사자들의 어드미션 경쟁률 자체는 과거와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일자리도 감소했지만, 해당 분야의 지원자도 크게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쉽게 말하면, 학교들은, 특히 금융이 강한 학교들은 여전히 금융계 종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례로, CPA 자격증은 여전히 인기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두번째 트렌드는 너무나 확고해진 스폰서 우대 현상입니다. 금융위기 때 워낙 일자리를 찾지 못한 외국인 학생들이 많아서 일종의 ‘보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인지 아니면 스폰서 기회 자체가 크게 늘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10여년전과 비교할 때 스폰서를 선호하는 학교가 많습니다. 이는 하버드같은 탑스쿨부터 공통된 트렌드입니다. 나중에 취업 경쟁에서 낙방할 일도, 미국 학생들에게 위협이 될 일도 없고, 학비를 내는 데도 문제없을(따라서 론의 연대보증도 필요하지 않은) 스폰서 지원자들의 인기가 높습니다. 물론 스폰서 지원자로 채울 수 있는 비중에는 한계가 있지만, 지금까지는 그 한계가 계속 높아져 온 느낌입니다. 이러한 트렌드 덕분에, MBA에 진학하시는 한국분들 중 10여년의 직장 경력을 가진 30대 후반들도 흔히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면 긴 직장경력을 가졌지만 스폰서를 받지 않는 지원자들에게는 경쟁이 더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번째 트렌드는 아예 젊거나 아니면 경력이 확실하거나 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대체로 경력이 길고 나이가 많은 스폰서를 선호하면서 상승하게 된 학생들의 평균 나이를 다시 내리기 위해서는 젊은 학생들을 끌어들여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꼭 이 이유 때문은 아니겠지만 실제로 학교들은 점차 젊은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하버드에서는 최근 2+2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학 4학년인 학생들 중 ‘될성부른 떡잎’에게 미리 어드미션을 주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최소한 3년에서 5년 사이 정도의 직장경력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젊고 똑똑한 지원자들에게는 3년 이하의 경력도 문제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같은 정도의 성취를 하는데 어떤 지원자는 5년이 걸렸고, 어떤 지원자는 3년이 걸렸다면 후자에게 더 훌륭한 잠재력이 있을 거라고 보는 거죠. 이제 직장 경력에서 오는 성숙도 대신 젊은 출신 학부의 명성과 GMAT 점수가 점차 중요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네번째는 새로운 지원 절차의 등장입니다. 와튼이 몇년 전에 팀 토론을 도입한 후, 이제는 많은 학교들이 추가적인 방법으로 학생들의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켈로그와 예일에서는 비디오 에세이를 도입했고, 미시건에서도 팀 토론을 시키고 있으며, LBS에서는 짧은 프리젠테이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터뷰 자체의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부가 절차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은 드물겠지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지원자들에게 있어서 부담이 되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학교들에서 이러한 추가적인 요구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평소 실력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컬럼에서 짚어본 트렌드들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일 뿐, 미래에 언제까지 계속될 거라고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이러한 트렌드가 갑자기 꺾일 것으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MBA 지원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은 이러한 변화를 염두에 두고 진행하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生生MBA리포트] EBM(Evidence-based Management) in MBA 지원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최근에 떠오르는 개념으로 EBM(Evidence-based Management)라는 것이 있습니다. 경영에 있어서 모든 의사결정은 분명한 증거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철저한 ‘증거기반’의 정신은 공공정책 및 의료 부문에서 처음 시작되어 이제는 경영(management) 분야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증거기반의 의사결정 방식은 MBA 지원 및 어드미션에서도 드러납니다. 오늘은 MBA 지원자 입장에서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MBA 입학 시에 지원하는 어플리케이션 패키지는 다양한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력서에 나타나는 나의 학력과 직장경력, 내가 받아둔 GMAT과 토플 점수는 이미 과거에 이루어놓은(backward-looking)증거들입니다. 반면, 내가 작성하는 에세이에는 과거의 내용과 함께, 미래에 어떠한 직업을 가지고 어떠한 일을 하겠다는, 미래지향적(forward-looking)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이 부분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내용이니까, Anything is possible.’라고 생각하시고 이제까지 과거의 증거가 가리키는 것과는 무관하게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열심히 쓰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에세이에서도 분명, 미래지향적인 계획과 과거지향적인 증거는 균형이 맞아야 합니다. 즉, 과거에 증거가 검증되지 않은 계획은 공허한 말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MBA 지원에서 지원자가 제출하는 증거는 다양합니다. 지적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출신대학의 학부, 학점, GMAT 점수를 내보입니다. 외국인 지원자는 영어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토플이나 IELTS등 영어 점수를 제출하고, 그간 업무영역에서의 성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이력서를 제출합니다. 그런데 에세이에 들어가는 증거 중에서는 단기에는 준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미래에 MBA에 지원할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미리부터 해당 부분에 준비를 해야 합니다. 만일 ‘나는 사회공헌에 관심이 많다’ 라고 이야기하려면 실제로 그러한 관심을 실행에 옮겨 왔어야 합니다. 단순히 회사에서 1년에 한번씩 가는 사랑의 김장 행사나 연탄 나르기, 매월 월드비전을 통해 몇만원씩 후원하는 정도를 ‘관심’이라고 부르기에는, ‘사회공헌’이라는 단어에게 미안해질 정도입니다. 이러한 부분은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 당연합니다. 불과 MBA 지원하기 몇 개월 전부터 갑자기 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하는 것 또한 신뢰성있게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2-3년 후에 MBA 에 지원할 생각이 있으신 분이라면 본인이 MBA 이후에 어떠한 진로를 잡아가고 싶은지를 잘 생각해보고 그것과 관련된 행동들을 시작하셔야 합니다. 내가 지금 있는 내 업계에 계속 있을 예정이라면 모를까, 새로운 업계로 진출하거나, 위에서 이야기한 사회공헌 혹은 사회적 기업 등과 관련된 부분을 공부하기 위한 발판으로 MBA를 생각하고 있다면 해당 부문과 맥이 닿아있는 활동을 지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MBA 일단 가고, 그 다음에 해야지’라는 생각은 너무 안일할 뿐만 아니라, MBA 어드미션을 받는 데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MBA 에세이에서는 지원자는 목표 뿐 아니라 그에 해당하는 증거도 같이 제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나는 ABC에 관심이 많아서 미래에는 그와 관련된 XYZ라는 일을 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지금까지는 어떠한 일을 해 왔다, 라는 식입니다.

당장 곧 MBA에 지원할 사람이라면 내가 이제까지 무엇을 해 왔는지를 차근차근 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내가 이제까지 가장 초점을 맞춰서 에너지를 쏟아온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보세요. 나는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다고 스스로 생각했지만, 뒤돌아보니 수년간 딱히 해온 게 없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열정이 진짜인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부분을 위해서 꼭 다니는 회사를 옮겨서 NGO에 취업해서 일했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주말이나 여름휴가에는 충분히 여러가지 활동에 깊이 개입하고,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할 수는 있었을 겁니다. 내 과거의 증거들이 가리키는 방향에 나의 열정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 그곳에서 MBA 이후 하고 싶은 직업 목표를 찾는 것이 에세이를 읽는 애드컴 입장에서 가장 논리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길이 됩니다.

관심과 열정이 있다면 그 분야에서 무엇이라도 부딪혀 보세요.
몽고 사막을 뛰어도 좋고, 아프리카의 우물을 파 줘도 좋지만 당장 노숙자 식사봉사와 같은 비교적 접근이 용이한 일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금융권 종사자이지만 테크 쪽에 관심이 있다면 코세라(Coursera) 같은 온라인 교육 사이트에서 관련된 과목을 수강해볼 수도 있고, 기초적인 프로그래밍 지식을 쌓을 수도 있습니다. 전업은 하지 못하더라도 킥스타터에서 작은 아이템들을 만들어서 팔아볼 수도 있을 겁니다. 이렇게 비교적 ‘접근이 가능한’ 일이라고 해도 막상 시작하려면 여러가지 장애물 들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그런 일을 해보시면 분명히 해보지 않은 이들보다는 본인이 관심있다고 생각하는 해당 영역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게 되고 자기가 기여할 수 있는 더 넓은 길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 것들이 사람의 생각의 깊이를 더해주고, 결국은 에세이에서 나의 개성을 살려주는 소재가 됩니다.

말뿐인 열정은 없습니다.

[生生MBA리포트] 투자은행과 MBA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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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와튼 MBA에 입학했던 것은 2007년의 일 입니다. 7년이 지난 지금, 그때와 비교할 때 비즈니스 스쿨 현장에서 가장 달라진 점이라면 투자은행의 위상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닌데, 제가 학교를 다니던 때만 해도 투자은행은 ‘MBA의 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컨설팅보다 더 많은 졸업생들이 선망하는 분야였던 투자은행에는 와튼에서만 매년 전체 학생의 1/4에서 1/3에 달하는 인원이 입사했습니다. 골드만 삭스, 모건스탠리, UBS, 시티처럼 지금까지 남아있는 은행들도 있지만, 리만 브러더스나 베어스턴스처럼 이제는 역사속의 이름이 되어버린 은행들도 있습니다. 전체 학생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투자은행에서 일자리를 찾기위해 매주 금요일마다 뉴욕행 Amtrak을 탔습니다. 비록 살인적인 야근과 업무 스트레스를 감내할 지언정, 연봉, 특히 보너스는 만족스럽게 받을 수 있는 인기 최고의 직종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학교를 다니시는 분들에게 들어보면 이제는 소수 특히 관심있는 이들을 제외하고는 투자은행 설명회에 아예 나타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시들해진 관심은 수치로도 나타납니다. 2007년, 하버드 MBA 졸업생의 무려 44%가 금융계를 택했고 그 중 12%가 투자은행으로 들어간 데 비해, 2013년에는 단 27%만이 금융계로 진출했고, 투자은행을 선택한 비율은 단 5%에 불과합니다. 시카고의 경우, 2007년에는 30%가 투자은행을 선택한 반면, 2013년에는 단 16%로 거의 반토막이 났습니다. 다른 학교들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왜 단 7년만에 이렇게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물론 이렇게 된 계기는 금융위기 때문이었습니다. 2008년 3월에는 베어스턴스가, 8월에는 리먼브라더스와 메릴린치가 주저앉으면서 MBA Class of 2009, 2010은 ‘저주받은 세대’라고 불릴 정도로 취업에 경기불황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특히 그 당시만 하더라도 많은 학생들이 금융계 진출을 염두에 두고 비즈니스 스쿨에 진학한 상황에서 특히 금융쪽 경기가 얼어붙다보니 파장의 강도는 더 거셌습니다. 이미 있는 사람들도 대규모로 감원하는데 신규 인력을 채용할 리도 없는 데다가, 리크루팅 관련 예산도 모두 감액되어 뉴욕에서 단 2시간 거리인 와튼스쿨의 설명회조차 취소되곤 했습니다. 당연하게도 은행들은 MBA 채용 규모를 줄였고 그 이후로 크게 늘리지 않고 있습니다. 투자은행 일자리의 공급이 줄었을 뿐 아니라, 인기도 시들해졌습니다. 이유는 첫번째, 불황과 신규 규제로 인하여 투자은행 최고의 메리트였던 보너스가 크게 줄었습니다. 두번째, 이제는 은행들이 ‘이 사람이 얼마나 오래 우리 조직에서 함께할 지’를 신중하게 고르는 모습입니다. 과거에 투자은행으로 진출하던 MBA들의 경우에는 대체로 그곳에서 뼈를 묻겠다는 의향보다는 나중에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정도로 삼겠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투자은행들의 변화가 부담스럽게 느껴졌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하는 발걸음들이 줄어들었습니다.

사람들을 MBA의 덫(?)으로 이끄는 투자은행의 인기가 시들해졌는데 MBA 입학하기는 왜 여전히 어려울까요? 투자은행 대신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두 개의 분야가 있습니다. 우선 투자은행과 함께 MBA 취업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웠던 컨설팅의 인기는 이전보다 더 꾸준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런던비즈니스스쿨의 경우, 컨설팅에 취직하는 인원은 2007년의 23%에서 2013년의 29%로 늘었고 시카고 역시 같은 시기간동안 24%에서 31%로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작년 시카고를 졸업한 472명 중 맥킨지, 베인, BCG, A.T. Kearney 단 네 회사에서 뽑아간 인원은 무려 19%에 달합니다. 컨설팅은 투자은행이나 기타 다른 금융권 업무에 비해 더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문제해결능력을 기초로 다양한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데다가, 나중에 다른 분야로 이직하기에도 강점이 있기 때문에 MBA 후 경력을 쌓기에는 최적의 분야로 여겨집니다. 게다가 투자은행의 보너스가 대폭 삭감된 이상, 급여 부분에 있어서도 투자은행보다 빠질 게 없는 상황입니다.

두번째로 투자은행의 빈자리를 빠르게 메꾸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테크놀로지 분야입니다. 2007년만 해도 대부분의 비즈니스 스쿨에서 테크나 스타트업은 소수 학생들의 관심사였을 뿐, 학교 쪽에서 이를 지원해주는 대규모 자원은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학교들마다 테크놀로지와 entrepreneurship 쪽에 큰 관심을 두고 서로 경쟁하다시피 육성하고 있습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등의 테크놀로지 회사들의 MBA 채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변화와 맞아떨어져서, 컬럼비아, 와튼, 시카고처럼 과거에는 금융에 특히 강점을 나타내는 것으로 여겨졌던 학교들에서도 테크놀로지 쪽 회사에 취직하거나 창업을 하는 학생들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시카고의 경우 해당 업종으로 진출하는 학생이 2007년에는 단 6%에 불과했으나, 작년에는 12%로 두 배로 뛰었으며, 인시아드의 경우에도 가장 많은 학생을 채용한 8개의 회사 중 4개는 컨설팅이었고, 나머지 4개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및 구글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의 밑바탕에는 보다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즉, MBA 학생이나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다양한 설문조사 결과들을 보면, 이제는 과거보다 많은 사람들이 근시안적인 금전적인 보상이나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한단계 더 발전시키는 것이나 본인이 가진 열정을 발휘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입니다. 요즘 급증하는 창업 붐도 이러한 변화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어쨋든 간에 금융이냐, 테크놀로지냐, 안정이냐, 도전이냐, 사실 이런 것들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회생활하면서, 비즈니스 스쿨에서 끊임없이 확인했듯이, 뛰어난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 못 따라가고, 열심히 하는 사람은 좋아서 하는 사람 못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1회부터 거듭 말씀드렸지만, MBA에 진학하겠다, 라는 마음을 먹으셨다면 최소한 내가 좋아하는 분야는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알고 계셔야 합니다. 그것이 유행이나 연봉 같은 부차적인 요소에 휩쓸리지 않고 본인의 비전을 가장 효율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Totspot 투자

내가 최근에 사람과 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번 포스팅도 같은 맥락의 글이다. 내 블로그를 오래 읽으신 분들은 알다시피 나는 원래 2007년도에 워튼 MBA 프로그램에 입학했다가 한 학기만 하고 휴학을 했고, 그 이후로는 학교로 돌아가지 않았다. 지금은 자동으로 중퇴 처리가 되었지만 실은 중간에 내가 복학을 한 번 시도했던 적이 있었다. 워튼 스쿨의 정책상 입학하고 7년 안으로는 졸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나는 2012년도에는 다시 복학을 해야지만 2014년도에 무사히 졸업을 할 수 있었는데, 솔직히 그때 검토를 했던게 얼마전에 이런저런 말들이 많이 나왔던 안철수씨가 졸업한 워튼의 executive MBA 프로그램 이었다.

워튼 exec MBA 프로그램은 full-time 프로그램에 비해서 장점이 많았는데 필라델피아가 아니라 샌프란시스코에서 수업을 한다는 점, 한달에 4일 – 6일만 part-time으로 (그것도 주로 금/토) 다니면 된다는 점, 일을 계속 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렇게 2년을 학교 다니면 똑같은 MBA 졸업장이 나와서 당당한 워튼 MBA가 된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나도 full-time MBA 프로그램에서 exec MBA 프로그램으로 편입?을 하고 한 달 정도 샌프란시스코로 등교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Vijay Ramani라는 인도 친구를 학교에서 만났다. 나한테 했던 첫마디가 “안뇽하세요~” 였던 그는 당시 실리콘밸리 소재의 반도체 대기업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를 하고 있었고 삼성과 일을 많이 했었다. 한국도 여러번 방문을 해서 한국에 대해서 상당히 잘 알고 있었다. 이렇게 우리는 2주에 한 번 보는 동기였지만, 한국이라는 연결고리 때문인지 금세 친해졌다. 참고로, 나는 워튼 exec MBA 프로그램도 시작한지 한달만에 그만뒀고 그 이후 공식적으로 학교를 중퇴했다. 새벽 비행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에 가는것도 힘들었고, 일하면서 공부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내가 이 돈을 내면서 이 나이에 학교를 다녀야 하는지에 대한 – 단순히 가방끈 늘리기 위해서 – 명쾌한 답변을 찾을 수가 없었다.

Exec MBA 프로그램에서의 짧은 만남과 어울림 이었지만 그 관계는 오래갔고 비제이는 MBA를 졸업하자마자 다니던 반도체 회사를 그만두고 모바일 유아용품 판매 마켓플레이스 앱 Totspot을 창업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 회사에 가장 처음 투자한 자랑스러운 투자자가 되었다. 모든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Totspot 또한 굉장히 어려운 고비들이 있었지만 그럴때마다 비제이와 그의 팀원들이 현명하게 장애물을 넘어서 계속 목표를 향해서 전진했다. 그들은 500 Startups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앱을 계속 개선시켰고 얼마전에 180만 달러의 Series A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솔직히 Totspot에 투자한 가장 큰 이유도 ‘사람’ 때문이다. 이 제품이 경쟁하고 있는 분야는 굉장히 포화되어 있고 우리가 투자할 당시에는 기본 프로토타입만 존재했다. 하지만, 나의 짧았던 워튼 샌프란시스코 프로그램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비제이는 믿을만한 사람이었고 뭔가 시작하면 굉장히 책임감 있게 끝을 볼 수 있을거 같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는 오래 고민하지 않고 투자를 했다. 제품이나 시장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사람이라는 걸 마음에 다시 한번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경험이었다.

Congrats Totspot!

[生生MBA리포트] MBA for PE, VC and Entrepreneurs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2015년 9월 입학을 목표로 MBA 지원을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요즘 상당히 바쁘시겠죠? 몇일 전 하버드(9/9)를 시작으로 1라운드 마감일이 다가옵니다. 올해는 9월 17일의 듀크(얼리), 23일의 MIT, 25일의 시카고 등 꽤 많은 학교들이 작년보다 일찍 1라운드를 마감합니다. 사실 박쌤도 그래서 한동안 업데이트를 못했는데, 오늘은 “PE, VC, 창업가를 위한 최고의 비즈니스 스쿨”이라는 주제로 글을 써볼까 합니다. 정확히는, 미래에 창업이라는 목표를 가진 학생들을 위한 학교가 되겠죠. 과연 MBA에서의 교육이 창업에 어떠한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 주는가, 차라리 거기에 들어가는 돈을 실탄으로 투자하는 것이 낫지 않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고, 결과 중심적으로 PE, VC 종사자 및 창업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는 학교들은 어떤 곳인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를 전문으로 조사하는 Pitchbook이라는 리서치 회사가 가장 큰 200개의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탈에서 조사한 결과를 요약한 다음의 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탈 모두에서 하버드가 1위로 각각 26.1%와 24.4%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사모펀드의 경우에는 와튼-스탠포드-시카고-켈로그의 순서로, 벤처캐피탈의 경우에는 스탠포드-와튼-시카고-켈로그의 순서입니다. (Pitchbook에서 공개한 자료에는 컬럼비아나 MIT, Haas가 없었습니다).

MBA for PE, VC, Entrepreneurs1

창업가들은 어떨까요? 아무 창업가가 아니라 VC의 펀딩을 받는데 성공한 사람들 말입니다. 이 경우에도 1위는 하버드가 차지했습니다. 352명의 창업가 312개의 회사를 열어 VC들로부터 4.23조 달러의 펀딩을 받았고, 여기에는 Arava Power, Linio, Kolltan Pharma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위는 Stanford로 226명의 창업가가 201개의 회사를 창업하여 2.9조 달러를 유치했습니다. 3위는 Wharton으로 Warby Parker등을 창업했는데 194명이 2.15조 달러를 받았습니다. 4위는 MIT로 131명이 8억 6백만달러를, 5위는 켈로그를 졸업한 111명이 1.5조 달러를, 6위는 컬럼비아로 110명이 1조 달러를 투자받았습니다. 7위는 프랑스의 인시아드로 99명이 1.2조달러를 받았고, 8위는 시카고, 9위는 Haas, 그리고 10위는 UCLA가 차지했습니다.

1위부터 25위까지의 정보는 다음의 표에 있습니다:
MBA for PE, VC, Entrepreneurs2

우리가 흔히 참조하는 MBA 랭킹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따라서 미래의 커리어 골로 창업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계신 분이라면, 다른 학교보다 오히려 이 리스트의 상위권에 있는 학교들을 중점적으로 고려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창업 골을 가진 사람이라면, 여기 리스트에 오르지 못한 Darden 에 가기 위해서 애쓰는 것보다는 전체적으로 랭킹과 경쟁률은 조금 낮지만 이 리스트에 위치한 Michigan이나 Texas 에서 공부하는 것도 아주 좋은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창업이라는 길은 비슷한 성향의 커뮤니티에서 보고 듣고 배우는 부분이 크다보니,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많이 배출한 학교인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가 원하는 직종에 진출한 동문들이 많을수록 내가 그 분야에 대하여 정보를 얻고 인맥을 쌓기가 당연히 쉬워집니다 (미국은 오히려 한국보다 더 그런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따라서 지원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학교를 선정하실 때 위의 내용도 충분히 고려하여 결정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