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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生MBA리포트] Full-time MBA는 앞으로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최근 들어 기술과 네트워크의 발달로 인해, 온라인 교육이 활기를 특히 띄고 있습니다. 이제는 내 집에서 내 컴퓨터 화면 앞에서 TEDx를 통해 세계적 유명 인사의 강연을 들을 수도 있고,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나 Coursera를 통해 아이비리그의 강좌를 들을 수도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추세를 따라 online MBA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2년씩이나 생업을 쉬고 미국에서 유학할 것도 없이 온라인으로 학위를 따면 비용이나 효율 면에서 훨씬 유리할 것처럼 보입니다.

현재 랭킹 20위 이내에서 온라인 MBA를 제공하는 학교는 카네기 멜론 테퍼 (US News기준 정규 MBA 랭킹: 18위) 스쿨과 노스캐롤라이나 대학(19위)이 있고, 20위권의 학교들로는 인디애나 대학의 켈리(21위), 조지 워싱턴 대학(23위), 아리조나 주립대 케리(27위) 등이 있습니다. 카네기 멜론에서 제공하고 있는 온라인MBA(FlexMBA)에서는 평소에는 동영상 생방송으로 수업을 하고, 2개월에 한번씩 사흘간 피츠버그에 모여서 참여형 수업 및 네트워킹, 기타 커리어 코칭 등을 받는 구조입니다. 정규 풀타임MBA와 동일한 교재로, 동일한 교수진에게 교육을 받지만, 사실 학교 입장에서 보면 온라인 MBA 는 정규 MBA에 비해 수익이 많이 남는 구조입니다. 우수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 때문에 정규 MBA에서처럼 장학금을 줄 필요가 없고 (비공식적인 통계에 의하면 평균적으로 학비의 약25% 정도가 장학금으로 수여된다고 합니다), 강의실이나 커리큘럼 운영 등을 위한 추가적인 비용도 거의 소요되지 않습니다. 많은 학교들이 MBA 사이즈를 늘리기 위해 비즈니스 스쿨 건물을 신축하는 추세인데, 온라인 학위의 경우 이런 대규모 투자가 필요 없으니까요. 게다가 학비는 $116,000 으로(카네기 멜론 기준) 정규 MBA 프로그램과 비교할 때 거의 동일합니다. 그런데 탑스쿨들은 왜 이 비즈니스에 뛰어들지 않은 걸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원자들의 인식이 빠른 시간 내에 갑자기 변하여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선호하는 현상이 생기지 않는 한, 탑스쿨들은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는) 온라인 MBA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봅니다.

일단, 비즈니스 스쿨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랭킹이라는 점을 기억합시다. 학교들은 이 랭킹을 올리기 위해, 뒤처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는 경쟁과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 랭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는 졸업생들의 취업률(및 연봉)과 학생들의 우수성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온라인 MBA가 정규MBA와 비교할 때, 이 두 가지 면에서 더 우수한 결과를 내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기업들이 많은 연봉을 주면서 MBA들을 채용하는 이유는 비즈니스 스쿨들이 사람들을 선별하는 안목을 믿기 때문인데, 기업들은 온라인 MBA 학생들이 정규 MBA만큼 우수한 학생들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쉽게 말하면, 맥킨지나 골드만삭스는 온라인 MBA 들을 위한 취업 설명회에 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온라인 MBA 프로그램을 시작한 카네기 멜론 테퍼스쿨의 경우, GMAT 점수가 일정 이상 되고 어느 정도 좋은 직장 경력을 가진, 객관적으로 ‘우수하다고 볼 수 있는’ 학생들을 모집하는데 상당히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취업의 기회가 양적으로 질적으로 크게 다릅니다. 또한, 온라인 MBA의 규모가 커질 수록 ‘우수한 학생들이 모이는 학교’라는 이미지가 희석되어 취직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정규 MBA의 선호도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학교의 랭킹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온라인 MBA 교육이 정규 MBA와 같은 교재와 같은 수업을 듣는다고 해서, 그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지도 의문입니다. 요즘 MBA 프로그램들은 숫자 분석 뿐 아니라 리더십, 협상 등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수업의 중요성을 깨닫고 강화하는 추세가 분명한데, 2개월에 한번씩 만나서는 이러한 수업에서 눈에 띄는 성과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네트워킹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정규 MBA들은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클래스에서 여러가지 수업도 같이 듣고, 팀 프로젝트와 각종 클럽에 참여하며 끈끈한 네트워크를 다져 가지만, 2개월에 한번씩 만나는 이들에게 이러한 유대감이 생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좋은 학교일수록, 온라인 MBA에 진출함으로써 얻어지는 득과 실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신중하게 접근할 수 밖에 없습니다. 카네기 멜론에서 온라인 MBA의 규모를 20명에서 30명 이내의 소그룹으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이러한 부분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최근의 증가하는 온라인 MBA의 추세는, 탑스쿨들보다는 30위 바깥의 학교들에 훨씬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에는 직장이 있는 도시 내에서 파트타임 MBA나 executive MBA로 진학했던 이들이 이제는 지역적 제약을 극복하여 다른 주의 온라인 MBA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맥킨지나 모건 스탠리로 이직을 원하는 지원자는 탑스쿨의 정규 MBA에 진학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겠지만,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조금 더 인정을 받아 좀 더 빨리 승진하려는 목적이라면 살고 있는 도시 근처의 파트타임이나 executive MBA(경력이 긴 경우)에 진학하는 것이 좀 더 효율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의 수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기술의 발전은 축복이지만, 그만큼 진학의 목표를 확실하게 이해해야 할 책임은 학생에게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래 첨부한 표는 US News에서 발표한 온라인 MBA 프로그램 랭킹입니다. University of North Carolina Chapel Hill (UNC)에서는 랭킹 선정 방식에 불만을 표시하여 아예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카네기 멜론의 경우, 2013년에 처음으로 1기를 모집했기 때문에 명단에 오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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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生MBA리포트] MBA의 가치 <2> MBA는 여전히 유용한가?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지난 번에는 MBA가 막대한 경제적, 시간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 이들의 주장을 언급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들 중, MBA 학위를 가진 이들은 누가 있는 지에 대하여 살펴 보았습니다. 오늘은 그 반대선상의 주장들을 눈여겨 보겠습니다.

MBA의 가치를 부정적으로 보는 주장의 근거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 우선 과거에 비해 MBA에 소요되는 학비 및 제반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졌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번 다룬 적이 있기 때문에 더이상 쓰지 않겠습니다. 더이상 MBA가 막중한 경제적 부담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미국 학생들의 경우 MBA 이전보다 평균적으로 연봉이 대략 3-4만불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2년간 소요되는 15-25만불을 고려하면 본전만 찾는 데도 단순 계산으로도 5-10년 정도가 필요합니다.

두번째, MBA는 더이상 네트워킹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 아닙니다.
물론 MBA는 여전히 동문들과 학생들에게 유용한 만남의 기회를 열어주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MBA 말고도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비슷한 관심사가 있는 이들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특히 startup/tech 쪽은 비슷한 업계에서 종사하고 있는 이들을 통해 열정 분야가 유사한 이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확실히 많아졌습니다.

세번째, MBA는 이제 더이상 희소한 학위가 아닙니다.
과거에는 MBA 를 소지한 이들이 소수였기에 그 학위가 있는 이들이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2010년 한 해에만 미국에서는 16만명의 MBA가 졸업을 했고, 이는 2000-2001년의 수치로부터 74%나 증가한 숫자입니다. 게다가 학교들은 돈을 벌기 위하여 파트타임, 온라인 MBA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더이상 MBA가 어떤 선망의 대상이 되어주지 않습니다.

네번째, 근본적으로 MBA강의실에서 배우는 지식과 리더십이 얼마나 쓸모가 있는가 하는 의문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석사과정은 학생들이 모르는 전문적인 지식에 대하여 깊이있는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데 비해, MBA 는 그렇지 못합니다. 워낙 다양한 학부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모이는 데다가, 또 1년(대부분의 전공필수는 1학년 때 가르칩니다) 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회계, 전략부터 마케팅까지 경영의 각 분야를 망라해야 할 만큼 넓게 가르쳐야 하다보니 깊이있는 내용을 다룰 수도 없습니다. 오히려 MBA들은 세계적인 석학보다 실제 비즈니스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들이 겸임교수(‘강사’를 더 예의있게 부르는 말)들의 강의로부터 훨씬 배울 점이 많고, 수업 만족도 또한 높은 경우도 많습니다. 일례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Getting More)”라는 책으로 한국에서 매우 많이 알려져 있는 와튼스쿨의 다이아몬드 교수도 겸임교수입니다. (전세계적으로도 유명할 뿐 아니라, 매년 수강신청 때마다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그의 인기를 감안하여 와튼스쿨에서는 Practice Professor라는 명칭을 수여했습니다.) 다이내믹한 환경에서 예측불가능한 문제와 부딪히며 배우는 경영 능력 및 리더쉽이라는 것이 과연 강의실에서 케이스 스터디나 이론습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서 캐나다 맥길 대학의 Mintzberg 교수는 “Managers, Not MBAs”라는 저서에서 전통적인 MBA 프로그램들이 수리적, 분석적인 hard skill 훈련에만 의지하고,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서 더 필요한 soft skill(소통, 협상, 리더십, 의사결정, 문제해결 능력 등 마케팅, 회계, 재무 등의 전문기술과 대비되는 개념)을 가르치는 데는 충분한 노력을 들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MBA의 가치를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MBA 프로그램 자체가 매력적으로 포장된 상품일 뿐, 그 포장지를 뜯어놓고 내부를 살펴보면 실질적인 가치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완전히 무용지물이라는 이야기는 절대로 아닙니다. 다만, 실체에 비해 포장된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말이죠. 개인적으로 저는 MBA의 가치는 본인의 상황과 변화하는 주변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본인이 금융 쪽에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미래에 투자은행에서 M&A deal을 하고 싶다면 MBA는 실질적으로는 큰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투자은행들이 MBA에서 사람들을 많이 뽑고, 그 집단 내에서의 네트워킹이 Facebook이나 LinkedIn을 통한 그것보다 유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MBA가 제공하는 취업의 기회나 네트워킹 등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분야라면, MBA를 통하지 않고도 충분히 좋은 기회를 만날 수 있는 분야라면 굳이 MBA를 하지 않고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특히 빌 게이츠나 스탠포드 MBA를 중퇴한 스티브 발머처럼 학교를 그만둔 창업자들이 많은 tech 분야에서는 요즘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Coursera 등을 통하여 필요한 지식을 갖추는 것이 MBA보다 더 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요즘 날로 증가하고 있는 online MBA 등의 코스가 기존의 전통적인 MBA 과정을 대체할 수도 있을까요? 이에 대한 제 생각은 다음 번 글에 싣도록 하겠습니다.

[生生MBA리포트] MBA의 가치 <1> MBA 학위를 가진 유명 CEO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MBA는 직간접적으로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데 비해, 로스쿨이나 메디컬 스쿨처럼 확실한 진로를 보장해 주는 학위는 아닙니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과연 MBA라는 게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에 대해 종종 뜨거운 토론이 벌어지곤 합니다. 크게 뛰어나지 않아 보였던 사람이 MBA를 마친 후 잘나가는 경우가 있는 가 하면, 큰 경제적인 희생을 하고 MBA에 다녀왔는데 기대한 만큼의 결과를 얻지 못해 좌절하는 케이스도 많습니다. 따라서 生生 MBA 리포트에서는 MBA의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MBA의 가치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과 MBA 학위를 가진 CEO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다음 번에는, 반대의 시각을 가진 이들의 주장을 소개하고 제 의견을 첨언하도록 하겠습니다.

‘MBA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라는 질문은 ‘결국 MBA에 투자했을 때, 그렇게 하지 않은 것보다 더 나은 결과(outcome)을 얻었는가’로 귀결됩니다. MBA에 드는 투자란, ‘$$$ of MBA‘ 에서 살펴 보았듯이 직접 비용 $20만(싱글 기준)~ $30만불에, 그 시간동안 받지 못하는 월급의 기회비용 및 2년이라는 귀중한 시간의 합계가 될 것입니다. 이 막대한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가치가 있을까요?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MBA 출신이 정말 잘 나가기는 하는 걸까요?

통계에 의하면 포춘 100 대 기업의 CEO중 42명이 비즈니스 스쿨에서 MBA 나 다른 석사 학위(경제 혹은 재무) 를 받았다고 합니다. 하버드의 경우,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 JP Morgan Chase의 제이미 디몬 뿐 아니라, 프레디맥, 보잉, 메트라이프, Sunoco(정유사), 시어스 등 미국의 대표 기업들의 CEO들을 가장 많이 배출한 MBA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컬럼비아는 워렌 버핏(경제학 석사), Citi 그룹의 비크람 팬디트 회장, 록히드마틴 사의 로버트 스티븐스, 모건 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등을 배출했습니다. 그 외에도 듀퐁 사의 엘렌 컬맨(켈로그), 크래프트 푸드의 아이린 로젠펠드(코넬 존슨), 애벗 사의 마일스 화이트(스탠포드)도 MBA를 가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스티브 발머 또한 스탠포드 MBA를 하다가 중도에 그만뒀다고 합니다). 비즈니스위크 지의 또다른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연 매출 1조원 이상의 기업들로부터 가장 연봉을 많이 받는 50명의 임원들을 선정해 놓고 보니 약 절반이 MBA 학위 소지자였습니다. MBA를 소지한 이 25명의 평균 연봉은 2,285만 달러(약 245억원)였고, 주식이나 다른 지원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집에 가져간 연봉만 해도 1,444만 달러(약 154억원)에 달했습니다. 이 중 탑10 MBA 출신은 9명으로, 하버드가 3명, 컬럼비아가 3명을 배출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워낙 똑똑해서 MBA를 하지 않았더라도 성공할 수 밖에 없었던 이들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많은 CEO들은 본인의 성공에 MBA 경험이 필수적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몇몇은 MBA에서 가르치는 문제해결 능력에서 그 가치를 찾습니다. 1974년 버클리에서 MBA를 마친 인텔 사의 CEO인 폴 오텔리니는 “MBA 학위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성공은 없었을 것”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케이스 스터디가 없어서 대신 데이타로 접근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분석적인 방법을 철저하게 배웠는데, 이것이 하이테크 산업에서 그가 승승장구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을 줬다고 말입니다. 또한 시카고 MBA 출신인 Chevron (시총 240조원에 달하는 미국의 초대형 정유사)의 CEO 존 왓슨은 학교를 졸업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학교에서 배운 기본적인 경제 원칙이 그가 기업을 운영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이슈에 접근하는 데 길잡이가 되어 준다고 합니다. 또 어떤 이들은 MBA에서 가르치는 리더십과 팀웍이야말로 그들이 조직 세계에서 승승장구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타겟(월마트 다음으로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대형할인점, 시총 40조원에 달함)의 CEO인 그렉 슈타인하펠은 1979년에 켈로그에서 받은 MBA가 그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인터뷰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켈로그MBA에서 배운 협동의 가치야말로 그가 리더로서 성장하는 데 매우 중요했다”라고 말입니다. 1980년에 예일대에서 MBA를 마친 펩시의 CEO 인드라 누이는 인도 마드라스에서 온 23살의 유학생이었습니다. 그녀는 매일 새벽 시간 당 $3.35불에 기숙사 데스크를 지키며 생활비를 벌어야 했고, 썸머 인턴 인터뷰를 보러 갈 때 정장 한 벌 살 돈이 없어서 사리를 입고 가야할 정도로 가난했습니다. 그랬던 그녀가 BCG의 컨설턴트로, 훗날 펩시의 수석전략가로, 결국은 연매출이 4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의 회장으로 성공하게 된 데는 MBA에서의 배운 팀웍과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문제 분석능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회고한 바 있습니다.

인드라 누이에게 MBA가 엄청난 도약의 기회를 제공했다고 해서 꼭 나에게도 그러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사람들마다 가지고 있는 장점과 능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MBA가 분명히 그러한 발판이 되어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나에게도 MBA가 그런 스프링보드가 되어 줄까요? 우선 내가 정의하는 성공(커리어 골)과 내가 가진 능력을 철저히 분석하고, MBA에서 무엇을 얻어 내 무기로 쓸 수 있을 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다음 번에는 MBA의 가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다루겠습니다.

[生生MBA리포트] MBA에서는 무엇을 배우는가?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지난 달 초에 포스팅했던 ‘$$$ of MBA‘ 편에서 MBA 졸업생들이 받는 연봉에 대하여 짧게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5년 뒤에 이들의 연봉 추이는 어떻게 될까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MBA 랭킹이 이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포브스는 오로지 MBA 이전과 이후 5년간의 연봉을 비교하여 산출한 ROI(Return On Investment) 기준으로만 랭킹을 산정합니다. 2013년 가을에 발표한 Forbes 지의 랭킹에 의하면, 2008년 스탠포드 MBA 들이 졸업하면서 받은 기본 연봉의 중앙값(median)은 $120,000이었지만, 졸업 5년 후인 2013년에는 $221,000으로 상승했습니다. 또한, MBA에 오기 전 이들의 연봉은 $80,000 이었습니다. MBA 2년을 마친 후 연봉이 50% 상승했을 뿐 아니라, 졸업 5년 만에는 84% (연평균 13%) 정도 상승한 셈입니다. 이쯤되면 궁금증이 생길 법도 합니다. 대체 MBA에서는 무엇을 가르치길래, 2년 동안 학위를 마친 것만으로 연봉이 50%가 상승하고, 졸업 후 5년 후에는 현재 환율로 2억 5천만원이 넘는 연봉을 받게 되는 걸까요?

물론 이런 현상은 “미국 회사들은 왜 (아직도) MBA를 원하는가?“라는 포스팅에서 언급한 바 있는, 미국 기업들이 비즈니스 스쿨의 인재 선별 과정에 대하여 갖고 있는 신뢰와 직결됩니다. 즉, 명망있는MBA 과정으로부터 어드미션을 받은 사람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잠재력을 가진 인재라고 판단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위와 같은 파격적인 연봉 인상은 MBA 과정을 실제로 졸업한 이들에게만 주어질 뿐, 어드미션만 받고 입학을 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입니다. 즉, MBA과정에서 학생들이 배워오는 것들이 회사에게는 경제적인 보상(높은 연봉)을 제공할 만한 가치있는 자산이 됩니다.

MBA에서 얻어갈 수 있는 것은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가 경영학 석사의 약자이듯이, 우선 비즈니스 및 전반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재무, 전략, 마케팅, SCM(Supply Chain Management) 등 일반 기업의 경제활동에서 중심이 되는 각 분야의 지식이 모두 포함됩니다. 학교마다 특성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 학교의 커리큘럼은 1학년 때는 필수과목(core)들을 통해 비즈니스의 각 분야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이해하고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는 데 초점을 둡니다. 2학년 때는 선택과목(elective)들을 통해 각 학생이 집중하고자 하는 분야의 심화과정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MBA에 입학하는 약 80%의 학생들은 학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은 이들이기 때문에, MBA에서 다루는 경영 수업, 특히 필수과목, 들의 난이도는 대학교 2-3학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사실 학부에서 2-3년에 마칠 과정을 1년 안에 끝내야 하기 때문에 정말 필수적이고 가장 중요한 이론만 배우고 넘어가게 됩니다. 2학년 때 듣는 선택과목들은 훨씬 더 깊이가 있는 편이기는 하나, 많은 수의 수업을 수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학문적으로 깊이있는 지식을 얻어가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기업의 각 부분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그리고 상호 간에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지를 이해하는 데 기본적인 프레임은 제공해 줍니다. 따라서 컨설팅처럼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필요한 업무를 하고자 하는 이들이나, 학부에서 공학을 전공하여 비즈니스 및 경영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이들에게는 상당히 유용합니다.

두 번째로 MBA가 제공하는 대표적인 자산은 리더십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입니다. 작년에 기고했던 ‘미국 회사들은 왜 (아직도) MBA 를 원하는가’ 부분에서도 잠시 언급한 바 있지만, MBA 과정은 이미 리더십의 잠재력이 있는 이들을 선별하여 훈련시키는 특수훈련 무대입니다. 와튼의 경우, 1학년 필수과목 중에는 ‘직장 내에서 사람 다루기 (Managing People at Work)’과 ‘팀웍과 리더십의 기초(Foundations of Teamwork and Leadership)’이라는 수업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훈련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과목들은 교수들의 강의 뿐 아니라 다양한 팀 프로젝트와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학생들을 의식적으로 또한 무의식적으로 훈련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와튼스쿨에서 가장 인기있는 선택과목 중 하나는 한국에서도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Getting More)’의 저자로 유명한 스튜어트 다이아몬드의 협상(Negotiations) 수업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회사 내에서 팀을 이끌고, 갈등을 해결하고, 계약의 상대방을 효과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게 됩니다.

MBA의 세 번째 가치는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준다는 데 있습니다. MBA 의 두드러지는 특징은 다양성(diversity)에 있습니다. 학생들의 국적도, 문화적 배경도, 학부 전공도, 경력도 정말 다양합니다. 중국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했던 친구도 있고, 오바마 대선 캠페인에서 일했던 이도, 하버드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아프리카의 비영리단체에서 일했던 친구도 있습니다. 뉴욕의 슬럼가에서 자란 친구가 있는 반면, 카타르의 석유재벌을 아버지로 둔 이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과 시각들이 수업 안팎으로 학생들을 성장시키는 도구가 되고, 취업 이후에도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합니다.

MBA에 진학을 염두에 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스스로가 비즈니스 스쿨에 가서 무엇을 배우고 얻어올 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MBA 어드미션 에세이가 빼놓지 않고 물어보는 질문이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의 현재 모습에서 미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위에서 언급한 경영 지식, 리더십 훈련, 그리고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면 MBA에 진학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生生MBA리포트] MBA 이후의 진로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지난 번에 ‘$$$ of MBA’에서 MBA 졸업자들의 연봉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그 정도의 연봉을 받는 MBA 졸업자들은 어떤 일을 주로 하는 지 궁금하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오늘은 MBA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탑 비즈니스 스쿨들의 경우, 대략적으로 볼 때 졸업자의 30% 이상이 금융, 20-30% 가 컨설팅 업계로 진출하는 것이 금융 위기 이전까지의 경향이었습니다. 그 외의 모든 산업은 나머지 40%에 포함되는데, 구글이나 아마존같은 테크놀로지 회사, P&G나 유니레버 같은 소비재 회사, 그리고 원래 다니던 기업이나 군에서 스폰서를 받고 오는 경우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그러나 2008-2009년에 미국이 격변의 금융위기를 겪음에 따라 월가의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금융계로 진출하는 학생들이 대폭 줄었습니다. 그 자리를 대신 메운 것은 테크놀로지 산업 (스타트업 포함) 지망자들입니다. 하버드의 경우, 2008년까지는 금융계로 진출하는 졸업생이 45%였지만 2013년에는 22%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테크놀로지 산업으로 진출하는 이들은 7%에서 18%로 두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스탠포드의 경우, 2008년에는 금융계로 진출하는 이들이 34%, 테크놀로지가 17%였으나, 2013년에는 금융이 26%, 테크놀로지가 32%로 아예 역전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금융계로 진출하려는 학생이 많은 와튼 및 컬럼비아에서도 두드러졌습니다. 와튼과 컬럼비아의 MBA 졸업자 중 2013년에 금융계로 진출한 이들은 39%와 37.9%이지만, 2008년만 해도 55.6%와 47.7%였습니다. 반면, 2013년에 이들 학교에서 테크놀로지 산업으로 이동한 이들은 와튼이 11%, 컬럼비아가 13%로, 2008년의 5.6%와 7.8%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숫자입니다. 컨설팅으로 진출하는 졸업생들의 숫자의 지난 5년간 거의 변화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MBA 졸업생들은 이런 회사에 가서 어떤 일을 하게 될까요? 요즘 MBA 졸업생들을 가장 많이 데려가는 곳은 컨설팅 회사들입니다. 많이들 아시는 McKinsey, Bain, BCG를 비롯하여, A.T. Kearney, Accenture, Booz & Company 등이 대표적이죠. MBA를 졸업하고 컨설턴트로 입사하면 고객이 의뢰하는 프로젝트를 맡아 팀으로 움직이며 솔루션을 제공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프로젝트는 고객의 니즈에 따라 미래전략 수립부터, 특정 지역의 오퍼레이션 이슈까지 다양합니다. 컨설팅의 경우, 항상 변화하는 다이내믹한 환경에서 출중한 두뇌들과 일하기 때문에 지적 자극이 크고 많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반면, 기나긴 업무시간과 스트레스 또한 많습니다. 미국에서는 한국만큼 업무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대신 출장이 매우 잦아서 호텔에서 생활하는 날이 많습니다.

금융계의 경우, MBA를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곳은 투자은행입니다. Goldman Sachs, Morgan Stanley, UBS, Citi, Credit Suisse 등이 대표적인 투자은행인데, MBA 를 졸업하면 associate로 입사하게 됩니다. 투자은행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로 나뉘어지는데, 산업별(소비재, 에너지, 금융 등)로 나뉠 수도 있고, function별(M&A, LBO, IPO 등)로 나뉠 수도 있습니다. 만일 A 라는 회사가 B라는 회사와의 M&A를 검토하고자 투자은행에 의뢰한다면, associate는 자료를 검토하여 그를 바탕으로 모델링을 하여 얼마의 돈을 어떤 종류의 채권으로, 각 몇 %의 이자율로 빌릴 수 있는지, 그렇게 할 때 내부수익률이 얼마나 될지 등을 분석합니다. IPO(주식 공개상장)의 경우에는, 투자은행가들이 회사의 가치를 분석하여 얼마의 가격에 몇 주를 언제 상장하는 것이 좋을지 조언합니다. 최근 상장한 페이스북의 경우, 모건 스탠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6조원이 넘는 페이스북 주식을 상장하는 댓가로 페이스북이 지불한 수수료는 1.1%였고 (한화로 1800억이 넘는 금액), 이는 모건스탠리와 JP 모건 그리고 골드만 삭스가 나눠 가졌다고 합니다. 투자은행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associate로 몇 년 지나면 VP(vice president, 그러나 한국적인 개념에서의 회사 부사장이 아닙니다)로 승진하게 되고, 조직 내에서 계속 살아남을 수 있다면 투자은행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MD(Managing Director)의 위치에 오르게 됩니다. MD 정도가 되면 실제 숫자 분석보다는 영업이 주요한 업무가 되는데, 생존 및 영업에 대한 스트레스도 엄청나지만, 보너스만 $1 million(11억원) 이상 가져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MBA를 졸업하고 트레이더로 투자은행에 입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트레이더는 시장이 있는 모든 것-원유, 목화, 커피, 금, 밀 등등 -을 사고파는 일입니다. 다만 트레이딩은 정말 한 거래에서 얼마를 남기느냐가 중요할 뿐, 중요한 지식을 MBA에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인맥을 크게 쓸 데가 있는 것도 아니라 MBA 졸업생을 굳이 채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트레이더로 입사하는 MBA 졸업생은 적습니다. 기본 연봉은 associate로 입사하는 사람들과 비슷하나, 본인의 트레이딩 성과 여부에 따라 보너스가 강하게 연동됩니다. 또한, 장 시간이 끝나면 퇴근할 수 있어서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이들 중에서는 가장 업무시간이 적은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업무시간 중의 스트레스 강도는 굉장합니다. 영국의 베어링 은행을 파산시킨 것도 결국 트레이더 한 명이었습니다. 그리고 투자은행의 리서치 부서에서도 MBA를 채용합니다.

투자은행 외에 상업은행(commercial bank)들의 경우, MA(Management Associate)이라는 자리를 만들어 MBA를 채용합니다. MA는 미래에 은행의 경영진으로 성장할 사람들로, 처음 2년간은 여러 부서를 돌면서 은행의 기본업무를 배우고 나중에는 원하는 부서에서 성장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는 Citi와 JP Morgan에서 MA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투자은행 associate와 비교할 때, 보너스가 적기 때문에 연봉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지만,대신 야근이 적고 정시퇴근이 가능한 직업이라는 면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투자은행 및 상업은행 이외에 American Express나 AIG 등 큰 보험사 및 카드사들과 회계법인도 MBA를 채용합니다.

MBA 졸업 후 Investment Management 쪽으로 진출하는 학생은 생각보다 많지 않고, 특히 기존에 자산관리 쪽 경험이 없는 경우에는 더욱 드물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쪽으로 취업하는 학생들은 학부 졸업 후 투자은행에서 애널리스트로 2년 정도를 보낸 후, 투자관리 쪽으로 이직하여 이미 경력이 있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여기에는 Fidelity나 PIMCO같은 회사에 주식이나 채권을 전문적으로research 하는 analyst로서 채용되는 경우(향후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될 수 있는 포지션)와 Carlyle 이나 블랙스톤과 같은 사모펀드(PE: Private Equity)와 헤지펀드의 애널리스트로 들어가는 경우가 포함됩니다.

금융계와 컨설팅을 제외하고 전통적으로 MBA를 계속 채용해 온 산업은 소비재 쪽입니다. P&G나 존슨&존슨 등이 여기에 포함됩니다. 테크놀로지 쪽에서는 요즘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유명한 기업들은 물론 새롭게 떠오르는 인터넷 회사들도 MBA 채용을 늘려가는 것이 추세입니다. IBM등은 예전부터 계속 채용을 해 왔고요. 또한 세계적인 제약사들도 꾸준히 MBA를 뽑고 있습니다. 테크놀로지나 제약사, 혹은 연구소 등으로 진출하는 분들은 대개 해당 업종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이미 보유하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

위에서 제가 언급한 진로는 대체로 미국 기준입니다. 한국은 조금 다릅니다. 큰 컨설팅 회사들의 경우, 대부분 서울 오피스가 있고 미국과는 별도로 MBA 채용을 진행합니다. 또한 삼성의 미래전략실이나 두산처럼 MBA들을 채용하여 회사의 미래 전략을 짜는 곳들도 있습니다. 반면 외국계 투자은행들의 경우, 국내 오피스들의 규모가 워낙 작기 때문에 MBA 채용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외에는 국내 증권사들, 삼일 등의 회계법인, 삼성전자 등의 대기업들이 MBA를 채용하고 있습니다.

MBA 취업은 매년 경기에 따라 그리고 회사들의 수요와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위에서는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채용하는 산업부터 설명했으나, 여기에서 벗어나는 경우들도 상당히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MBA진학을 진지하게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MBA 졸업 후 가장 대표적인 진로들에는 어떤 길이 있는지를 잘 알아보시는 것도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