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트너와 같은 시장 조사 기관의 자료를 보면 앞으로 몇 년 후엔 사람들이 구글이나 네이버와 같은 검색엔진보단 AI를 통해 모든 것을 검색할 것이라고 한다. 이게 3년 후일지, 10년 후일진 나도 모르겠지만, 요즘 트렌드를 보면 그냥 시간의 문제일 뿐, 궁극적으론 챗GPT와 클로드와 같은 AI 서비스가 구글과 네이버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구글과 네이버도 이런 변화를 잘 감지하고 있고, 본인들도 AI 검색엔진으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너무 오랫동안 검색과 광고 시장에서 돈을 너무 잘 벌던 회사라서 그런지 이 전환이 생각보다 빠르게 일어나지 않고 있다.
나는 검색할 때 여전히 구글과 네이버도 사용하지만, AI도 적절히 사용한다. 하지만, 데이터를 보면 점점 더 많은 사람이 AI를 더 많이 사용하고, 챗GPT와 클로드를 AI 생산성 툴 또는 바이브코딩 플랫폼으로 잘 활용하는 사람도 많지만, 아마도 시장의 절대다수인 일반인들의 머릿속에는 이 두 개의 제품이 ‘검색엔진’으로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최근에 AI 검색으로 제품을 발견한 고객은 실제로 그 제품을 구매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내용의 기사를 읽었다. 즉, AI 검색으로 제품을 발견하는 고객의 구매전환율은 일반 검색을 통해 같은 제품을 발견하는 고객의 전환율보다 높다는 의미인데, 크겐 거의 두 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고 한다. 나도 생각해 보니, 지난주에 AI로 검색한 제품이 5개였는데, 이 중 5개를 모두 구매했다. 네이버로 검색했으면 이 중 하나 정도 구매하거나 아니면 아예 구매하지 않았을 텐데 AI 검색의 전환율은 왜 이렇게 높은 것일까?
더 생각해 보고, 더 읽어보니 – AI 검색 포함 – 고객의 여정이 시작되는 구매 퍼널의 위치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보면, 내가 러닝용 티셔츠를 구매하고 싶은데 네이버로 검색하면, “러닝용 티셔츠. 가볍고 통풍성 좋아야 함. 가격은 10만 원대” 뭐, 이런 키워드를 입력할 것이고, 여기에 해당되는 제품, 회사 링크, 그리고 블로그가 검색 결과로 나열될 것이다.
그러면 나는 이 중 하나를 클릭해서 들어갈 것이고, 쇼핑몰 사이트면 판매하는 제품을 보고 바로 나갈 수도 있고, 특정 제품 상세 페이지로 들어갈 수도 있다. 제품 상세 페이지로 들어가서 상품 설명을 보고 내가 찾던 제품이면 구매할 수도 있지만, 십중팔구 내가 원하던 딱 그 상품이 아닐 것이다. 그러면 다시 처음부터 네이버로 검색을 반복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니 전환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AI 검색을 하면, “요새 핫한 러닝용 티셔츠 추천해 주세요.”(맞다, 나는 AI한테 항상 예의 바르게 존댓말을 한다)로 시작하면 AI가 계속 더 구체적인 질문을 한다. “어떤 걸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기능성인가요? 패션인가요?” 등. 그리고 AI와 대화할수록 더욱더 정교한 질문을 하고, 이전 대화로부터 내 성향과 취향을 기억하고 있다면, 이를 활용해서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할 만한 소수의 제품을 추천해 준다.
그러면 나는 이 링크를 클릭해서 그 제품의 상세 페이지로 바로 갈 것이다. 그리고 이미 나는 AI에 많은 걸 물어봤고, 나와의 대화를 통해 내 취향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 줬기 때문에, 내가 딱 좋아할 만한 제품일 확률이 상당히 높다. 그러면 이 제품을 구매할 확률이 매우 크기 때문에 구매 전환율이 확 올라가는 것이다.
즉, 네이버로 검색하면 구매 퍼널의 맨 꼭대기에서 고객의 여정이 시작할 확률이 높지만, AI로 검색하면 구매 퍼널의 중간 또는 하단에서 고객의 여정이 시작될 확률이 높아서 전환율이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는 의미다.
또한,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AI는 여러 가지 제품을 판매하는 플랫폼/마켓플레이스보다 자사몰로 더 많은 트래픽을 보내준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전환율만 높아지는 게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 또한 높아져서 이커머스 업체들에겐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어쨌든 구매 퍼널의 후반부에 있는 고객들을 자사몰로 보낸다는 건 이커머스 업체들에겐 엄청난 축복이다.
하지만 아직은 AI가 누구에게, 어떤 고객을, 어떤 방식으로 보낼지, 또는 보내고 있는진 아직은 미지수이다. 여기서 아마도 AI 회사들이 광고비를 더 많이 내는 사이트로 트래픽을 더 많이 보내면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AI가 일반 검색을 대체하게 되면 구매 전환율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고, 이럴수록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경쟁은 심화할 것이다. 정말로 잘하는 서비스와 제품들의 전환율이 그렇지 못한 회사보다 압도적으로 높아질 것이고, 이 경쟁에서 뒤떨어지는 회사들은 아예 사라지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해 본다. 결국 AI 검색이든 AI 검색이 아니든, 좋은 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항상 이긴다는 건 불변의 진리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