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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生MBA리포트] $$$ of MBA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처음으로 스타트업바이블에 칼럼을 싣게 되면서 쓴 글의 제목은 “MBA에는 답이 있다? 없다?“였습니다. 현재 직업이나 미래 커리어골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MBA=성공을 위한 지름길”이라고 생각하시는 많은 분들을 보면서 정말 MBA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또한, 꼭 ‘랭킹이 높은 학교= 좋은 학교’가 아닐 뿐 아니라, 되려 반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전달하기 위해 “MBA랭킹은 정말 얼마나 중요한가?“라는 글을, 그리고 어렵게 입학한 학교생활을 만족스럽게 하지 못하는 분들을 많이 보았기에 “MBA에 가서 성공하려면?“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번에는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MBA 트렌드“라는 제목으로, 최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MBA 어드미션 및 졸업 후 트렌드 등에 대해서 짚어보았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십분 이해하고, 자기 자신의 커리어골 및 개인적 성향을 깊이 고려한 결과, MBA 진학이 꼭 필요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이라면, 이제 ROI계산을 위해 MBA 졸업까지 소요되는 비용이 궁금하실 겁니다. 또한 언제나 핫이슈인 MBA 졸업자들의 연봉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많으실 것 같아서 오늘은 다소 민감한 주제인 ‘돈’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먼저 MBA를 하는데 얼마만큼의 비용이 소요되는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제가 Wharton에 입학한 2007년에는 학비(Tuition)와 각종 수수료, 건강보험 등을 더하면 1년에 $50,000을 약간 넘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은 많이도 올랐습니다. Top MBA 프로그램의 학비들은 대부분 $53,000~$58,000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Wharton의 cost summary를 참고하시면 총 소요비용이 월세 및 생활비를 제외하고도 약 $75,000 정도입니다. 2년이면 15만불 정도가 되겠습니다. 월세의 경우, 필라델피아는 상당히 비싼 축에 속합니다. 차라리 뉴욕에 있는 학교들은 학교 기숙사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고, 조금 먼 거리에서도 통학을 감수하지만, 필라델피아는 MBA들이 살 만한 지역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습니다. 기숙사도 대부분의 대학원생들이 들어가는 독방 스튜디오는 월 $1100 이상이고, 그렇지 않은 일반 아파트의 스튜디오(우리식의 원룸)가 월 $1200 정도, 배우자 및 자녀가 있어서 침실 2개가 필요한 경우는 월 $2000 ~ $3500 정도입니다. 또, 의료보험의 경우, 유펜이 비싼 편이긴 하지만, 학생의 경우 연 $3400, 부양가족의 경우 1인당 연 $3800 정도입니다(2012년 기준). 여기에 식비 등의 기타 생활비를 합치면 MBA를 마치는데 소요되는 총 직접 비용이 됩니다. 2년간 회사에 다니지 못해서 발생하는 기회비용은 별도로 치더라도, 싱글 한 명이 20개월간 MBA 생활을 하는 데, 알뜰하게 살아도 최소 20만불은 소요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배우자와 아이들이 있는 집의 경우 30만불 이상 드는 경우도 심심찮게 보았습니다.

그러면 많은 MBA 학생들은 소요비용을 어떻게 조달할까요?
우선, 직장생활을 하면서 저축한 본인의 자산을 활용하거나 부모님의 서포트를 받습니다. 두번째로는 학교 측의 장학금이 있습니다. 2007년에 저도 입학하면서 Joseph Wharton Fellowship이라는 이름의 장학금을 $15,000 (2년 기준) 받았고, 저 이외에도 여러 한국 학생들이 받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원자가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학교 측에서 이렇게 장학금을 주는 경우는 의외로 상당히 많습니다. 과거에 함께 작업했던 지원자들의 경우, 탑스쿨 측에서 어드미션을 주면서 5.5만불 까지 장학금을 제시한 적이 있었습니다. 세번째, 다니고 있는 회사의 스폰서십이 있습니다. 커리어를 바꾸거나 이직을 할 수는 없지만, 학비 및 비행기값 뿐 아니라, 월급도 나오기 때문에 금전적인 부담이 가장 적은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혜택을 받았던 미래에셋글로벌투자장학금과 같은 장학재단을 찾아보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규모가 크고 잘 알려진 삼성, 관종이종환 장학금 등 대부분은 MBA, 로스쿨, 의대처럼 학자가 아니라 프로페셔널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은 선발자격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글로벌투자장학금이 MBA가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인데, 연령 및 가계소득의 제한이 있습니다. 또한, 과거 연 $50,000 지원에서 이제는 $20,000 으로 지원금액이 감소하였고, 선발 인원 역시 계속 줄이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 방법은 학자금 대출을 받는 것입니다. 미국에 연고가 없는 외국인 학생들의 경우, 학교를 통해서가 아니면 미국인의 보증없이는 대출이 불가능합니다. 금융위기 전에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인터내셔널 학생들에게 보증없이 저리에 대출을 해줬으나, 2009년 이후 대출금액의 제한이 생기고 이자율이 뛰는 등 불리해진 부분이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대출해 오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렇다면 MBA 를 졸업한 이후의 연봉은 얼마나 오르나요?
가장 학생들이 많이 진출하는 전략 컨설팅과 투자은행의 예를 들겠습니다. 2013년 미국에서 가을 입사 기준으로, 대부분의 전략컨설팅 사들의 연봉이 $135,000, signing bonus(계약서에 사인할 때 받는 보너스, 대부분 2년 동안 회사에 묶이는 조건)는 $20,000 입니다. 여기에 연말에 성과급 보너스가 붙는데, 한도는 대개 $35,000까지라고 합니다. 투자은행의 경우도 비슷한데, 2012년 기준으로 평균 연봉이 $110,000~$125,000 이고, 보너스는 대부분 $40,000~$60,000 사이라고 합니다. (금융사의 보너스는 실적과 강하게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2011년은 훨씬 낮았다고 합니다.) 일반 기업들의 경우, (구글 등의 예를 제외하고는) 전문직보다는 연봉 및 보너스가 조금 더 낮은 것으로 보이지만, 업무 시간도 적습니다. 다른 MBA 이전의 연봉과 비교했을 때의 연봉상승률은 MBA랭킹의 산정지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대체로 연봉이 많이 낮은 인도나 중국 본토에서 일하다 온 지원자들이 유리하기도 합니다. 같은 지원자라면 아무래도 연봉이 많이 오를 것 같은 지원자를 뽑는 건 당연하겠죠.

회사 이름과 연봉숫자만 놓고보면 MBA를 안 갈 이유가 없을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제가 제시한 숫자는 어디까지나 미국 현지의 연봉이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경우에는, 컨설팅과 외국계 투자은행을 제외하면 이보다 낮습니다. 또한 설사 미국에서 취업을 하더라도, 많은 세금과 월세를 감안하면, MBA 이전에 한국에서 벌던 것과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MBA를 가는 게 맞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심사숙고 할 때에는, MBA 졸업 후의 연봉이 결정의 기준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지향하는 커리어와 MBA에서 제공하는 기회를 잘 비교해보고, MBA를 졸업했을 때 자신의 꿈을 이룰 가능성이 확실히 높아지는 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가적으로는 스스로가 미국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학교생활 및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성향인지를 생각하여 결정하는 것이 가장 열정적인 MBA 생활을 위한 필수요건입니다.

[生生MBA리포트] 금융위기 이후 MBA Trend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MBA 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금융위기 이후 MBA를 채용하는 산업이나 학생들이 지망하는 분야에 눈에 띄는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2007, 2008년만 하더라도 MBA 지원자의 절반에서 1/3 가량은 금융계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이었지만, 요즘은 매년 급감하는 추세입니다. 리먼 브러더스, 베어스턴스는 없어져 버렸고, 남은 은행들도 합병을 하거나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부문을 상당부분 정리하면서 MBA들이 선호하던 투자은행 쪽 자리가 많이 줄었습니다. 신규채용은 고사하고, 2009~2011년에는 한동안 인원감축 때문에 월스트리트에는 칼바람이 불어 기존의 alumni들도 자리보전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회사들이 어렵다보니 매년 50-100%까지도 지급하던 보너스도 대폭 줄였습니다. 과거에 학생들이 주당 100시간에 육박하는 무시무시한 근무시간과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투자은행 취업에 그토록 열을 올렸던 것은, 다른 post-MBA 직업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경제적 보상 때문이었는데, 그 매력이 사라진 셈이죠. 앞으로 얼마나 더 나아질 지는 모르나, 현재로서는 컨설팅과 비교할 때 약간 더 나은 수준의 연봉 패키지를 제공하는 정도입니다. 채용인원도 줄었는데, 매력마저도 반감되다 보니, 이제는 금융계 취업을 위해 MBA에 진학하는 인원이 대폭 감소했습니다. 2011년만 해도, 하버드 학생 중 39%, 스탠포드의 36%가 금융계 취업을 희망했으나, 불과 2년 후인 2013년 동일 업종을 희망하는 학생은 하버드 27%(12% 감소), 스탠포드 26%(10%감소) 로 떨어졌습니다. 탑스쿨 중 대표적인 파이낸스 스쿨인 Wharton의 경우에는, 금융계를 희망하는 학생의 비율은 변화가 없었으나, 지난 4년간 탑스쿨 중 유일하게 지원자수가 12%나 감소하여 작년 가을에 MBA Admission director가 갑자기 사임한 바 있습니다. 학교들이 매년 가을에 실제로 발표하는 취업 리포트들도 여기에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금융계로 진출하는 MBA 들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지원자분들이 요즘 미국 취업에 많이 애를 먹는 듯 보이는 이유도 이와 연관이 있습니다. 컨설팅이나 대기업 전략실에 비해, 투자은행의 업무는 영어나 문화의 구애를 상대적으로 훨씬 덜 받는 분야입니다. 그러다보니 과거에 한국 학생들이 미국에 정착하는 경우의 상당수는 투자은행 취업을 통한 케이스였습니다. 이에 따라 불과 3년전만 해도, 금융계에서 일하던 많은 분들이 MBA를 지원했고, 졸업 후 미국 내 금융기관의 취업을 희망했습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들에게 더욱 살벌해진 취업전쟁 속에서 이 분들이 미국내 금융기관에 취업하기란 하늘에 별따기가 되었습니다. 그나마 취업이 가장 용이하던 투자은행이 흔들리니, 다른 분야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금융계 선호자들이 빠져나간 빈 자리는 대신 테크놀로지 쪽으로 가고자 하는 이들이 그 빈자리를 메우고 있습니다. 2013년 현재 하버드는 학생의 18%가, 스탠포드는 금융계 지원자보다 많은 32%가 테크놀로지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은 MBA 채용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죠. 또한 꼭 테크놀로지 쪽이 아니라도 다양한 산업에서 MBA 채용의 문을 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일반 소비재 회사에서는 MBA를 거의 뽑지 않았었는데 요즘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또한 창업의 바람이 불면서 급증하고 있는 스타트업을 창업하고자 하는 MBA들도 늘고 있습니다. 당장의 경제적 보상은 좀 덜 받더라도,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일과 삶 사이의 균형 또한 유지하고 싶은 이들의 움직임이죠. 대신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바침으로써, 장기적인 성장 및 성공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지원자들은 이런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우선, 어느 업종을 희망하시건 간에, MBA를 투자적 관점으로 봤을 때, 단기적으로 투자대비 수익(ROI)은 낮아질 확률이 크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제가 2007년에 입학했을 때만 하더라도, ‘졸업 후 투자은행에 가면 MBA에 다니면서 들인 직간접적 투자비용을 x년 만에 회수할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가 자주 회자되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많은 회사들은 MBA 졸업생들에게 six-figure(간단하게 우리 말로는 억대연봉)을 지급하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들도 이제 MBA 채용을 늘리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제는 과거와 같은 즉각적인 경제적 보상은 아무래도 어려울 것입니다. 때문에 스스로 MBA를 가려는 이유가 단순히 ‘높은 연봉’이라면 심각하게 재고해 봐야 합니다. 특히, 희망하는 분야가 금융 쪽이라면, 자기 자신의 커리어플랜과 목표 달성 가능성을 예전보다 철저하게 점검해 봐야겠죠.

반면, 전통적으로 MBA와는 별 관련이 없었던 분야에서 지원하고자 하는 분에게는 최근의 이러한 변화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물론 그런 분야에서 당장 투자은행이나 컨설팅처럼 MBA를 대규모로 채용하지는 않겠죠. 하지만 실제로 게임, 디자인, 테크놀로지 스타트업, 의학 및 약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원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실제로 좋은 학교들이 이러한 분야의 지원자들에게 주는 어드미션을 점차 늘리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대체로 본인이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한 열정과 확신이 있기 때문에, 학교에 가셔서도 흔들리지 않고 목표를 추구해 나갈 가능성이 큽니다. 혹시 본인이 원하는 분야가 과거에 MBA를 잘 뽑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진학을 망설이셨다면, 최근의 변화 트렌드를 잘 체크해 볼 일입니다. MBA가 열어주는 새로운 가능성에 올라타시길 바랍니다.

[生生MBA리포트] MBA가서 성공하려면?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제가 기고를 시작했던 生生 리포트 시리즈의 첫 번째 글은 “MBA에는 답이 있다? 없다?” 였습니다. MBA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확실한 목표와 확고한 의지가 수반되어야 하고, 주변 사람들 다들 간다고, ‘왠지 안가면 안될 것 같아서, 일단 지원해놓고 보자’는 식의 생각은 위험하다는 취지의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변을 잘 지켜보면, ‘원래 그렇게 대단했던 사람이 아닌 것 같은데, MBA 갔다와서 인생이 확 펴는 것 같은’ 사람이 있고, 반대로 ‘엄청나게 똑똑해 보였는데 의외로 MBA 다녀와서 고전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물론, 그 글에서도 말씀드렸듯이 MBA가 제공하는 기회의 문이란 의외로 좁고 특정 분야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시기를 조금 놓치거나 불운이 조금만 겹쳐도 목표달성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희한하게 잘되는 사람들’은 운만 좋아서 그렇게 된 경우는 정말 드물었습니다. 제가 다년간 많은 MBA 재학생과 졸업생들을 지켜보면서, MBA에 와서 잘되는 사람들에게는 대체로 공통점이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우선, 실력과 열정은 기본입니다. 좋은 학교 졸업해서 좋은 회사에 몇 년 다녔다고 실력이 그냥 생기는 건 아닙니다. 본인이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그 일에 몰입했는지가 중요하죠. 이 부분은 같은 업계 사람이 5분만 이야기해보면 파악이 가능합니다. 영어 실력과는 전혀 별개의 것이죠. 전직 USCPA셨던 어떤 분은 예전에 미국 투자은행 썸머 인턴 인터뷰에서, 몇 해 전 회계법인에 다니실 때 맡았던 글로벌 프로젝트에 (미국 쪽에서) 관여했던 MD를 만났습니다. 처음에 몇 분 정도 이야기를 하다가 그 프로젝트 이야기가 나왔고, 그 후 20여분간은 다른 건 묻지도 않고 반갑게 그 프로젝트 이야기만 하다가 끝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턴 (나중에는 풀타임까지) 오퍼를 받으셨습니다. Technology나 science 같은 분야는 당연히 더욱 더 깊은 지식을 요구합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종종 박사학위를 갖고 계신 분들이 MBA에 오실 때가 있는데, 이런 분들은 전문지식을 무기로 원하는 목표를 좀 더 수월하게 달성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실력과 열정이라는 기본 recipe 위에 꼭 필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하고 가까이에서 지켜본 결과, 성공적인 MBA를 위해서 꼭 필요하지만 특히 한국분들이 갖추기 어려운 미덕은 바로 ‘뻔뻔함’입니다. 기본적으로 예의를 중시하는 문화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싫은 소리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잘 모르는 사이인데 내 단점을 지적질하는 사람이 있다면, 금새 ‘당신이 나에 대해서 뭘 아는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 싫은 소리를 하느니 그냥 피해버리는 게 우리 문화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골칫거리인 것이, MBA에서는 이 ‘지적질’이 참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얼마나 중요하면, 모든 MBA 과정이 추천인에게 반드시 공통적으로 묻는 질문이 “지원자의 약점은 무엇이고, constructive feedback (약점에 대한 지적) 을 어떤 자세로 받아들이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당연히, 열린 자세로 (절대 감정적으로 기분나쁘게 받아들이거나 자존심 상해하면 안됩니다)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스스로 발전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는 태도가 바람직하다고 보고 묻는 질문이겠죠.

MBA에서는 ‘지적질’을 받을 만한 경우가 참 많습니다. 클럽에서, 친구들과, 선배들과 하는 모의 인터뷰에서도, 리더십 코스에서 하는 리더십 평가에서도, 남의 목소리로 나의 약점에 대해서 들어야 하는 고통스러운 상황들이 생각보다 꽤 자주 생깁니다. 기분좋을 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얼굴이 벌개지거나 소심해져서 입에 자물쇠를 채우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할 뿐 아니라 스스로도 발전의 기회를 놓치게 되는 셈입니다. 또한 이렇게 불편한 상황을 최대한 피하게 되어 다른 학생들의 피드백을 받거나, 내게 도움을 줄 만한 교수님이나 동문을 찾아갈 확률 자체가 더 적습니다. 반면 이러한 지적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이성적으로 활용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어떤 날카로운 지적질을 하건, ‘아 내가 그랬어? 그럼 그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지 알려줄 수 있어?’라며 스스로를 객관적인 견지에서 바라보고, 되려 더 적극적으로 도움을 구하는 이들입니다. MBA에서 원래 목표로 했던 소기의 목적, 특히 미국내 취업을 달성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이런 면이 강하신 분들입니다. 영어를 못하더라도, 동기들이나 선배, 동문들을 계속 찾아가고, 질문을 하고, mock interview나 피드백을 부탁하고, 거기서 얻은 내용을 열린 자세로 받아들여 스스로를 발전시키는 기회로 삼습니다. 심하면 ‘뻔뻔하다’ 소리도 간혹 듣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말이죠. 그래서 MBA와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특히 미국 내 취업을 원하신다면, 정말 ‘지적당하는 것’과 ‘남에게 부탁하기’ 양쪽에 익숙해지시는 편이 유리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가능하다면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에너지와 호기심을 갖추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Wharton MBA들은 매일 여러 개의 케이스를 읽고 팀 미팅도 하고, 목요일 밤에는 술도 참 많이 마시고, 토요일 오전에는 같은 그룹 (cohort)에서 하는 스포츠 이벤트에도 나가고, 짬짬히 mock interview에, 금요일에는 뉴욕에 가서 동문과 네트워킹을 병행 합니다. 한국 학생들은 이렇게 여러가지 멀티태스킹을 하는 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단순한 영어나 체력의 차이는 아니고, 기본적으로 이 곳이 다양한 호기심과 많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의 집단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여러 활동에 깊이있게 참여하는 만큼 끈끈한 유대감과 동질감이 형성되고, 그것이 좋은 친구 혹은 동료로, 그리고 거기에서 또 다른 기회로 연결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인들이 많은 학교들에 다니는 경우 이런 부분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기가 어렵지만, 가능하면 한국인끼리만 교제하는 것보다는 MBA에서만 제공하는 다양한 활동에 최대한 많이 참여하는 편이 더 성공적인 학교 생활에 도움이 됩니다.

사실 타고난 성격을 바꾼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내가 30년 가량 살아온 삶의 방식, 우리 사회에서 용인하는 문화, 그리고 개인적인 성격과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MBA는 그만큼 우리에게 큰 변화를 요구하는 곳입니다. 그 댓가는 나 자신의 발전입니다. 성격을 바꿀 수 없다면, 즐길 수는 없어도 최소한 익숙해지는 것이 MBA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입니다.

[生生MBA리포트] 시리즈

3 주 전부터 박은정씨의 [生生MBA리포트]라는 기고글을 내 블로그에 연재하고 있다. 내 글이나 책을 읽은 분들은 내가 MBA의 가치를 얼마나 낮게 평가하는지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이런 MBA 관련 글 연재에 대해 약간 의아하게 생각할텐데 이 자리를 통해 몇가지 밝히고 싶다.

내가 과거에 MBA 무용론에 대해서 쓴 몇가지 글들이다:
MBA와 창업
Case study 공부하지 말기

예상은 했었지만 위 글들에 대해서 상당히 많은 비난과 욕을 먹었다. 많은 분들이 직접 이메일을 보내주시기도 했는데 대부분이 “당신이 MBA에 대해서 뭘 안다고 이런 글을 쓰는지 이해할 수 없다. 고작 5개월 하고 휴학했으면서 2년 MBA 프로그램에 대해서 마치 모든걸 다 알고있다는 듯 경영대학원이 이렇다 저렇다 비난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류의 내용들이다. 물론, 이메일 내용의 수위는 이보다 훨씬 강했다.
이런 이메일들을 읽고 나도 곰곰히 한 번 생각해 봤다. 일리가 있고 충분히 그들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쩌면 내가 MBA에 대해서 잘 모르고 너무 부정적으로 비판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전문가의 의견을 구해보기로 했고 그래서 연재하게 된게 [生生MBA리포트] 시리즈다. 기고자 박은정씨는 워튼 MBA 지만 – 당당히 졸업했다 – 매우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MBA를 바라보기 때문에 MBA가 진짜 어떤건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한테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창업을 하기위해서 MBA 학위는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내 블로그를 읽는 분들 중 MBA에 관심있는 분들이 상당히 많다는 걸 그동안 느꼈고, 모든 분들한테 이 시리즈는 재미와 도움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生生MBA리포트] 미국 회사들은 왜 (아직도) MBA 를 원하는가

MBA의 길

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금융위기 직후 MBA졸업생들의 취업률도 낮아지고 starting salary 도 한동안 동결되면서 MBA 회의론이 급부상했습니다. MBA는 기업에서 졸업생을 필요로 하지 않는 순간 그 생명이 끝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그러나 취업률은 금융위기 전만큼은 아니라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고, 투자은행이나 컨설팅펌 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향후 조직의 리더로 성장할 인재를 여전히 MBA에서 찾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지식 때문은 아닙니다. 예전에 “10일만에 끝내는 MBA (The Ten-Day MBA)”라는 베스트셀러가 있었습니다. 약간의 과장을 더해서 이야기하면, 사실 MBA에서 가르치는 경영학 지식의 깊이는 이 책보다 딱히 대단하지 않습니다. 유명한 대가 교수들의 학문적인 연구는 MBA는 이해할 수도 없을 뿐더러, MBA가 배워서 실무에 적용할 수도 없습니다. 네트워킹 이라는 측면에서도, MBA가 좋은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네트워킹은 취업할 때 제일 유용하지, 회사 입장에서는 크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왜 기업(특히 미국회사)들은 MBA들을 좋은 조건으로 여전히 채용하는 걸까요?

무엇보다 비즈니스 스쿨의 학생 선별 과정에 대해 갖고 있는 깊은 신뢰 때문입니다. 미국 기업들은 중간관리자 이상의 위치에서 조직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은 주체적인 리더십을 갖춘 인재여야 한다고 믿는데, 그러한 인재를 골라낼 훌륭한 안목을 가진 전문가가 MBA Admission Committee 라고 믿습니다. MBA는 리더십이 없는 사람들을 뽑아서 리더십을 개발해 장착시켜 주는 곳이 아닙니다. 이미 리더로서의 잠재력이 있는 이들을 선별하여 훈련하는 곳입니다. 이 점은 리더십보다는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의 습득을 강조하는 다른 MS 프로그램과 (London Business School의  Master in Finance나 카네기멜로 Tepper의 Master of Computational Finance 등)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이자, 트레이딩처럼 technical한 분야(크게 리더십이 필요없는 분야)에서 MBA 학위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미국 문화에서 생각하는 훌륭한 리더는 John F. Kennedy나 오바마에 가깝습니다. 천재적인 두뇌나 학벌, 훌륭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보다는 외려 달변가로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변화를 이끌어낸 사람들이 리더의 자질이 있다고 믿습니다. (반대로 우리 나라에서는 유교적 전통 때문에 달변가보다는 묵묵히 결과로 승부하는 사람을 더 높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MBA 지원자가 리더로서의 잠재력이 있는지를 어떻게 판별할까요? 미국 학교에서는 종종 “Past success is the best predictor of future success(과거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의 가장 확실한 지표다)”라는 말을 합니다. 학교들은 지원자가 과거에 불확실성이나 위기상황 속에서 다른 이들을 설득하여 조직을 이끌어나간 경험이나, 다른 이들과 갈등이 있을 때 그것을 어떻게 현명하게 봉합하고 팀을 단합했는지에 대한 에세이를 근거로 리더십의 자질을 판단합니다. 다양해 보이는 에세이 질문들도, 결국은 ‘당신에게는 리더십이 있는가’를 묻는 것입니다. 미국이 전반적으로 신뢰의 사회고, 미국 지원자들이 자기 에세이에 거짓말을 쓰기를 꺼려하는 부분도 이런 선별과정에 힘을 실어줍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이러한 선별과정이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학교들은 매년 에세이나 인터뷰 질문, 형식을 바꾸는 등의 다양한 실험을 통해 선별과정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리고 일단 선발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리더십 기회를 제공합니다. 모든 학생들이 필수로 들어야 하는 리더십 수업들도 있고, 선택할 수 있는 활동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Wharton에는 Leadership Venture라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남극이나 킬리만자로 등을 함께 등정/등반할 수 있습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 하에서 사람들과 협업하고 스스로를 절제하여 리더십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고안된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하여 학생들은 체력 및 안전훈련을 소화해야 할 뿐 아니라, $10,000 이상의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활동을 통해 극한 상황에서 스스로를 이겨내기 위하여 도전하는 정신을 가진 학생들을 기업에서는 높게 평가합니다.

기업들은 오랫동안 리더십을 갖춘 인재를 뽑는 역할을 비즈니스 스쿨에 아웃소싱을 맡겨온 셈입니다. Formal MBA Recruiting을 거의 하지 않던 Tech(Google, Paypal etc.) 회사들도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전략적인 insight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MBA 채용을 시작하거나 늘리고 있습니다. MBA가 수십년간 해온 아웃소싱의 역할을 대체할 만한 다른 대안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이 최근의 부정적인 통계들에도 불구하고 MBA의 미래에 대해 밝은 견해를 유지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MBA 에 관심은 있는데 미래에 행여나 유명무실한 스펙이 되지 않을까 고민은 접어두셔도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