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 소개) 박은정 씨는 와튼스쿨 (Wharton School) 졸업한 후 현재 Top MBA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MBA 지원자들에게 도움을 준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Top MBA 가는길(매일경제)“를 공저하였으며, 현재 자신만의 노하우와 지식을 바탕으로 최신 MBA 트렌드와 어느 학원에서도 해 주지 않는 진짜 MBA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연세대학교 상경계열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했으며 현재 미국 동부 피츠버그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습니다. 박은정씨의 글에 대해 다른 의견이 있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mbaparkssam@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박은정씨가 운영하는 ‘MBA의 길‘에 가시면 MBA 관련 더 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최근의 MBA 지원 경향의 특징을 요약하면 ‘불확실성 속에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융위기 이전처럼 어느 정도 보장된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도, 2011년에 최저점을 찍은 MBA 지원자의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3년 한 해 동안 탑 10개 MBA 프로그램의 지원자는 평균 4.2%나 증가했고, 그중 시카고는 9.9%, 켈로그는 8.3%, MIT는 7.5% 나 증가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치열해지는 경쟁을 반영하듯 학생들이 지원하는 학교의 수도 이전에는 흔히 Big 3로 알려졌던 하버드, 스탠포드, 와튼과 같은 탑스쿨에 집중되었다면, 이제는 그보다 더 넓은 범위의 많은 수의 학교에 지원하는 추세입니다. 이전에도 언급한 바 있듯이, 10개의 탑스쿨들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GMAT 평균 점수 또한 버클리(715점에서 1점 하락)를 제외하면 모두 상승하였습니다. 여기에 또 눈에 띄는 변화 한가지는 이미 석사 이상의 학위를 지닌 지원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 입니다. 스탠포드와 버클리의 경우, 입학하는 MBA 학생들의 15%는 이미 다른 석사 이상의 학위를 보유하고 있고, 다트머스 턱의 경우에는 그 비율이 16%나 됩니다. 여기는 모든 석사 및 박사 학위가 포함되지만, 미국에서 대학원 과정인 의대, 약대, 법대를 졸업한 이들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특히 변호사가 많은 미국에서는 변호사들도 MBA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이제 한국에서도 점차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전문직들이 미국 MBA에 도전하는 일은 흔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대형 회계법인에서 일하는 회계사들이 한 해에 몇 명 지원하는 정도였습니다. 그 외의 전문직은 분야별로 한 해에 한 명도 드물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 MBA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는 전문직, 특히 약사 및 의사, 들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 깔려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의료나 법률 같은 전문 분야에서도 해당 분야의 지식 뿐 아니라 비즈니스적 마인드가 필요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게다가 사회가 다양화되면서 ‘의사=병원’, ‘약사=약국’, ‘법대=판검사 & 변호사’ 라는 천편일률적인 공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커리어를 추구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데다가, 요즈음 헬스케어라는 분야 자체의 성장 가능성도 크고, 또 기존의 정부 주도의 제도에서 변화할 가능성이 보임에 따라 MBA가 새로운 가능성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법률 시장은 조금 다르지만 역시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헬스케어의 경우, 미국에서 워낙 큰 산업이다 보니, 미국 MBA에서는 이를 작지만 상당히 중요한 분야로 보고 다루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와튼스쿨과 듀크에서는 아예 헬스케어 MBA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고, 켈로그나 버클리, 미시건 로스도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또한 미국의 많은 헬스케어 회사들이 우수한 MBA 졸업생을 원하고 있습니다 (물론 외국인의 취업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전문직들에게 MBA는 과연 가치있는 선택일까요? 개인적으로 한국에 나가 있는 동안 의사친구들에게서 이러한 질문을 많이 받았고, 직접 상담을 하러 오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사실 이미 전문직으로 일하고 있는 분들은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대개는 일반 직장인보다는 여유가 있고, 또 나중에 혹시 원하는 단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대체로 원래 직업으로 회귀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애드컴 (입학 위원회) 입장에서는 이러한 전문직들이 본인의 커리어골을 성취하는 데 좀 더 확실하게 도움이 되는 전문 지식 및 네트워크 기반을 가지고 있고, 수업에서도 해당 분야에 전문적인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반 지원자들보다 더 좋은 학교에 진학하기에 조금 더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MBA 진학에는 많은 시간적, 경제적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전문직들의 경우에는 더욱 더 MBA 진학의 득과 실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일반화하여 이야기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MBA 에서 경영 지식을 습득한 후에 컨설팅이나 관련 분야의 글로벌 기업에서 일반 회사들이 문제를 접근하고 풀어나가는 방식을 배워서, 장기적으로는 병원 경영에 더 선진화된 기법을 적용하고자 하는 분들도 있고, 미국의 대형 헬스케어 회사에서 기회를 추구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본인의 MBA 이후의 커리어골이 무엇이든, 본인이 그것을 성취할 가능성이 과연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정말 그것이 현재 본인이 하고 있는 일보다 나은 옵션인지를 냉철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지원자들에게는 전자가 더욱 중요한 이슈인 반면, 전문직들에게는 후자가 더 중요해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여기에는 단순히 ‘관심이 있다’, ‘궁금하다’는 차원을 넘어서 경제적인 보상이나, 일과 삶 사이의 균형 등 여러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적지 않은 수의 분들이 본업으로 복귀합니다. (물론 이런 경우에도 MBA에서 넓힌 식견과 경영 분야의 지식/네트워크가 본업 수행에 큰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말 MBA가 맞는 길인지를 냉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당 업계에서 MBA를 마친 사람들(워낙 수가 적어서 유명한 경우가 많습니다)을 찾아가서, 본인의 커리어 목표가 동종 업계의 전문인의 시각에서 볼 때 합리적이고 가능한지를 검증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르는 득과 실은 물론, 혹시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대처방법에 대해서도 최대한 자세하게 들어야 제대로 된 판단이 가능합니다.
미래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에, 계획한 대로 흘러가는 경우는 사실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가고 싶은 방향이 어느 쪽인지 정도는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혹시나 계획과 달리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을 때 재빨리 판단을 내리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항해가 끝났을 때, 엉뚱한 곳에 내릴 수도 있으니까요.
Scott Park (@jpark717)
MBA가 바깥에서 보기에는 많이 포장된 면이 있어요. 전문직이라고 하면 일단 의사, 법조계를 떠올릴 수 있을텐데..결정적으로 이 분들이 MBA를 택하는 이유가 의사/법조인으로도 살아가기ㅇ 힘든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공부는 잘해서 의사/법조인이 되었지만 막상 되고보니 돈벌기도 녹록치 않고 직업으로써의 보람을 느낀다는것도 만만치는 않은 것이죠. 그럴때 숨고르기 할 수 있는 괜찮은 선택이 MBA가 되는 겁니다. 긍정적이라고 볼 수만은 없어요. 졸업장 하나 늘어나면 인생은 더 고달파질수도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