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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빛나는 별

젊은 친구들이 요새도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 선배들이 해주던 조언 중 “네가 뭘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굴 아는 게 중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20대 중반에는 솔직히 이 말의 사전적 의미는 이해했지만, contextual한 의미는 사회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사회생활도 좀 하고, 인생의 단 맛 보단 쓴 맛을 더 보면서, 인맥과 네트워크가 생각보다 중요하다는 걸 여러 가지 상황을 통해서 정확하게 이해하게 됐다.

그래서 나도 한때는 나 자신을 단련하고 나만의 지식을 쌓고 실력을 키우기보단, 나보다 훌륭하고 뛰어난 사람들과 친분을 쌓기 위해서 백방 노력하기도 했다. 유명한 사람들이 모이는 이벤트를 한국이나 미국에서 일부러 찾아다녔고, LA에서 뮤직쉐이크를 하던 시절에는 한 해에 거의 100개 이벤트에 참여했던 적도 있었다. 가서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인맥을 인위적으로 넓히기 위해 열심히 명함을 수집했고, 나중에 혹시나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친해지려고 많이 노력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에 어떤 깨달음을 얻었다. 이런 이벤트에는 나같이 인맥을 쌓아서 많은 사람을 안다는 사실만을 능력으로 여기는 사람들밖에 없다는걸.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 나 포함 – 대부분 속 빈 강정이고, 자기 실력은 없으면서, “그 사람이 저랑 친해요” , “제 고등학교 친구의 친구예요” , “제 초등학교 친구와 그분이 같은 교회 다녔어요”와 비슷한 말만 하는 걸 경험했다.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드는 창업가들은 이런 이벤트에서 네트워킹할 시간에 제품을 만들거나 고객을 만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1년에 100개가 넘는 이벤트에서 낭비한 시간에 내 실력을 쌓았다면, 내가 오히려 남들이 이런 이벤트에서 만나고 싶어 하는 그런 유명하고 대단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순간부터 나는 네트워킹을 증오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남을 통해서 내 가치를 올리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릴 적부터 들어왔던, “뭘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누굴 아는 게 중요하다.”라는 말이 많이 틀렸고, 누굴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뭘 아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되도록 이 말대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남들이 내 목소리를 듣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 사람씩 찾아가서 이들의 귀에 속삭이는 게 아니다. 훈련과 단련을 통해 성량을 키워서 내 목소리를 전 세계에 울려 퍼트리는 것이다. 그래서 전 세계가 내 목소리를 확실히 듣게 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내 실력과 능력을 쌓아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데, 실력도 없이 무조건 아는 사람과 네트워크, 즉 남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항상 한계에 부딪힌다. 그리고 누구 안다는 사람 중, 그 사람과 정말로 친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과학적으로는 자체 발광하는 별은 없는 거로 알고 있지만, 스스로 빛나는 별이야말로 누구나 다 북극성같이 존경하고 우러러보는 가장 좋은 별이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남에 의존하는 loud loser와 오롯이 자신의 실력으로 대결하는 quiet winner로도 표현할 수도 있다.

Loud loser가 아닌, quiet winner가 될 수 있는 스스로 빛나는 하루가 되길.

인간 대 기계

나도 정기적으로 글을 쓰고 있지만, 이 세상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특히, 이 tech 분야에는 코딩도 잘하고, 마케팅도 잘하고, 투자도 잘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 중 글을 아주 맛깔나게 잘 쓰는 분들도 상당히 많다. YC의 폴 그레이엄, 그리고 USV의 프레드 윌슨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최고의 VC이자, 글쟁이들이다. 특히 프레드 윌슨의 블로그를 나는 수년 동안 매일 정독하고 있다(이제 이분이 반 은퇴하셔서 그런지, 글을 훨씬 덜 쓴다).

그런데, 과거 10년 동안 가장 임팩트가 컸던 글을 딱 하나만 꼽자면, 개인적으로는 바로 a16z 마크 앤드리슨의 “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를 선택하겠다. 2011년 8월 20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된 이 글은 우리가 하는 일, 그리고 우리가 투자하는 스타트업들이 하는 일을 잘 설명하고, 앞으로 이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서 간단명료하게, 하지만 총체적으로 설명해준다.

그리고 11년이 지난 현재, 정말로 소프트웨어가 이 세상을 먹어 치우고 있다. 특히 가장 빨리 세상을 먹어 치우고 있는 기술이 AI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의 두뇌로는 처리하기 힘든 대용량 데이터를 소프트웨어가 학습해서 처리하는 AI가 그동안 일반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 치운 속도보다 훨씬 더 빨리 이 세상을 먹어 치우고 있는데, 갈수록 성능이 좋아지는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과거에는 ‘인공’만 존재하던 AI에 실제 ‘지능’이 더해졌고, 점점 더 발전되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지난 5년 동안 실제로 AI 분야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스타트업이 나왔고, tech 분야에서 내가 아는 가장 똑똑한 엔지니어들이 AI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이 분야는 앞으로 지금보다 훨씬 더 비약적인 발전을 할 것이고, 그동안 사람만이 할 수 있던 많은 일들을 앞으로는 소프트웨어가 대체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나는 의심하지 않는다. AI가 인간의 업무를 일부 대체하는 데 걸리는 시간에 대해서는, 각자 의견이 조금씩 다르고, 나는 여기에 있어서는 조금 더 보수적인 입장이긴 하지만, when의 문제이지, if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AI가 인간의 뇌를 완벽하게 대체하진 않을 것이다. 아무리 소프트웨어가 발달하고, AI의 지능이 뇌의 수준을 따라가도, 인간 고유의 영역은 언제나 인간의 것으로 남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이런 분야를 잘 연구해서, 이 분야에서 사업을 하면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좋은 기회가 존재할 것이고, 기술이 더 발달할수록, 인간 고유의 영역은 이 기술을 보완하고 견제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커질 수도 있을 생각한다.

대표적인 것들이 데이터에만 의존할 수 없는, 창의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들, 또는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쌓인 지식과 경험을 순간적으로 압축해서 복잡도가 높은 결정을 해야 하는 그런 분야인데, 예술, 운전, 심지어는 내가 하는 초기 벤처 투자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 것 같다. 또는, 기계의 성능보단 많은 사람의 집단 지성이 더 큰 힘과 정확도를 발휘하는 분야도 소프트웨어가 아무리 발달해도 AI가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 치울 것이고, 이 중에서도 AI가 그 으뜸일 것이지만, 그럴수록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 또한 아주 커지고 세분화 될 것이다. 여기서 나오는 기회를 항상 예의주시해야 한다.

무공식

나도 과거에 스타트업에서 일했고, 이젠 수많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지만, 같은 일을 오랫동안 항상 즐겁게 할 수 있는 이유는 겉으로 보면 모두 같은 벤처 투자지만, 매번 항상 다르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스타트업은 수학과 같이 명확한 공식이 있고, 이 공식에 의한 명확한 답이 항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스타트업은 input이 동일해도, output은 항상 다르다. 같은 산업에서, 같은 비즈니스 모델로, 같은 사업을 하는 두 회사의 예를 들어보겠다. 두 회사가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고, 펀딩도 비슷한 수준으로 받았는데, 1년 후의 결과를 보면 한 회사는 압도적인 1등이 되어 있고, 다른 회사는 여러 가지 면에서 한참 뒤처져 있다. 실은 이런 현상을 대부분 산업에서 볼 수가 있는데, 투자하면서 이런 게 참 신기하긴 했다. 워낙 경쟁이 심해서, 우리 투자사는 대부분 같은 분야에서 겉으로 보면 같은 고객을 대상으로 같은 비즈니스를 하는 경쟁사가 많으면 5개 이상 존재한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이 스타트업들이 만들어 내는 결과는 많이 다르다. 어떤 회사는 시장의 압도적인 1등이 되어 있고, 어떤 회사는 1등이 이렇게 잘하는데, 신기할 정도로 사업을 너무 못한다.

정확한 이유는 공식화할 순 없지만, 내가 항상 강조하는, 무엇을 하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하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output에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이렇게 수학같이 명확한 공식을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이 스타트업 시장의 매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최근에 비슷한 생각을 다시 한 적이 있었는데, 집중과 관련된 이야기다. 내가 이 블로그를 통해서 여러 번 강조하고, 우리 투자사 창업가분들에게도 항상 강조하는 건, 잘 하는 거 한 가지만 하라는 것이다. 이게 내가 생각하는 집중이고, 여러 가지를 하려고 하는 대표님들에게 그렇게 해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는 말을 강조한다.

하지만, 창업가들의 특징 중 하나는 남의 말을 잘 안 듣는 건데, 이렇게 여러 가지를 한 번에 다 하고, 여러 가지를 모두 잘 하는 걸 나는 최근에 목격했다. 실은, 교과서적인 ‘집중’의 개념과는 완전히 반대여서 그동안 집중에 대한 나의 믿음이 완전히 박살 났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여러 가지를 하면 실패하고, 한 가지에 집중해야만 성공한다는 공식이 통하지 않았는데, 이렇듯 스타트업 분야에서는 유독 공식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논리적으로는 설명이 잘 안 되는 성공 스토리와 실패 스토리가 자주 나오는 것 같다. 결국, 이렇게 무공식이 판을 치는 이유는, 무엇을 하냐 보단, 누가 하냐가 중요하고, 이렇기 때문에 input이 같아도 항상 다른 output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배움의 네트워크

나는 지금까지 대기업에서 일 한 적이 한 번 있는데, 2년 반 정도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영업, 마케팅 업무를 했다. 좋은 분들 많이 만났고, 많은 걸 배웠던 값진 시간이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한 2년 정도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니, 더 이상의 배움은 없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새로움과 배움이 익숙함과 반복으로 바뀌면서 일 자체에 대한 흥미는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이후엔 이미 2년 동안 하고 있는 업무를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하고, 어떻게 하면 내가 좀 더 편하게 일하고, 어떻게 하면 회사생활을 더 편하게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 것 같다. 그렇다고 회사 생활이 지루하거나, 쓸모없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 회사 가는 것 자체는 항상 즐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즐거움은 매일 매일 뭔가 새로운 걸 배우는 긴장감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회사 사람들을 만나서 이들과 어울리고 즐기는 교류와 커뮤니케이션에서 나오는 게 더 컸다.

나보다 직장 생활을 더 오래 한 친구들에게 이런 고민을 공유하면서 이야기를 해보니, 다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고, 이미 이런 경험을 했거나 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원래 직장 생활이 그렇다면서 혼자 까칠하게 굴지 말고 그냥 회사 잘 다니라는 충고가 대부분이었다. “회사 생활은 즐기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배우는 것도 없다. 그냥 다니는 거다.”라는 말을 대부분의 친구들이 해줬다. 실은 틀린 말은 아니다. 2년 정도 일하면 업무는 익숙해지고, 전 세계 샐러리맨들이 그 이후에는 그냥 회사에 다니는데, 이게 직장 생활의 정의가 아닐까 싶다.

실은 나도 전적으로 이런 이유로 퇴사한 건 아니다. 결혼도 하고, 바로 MBA 하러 미국으로 갈 계획이라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2년 반 일하고 퇴사했는데, 솔직히 말하면 갈수록 줄어드는 배움의 기회 또한 퇴사에 기여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내가 하는 벤처투자는 1년 365일 새로운 걸 배울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우리 투자사 대표들은 – 너무 고맙게도 – 우리에게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서 좋다고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이다. 오히려 우리가 창업가들이 굉장한 일을 하는 걸 옆에서 가까이 보면서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어서 좋다. 새로운 사업, 시장, 산업,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에 대해 항상 뭔가를 배울 수 있다. 어떻게 보면 투자금은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배움을 경험하기 위한 수업료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걸 배운다.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창업가의 입장에서는 투자자에게 많은 걸 배우고, 이런 스타트업에 자금을 제공하는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창업가에게 많은 걸 배운다.

그래서 나는 스타트업과 투자업은 배움의 네트워크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서로에게 배우면서, 이 배움을 확산시켜서 큰 learning network 효과를 지속해서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B2B 영업인력

나는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 2년 반 정도 일했다. 한국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전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조직에서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었다. 내 커리어를 통틀어서 대기업에서 일 한 건 이때가 유일했는데, 재미있었고, 매우 많은걸 배울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돈도 많은 회사이고, 자원도 풍부해서 그런지, 영업/마케팅 인력도 많았고, 이들이 제품을 잘 팔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도 나름 잘 갖고 있었다. 바로 이 전에는 한국의 B2B 스타트업에서 나는 3년 정도 일했는데, 영업이나 마케팅 시스템이 전혀 없는 환경에서 모든 걸 알아서 혼자 해야 하는 상황과 너무 달랐다.

내가 평생 영업을 한 영업맨은 아니지만, 그래도 스타트업과 대기업에서 영업 시스템을 5~6년 봤고, 직접 경험해봤기 때문에 우리 B2B SaaS 투자사가 제품을 팔기 위해서 대략 어떤 인력이 필요하고,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서 고객에게 접근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시스템이 필요한지, 내 경험을 기반으로 자주 이야기한다. 그리고 B2B 투자사 대표님들에게 영업 조직을 만들고, 영업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외국계 대기업에서 B2B 영업을 해본 경력직을 채용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내 네트워크에 있는 외국계 대기업 출신분들도 소개하면서, 초기 스타트업이 채용하기엔 몸값이 상당히 비싸지만, 그래도 충분히 그 정도의 가치가 있으니, 가급적이면 채용해보라고 한다.

몇몇 스타트업은 이런 분들을 아주 어렵게 채용하기도 했고, 대표나 나나 이제 제대로 된 영업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상당히 많이 했다. 그런데 결과는 대부분 좋지 않았다. 스타트업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퇴사하는 분도 있었지만, 대부분 우리가 기대하던 그런 performance가 나오지 않았고, 외국계 대기업에서는 영업의 신이라고 불리던 사람들이 스타트업에서는 전혀 selling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은, 나도 과거 마이크로소프트에서의 경험을 계속 생각하면서, 그때와 같이 제대로 된 방법으로 영업을 하는데, 어쩜 이렇게 이분들이 작은 스타트업에서는 맥을 못 추는지 의아해했다.

과거 대기업 영업왕들이 B2B 스타트업에서 영업쪼랩이 되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너무나 당연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SAP, 어도비 같은 회사의 영업인력이 하는 일은 팔기 어려운 제품을 파는 게 아니라, 그냥 잘 팔리는 제품에 대한 오더를 받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파는 게 그렇게 어려울까? 어도비 스위트 파는 게 그렇게 어려울까? 실은, 그렇게 어렵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제품들은 누구나 다 알고, 누구나 다 사용해서, 굳이 팔지 않아도 그냥 팔리기 때문이다. 팔지 않아도 팔리는 제품을 영업하는 것과, 팔아도 안 팔리는 제품을 영업하는 건 완전히 다른 이야긴데, 내가 이걸 간과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제 나는 우리 B2B 스타트업 대표님들에게 대기업 소프트웨어 영업 경력자보단, 그냥 출신 산업이나 경력 불문하고,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아무도 모르는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영업 사원을 뽑으라고 격려한다. 솔직히 말해서 이들은 경력도 상관없고, 학위도 필요 없고, 나이도 상관없고, 성별도 상관없고, 오로지 제품을 팔 수 있는 능력만 있으면 된다. 더 넓게, 그리고 더 깊게 파고들어서 이런 영업 인력을 찾아야지만 아무도 모르는 작은 스타트업의 제품을 – 어떻게 보면, 팔리지 않는 제품을 – 기업고객에게 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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