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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자산에 대한 생각 – 2021년 5월

5월은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직접 일하고 있는 분들, 또는 투자자들에게는 혼란스러운 한 달이었다. 비트코인 가격의 등락에 대해서는 나는 무딘 편이고, 워낙 왔다 갔다 하므로 큰 신경은 안 쓰지만, 5월 19일 피바다로 인해 모두 가격 이야기밖에 안 하니, 어쩔 수 없이 관련 기사를 많이 접했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됐다.

왜 이런 폭락이 생겼는지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지만, 겉으로 봤을 땐 기관투자자들에게는 중국효과가 가장 컸고,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일론 머스크 효과가 가장 크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중국의 비트코인 규제, 이건 솔직히 전혀 새로운 건 아니다. 중국의 비트코인에 대한 입장은 한결같이 부정적이었고, 요새 더 부정적인 이유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위안화와도 관계가 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매번 중국 같은 강대국에서 비트코인 규제 관련 내용을 발표할 때마다 시장은 출렁거리고, 이번에도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걸 또 다른 차원에서 보면, 중국 정부가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비트코인 채굴자들에 대한 규제와 압박을 강화할수록, 그동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던 비트코인 생태계가 탈중국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시장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의견 또한 무시할 순 없다.
일론 머스크 효과에 대해서는 자세히 코멘트하지 않겠다. 머스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통 감을 잡을 수가 없다. 도지코인을 정말로 믿는 건지, 제도권에 엿을 먹이는 건지, 정말로 환경파괴를 걱정하는 건지, 이건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여튼 재미있는 사람이다.

이 외에도, 다른 나라들의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강화 소식도 한몫을 했을 테고, 디지털 자산과 연관된 범죄와 사기 사건도 전체적인 가격 하락에 기여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상황 또한 전혀 새로운 상황이 아니다. 이미 2018년도에 처음 시장의 몰락을 경험했고, 작년 3월에 비트코인 가격이 1만 불 이하로 떨어졌을 때도 피바다를 모두 본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에도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비트코인 가격이 그동안 너무 올랐고, 상승 폭이 그만큼 컸기 때문에 하락 폭 또한 크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득보단 손실에 더 민감한 게 인간의 생리라서 그런지, 이런 패닉과 공황 현상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도 이 시장은 갈 길이 한참 멀었다는 게 개인적인 안타까움이다. 사실인지 확인도 안 되고 정확한 의미가 해석되지 않은 특정인들의 발언에 의해서 시장이 이렇게 요동치는 걸 보면, 아직 이 판은 FUD가 남발하는 시장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5월이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생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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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ezps / 크라우드픽

이번 달에도 크립토 분야에서는 흥미로운 일들이 상당히 많았다. 3월 포스팅에서 NFT 이야기도 조금 하긴 했는데, 관련해서는 언제 한번 내 생각을 정리해서 공유할 계획이다.

일단, 비트코인 가격을 한 번 짚고 넘어가야할듯. 현재 가격은 약 55,000 달러로 전반적으로 조금 하락한 상태인데, 시장에서 나온 부정적인 소식과 소문의 영향이 많이 작용했다고 생각한다(참고로,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은 최악이었다고 생각한다). 중국과 미국 같은 강대국, 그리고 터키 같은 곳에서 디지털 자산을 계속 압박할 거라는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은 내려갔고, 실은 이건 우리가 과거에 봤던 패턴과 크게 다르지 않다. 4월에도 하루 만에 가격이 20%나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가 다시 반등하는 과정이 반복되긴 했는데, 2017년도 불장과 비교해보면, 하락 폭이 크긴 컸지만, 곧바로 어느 정도 다시 반등했다는 점과 주변 비트코인 보유자들이 별로 패닉하지 않는다는 점이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실은 이 정도 폭으로 가격이 하락하면, FUD(=Fear, Uncertainty, Doubt)의 작용으로 손절매가 일어나고, 그러면 정말 순식간에 가격이 바닥을 칠 텐데, 그렇지 않았다는걸 보면, 시장이 조금은 더 성숙했고, 장기적으로 보유하기로 작정한 기관투자자들이 더 많아졌고, 이제 비트코인을 단기적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자산이라기보단 금과 같이 오랫동안 보유할 수 있는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더 많아진 것 같다.

나도 이런저런 기사를 읽다 보니, 시중 비트코인의 60% 이상이 1년 넘게 주인이 바뀌지 않았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한 번 사면, 다시 팔지 않고 계속 보유만 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이러면 유동성이 떨어지고, 유동성이 떨어지면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져서 가격은 계속 오르거나, 떨어져도 많이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 분야에서는 잘 알려진 MicroStrategy와 테슬라를 비롯한 많은 기업이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이런 기관투자자들이 더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비트코인 유동성은 더 떨어질 것이다. 한국도 분명히 비트코인을 대량 구매하고 있는 기업이나 기관투자자가 있을 것 같은데, 아직은 알려진 게 없어서 잘 모르겠다(어제 넥슨이 1억 달러로 비트코인 1,717개를 매입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나는 이젠 정말 비트코인이 디지털 골드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금이라고 하면 대부분이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SOV: Store of Value)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금은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뿐만 아니라 실제 화폐의 역할을 아주 오랫동안 했다. 미국이 1970년 초반에 금 태환 제도를 폐지했는데, 그만큼 금본위 제도가 먼 과거의 일이 아녔다. 이런걸 고려해보면 비트코인도 단지 가치를 저장하는 수단이 아니라, 화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나는 생각한다.

금이 가치가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희소성인데, 솔직히 지구 어딘가에 우리가 아직 못 찾은 금덩어리가 더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무시할 순 없고, 우주에 돌아다니는 운석에도 금이 존재한다고 과학자들은 주장한다. 지금은 아니지만, 로봇이나 드론을 이용해서 운석의 금을 채굴할 수만 있다면 금의 희소성의 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골드는 발행량이 정해져 있다. 2,100만 개 라는 발행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희소성의 면에서는 비트코인이 금보단 훨씬 더 가치가 높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골드가 아날로그 골드보다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역사상 그 어떤 산업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 됐을 때, 시장 규모가 작아진 경우는 없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성공한 산업은 그 규모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고, 금도 다르진 않으리라 생각한다.

골드만과 비트코인

1년 반전에 내가 ‘무시하고, 비웃고, 싸우고, 그리고 이기기‘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익숙지 않은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이 출시되면, 시장은 처음에는 이를 철저히 무시하다가, 결국엔 수용한다는 내용인데, 이 일련의 과정을 마하트마 간디는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First they ignore you, then they laugh at you, then they fight you, then you win(처음엔 사람들이 당신을 무시할 것이고, 그다음엔 당신을 비웃을 것이고, 다음엔 당신과 싸울 것이고, 그러고 나서 당신은 이길 것이다)”

최근에 이 현상이 그대로 반복되는 걸 비트코인과 제도권 금융권의 관계에서 보게 됐다. 골드만삭스는 그동안 계속 비트코인의 무용성을 주구장창 주장했던 대표적인 제도권 금융회사이다. 2020년 5월 골드만삭스가 열었던 투자설명회에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는 자산군이 아니라고 (“cryptocurrencies including Bitcoin are not an asset class.”) 강조했고, 다양한 슬라이드를 통해서 암호화폐의 무용론을 거듭 강조했다. 실은, 당시에 많은 분들이 골드만삭스가 비트코인 옹호론을 펼칠 줄 알았기에 실망하기도 했지만, 제도권 은행에서 충분히 나올법한 이야기라서 나는 특별히 신경 쓰진 않았다.

그런데 이런 발표를 한지 1년도 안 된, 올 3월에 조만간 골드만삭스의 고액자산가 고객들에게 암호화폐로 구성된 투자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조금은 예상치 못했던 발표를 했다. 정확히 어떤 암호화폐를 제공할지, 그리고 ETF를 만들지 아니면 다른 상품을 만들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10개월 만에 본인들의 말을 번복했다는 건 주목할만하다고 생각한다.

제도권 은행들이 처음엔 비트코인은 그냥 심심해서 할 일없는 사람들이 만든 거라고 무시하면서 비웃었고, 그리고 강력하게 부인하면서 싸우기도 했지만, 결국엔 이렇게 수용하면서, 이런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는 걸 보니 참 재미있다. 실은, 지난주에 스타트업의 유연함에 대해서 글을 쓰면서 대기업은 이런 유연함이 DNA에 없다고 했는데, 골드만삭스 같은 대기업이 이런 유연함을 보이다니 놀랍기도 하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생각 – 2021년 3월

3월도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는 꽤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발생했다. 일단 비트코인 가격이 초반에 너무 많이 상승해서, 다시 한번 가격 하향 조정이 있을 거라고 많은 분이 주장했지만, 큰 가격 조정은 없었고, 아직도 비트코인 가격은 5만 달러 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2월에 내가 더 많은 기관투자자, 그리고 기업이 안전한 자산의 개념으로 비트코인을 보유할 거라고 했는데, 아주 천천히 이런 일들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미국의 Coinbase가 곧 $70B ~ $100B에 IPO를 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한데, 실제로 이 기업가치에 IPO를 할 수 있을진 잘 모르겠지만, 디지털자산이 주 비즈니스인 코인베이스가 전통 기업들의 무대인 나스닥에 상장되고, 그리고 일반인들에게 코인베이스 주식거래 기회가 제공된다는 게 의미하는 건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디지털자산에 대해서는 금융인들의 의견이 극과 극으로 갈리고, 한국만 해도 불법과 사기의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입장이 더 대세인데, 이 시점에 이 시장의 대표회사 코인베이스의 IPO는 시사하는 점이 상당히 많다고 생각한다. 암호화폐와 비트코인이 사기고 불법이다 등의 싸움을 하고 있지만, 이미 메인스트림 시장으로 진입했고, 오히려 법을 만드는 사람들과 금융인들은 이미 자산의 한 종류로 디지털 자산을 인정했다는 점이 가장 큰 시사점인 것 같다.

또 한 가지 괄목할만한 점은, 제도권을 대표하는 투자은행 중 하나인 모건스탠리의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의 발빠른 행보이다.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지만, 내가 알기로는 모건스탠리가 고객들에게 비트코인 관련 금융상품을 제공하려고 준비하고 있고, 소문일 수도 있지만, 한국의 빗썸 거래소를 직접 인수하는데도 관심이 있다고 한다. 실은, 몇 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할 일이 요새 발생하고 있는걸 보면, 비트코인은 확실히 디지털 골드로 변모하고 있고,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이 과정을 개인들이 아닌 기관들이 뒷받쳐주기 시작했다는 게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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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jack / Twitter

그리고, 같은 블록체인/크립토 분야이지만, 위에서 이야기한 제도권 금융과는 약간 다른 색깔의 NFT 시장에서도 매우 재미있고, 가끔은 이해하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역사상 첫 번째 트윗인, 2006년 3월 22일 자 잭 도시의 트윗 “just setting up my twttr“가 1,630.58 ETH(=약 31억 원)에 판매됐고, 이 외에 상상도 못 할 다른 디지털 자산들이 엄청난 가격에 판매되면서 블록체인 장부에 영원히 기록되고 있다.

세상은 이미 바뀌었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생각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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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space / 크라우드픽

비트코인 가격이 그동안 계속 요동을 쳤지만, 결과는 엄청나게 올랐다. 계속 up and down이 있지만 비트코인 6,000만 원, 그리고 시총 $1 trillion 시대가 왔고, 앞으로 이 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더욱더 불확실해진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은, 결국 비트코인 가격은 장기적으로는 계속 상승할 거라고 본다. 일단 기관투자자들이 계속 비트코인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점점 더 가치를 저장할 수 있는 store of value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계속 기관투자자들의 매수가 일어날 것이고, 이들은 주로 자산을 장기적으로 보유하고, 총발행량이 한정된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하면 유동성이 떨어지고 희소성이 올라가기 때문에, 비트코인의 가격은 계속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물론, 불장에 기름을 부은 일론 머스크 효과도 꽤 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참고로, 기업의 시가총액 $1 trillion에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마이크로소프트 44년, 애플 42년, 아마존 24년, 구글이 21년인데, 비트코인은 12년 걸렸다. 이걸 어떻게 해석하냐는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이런 시각에서 보면 엄청난 위엄이긴 하다.

기관투자자들, 마이크로스트라테지나 테슬라 같은 기업의 비트코인 투자가 과연 메인스트림이 될지에 대해서는 말들이 참 많다. 이러다가 말겠지라는 의견도 있지만 나는 이 추세는 멈추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특히 기관 투자자의 생리를 잘 아는 사람으로서, 이들의 비트코인 매수는 하루 아침에 결정된 게 아니다. 아직도 위험한 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에 기관이 투자하려면, 여러 가지 내부 승인을 거쳐야하며, 이들에게 돈을 주는 LP들의 승인도 필요한데, 이 과정이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는 걸린다. 즉, 작년 12월이나 올해 1월에 비트코인을 대량 매수한 기관투자자들은 작년 6월에 이미 이 결정을 내렸다고 보면된다. 같은 논리를 적용해보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서 점점 더 금과 같은 저장소 역할을 하자 연초에 투자 결정을 내린 기관들은 실제로는 올해 2,3 사분기에 투자를 집행할 것이고, 그러면 또 가격은 오를 확률이 높고, 이걸 보고 다른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매수할 것이다. 올해는 이 패턴이 반복되지 않을까 싶다.

미국의 비트코인 옹호론자들은 궁극적으로는 연방준비은행과 같은 중앙은행이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될 거라고 하는데, 이건 정말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런데 이렇게 주장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동의를 할 수밖에 없다. 점점 더 비트코인이 디지털 골드라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대세인 것 같고, 이게 맞는다면, 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앙은행들이 당연히 디지털 골드인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이론인데, 이게 현실화 돼서 한국은행도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된다면 정말 재미있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2008년도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트코인 백서가 세상에 공개됐고, 그 이후에 그냥 덕후들의 놀이로 조롱받던 비트코인을 수많은 전 세계 개미들이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2년 만에 드디어 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많은 기업 또한 재무제표상 비트코인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이런 진화과정과 시장의 FUD를 고려해보면, 정말로 중앙은행들도 비트코인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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