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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창조

얼마 전에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17년 동안 고수했던 Facebook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사명을 Meta로 바꿨다. 구글이 몇 년 전에 모기업을 Alphabet, Inc.로 바꾸고, 모든 제품과 법인을 알파벳이라는 지주회사 밑으로 붙였는데, 동일한 방법으로 Meta라는 지주회사를 만들고 이 밑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오큘러스 등의 자회사를 소유하는 방법이다.

Meta를 Social Technology Company라고 설명한 걸 보면, 솔직히 그냥 페이스북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은 것 같지만, 거의 1,000조 시총의 기업이 이런 큰 변화를 시도하는 건 시사하는 바가 꽤 크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일단 시장의 반응을 보면, 역시 다양한 의견과 이론이 존재한다.

부정적인 의견은 우리가 모두 잘 아는 그런 내용이다. 프라이버시 침해, 의도한, 그리고 의도하지 않은 다양한 여론 조작과 데이터 가공 등의 의혹을 받는 페이스북이 그냥 법의 망을 최대한 피하고, 사회의 비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껍데기만 바꾼 것이고, 결국엔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개수작이라는 의견들이 웹에 난무하고 있다. 이름만 바꿨고, 마크 저커버그는 앞으로도 계속 부도덕한 일을 페이스북이 아닌, 더 큰 Meta라는 애매모호한 법인에서 할 것이라는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하지만, 이걸 또 매우 긍정적으로 보는 분들도 많다. 페이스북이 지금까지 했던 많은 일이 미래가 오는걸 기다린 게 아니라, 직접 미래를 만든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메타버스에 모든 걸 올인 한다는 건 역시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직접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Facebook이 Web 2.0을 만들었다는데 많은 분이 동의하리라 생각한다. 엄청난 투자를 하고, 좋은 인재를 채용해서, Web 2.0을 만들었고, 이로 인해 매우 큰 시장과 산업들이 만들어졌다. Meta를 통해서 이젠 Web 3.0을 위한 인프라를 직접 만들겠다는 의도로 해석을 해보면, 역시 저커버그만이 할 수 있는 그런 대담한 시도라는 면에서는 칭찬할 만하다.

나는 솔직히 아직도 메타버스가 정확히 뭔지 잘 모르겠다. 누구나 다 말하고, 누구나 다 너무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 누구도 정확히 이게 뭔지 모르는, 그런 전형적인 예가 이 메타버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좀 old school이라서 그런지, 메타버스라고 하면 ‘트론’이라는 영화가 계속 생각나는데, 난 게임 세상 속에서 살고 싶진 않다.

그런데도, Meta에 대해선 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욕을 엄청 먹고 있긴 하지만, 어쨌든 페이스북은 Web 2.0을 만든 회사이고, Web 3.0의 헤게모니를 확실히 장악하기 위해서, 사명까지 변경하면서 대단한 의지와 투자를 보이고 있다. 물론, 메타버스라는게 실현되지 않고, 완전히 망할 수도 있지만, 이런 새로운 분야는 주로 몇몇 앞서가는 기업의 선행 투자가 충분히 투입되면, 관심이 생기고, 돈과 관심이 있는 곳에 좋은 인재들이 모이게 된다. 그러면, 분명히 메타버스를 잘 모르고, 이걸 잘 믿지 않았던 분들도, “혹시나?” , “우리만 뒤처지는 거 아냐?”라는 의심과 두려움 때문에 관심을 두게 되고 이 관심은 자연스럽게 다시 투자로 이어진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정말로 새로운 미래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이 Meta.com이라고 본다.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리고 엄청난 돈과 시간이 낭비된 후에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미래가 오길 기다리기보단, 미래를 스스로 만들겠다는 Meta의 의지만은 응원해주고 싶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생각 – 2021년 10월

10월의 가장 큰 뉴스는 아마도 최초의 비트코인 ETF 승인이 아닐까 싶다. 비트코인 ETF는 2013년도부터 SEC에 지속적으로 요청됐었는데 – 아마도 윙클보스 형제가 가장 먼저 시도했을것이다 – 그때마다 여러 가지 이유로 거절됐다. 처음엔 그냥 고려도 안 되고 바로 거절됐지만, 승인 문턱까지 갔다가 안 된 경우도 여러 번 있었다. 국민의 자산 보호를 위한 안전성이 그 이유로 항상 거론됐는데, 내가 보기엔 그건 그냥 핑계이고, 그때마다 다양한 이해관계와 세력의 충돌이 일어난 게 아닐까 생각된다.

가장 먼저 승인된 건 ProShares Bitcoin Strategy ETF (BITO)인데, 시장의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다. 거래 시작하자마자 20분만에 $280M 이상이 거래됐고, 하루만에 거래량 $1B에 도달했다. ETF로서는 완전 역대급 기록이다. 나는 솔직히 비트코인 ETF를 절대로 사지 않고, 그냥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을 직접 살 텐데, 다양한 이해관계와 다양한 시각을 가진 투자자들이 있고, 어쨌든 시장은 비트코인 ETF를 환영하는 것 같다. 비트코인 ETF의 승인이 갖는 더 큰 의미는, 암호화폐가 이제 메인스트림 시장에 한 발 더 가까이 왔다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ETF 승인을 미디어에서 상당히 크게 조명했고, ETF와 비트코인이 뭔지 모르던 대중의 관심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결과로 더 많은 일반인들이 비트코인을 알게 됐고, 비트코인을 직접 사거나 ETF를 통해서 비트코인에 간접적으로 노출되면서 이 시장은 이제 더 커질 것이다.

이미 비트코인 가격은 이런 시장의 동향을 반영하고 있다. 6만 달러를 넘었고, 한때는 $66,000로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물론, 비트코인 가격은 앞으로도 계속 FUD를 반영하면서 요동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가격이 단일 척도가 될 순 없겠지만, 그동안 수많은 압박과 규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잡초같이 버티면서 죽지 않고 계속 커지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정말 비트코인을 시작으로 많은 디지털 자산이 메인스트림 시장으로 진입하는 건 시간문제일 거라는 확신이 든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생각 – 2021년 9월

9월 한 달도 8월만큼 시끄러웠고, 많은 일이 있었다. 현재 6,500개 이상의 암호화폐가 존재하고,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그래도 시장의 상황을 그나마 가장 잘 반영하는 비트코인 가격을 보면, 9월 한 달 동안 high가 $52,000였고, low가 $41,000였으니, 변동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20% 안팎이니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엔 아직도 근거 없는 FUD(Fear, Uncertainty, Doubt)가 많이 작용했지만, 그 외에도 중국 헝다그룹 사태, 미국과 중국의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와 압박, 특히 정부 주도가 아닌 다른 모든 디지털 자산을 불법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철퇴는 이 시장 이해관계자들의 심장을 매일 매일 쫄깃하게 했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전 세계 정부의 입장은 천차만별이다. 일단 한 극단에서는, 엘살바도르와 같이 강제로 비트코인을 자국의 화폐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이 실험은 준비가 잘 안 됐고, 대통령의 의지로만 너무 성급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결과는 좋지 않을 것 같다. 또 다른 극단에는, 디지털 자산 관련 모든 채굴 활동과 P2P 거래를 전면 불법화 선언한 중국과 같은 나라가 있다. 솔직히, 중국이 암호화폐에 대해 이런 초강수를 두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시장은 이런 소식에 필요 이상으로 항상 크게 반응한다.

그리고 중국과 엘살바도르 양극단 사이 어디엔가 한국과 미국의 정부가 있다. 미국은 그나마 이 시장을 흑과 백으로 보는 것 같진 않지만, 정부 여러 기관의 힘겨루기 때문에 디지털 자산 정책에 대해선 이성과 논리보단 자존심과 욕심이 우선시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SEC의 수장 Gary Gensler 위원장은 이전에 MIT 교수였을 땐, 디지털 자산에 대해선 굉장히 우호적인 입장이었고, 심지어 관련 강의까지 했는데, 이제 공무원이 된 후부턴, 완전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 시장의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한국 또한 뭔가 제대로 해보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보였지만, 존재하지 않던 기술과 시장을 규제하려다 보니, 모두 다 만족하는 정책과 법을 만드는 게 쉽지 않은 것 같다.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훨씬 많지만, 어쨌든 이제 거래소는 서서히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오는 것 같다. 문제는 이제부터 어떤 정책을 만들어서, 혁신을 죽이지 않으면서 이 시장에 질서를 가져오냐인데, 디지털 자산 자체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인 정책을 만들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과연, 이번 정부에서 이게 가능이나할지 의문이다.

전 세계 정부가 디지털 자산을 규제하는 이유는 너무 많지만, 이 싸움의 핵심은 바로 돈에 대한 파워게임이다. 생각해보면, 돈을 만드는 건 정부가 생긴 이후로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정부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권한이었는데, 갑자기 난데없이 인터넷으로 돈을 찍어내고, 정부의 규제 없이 철저히 탈중앙화된 인프라 위에서 돈이 움직이면, 이건 정부에겐 엄청난 위협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비트코인이나 다른 디지털 자산이 화폐를 대체할 수 있냐에 대해 끊임없는 논란이 있었고, 전 세계 정부에서는 이 가능성에 대해서 처음엔 비웃고 이러다가 말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젠 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규제하고 없애려 하지 말고, 더 나은 화폐를 만들 방법을 같이 고민해보는 게 정답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고민을 같이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비트코인, 암호화폐, 블록체인, 디지털 자산에 대한 깊은 이해인데, 이 부분이 항상 개인적으론 아쉽긴 하다.

어쨌든 10월도 아주 흥미진진한 한 달이 될 듯싶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생각 – 2021년 8월

8월은 디지털 자산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굉장히 심장 쫄깃한 한 달이었다. 레닌의 명언 중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수십 년이 있고, 수십 년이 일어나는 몇 주가 있다”라는 말이 있는데, 8월이 바로 이런 수십 년에 걸쳐서 일어나야 할 일이 4주 동안 일어난 기간이 아닌가 싶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역점 정책 중 하나인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이 얼마 전에 미국 상원을 통과했다. Infrastructure Investment and Jobs Act라는 법안은 지금 미국이 필요한 법안인 것 같다. 이 법안을 통해서 미국이 재원을 마련하고 – 여기서 말하는 재원은 미국인들로부터 세금을 더 많이 걷겠다는 의미다 – 이 돈으로 도로와 교량, 광대역 인터넷, 전력 그리드 등을 구축하고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바이든이 대통령 될 때부터 이미 모두 예상했던 방향이고, 부자들한테 더 많은 세금을 거두겠다는 것도 다 예상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법안의 ‘Section 80603: Information reporting for brokers and digital assets.’라는 부분을 보면, 1조 달러 예산 중 280억 달러(=33조 원)는 그동안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을 사고 팔 때 징수되지 않은 세금을 통해서 조달하겠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워낙 새로운 분야이고, 관련법도 계속 새로 만들어지고 있어서, 지금도 디지털 자산 양도세를 많은 미국인들이 내지 않고 있는 건 사실이라서 그동안 걷지 못한 세금을 징수하겠다는 정책도 이해한다.

그런데 여기엔 작은 문제 하나와, 큰 문제 하나가 있다.
일단 작은 문제는, 어떤 계산을 통해서 280억 달러라는 숫자가 나왔는지 그 누구도 명확하게 설명해주고 있지 않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바로 어떻게, 누가, 얼만큼의 세금을 내야 하는지 결정하는 방법에 대한 부분이다. 디지털 자산을 사고파는 곳은 코인베이스와 같은 거래소이기 때문에 거래소에는 거래 기록이 저장되고, 이들이 미국 국세청에 거래 기록을 보고하면, 국세청이 세금을 징수하면 된다. 이 법안을 보면, crypto broker는 국세청에 이런 거래기록을 보고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적혀있고, 여기까지는 괜찮은데, 이 crypto ‘broker’의 의미가 너무 광범위하게 정의되어 있다. 법안에서 정의하는 브로커에는 코인베이스와 같은 거래소도 포함되지만, 채굴업자와 소프트웨어 개발자까지 모두 포함된다. 거래소는 고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국세청에 보고하는 게 가능하지만, 채굴업자와 개발자는 디지털 자산의 거래에 관여하곤 있지만, 거래를 하는 사용자에 대한 그 어떤 정보도 없기 때문에 이렇게 국세청에 보고하는 게 불가능하다. 국세청에 협조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데, 이 법안이 만약 통과되면 많은 채굴업자와 개발자들이 미국을 떠나지 않을까 싶다.

왜 브로커의 개념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정의됐을까? 법안을 만드는 공무원들이 무지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자산이나 블록체인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그냥 여기저기서 들은 소문과 내용을 기반으로, 크립토 사용자들이 탈세하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세금을 걷자는 취지로 시작했을 것이고, 그냥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으로 가장 광범위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어떤 사람들은 몇 의원들이 재무부나 증권거래위원회의 입김을 받고 악의를 갖고 이 내용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실은 이 법안 자체는 2,702 페이지인데, 이 중 디지털 자산과 관련된 부분은 딱 4장이다. 제대로 보지 않았으면, 그냥 넘어갈 수 있을 정도의 분량이라서, 많은 사람은 이게 그냥 슬쩍 통과시키려고 하는 날치기 법안이 아니냐는 불만도 많다.

그런데, 정부도 예상치 못한 반발에 조금 놀란 것 같다. 이번 계기로 전 세계의 디지털 자산 시장이 똘똘 뭉치고 있고, 이들은 이 법안을 개정시키기 위해서 합법적인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나 같은 일반인들도 해당 구역의 의원들에게 이 법안을 개정해달라고 하는 4만 개 이상의 전화와 문자를 보냈다고 하니 조금 놀랍긴 하다.

실은, 디지털 자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과거에는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는 걸 항상 경험했었는데, 이번엔 오히려 대부분의 코인 가격은 오르고 있고, 이 분야에 집행되는 투자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게 정부에 대한 시장의 “엿이나 먹어라”라는 반항심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로 크립토 시장에 믿음이 넘쳐흘러서인지는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듯 하다.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 이 분야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기 때문에 조금은 더 신중하게, 그리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서 이 법안을 개정하길 바란다. 그 누구도 디지털 자산을 통해서 탈세하고 싶어하지 않고, 합법적으로 세금을 내고 싶어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법과 프레임을 만들어야지 혁신을 죽이지 않는 차원에서 세금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쨌든, 세계에서 가장 파워풀한 나라에서 디지털 자산 관련 법안에 대해서 이런 생산적인?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건 장기적으로는 시장의 성숙도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는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생각 – 2021년 7월

이번 달은 개인적으로 아주 바빴고, 회사에서도 여러 가지 처리할 일이 있어서, 디지털 자산 분야에 많은 관심을 두지 못했다. 그냥 중요한 소식만 읽고, 한 달 동안 일어났던 다양한 일들을 팔로우만 했던 7월이었다.

일단, 가장 안 중요하지만, 많은 분들에게 가장 중요한 비트코인 가격은 부정론자들의 예측과는 달리 3만 불 선을 지키고 있다(최근에 또 가격 점프가 있었지만, 이 또한 다시 내려올 수 있다). 솔직히 3만 불이냐, 2만 불이냐는 그렇게 중요하진 않지만, 7월 내내 3만 불 언저리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올랐다 내렸다 하는 걸 보면서, 7월이 어쩌면 근래 들어와서 가장 변동폭이 낮았던 기간이라는 생각을 했다. 자고 일어나면 20% 올라가고, 그 다음날 다시 30% 내려가는 것 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기간 이었고, 나는 절대적인 가격보단 상대적인 변동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항상 생각한다.

모든 이야기에는 양면이 존재하듯이, 이 시장도 비슷하다. 가격만 보면 디지털 자산 시장에 추운 겨울이 온 것 같지만, 다른 쪽을 보면, 아직도 긍정적인 시그널들이 많이 보인다. 7월 한 달 동안 이 분야에서는 더욱더 많은 혁신이 있었고,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활동하는 개발자 네트워크는 더 빠르고 크게 성장했고, 이 분야 스타트업들에 계속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특히 a16z의 $2.2B 규모의 3번째 크립토 펀드는 더욱더 좋은 기술, 제품, 그리고 창업가들이 이 시장에서 혁신을 만들 수 있는 유동성을 공급하리라 생각한다.

올해 들어와서 중국의 압박이 심해지면서, 많은 채굴업자들이 탈중국을 선언했는데, 실제 Bitcoin Hash Rate을 보면, 이 현상이 숫자로 그대로 보여지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탈중국화 현상은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너무 좋다고 생각하는데, 떨어진 해시 레이트가 최근에 다시 상승하는 걸 보면 장기적으로는 크립토의 중국 의존도가 낮아지는 건 모두에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농담처럼 이야기 하지만, tech 역사를 보면 농담이 아닌 “중국이 억압하는 게 있다면, 거기에 무조건 투자해라”라는 말을 나도 항상 한다. 중국은 인터넷 자체를 컨트롤 하려고 하고, 페이스북과 유튜브도 중국이 억압하는데, 모두 다 엄청난 회사가 됐다. 비트코인도 비슷한 길을 가지 않겠냐는 생각을 한다.

한가지 개인적으로 궁금한건, 작년 말과 올해 초에 비트코인에 투자하겠다고 결정한 많은 기관들이 관련 절차를 거치고, 내부 승인을 받는 과정이 끝났다면, 하반기에는 구매를 시작해야하는데, 아직은 이런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 부분은 계속 예의주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