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뮤직쉐이크를 운영하면서 2008년말 – 2009년말 약 12개월 동안 아주 적합한 product fit이나 market fit을 찾지 못했고 투자도 받지 못하는 바람에 이 기간 동안에 집에 단돈 1원도 못 가져가서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거에 대해서는 전에 포스팅 한 적이 있다. 과장하는 건 아니고 이 기간은 정말로 내 인생의 암흑기였던 것 같다. 저축해 놓은 돈으로 1년 동안 최소 생계만을 유지하면서 경제적으로는 당연히 힘들었지만 – 솔직히 그동안 돈을 엄청 잘 벌지는 못 했지만 그렇다고 돈을 부족하게 벌지는 않았기 때문에 “돈이 없어서 힘들구나”라는 생각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했었다 – 정신적 스트레스는 참으로 더 컸다.

마지막 6개월은 반 공황상태/반 불안상태 라고나 할까? 거의 매일 새벽에 깼고 회사, 제품, 돈, 시장, 가족 그리고 나 자신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정신이 항상 불안했다. 이 사실을 알고 있던 유일한 내 가족인 와이프랑 개새끼도 이런 나를 옆에서 지켜 보면서 걱정을 많이 했을 것이다. 솔직히 막판에는 그냥 그만 두고 다른 곳에 취직할까 라는 생각도 해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뮤직쉐이크도 나도 운이 좋았다. 2009년 말에 우린 적당하게 투자를 받았고 그 이후 회사의 상황은 많이 좋아져서, 아직도 나쁘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 투자금이 아니라 우리 제품과 서비스 자체가 잘 되어서 매출을 많이 만들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자금이 바닥난 벤처기업에서 갑자기 product fit을 찾아 기사회생 하기란 쉽지가 않다.

왜 이런 구차한 이야기를 또 하냐고? 지금 벤처를 운영하고 있는 분들 중 절 반 이상은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조금만 어려워지면 접지만 이 중 어떤 이들은 끝까지 해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만만치 않은 현실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힘들어 하고 있을 것이다. 내가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바로 끝까지 해보겠다고 마음 먹었으면 해보라는 것이다. 한 번에 되는 건 동화속에서만 볼 수 있다. 단지, 첫번째 시도에 모든 사람들이 공을 많이 들이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첫째 시도가 실패하면 포기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첫 번째 시도는 말 그대로 첫 번째 시도이자 시작이고 운이 엄청나게 좋으면 성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가 아는 많은 성공스토리는 “자고 일어나니까 대박났어요” 처럼 보이지만 실은 “10년 동안 피똥 쌌는데, 벼래별 지랄을 다 하다보니 그 중 하나가 어느날 시장에서 product fit이 맞아서 잘 된 거 같아요”이다.

시작을 했으면…최선을 다하고 끝을 보자. 모든 사람들이 최선을 다 했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고 중도포기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진실은 본인만이 알 것이다. 나 스스로에게 떳떳해지고 싶고, 가족들한테 미안하지 않으려면 정말 더 이상은 안 되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 해보길 권장한다. 그러면 결국 성공하거나, 실패를 해도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다.

2009년 내내 나도 엄청 힘들었지만 운 좋게 살아 남았고 버텼다. 요새 젊은 친구들은 나보다 더 좋은 환경에 살고 있다. 대부분 나보다 더 스마트하고, 배운 것도 많고, 주변에 활용할 수 있는 자원도 훨씬 더 많다. 또한 주위에 물어보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선후배들도 많고 전반적으로 모든 상황이 과거 보다는 좋아졌다. 나도 했는데 당신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

FIGHT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