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senior이 블로그를 꾸준히 읽으셨다면 내가 ‘개밥먹기‘를 상당히 많이 강조하는걸 잘 알 것이다.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면 대표이사나 팀원으로서 우리가 만들고 있는 제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사용해봐야 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 그런데 이 당연한 걸 많은 분들이 하지 않고 있다 – 투자자로서 우리가 투자한 회사들의 서비스를 사용해 보는 것도 너무나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이다. 단순한 인터넷이나 모바일 서비스라면 미국에서도 한국의 서비스를 사용하는게 간단하지만, 오프라인 부분이 많이 가미된 O2O 서비스라면 미국에서 한국의 서비스를 사용할 수가 없다.

이제 한국 온 지 3 개월이 되었다. 집과 사무실을 찾은 후에 내가 가장 먼저 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우리가 투자한 스타트업 중 오프라인 프로세스가 비즈니스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회사들의 서비스를 사용한 것이다. 다는 아니지만, 하나씩 차근차근 이용해 보고 있다.

일단 오자마자 집을 찾기 위해서 부동산다이어트와 같이 일을 해봤다. 일반 오프라인 부동산, 그리고 정말 “이렇게 땅 집고 헤엄치면서 돈을 거져 먹을 수 있는 직업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분노했던 일반 공인중개사들보다 너무나 책임감 있고 프로페셔널한 서비스에 나 스스로도 감탄했다. 집을 구한 후에는 간단한 인테리어 작업을 하기 위해서 닥터하우스를 사용해봤다. 역시 깔끔하고 책임감 있는 서비스, 그리고 괜찮은 가격에 매우 만족했다. 도서공유서비스인 국민도서관도 지금 사용하고 있는 중인데 사이트 업데이트가 되면 그 후기는 별도로 남길 계획이다(참고로 스타트업바이블 1과 2를 아직 안 읽으셨고,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분들은 무료로 빌려볼 수 있다. 국민도서관 내 서재로 가기). 그리고 계속 하나씩 우리가 투자한 오프라인 부분이 사용자 경험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서비스들을 사용해 보고 있다(원투웨어 같은 경우 subscription 기반 여성복 대여 서비스라서 내가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리고 와이프가 사용하기에는 옷의 종류가 맞지 않아서 주위의 젊은 여성분들의 피드백을 참고하고 있다).

수 십번, 수 백번 강조해도 부족하다. 창업자와 팀원들은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서비스를 1 부터 100까지 완벽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거지만, 놀랍게도 많은 창업가들이 자기 제품에 대한 기능이나 사용자들이 잘 알고 있는 버그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는 걸 나는 너무도 많이 봤다. 투자자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투자사들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항상 사용하면서 지속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고, 경쟁사와도 비교해보고, 이 시장에 대해서도 끈임없이 고민해야 한다.